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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한서혜는 팔을 감싸쥔 체 통로를
뛰고 있었다.
물린 자리가 점점 붉게 물들며 쓰라려 오기 시작한다. 차가움에
섞이는 열기는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달리면서 총을 겨눴다.

-끼릭....,타앙! 타앙! 탕!

총성에 유리따위가 깨지는 소리와 약간의 불꽃이 튀긴다. 카메라를
부순 이상 잠입은 들킨 셈이지만 얼굴은 알리지 말 필요가 있었다.
문을 겆어찬다. 동시에 찬공기가 폐속으로 밀려 들어온다. 코트 주
머니에서 무전기를 꺼내서 스위치를 켰다.

"발카라스 씨. 들켜버렸어요... "
『...지정 루트로 도망쳐. 뒤는 나와 유렌이 처리하지..』

발카라스의 차분한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탁 하게 흘러나오자 약간
마음이 안정 되었다. 조금씩 숨이 찼지만 혈액의 운동속도를 빠르게
하면 그리 문제 될 것은 아니었다. 시간은 세벽 1시 반을 지나가는 쯤
이었다. 평일 인데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앞에 보이는 경복궁 담 벼락을 뛰어 넘으면서 착지 했다. 그리고 숨을
돌리려고 멈추자 머리가 아찔해졌다.

"...윽...우욱..! ....하아..."

그대로 위 속에 든 내용물을 바닦에 개워내고 말았다. 맑은 위액이 나올
때 까지 개워내고는 겨우 숨을 돌리고 벽에 기댈수 있었다.  바닦에는
밥알이 그대로 남아있는 한 때는 삼각김밥이라 불리는것의 잔해가 널려있
었다. 밥알이 다 보이는게 식습관이 나쁜 모양이다.
그녀는 잠시 앞 머리카락을 손톱으로 비비적 대고, 이내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매우 슬픈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까워라."

오랜만에 먹은 맛있는 군것질 거리가 위 밖으로 나온터라 너무나 아까운
그녀였다. 그 뒤에서 반가운 기척이 들려왔다.

"...몸 걱정이나 해."
"...아, 걱정없어요. 끄덕 없어..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어보려고 애 썻지만 빈혈의 고통으로 약간 창백한
얼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발카라스는 한숨 쉬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적당히 몸 굴려.."
"고마워요."

이번에는 밝은 미소가 나올수 있었다. 처음 만났던 때보다 그의 표정은
매우 온화했다. 얼굴이 창백해서 약간 무뚝뚝 하다는 느낌은 어쩔수 없지만..
발카라스에게 '그 것'을 주려하자 그는 고개를 젖더니.

"이건.. 네가 갖고 도망 치도록해."
"예? 어째서..."
"...미안하지만 난 그것을 만질수가 없어."

그러면서 미안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보였다. 그 손은 창백하다 못해 파란색으로
보일정도 였다. 그리고 손등의 가운데 붉은색의 십자가가 그려져 있었다.
흡혈귀의 인장. 이 인장을 갖고있는 흡혈귀들은 신성(神聖)에 강한 반발력을
가지고 있다. 즉 발카라스는 이것을 만지는 즉시 손바닥이 타버릴 것이 뻔 했다.  

"그렇군요.. 그럼 어디로...?"
"그냥, 도망쳐. 용산 근처면 좋겠군."
"아..,결계 말이군요!"

약간 갸웃 거리던 그녀는 이내는 손바닥을 탁 치면서 표정이 밝아진다.
발카라스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 결계안으로 들어가면.. 아마, 담피르라도 못들어 오겠지."
"담피르?"

한서혜의 얼굴에 약간의 이체가 어린다. 발카라스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흐음, 반인 흡혈귀 지금은 이렇게만 말해두지. 도중에 유렌하고 만날수
있을거야. 어서가. 왔다..."
"네. 조심해요. 발카라스 씨."

그는 창백한 표정에 어울리는 차가운 미소로 답했다. 그녀는 몸을 돌리고는 발에
마력을 집중했다. 동시에 약간의 피가 증발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정도는 미미한
양 이었다. 다리를 굽힌다음 발을 튕겼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은 멀어져 갔다.




