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루나의 목검이 부러진다. 그녀의 사부... 레크나가 가진 검도 운명을 다
하며 조용히 사라졌다.
"사~부~ 일회전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지만"
그녀에 눈빛이 달라진다. 손을 피며 사부를 노려본다. 이윽고, 그 두 손엔
붉고, 푸른 검이 집혀있었다.
"제자야... 아직 나에게 덤비려면 10만년은 이르다는 사실을 모르니?"
손을 하늘을 향해 들고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영롱한 녹색의 검이 하늘에
서 내려온다.
"제2라운드는..."
"하늘에서 천둥이 울릴 때"
각자에게 이상적인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는 그녀들, 마른하늘을 수 놓는 날
벼락
-펑!
검과 검이 부딫친거라곤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폭발.
-콰---왕
폭팔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인 소리로는 도저히 폭발의 수를 감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빨라진 검, 푸른빛과 붉은 빛이 녹빛을 향
해 파괴적으로 쳐들어가는 것만이 간신히 보인다.
"제자야 미흡하다!!"
녹빛의 실이 자세를 바꿔 역공에 들어갔지만 푸른 실은 그것을 잘 막아내
고 붉은 실은 공격을 했다.
"저도 일년동안 놀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단련시켜준다.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그
들에 검이 증명해주고 있다.
"밥 먹을 시간이 됐는데 결판을 내지?"
보통 사람이라면 화라도 냈겠지만 카루나는 이미 정상인에 범주를 뛰어넘었
기에 수긍한다.
"봐주지 않습니다!"
두 개에 검이 동그란 원이 되어 카루나의 손에 쥐어진다. 곧 그녀는 두 개
에 손을 합친다.
"그대와 함께 할 승리를 위해!!"
그녀에 손에서 보라색에 빛이 튀어오른다.
"제 검에 베이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레크나도 조금은 긴장한 듯 자세를 똑바로 갖추고 그 공격을 막기 위한 준
비를 한다. 그리고
-...
검은 너무도 조용히 서로를 맞아드린다. 이윽고
-펑
조그마한 폭팔과 함께 검을 중심으로 빛이 퍼져 나간다. 그 빛은 모든 것
을 삼킬 듯한 기세로 모든 것을 백으로 바꾸어버린다.
-쾅!!
그 날에 피해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들에 옆에 있던 산에 해발고도가 조금
낮아진 것 뿐일 것이다.

"하아... 또 졌네요"
초토화 된 땅에 쓰러진 카루나. 옷과 자신이 걸레가 되어 있는 걸 보며 씁
슬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번엔 조금 위험했어 하지만 아직도 한참 모자라"
"네..."
카루나는 더 이상 누워있기도 뭐한지 일어선다.
"참 평화롭네요. 이러다 연금술사협회가 쓸모없는 단체가 되는건 아닌
지..."
그 걱정은 쓸데없었다는 뼈아픈 진실을 깨닫게 된 건 좋은 일이 아니다...

하늘 한 구석에 뚫린 구멍, 그 구멍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젠은 그것을
감지해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날 만한 곳은 아니야... 도대체 어째서?"
불길한 느낌, 그 느낌에 떠는 아젠...
"하아... 생각해보면 이런 현상이 한 두 번은 아니잖아... 그런데 왜 이렇
게..."
모른다고 외치며 땅에 머리를 쳐박고 뒹굴거리는 아젠, 아젠을 만나기 위
해 문을 열었던 키로이치가 그 꼴을 보고 패닉에 빠진 것만 뺀다면 아젠은
그대로 쓰러질 때까지 구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뭐라고!!"
아젠은 뒷목을 부여잡고 올라간 혈압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키로이치에게 다
시 한번 물어 보았다.
"네 사실입니다"
"아니면 사시미로 그어버린다"
"네, 거짓이면 그으세요"
거칠어진 숨을 고른다. 그리고 외친다
"만세엣!!"
오늘, 200년만에 연금술사 협회가 공인 단체로 돌아간 날.

"오늘이야... 카프레인이 예견한 그날이..."
카루나는 '구멍'을 바라본다. 고요하다. 그러나 불길한 느낌만은 건재하다.
[전원 위치로 들어갔다. 히이로와 미니도 도착했고]
"아아... 그래?"
의심스럽다. 미칠 듯이 의심스럽다. 신조차 모르는 일이라니... 신을 숭배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존재를 봄으로써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사람들
은 흔히 신을 믿는다 와 숭배한다를 헷갈린다) 한숨이 절로 나오려한다. 그
러나 아크레시아는 그녀에게 한숨을 쉰 권리를 주지 않았다.
-우웅
공간이 열린다는 것을 나타내는 진동이 아마테라스에서, 사람에게서 감지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