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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진(海高眞) 1. 파문

2004.05.26 07:49

이현욱 조회 수:245

"하∼ 하∼ 하∼"
두 평 남짓한 방안...
그 방안에는 7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 중 6명은 각각 무기를 빼들고 흑의를 입은 한 남자를 구석에 몰아두고 겨누고 있었다.
구석에 몰린 흑의인은 정말이지 꼴이 말이 아니었다. 이미 머리는 풀어헤쳐져 산발이 되어있었고 너덜너덜 해진 옷과 몸 여기저기에 난 상처, 그리고 방 여기저기에 나 있는 검흔을 보면 이 좁은 공간에서 치혈한 혈투가 벌여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가 있었다.
"쳇, 이봐 대장에게 무슨 짓이지?"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들어서 목을 잘라도 이상하지 않은, 오히려 당연한 듯한 분위기에서 흑의인은 친한 친구들끼리 말을 거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이게 다 네놈이 네 분수를 모르고 행동한 대가다. 그리고 너는 더 이상 우리의 대장이 아니다. 너는 이미 파문선고를 받았으니."
6명의 남녀 중에 대장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대답했고 그리고 그 여자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은지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끝내 버렷!"
챙챙!!!
캉!!!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뒤에 있던 사람들은 한꺼번에 흑의인에게 달려들었고 잠시 방이 요란해 지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적을 맞이했다. 그리곤 사내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 쌉니다. 싸∼"
"아이고, 손님 오늘 들어온 물건은 정말 끝내 줍니다. 한번 보십시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느껴지는 곳, 시장.
저녁때가 되자 시끄럽던 사장은 더욱 시끄러워졌고 그 시끄러운 시장 한 귀퉁이 구석에는 그 방안에서 혼자 싸웠던 흑의인이 머리가 산발인체로 약 2척(약60cm)정도 되는 검에 기대앉아 망연히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사내의 옆에 다가왔다.
"호∼ 이게 누군가? 오늘 아침, 아니지 오늘 점심때까지만 해도 정절문(情節門)의 칠검지인(七劍之人) 중에 일검(一劍)이었던 정절검(情節劍) 해고진 아닌가?"
해고진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서 말한 이를 보았다. 약 이십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뛰어난 미인이었다. 그러나 눈매가 사나워서 그렇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하였고 아까 오후에 방에서 해고진을 공격했던 대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정절문(情節門). 무당파의 속가제자가 약 70년 전에 세운 낙양에 자그마한 문파였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문도 수가 500여명 안팎의 자그마한 문파였지만 20년 동안 갑작스레 급성장 하면서 이제는 문도 수가 3000명이 넘는 거대 문파였다. 이곳에는 칠검지인(七劍之人)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여러 제자 중에서 재능이 뛰어난 제자 일곱 명에게 내리는 호칭으로 일검(一劍), 이검(二劍), 삼검(三劍) 순으로 서열이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호칭이 붙은 자는 자신의 직속 부대를 만들 수가 있었는데 최대 20명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일검에게는 특권이 있어서 특별히 50명까지 거느릴 수가 있었고 35세가 넘으면 정절문의 봉인기를 수련할 수가 있었다. 이 봉인기는 다른 문파들도 그러하듯이 문파가 흥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무공으로서 이 것을 익히는 사람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었다.
해고진은 그 중에서 일검인 대장이었고 그 다음 이검으로는 바로 해고진 앞에 서있는 염화옥녀(炎火玉女) 이은경이었다. 그녀는 별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인이지만 성격이 불같았고 한번이라도 티끌 만한 한이 생기면 그 한을 백배 천배로 불려서 갚는 여인이었다.
"뭐지 이은경...나는 너에게 원한 살만한 행동을 한 기억이 없는데..."
해고진은 조용히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흥, 뭐라고?"
이은경은 가사롭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난 바로 이런 순간을 기다려왔어. 알아? 내가 널 그 동안 얼마나 죽여버리고 싶어했는지?"
그러면서 이은경은 바닥에 앉아있는 해고진을 한번에 들어올려 멱살을 잡고는 얼굴 바로 앞에 두고는 죽여버릴 듯이 노려보면서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너와 나는 이제 30살이야 그리고 너는 정절문에 들어 온 것이 15년도 안 됐어. 그런데 나는 20년이 훨씬 넘었다, 다른 칠검지인들 모두 말이다."
"그래서?"
"뭐라고! 그래서!!!"
이은경은 해고진을 그대로 땅에 던져버리고는 검을 뽑지 안고 그냥 검집으로 정말이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끔찍하다고 할 정도로 해고진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파악!
푸악!!!
뻑!
"하∼하∼하∼"
숨을 거칠게 쉬던 이은경은 호흡을 고르더니 갑자기 입가에 조그만 미소를 지었다.
"네놈은 정말이지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아니 천천히 고통을 느끼면서 평생 너 자신을 저주하면서 죽어가게 만들고 싶어. 그런데 문주께서 그래도 한때는 한 문파의 중요인물이었는데 죽이기까지 하면 다른 문파들 눈도 있고 하니 죽이지는 말라고 그냥 놔두라고 하시더군.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재미가 없잖아. 안 그래?"
그러면서 이은경은 조용히 품속에서 예리한 소도를 꺼냈다.
"나는 말이야. 그 동안 네놈이 수많은 여자들에게 꼬리를 쳤던 그 얼굴이 마음에 안 들었어..."
이은경은 천천히 해고진의 얼굴에 칼을 들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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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왈...

핫핫핫...

뭐 비평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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