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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래,그것은 꿈]Succubus 2.

2005.01.01 02:36

-Notorious-G君 조회 수:354

알고 있다.

이것은, 꿈이다.
그러나, 꿈이라 단정 할 수도 없다.

꿈이라는 것은, '나'라 불리는 자신의 의식으로 구현되는것.
그래서, 이것은 꿈이 아닐 수도 있다.

'꿈의 공간'은, 일반적으로 '기억'에 의존하여 만들어진다.
물론, 그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자신이
'상상'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는 것. '기억의 모조품'이 될 수 밖에 없는 '꿈의
세계'는, 그 출처가 인간의 두뇌와 상상력을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고요함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 복도에 담긴 어둠 따위 내가 알 수 있을 리 없다.
그리고 그곳에 펼쳐진 심연은 완전히 논외. 기억하는가의 문제를 떠나,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솔직히는, 무서웠다.
무지의 공포. 그 이외의 것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어서 이 숨막힘에서 벗어나야지. 라는 것 이외를 생각할 수 없었고,
그렇게 출구를 찾아 해매었다.

그건, 이유 없는 두려움은 아니었다.
거기엔, 누구라도 느낄 '위험의 냄새'가 계속해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공포야말로, 이것이 꿈이 아닌 증거라고.





알고 있었다.
물론 알고 있었다.
처음 여기 왔을 때.
'공포'에 도망쳐 이곳에 도달 했을 때, 알았다.

여기에는 '나' 이외의 의식이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세계'는 그녀의 의식에서 나온 것.

꿈이라는 것은, 정신계에 만들어지는 일종의 결계.
그 단순하면서도 철저한 시스템은, 타인의 침입을 완벽하게 배제한다.
그렇기에 꿈의 주체는 하나. 오직 '나'라 불리는 의식 그것만이 주인이어야 하는
이곳에.

'그녀'는, 당돌하게도 여기에 둥지를 틀고 나를 기다리는 것이다.

주객의 전도.
이 '꿈'의 주인은 그녀.
모든 것은 그녀의 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고 한다면, '나'는, 그녀와는 별개인 독립된 의식이 분명한 것일까.
나조차도, '그녀'가 만든 세계의 일부인 것은 아닐까.

적어도. 자신의 존재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나에게.
이 상황을 '꿈'이라 할 수 있는 자격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꿈과 닮아있으면서도 꿈이 아닌 것. 하지만

그런 것 쯤, 어제도 알고 있었다.

나는 그저.
저 앞의 소녀를 만나기 위해서 온 것일 뿐.
이것만큼은, 나의 의사라고 확언할 수 있을만큼 굳게... 믿는다.

───────────────────────────저벅.

걷는다.

들어오고도, 방은 넓어서 십보쯤 더 걸어야 한다.
───────────────────────────저벅.
그 넓은 방 안 한 가운데에 있는 화려한 침대.
───────────────────────────저벅.
그 위에, 내가 그토록 찾던 자가 '놓여'있다.
───────────────────────────저벅.
사방이 조각과 장식으로 둘러쌓인, '고성'의 느낌을 풍기는 도도한 방.
───────────────────────────저벅.
주렁주렁 늘어진 레이스와 귀부인의 침실이 어울릴 화려한 침대.
───────────────────────────저벅.
눈으로도 부드러움이 느껴질 듯한 얇은 비단이불 아래로

────────────────탁.

이곳에 가득 찬 어둠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하얀 살결이 보인다.



그래.

내가 이곳에서, 유일하게 평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눈앞의 이것.
이 낯선 어둠 속에서, 오직 여기의 한 소녀만은, 위화감 없이, 똑바로 볼 수 있다.

이 친숙함은, 마치 예전부터 그녀를 알아 왔던 것 처럼.

하지만 그것은 아닐 터, 내가 이곳을 모르듯이, 그녀또할 처음 본다.
하지만, 그녀를 '알고 있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자신 또한 없다.

'예전부터 그녀를 알아왔던 것'은 사실일 줄도 모르므로......
'알다'라는 것이 '머릿속 어딘가에 존재한다'라는 의미라면.
처음 보는 그녀라도, 이토록 낯익은 이 상황은......



────잠자는 소녀의 얼굴을 좀더 가까이에서 바라본다.

꿈이라서.라고 설명해야 할지, 실제로 이런 빛깔로 빛날 수 있다고 믿어지지 않는,
연한 보랏빛의 모발.
단지 그 색 뿐 아니라, 타고난 머릿결에 상태와 모양 또한 상당히 관리되어 있어
아름답다.
그 머리카락 밑에서, 눈이 갈 수 밖에 없는 두개의 언덕이. 그 숨소리에 맞추어
오르락 내리락거린다.

요염한 그 모습에 매혹당하여, 소녀의 얼굴을 더 자세히 보기위해. 나를 그 하얀
얼굴에게 더 가까이 가져간다.


어느새 굉장히 야한 자세가 되어, 이 소녀는, 나와 동전 하나 정도의 공간을 두고
떨어져 있을 뿐이다.
그녀를 덥치려 한다고 생각되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나의 모습이 우습지만. 나는
더더욱 진지해질 뿐, 웃지 않는다.

그렇게 좀 더 가까이에서, 훌륭한 미술품을 보는 양 그녀를 감상한다.

가까이에서 봐도 헛점이 없이 얘쁘다. 라는 것이 이 소녀의 아름다움이 진짜라고
말해주고 있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 속의 작은 입술에는 섹시함이 묻어있다.
그것에 매혹되어,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거기까지.
육체적인 접촉은 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꿈이었다면, 그대로 몽정하고 끝나버렸을 상황이지만, 여기에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의 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 '다른 이의 의식'을 존중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것은 단지 핑계다. 나는 단지.
내가 그런 짓을 하면, 다시는 이 소녀를 만날 수 없다고.
그런 느낌이 들어서, 어쩔수 없는 것이다...그래. 나는.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보지만, 몰랐던 것이 아니다. 그녀의 모습은.
내게는, '이상형' 그 자체의 모습인 것이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다. 꿈에서밖에 볼 수 없는 이 모습을. 너무나도 쉽게 잃어버릴까봐.

그런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나의 꿈이 끝나버리기는 바라지 않기에,
그녀를 원하면서도, 절재할수 밖에 없고. 좋아하면서도, 두려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를 잃는 것'을.

그런데... 아무래도 나는 유혹에는 약한가 보다.
하...뭐...언제는 약하지 않았느냐만은...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괜찮을지도...
키스... 정도는...

역시나 이상형인 것이다.

그 갈망의 모습이, 이처럼 무방비한 모습으로 눈 앞에 나타난다면.
욕망에 모든것을 맡기지 않을 남자가 얼마나 되겠는가....라지만.

그래봤자 어차피 꿈.
그래도... 꿈이지만도...

역시... 괜찮겠지...

키스 정도는......

───────────────꿀꺽────────────────


긴장한 상태여서, 침을 삼키는 데 큰 소리가 나와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나를 앞에 둔 눈 앞의 소녀가,
바로 이때 눈을 떴다.










BGM: Evangelion OST CD 'Death' 中 Track.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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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결말부분이 너무 마음에 안들게 써져 버렸습니다. 다른부분은 계속 퇴고해서 맘에 들때까지 고쳤는데, 마지막부분은 정말 너무.....뭔가 손이 데지지도 않고..

수정할 기회가 생기면 아에 싹 바꿔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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