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단편 이능배틀물 - 컨셉 플룻

2008.07.06 22:59

비렌 조회 수:202





청경 대학교 '고대 문화 연구부'

미닫이 문이 세차게 젖혀지고, 강렬한 굉음과 함께 조그마한 몸집의 소녀가 안으로 들어섰다.
매우 화가 난 눈빛이 갈색의 사랑스러운 갈래머리 아래에서 흉흉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눈은 마치 사냥감을 찾는 맹수의 그것처럼, 부실 안을 맹렬하게 그어나가기 시작했다.

MP3를 귀에 꽂고 석상처럼 방치된 18세 가량의 소녀가 보였지만, 마치 먹을 것이 아니라는 듯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하야 오빠는?"
"목요일, 늦어."

이어폰을 꽂은 주제에 척척 대답하는 라아에게, 소녀는 쿵쾅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갔다.

"그럼 호희 언니라도 불러줘!"

라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 들리는 척을 한다.
그 멍한 눈빛에 소녀는 볼을 확 부풀린다.

"둔탱이, 곰탱이, 나무늘보!"
"절벽, 빨래판, 껌딱지."

척척 들어오는 반격에 소녀가 할 말을 잃자, 라아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는 듯 손으로 입을 살짝 가렸다.

"호호호."

완벽한 국어책 읽기, 전혀 웃고 있지 않다.
얼굴이 벌겋게 된 소녀가 막 화를 내려는 찰나, 부실의 문이 열렸다.

"죄송합니다. 늦었어요... 어라?"

단발머리의 유순해보이는 아가씨가 근처의 교복을 입고 고개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자, 소녀가 뛰어들었다.

"호희 언니!"
"어, 어머? 너 어제... 소라, 소라 맞지?"

소라는 헤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호희가 친근한 동작으로 소라를 안아올려서 라아에게 눈짓으로 물었지만, 라아는 자기도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소라는 라아를 향해서 베 하고 혀를 내밀고는, 호희에게 꼭 안겨들었다.

"후후, 왜 그래? 라아 언니는 참 좋은 사람이야."
"싫어, 심술쟁이야. 마녀,"

호희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에헤헤 하고 웃었다.

"소라 오늘은 무슨 일이야?"
"응? 아, 맞아. 어제 말해준대로 집을 막 찾아봤는데, 날개 옷 같은 건 없었어."
"그치? 너희 어머니는 선녀가 아니라니까. 물론 되게 착해보이시긴 했지만."
"아냐! 분명 엄마는 선녀야. 분명히 내가 먼저 물어봐서 눈치채고  숨기신게 분명해."

소라의 고집에 호희는 삐질삐질 흐르는 식은 땀을 몰래 닦아냈다.

"설마, 세상에 선녀 같은 건 없어."

라아가 눈을 살짝 흘기는 것을 애써 외면하며, 호희는 소라에게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라아 언니도 그렇다고 하시잖니? 그쵸? 에헤헤."

라아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쟁이, 마녀한테 물어봤자 거짓말만 하잖아!"

소라는 화를 버럭 내고는 몸을 비틀어 호희의 품에서 떨어졌다.
복도를 탓탓탓 달려가는 소리가 멀어지는 걸 들으며, 호희는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

"... 죄송해요오..."
"안 들려, 안 들려, 나는 안 들려."
"우으, 진짜 선녀한테 마녀라니..."
"안 들려, 안 들려."

라아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주문을 외우듯 '안 들려'라고 중얼거렸다.
호희는 에휴 하고 한숨을 쉬며 하야가 빨리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숙원했다.


--------------------------------------------------------------------------------------------------------------------------------------------------------------------------------


그냥 컨셉 잡아보려고 적어본 것.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8 천로역정~★ - 당고마기 (1) [2] 비렌 2008.08.14 678
1087 [R:W / SS] 과거를 연주하는 악사가 들려주는 이야기 Op.1, No.1 [2] Lunate_S 2008.08.10 231
1086 [R:W / SS] 서곡序曲―오버추어, 처음으로 마주치다序頭奇緣. [1] Lunate_S 2008.08.10 223
1085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코야마가-19 [1] 코드 2008.08.04 269
1084 [R:W / SS] 즉흥곡卽興曲―앵프롱프튀, .바라는 것念願. [2] Lunate_S 2008.08.03 231
1083 [R:W / SS] 장송곡葬送曲―퓨너렐마치, 시들어버린 세상에 대한 구원惡夢終熄. [2] Lunate_S 2008.08.03 300
1082 [Ver.R:W] 심상을 위조하는 작곡가, 슈리에 헤브라이카 비올 슈투트가르텐시아. (현재 1회차 추가 完) [5] Lunate_S 2008.08.03 318
1081 첫사랑이란... 뭘까요? 카와이 루나링 2008.08.02 218
1080 기사 아시논의 전설 [1] azelight 2008.08.02 218
1079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코야마가-18 [2] 코드 2008.08.01 247
1078 Sky Walker (2) [4] 낙일군 2008.07.27 241
1077 Sky Walker (1) [2] 낙일군 2008.07.26 207
1076 Endless Dream - 끝나지 않는 꿈 - 02화. [4] 카와이 루나링 2008.07.25 263
1075 Endless Dream - 끝나지 않는 꿈 - 01화 [6] 카와이 루나링 2008.07.15 296
1074 [미얄 팬픽] 담소 [2] 카와이 루나링 2008.07.10 449
» 이능배틀물 - 컨셉 플룻 [3] 비렌 2008.07.06 202
1072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코야마가-17 [1] 코드 2008.07.06 226
1071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코야마가-16 [1] 코드 2008.07.02 198
1070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코야마가-15 [1] 코드 2008.07.01 238
1069 A→B #→막간2 [1] 빨탕 2008.06.27 204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