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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크리스 마스 였던가?
잊지 않았겠다고 맹세했죠.
눈이 아니라 비가오는군..
아직도 잊지 못 해요.
차가워... 아, 그랬지.. 너하고 처음 만난 그날도..
하지만 잊지 못 했기에 나의 감정도
비가 왔었지...
점점 사라져 가요.
그때 비맛고 서있지 말라고 충고 한적 있었지?
점점 기억이 돼어버려요.
훗...한심하게도 내가 그러고 있군...
그때의 두근 거림도 이제 기억이 돼가요.
........
당신의 목소리도 점점 기억속에서 말 한 마디만..
미안하군..
남을 뿐 이에요.
이렇게 가버려야 해서 말야..
이제 얼굴도 점점 기억이 희미 해져요.
....잘있어.
제발 돌아와 줘요.
정말로.. 행복하길 바래, 불행한 일 없길..
나 당신을 사랑한 마음까지
....사랑했어, 하지만 안녕이다.
기억이 돼어 버리기 전에..







오래전에 해어진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듯 했다.
.......
.......
높은 곳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살랑이게 한다.
눈앞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머리카락 사이로 서울의 야경이
보인다. 언제나 밝은 곳 시끄럽고 탁한 공기가 흘러다니는...
손에 쥔 무전기를 만지작 거리면서 소녀는 그 시끄러운 도시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추어버린 듯 한 소녀에게
머리카락은 시계추 처럼 하염없이, 자비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자각시켜 주었다.

『...작업 완료. 이제 잡입해도 좋아.』

무전기에서 발카라스의 목소리가 탁하게 흘러나온다.

"알았어요."

목소리는 차분했다. 한 줌의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릴 때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뛰어내렸다. 마치 끌려내려 가는
듯한 느낌과 차가운 바람이 몸을 거칠게 지나간다. 아니,
몸이 바람의 사이를 지나가는 것이겠지.. 발이 지면에 닿으면서
별다른 충격없이 사뿐하게 내려앉았다.

-타악...

아마 인간이었다면 이런 소리따위는 나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녀는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었다. 근처에 행인이 없는게 다행
이었다. '일'을 하기전에 높은곳에 올라서 경치를 바라보는 것은
그녀의 취미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그녀는 11월 25일.
만월에서 하루가 비는 날을 그렇게 기억했다.
이 날이 그것보다 많을 기억을 남기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체..



                           ◎        ◎       ◎


자정의 거리를 걸으면서 한산한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시선
하나 느껴지지 않는 느낌. 발카라스가 건네준 약도를 보면서 걷자,
어느세 목표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블루 그레이 색의 페인트
가 칠해진 전형적인 철문이었다. 그리고..

관계자외 출입금지

노랑 색 아크릴판에 빨강 색 글씨가 참 직선적으로 써져있다.
보통 이것을 본 '평범한' 사람들은 대게 그렇구나 하고 들어가지
않지만, 저널리스트나, 지금의 그녀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콧
방귀나 뀌고는 무시 할 표지판 이었다. 주머니 속에서 도구를 꺼냈다.
마치 드라이버 그립에 긴 열쇠를 꼳아 놓은 듯한 모습의 도구였다.
그립 부분에는 다이얼이 달려있어 홈을 조절할수 있었다.
역시 정식 명칭은 모른다.
하여간에 그 것을 열쇠 구멍에 넣었다.
그리고 귀에 청력 감도를 최대한으로 올렸다.
동시에 잡 소리마저 증폭돼는 바람에 머리가 깨지는 고통이 그대로
고막을 통과해서 뇌까지 전해지고 말았다.
어쩔수 없이 청각 신경계를 제외한 모든 신경을 서서히 차단 시켰다.
촉각도 차단 시킨탓에 손이 계속 헛돌아 버리고 말았다. 조금 익숙
해지는 데에 약 30초 가까이 걸린 듯 싶었다.
시간감각도 약간 사라진듯 싶었다. 다음 부터는 정말 심각한 상황
아니면 쓰지 말자고 다짐했다. 문이 열리자 시멘트 만으로 돼어있는
복도가 눈에 들어왔다.
벽 위 부분에는 파이프들이 어지럽게 깔려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마치 건물 붕괴시에 나는 소리처럼, 혹은 번개 소리처럼 정신을 어지
러핀다. 청각과 신경계를 정상 상태로 돌리어 놓는데 3초가 걸렸다.
진입에만 1 분이라는 시간이걸리고 만 것이었다. 하지만 어제 보다는
나았다. 어제는 이 곳에조차 오지 못 했으니 말이다. 오늘은 그 선교
부대의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조금은 불안했다.
복도를 걸어다니면서 귀를 기울이자 전동 모터의 소리가 잡혔다.
CCTV(폐쇠회로 카메라)...3대.
박자를 새면서 그 숫자를 추정했다. 위치도 3대 모두가 근접...
걸어가서 사선에 닿지 않게 카메라의 위치를 확인했다. 저 정도면
사선을 피해가기 힘들었다. 잠시숨을 깊게 쉰 다음 내 쉬었다.
통로는 T 자 형으로 되어있었다. 왼쪽으로 가야 목표물에 접근 할
수 있다. 발끝 부터 점점 희어지더니, 이내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얼굴 까지 투명한 기운이 다다르자 시아가 흐려지면서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이것이 그녀가 사용할수 있는 기술중 하나인 '투명'이
었다.  '투명'은 자신의 몸이나, 손에 닿는 것을 투명화 시킬수 있는
능력이었다. 사실은 이런 때 쓰이는 빈도가 많고, 직접적인 공격
능력도 아니어서 그녀는 이런 일을 맞곤 했다. 뭐, 보수는 나쁘지
않기에 불만은 없지만..