                                  ◎             ◎             ◎




발카라스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 뒤에서 여러명의 기척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

....죄인에게 벌을........죄인에게 벌을........죄인에게 벌을....

단지 이 말만을 입에 담고있을 뿐 이었다. 발카라스는 말없이 바닥..정확히는
가로등에 비치는 그림자를 쳐다보았다.그러던 찰나 그림자가 출렁인다.
그리고 마치 회오리를 뒤집어 놓은 듯한 모양세로 손바닥에 영겨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림자가 마치 물처럼 떨어지자, 검의 모양을 한 무언가가 그의 손에
들려있었다. 츠바이 핸더.. 아마 그의 고향에서는 이 검을 그렇게 부를 것이다.
그는 고개를 서서히 들었다. 그리고 앞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오랜만이군. 발카라스 칼티앙 폰 에르메부츠.. 잊지는 앉았겠지?"

하얀 천에 은색의 갑옷을 입은..한 마디로 고귀해 보이는 모습을 한 인간..그 앞에
있는 인간은 오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발카라스는 무표정
으로 일관했지만, 한 단어에 분노를 숨길수 없었다.

"에펠 갈란테라... 보기 싫은 상판이군.."
"후후후... 뭐 누군 보고 싶은 얼굴인가 말야."

동시에 에펠이라 불리운 자는 손을 위로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 포진 하고 있던
인간들이 경이적인 속도로 돌진해 왔다. 발카라스는 뒤로 슬쩍 피한다음 한 인간의
머리를 잡아서 달려오는 다른 인간들 에게 던졌다. 그의 근력은 인간의 수 십 배 그 힘
에 던져진 인간을 달려오는 동료의 몸에 격돌 하면서 담벼락에 쳐박힌다.
그 모습을 확인 하지도 않고 뒤로 몸을 돌리면서 반동으로 검을 휘둘렀다. 살에 박히는
검, 그리고 무수히 많은 가닥을 잘라내면서 그 안의 부드러운 피하조직을 거대한 무게의
힘으로 거침없이 잘라내면서, 단단한 늑골을 박살내가면서 심장의 우심방을 도려낸다.
단지 0.5초 동안의 일이었다. 그리고 피가 하늘로 흩뿌려진다. 그리고 비처럼 쏟아진다.
피가 얼굴을 뒤덮듯 흘러내린다. 그 피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면서 입가에 닿는다.
보통 인간이라면 질릴 정도의 모습이었다. 그는 무표정하게 피를 손으로 닦아낸다.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역시...최강의 흡혈귀인 영월족(永月族)이야.."
"오늘은 끝장을 내보고 싶군. 넌 실수를 했거든..."
"...흠? 무엇인지 궁금하군."

그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얼굴은 20대 초반 정
도 로 보였다. 그 얼굴에 어울리는 멋들어진 미소였지만 다르게 보면 심기가 뒤틀어지는
기분이 들정도 이기도 했다.

"그리 많지도 않아 단 두가지이지.."
"하아, 그러면서 끝장이라니... 참 야박하네.."

비이냥 거리는 그를 무시한체 발카라스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는 담피르를 보내어 나의 동료에게 상처를 입힌것."
"흐음..그건 내 책임이 아닌데.."

그는 이번에도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비이냥 거렸다. 발카라스는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 친구의 이름을 입에 담은것..."

발카라스의 검이 에펠에게 겨누어진다. 에펠도 검을 뽑는다. 그의 얼굴은 아직도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그 미소는 아까의 장난기 어린 미소가 아닌 잔인한 미소였다.

"발카라스 넌  그녀석 만큼이나 재밌는 녀석이야. 이런 어쩌나? 당장,
죽여버리고 싶은걸...?"
"....넌 재밌지는 않지만 후자 쪽에는 동감이다."

이번에는 발카라스도 미소를 지었다. 창백한 얼굴에 어울리는 차가운 미소로...
회색의 바람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같은 색을 갖은 그들에게로 불어왔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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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쟁이는 아직도 슬럼프 중이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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