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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뿔(1)

2004.05.25 00:54

말랑군 조회 수:345

가볍게 한번 날려먹어 주고...

...제길.

어쨌든 이번에도 여러분의 스크롤 노가다를 방지하기 위해

이번에도...쿨럭.

사실은 이 다음 부분과 연결부분이 잘 써지지 않아서...

어쨌든 본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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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녀 나라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카페 같은 곳에서 가볍게 음악이나 바꿔주는 아르바이트였는데 그 덕에 몰랐던 음악에 대해 꽤나 많이 알게 되었죠. 카페라고 그냥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만 켜 주는 게 아니라, 때가 되면 약간 비트가 강한 음악도 틀어줘야 하고 때로는 조명도 조절해 줘야 해요. 마녀나라의 카페는 연인끼리 키스하거나 하는 건 없고(인간들도 이런 행위를 하면 변태라고 부른다죠) 신청곡 틀어 주고, 마녀들끼리 놀고 있을 때 분위기 맞춰 주고... 뭐, 나름대로 보람은 있는 아르바이트에요.

카페 뮤직 아르바이트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건 음악을 저장해 놓은 책을 빌려주는 거에요. 사람들은 둥근 원판에 저장을 하던 거 같던데, 저흰 책에다 저장을 한답니다. 그런 걸 빌려주고, 가끔 재정이 궁핍하면 팔기도 해요.

이런 걸 빌려준다고 특별히 마녀 가수들이 담합 같은 걸 하거나 하는 건 없어요. 너희들이 저장해 봤자 우리가 안 부르면 꽝 아니냐 하면서 버티더군요. ‘우리가 잘 부르면 너희들은 알아서 찾아오게 되어 있어’ 하면서 가만히 있는데, 별 일은 없었어요. 오히려 가수 마녀들은 더 잘 나가더군요. 부러워 죽겠어요. 재능도 있고 그 재능으로 돈까지 그렇게 많이 버니.

제가 다니던 카페는 상아색 벽지가 굉장히 분위기 있는 카페였어요. 그 카페에서 파는 거라면 커피나 음료수 위주인데요, 쥬스는 주인이 직접 만드는데 굉장히 맛이 좋더군요.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봤는데, 극비라더군요. 저도 저 스스로 요리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리 저리 연구를 해서 결국은 만들어 냈죠. 음...중요한 건 설탕의 양이더라구요.

아까 앞에서 연인들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그건 ‘마녀’ 에 국한된 이야기에요. 마녀들은 인간과의 사귐에 굉장히 관대한 편이라, 가끔 인간 남자들도 오고, 인간 남자와 사귀는 마녀들도 오고 그래요. 어차피 종족 번식이니 뭐니를 위해서 인간 남자와의 사귐에 관대해진 건지도 모르죠. 그런 걸 보면 사람들이 성격차네 어쩌네 하면서 사귀는 걸 주저주저하고 반대하고 하는 건 저희가 볼 땐 사치죠.

저희 카페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가 하나 있어요. 인간 세상 언어로 말하자면 ‘The Observer', 그러니까 ’관찰자‘라는 노랜데, 뭐랄까요. 가사는 마녀 고대어로 써져 있는지라 아직 고대어를 다 떼지 못한 저로선 뭐라고 평가를 하거나 할 수는 없겠네요. 다만 대충의 내용은 알죠. 뭐랄까,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여자의 심정에 대한 노래였어요. 가사는 대충 기억이 나네요.

저희 카페에는 단골손님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손님이 이 노래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자주 오면서 이 노래를 틀어주도록 부탁하곤 했죠. 그리고 책을 대여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매년 5월 7일날 이 책을 빌려가곤 했어요. 개인적인 행사라면서.

5월 7일은 마녀들이 전부 조용히 쉬는 날이에요. 왁자지껄한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분위기있게 별이나 보고 차나 마시면서 집에서 쉬는 거죠.

그러더니 하루는 그녀가 그 책을 빌려간 후, 한 남자가 오더니 책을 빌려주길 바라더군요. 어쩝니까? 사실 그 음악은 그렇게 유명한 곡은 아니에요. 노래는 좋은 것 같은데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거나 명성이 있다거나 하는 노래는 분명 아니에요. 당연히 책이 하나뿐이고, 전 사과하면서 그를 돌려보냈더랫죠.

음...근데 그 다음 해에도 똑같은 일을 하더군요. 주인님이 짜증이 나셨는지 그 다음날 기어이 하나를 더 사가지고 오셨어요.

그 다음 해, 그 날은 제가 좀 일찍 가게에 갔는데, 그 남자가 일찍도 나와 있더군요. 새벽부터 기다렸다나요.

“...이런 일에도 밤잠을 설치시는 분이 있군요...”

“이벤트니까요.”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그 마녀도 들어오더군요.

“ CADGAE$#EF 있어요?”

“...없는데요. 아침에 누가 빌려가셨어요.”