-쿵...

잡 생각이 많았던 탓에..통로의 끝에 제대로 박아 버렸다. 몸이 뒤로
주춤 물러나면서, 머리를 감싸안았다. 아,...아파. 잘못하다가 투명이
풀릴 뻔 했다. 훌쩍, 이게 무슨 망신이람... 그리고는 벽을 더듬고는
왼쪽으로 걸어갔다. 점점 발소리가 가깝게 매아리 치고, 카메라의
모터 소리도 점점 작아진다. 서서히 몸을 뒤덮은 마력이 사라지면서
먼지가 스스러 지듯 몸이 점점 모습을 갖춘다.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셔터가 막고있는 창고였다. 허벅지에 달려있는 홀스터에 손을
가져가서 총을 집었다. 그리고 셔터의 자물쇠에 조준했다.

-타앙!!!......타앙.....타앙...타..

총성과 함께 빛이 통로속에서 단말마의 여운을 남긴다. 쪼그려 앉은 다음
셔터를 위로 끌어올렸다.

-철그렁..철그렁...철그렁...

셔터를 걷고나자, 보이는 것은 먼지가 잔뜩 앉은 상자 더미들 이었다.
창고속은 그리 많은 물건이 있지는 않았고, 더 이상의 방범 장치도 설치
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 것'을 발견하는 시간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유리관에서 꺼내어 하얀천으로 감싸진 '그 것'을 조용히 집어들었다.

"...이 것 인가..?"

'그 것'은 길이 45cm 정도의 십자가 모양의 것이었다. '것이었다.' 라는
말은 하얀천에 둘러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십자가 모양에 무언가가
조각 되어 있었는데, 천에 쌓여서 잘 확인할수 없었다. 천을 풀어내려는
순간.

"...흐음, '그 것'에서 손을 때어주면 감사하겠어."

바로 뒤에서 약간 어눌한 한국어가 들려왔다. 목소리를 듣는 동시에 팔이
꺽이면서, 손에 든 총을 놓치고 말았다.
발이 바닦에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붉은 액체가 손목 소매부분
부터 하얀 와이셔츠를 붉은색으로 물들였다.
무언가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양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아악...."

입에서 저절로 신음이 세어나왔다. 손목에 4개의 무언가가 깊숙히 박혀있
었다. 그것이 손톱이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잡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데
1초가 걸렸다.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흐음 목소리가 참 이쁘군. 큭큭큭.."

그리 기분나쁜 목소리는 아니지만 매마르다. 웃음소리가 아주 건조하게
복도를 타고흐른다. 고개를 억지로 돌려서 등뒤의 상대를 쳐다보려했다.
하지만 상대는 팔을 더더욱 꺽어올리면서 혀를 찬다.

"쯧.. 무리하지 않는게 좋아. 아프게 되거든..."
"윽."

피가 흐르면서 소매를 붉은색으로 더더욱 물들인다. 일단 통각을 차단시키
고 싶었지만, 그러다가는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로므 그럴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팔에 매달려있는 소녀를 보면서 재밌다는 듯 웃는다.
그 표정은 마치 사냥감을 다잡았을 때 맹수가 짓는 표정과 유사했다.

"네가 그 한서혜. 인가? ..흐음 기대하던 것 보단 약하군.
강한 줄 알았는데 말이지.."

상대방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어눌한 발음으로 튀어나왔을 때, 약간의
동요를 보이고 말았다. 하지만 더이상 약한 모습을 보여선 곤란했다.

"...으음.. 실망시켜서.. 미안하군요."

일단 대답을 했다.  하지만 신장 차이가 40Cm 이상인데다, 이런 접근전
상태, 게다가 급습을 당한 상태라서 그녀는 충분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아니, 큭큭..실망 시킨건 아니야."

그는 키득 거리면서 웃었다. 그때 귀에 상대의 목에서 무언가를 삼키는 목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그것은 침을 삼키는 소리...
그 사실을 인식했을때 차갑고 날카로운 4개의 것이 손목의 살을 찢고 들어
왔다. 동시에 심장에 의해서 한방향으로 돌던피가 한곳으로 역류하듯 모여
든다. 흡혈 당하고 있다. 라고 자각했을때 몸이 어깨의 관절을 자의식으로
탈골시킨다. 팔이 늘어지면서, 그는 무게의 차이를 느꼈는지, 휘청거리며
송곳니를 뺀다. 동시에 다리가 그의 머리를 감으면서 자유로운 다른쪽 손
이 그의 팔을 잡는다. 그리고 반동으로 그를 바닦으로 처박으며 날려버렸다.
상대는 균형은 잃지 않았지만, 충분히 거리를 벌릴수 있었다. 바닦에 떨어진
총을 주어서는 달렸다. 뒤따윈 돌아보지 않고...




그는 잠시 그 뒷모습을 쳐다보더니 발로 걷어차인 뺨을 문지르면서 자조했다.
그리고는 약간의 희열을 느끼면서 손으로 송곳니를 가렸다.

"참 아름다운 맛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참 잔혹스럽게 웃었다. 그는 이번 임무가 무척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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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이번건...너무 마음에 안든다...;ㅅ;

하아 죄송합니다..아직 회복이 들됐나 봐요...

....슬럼프 상태에선 글을쓰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깊이 깨닿게 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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