“에? 그걸 저 말고 찾는 사람이 있어요?”

“...스스로 인정하시네요. 왜 그 음악을 고집하는 거죠?”

“글쎄요. 어쨌든 올해는 못하겠네...”

하더니 한숨을 짓고 나가더라구요. 거짓말이 좀 미안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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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 윙크. 편지왔다.”

“네~”

뭐랄까. 요즘 마녀나라 쪽에서 윙크에게 자주 안부를 묻는 것 같다. 뭐, 그 주 내용은 ‘왜 빨리 안 오느냐, 빨리 한 놈 목숨만 체크해서 올라와라’ 뭐 그런 내용이겠지만. 윙크는 그런 내용의 편지에도 그저 싱글벙글이다. 세상이 그리도 즐거운지.

“이번엔 뭐라고 써 있냐?”

“장로회에서 밍크씨를 알아챈 거 같은데요.”

“...그래서?”

“그쪽이라도 처리하고 오라는데요.”

“...따갈거냐?”

“아뇨.”

“...”



확실히 내가 장로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윙크는 직무유기다. 스스로 성인이 되는 것도 거부하고, 그들의 주적을 옆에 끼고 버젓이 살고 있으니까. 나한테 윙크는 식객이지만, 윙크에게 나는 어쩌면 먹잇감일지도 모른다.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다. 잠이 든 사이에 윙크가 내 목을 딴다던지 하는 상상...

...뭐, 아직은 그런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말야.

“...그럼 어쩔 거야...?”

“아직은 관찰중이에요.”

“...아직도? 빨리 나 빼고 아무나 죽여서 올라가지? 맘편하게.”

“...불안하신가 보죠?”

...꿰뚫고 있군...

“걱정 마요. 당신을 죽이는 일은 추호도 없을 테니까.”

“...다행이다. 아직 죽고 싶진 않아.”

“글쎄요. 그래도 가끔은 죽을 때를 생각하는 게 좋을 텐데요.”

“...그런가. 그럼 난 어떻게 죽게 될까나.”

“병으로 죽는다던가...”

“늙어 죽는다던가...”

“자살한다던가...”

“남이 죽인다던가...”

“제가 죽인다던가...”

“...어이.”

“...뭐, 과실치산지 뭔지도 있지 않습니까.”

“...”

어쩌면 난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놈인지도 모르겠다.



‘!#$$%$^@%^&@^$@!!&^’

벨을 바꾼 이후의 첫 손님이다.

난 자주 벨을 바꾸는 편이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뭐랄까. 그냥 분위기를 바꾸고 싶으면 벨을 바꾼다. 엄청난 분위기의 혁신! 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여관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할 때 다른 느낌이 든다. 단지 그 뿐. 요즘은 윙크가 벨소리 대신 노래를 틀어주는 바람에 문을 닫았는데도 4분짜리 소리가 흘러나온다.

“방 하나 주시겠어요?”

“네에. 2층으로 하실래요 1층으로 하실래요?”

아직도 소리가 난다.

“아무래도 2층이 낫겠...죠?”

“글쎄요. 호수를 보고 싶으시면 1층이 더 낳을지도 모르죠.”

“옥상은 없습니까?”

“에?”

“옥상은 없냐고 물었습니다만.”

“...혹시 천문학자세요?”

“네.”

“...알았습니다. 옥탑방은 개인적으로 쓰려고 했더니...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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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군요...”

밍크씨의 옥탑방은 저도 처음인데, 놀랍군요. 평소에 밍크씨가 께작거렸던 작품들이 다 걸려 있네요... 금속공예 한다더니 이런 거였군요.

“뭘요. 취미로 하는 건데요.”

“글쎄요. 취미 이상이 아닌 거 같습니다만.”

“전 취미라고 하고 있어요. 어쨌든 잘 쓰세요.”

어제 온 비. 비가 왔다는 건 공기가 더 맑다는 걸 의미합니다. 천체관측에 쓸만한 환경이라면 우선 공기가 깨끗할 것. 그리고 주위가 어둡고 방해 요소가 없이 탁 트여 있을 것. 그런 의미에서 여긴 최적이라고 할까요.

“하하. 여기 환경이 괜찮네요. 자주 올 거 같은데요.”

“...굳이 옥탑방을 쓰실 이유는 없었을 텐데...”

“아, 그건 일종의 제 신조 같은 겁니다. 그냥 밖에서 하는 것 보다야 이런 데서 편안하게 즐기면서 하는 게 낳을 지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

“...뭐, 알았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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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안 되.”

“...뭐가요?”

“왜 굳이 옥탑방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어.”

“글쎄요. 하긴 저도 신경이 안쓰이는 건 아니군요.”

“...옥상에서 하면 불편할 텐데... 그 인간도 불쌍하군. 취향이 독특해서.”

“...뭐, 알아서 잘 하겠죠.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거나.”

“수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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