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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Vs. X [Versus Christ : 버셔스 크라이스트] Opening #1

2005.10.05 03:14

Astral최군 조회 수:208

주의 : 이글에 등장하는 모든 명사/고유명사 들은 가공의것, 혹은
실제를 기반으로 하여 작가의 망상으로 빚어낸 산물들입니다.
아무쪼록 혼동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이를테면 이글을 읽고 길밖으로 뛰쳐나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를 외치거나 하지 말자는 말입니다.]


X


1 엑스 《영어 알파벳의 제24자》;X자 모양(의 물건);X의 활자
2 제24번째(의 것) 《J를 뺄 때에는 23번째, J, V, W를 뺄 때에는 21번째》
3 (편지 끝에 적는) kiss의 뜻의 부호;(글을 쓸 수 없는 사람이 서명 대신에 쓰는)
X표;(지도·사진에서) 어떤 지점의 표시
4 ...
5.Ch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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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의 자손이여.

너의 타락이 차고 넘치어

내 발에 향유 부어줄자 없나니....

<(주) 하나님과 사람들 - 한글 성경 번역본에서 발견된 바이블코드 중에서.>


Opening #1

죽은듯한 거리에 오늘도 어김없이 밤이 찾아온다. 서산에 걸친 태양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고, 언제나 한결같이 그의 뒤를 좇는 주황빛 비단길이
묵묵히 그를 따라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퇴근에 발맞추어 하나,둘 밝혀진 네온사인들이 눈을 어지럽힌다. 오후 11시 하고도 조금 넘은시간. 서울의 도심에서 약간 벗어나있는 한 윤락가에도 밤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웁.. 우웩!!"

"꺄하하!! 오빠 너무 많이 드셨나봐~~"

"아냐아냐!! 이정도갖고 나 아직 안죽었어! 자 3차 가자 3차, 3차는 내가 쏜다!"

작은 회사의 회식자리였을까? 술이 거하게 취한 중년 남성이 어두운골목에 한가득 토사물을 쏟아 놓은채 그를 부축하는 술집의 여급과 작은 실랑이를 벌인다. 굳이 확인해 보지 않아도 이 사람의 현재 상태가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는것을 알수있었다.

다른곳을 둘러볼까 고개를 돌려도 이어지는 비슷한풍경들, 주점이 늘어선 거리의 밤 이란 어디를 둘러보아도 그저 비슷한 광경일것이다.

"쯔쯧.."

화려한 주점골목의 한 가운데를 가르듯, 딱딱한 잰걸음으로 걸음을 옮기던 중년의 남성이 가만히 혀를 찬다. 키는 170정도를 겨우 넘겼을까. 분명 큰 키는 아니다. 빼빼 마른 몸매는 여느 회사의 과장이네 부장이네 하는 사람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으며 계속된 철야업무에 시달리기 라도 했는지 깎지못해 텁수룩한 수염이 약간은 지저분해 보이는 남자였다.

"이런 빌어먹을 꼰대가 어디서 훈계야!"

잠시 걸음을 멈춘 남자가 이맛살을 찌뿌린다. 술의 취해 비틀거리던 한 사람들 젊은청년 여럿이 구타하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아무런 제재도, 관심도, 눈빛하나도 던져주지않는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보인다.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서 미칠지경이다. 방금전까지 구타를 행하던 청년들이 취객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는모습이. 휭휭 소리를내며 돌고있는, 소유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줄 금속제 베어링이. 내일아침 부시시한 머리로 일어나 지갑을 열어본채 망연자실 해할 또 다른 중년의 남자가. 그리고..

아까부터 자신의 뒤를 비맞은 강아지 마냥 졸졸 따라오고있는 대여섯가량의 청년들이.

남자는 걸으며 통곡했다. 뜨거운 눈물이 볼을타고 흘러내리고 입에서는 금방이라도 크나큰 오열이 터져나올것만 같았다. 손을들어 바라본 손.. 울렁거리는 두 눈에 커다란 흉터가 새겨진다.

내가..

내가.. 고작 이런것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까지 버려가며 아둔한 짓을 벌였단 말인가..

"크흑!.."

남자의 입에서 결국 오열이 터져나왔다. 뜨거운한숨과 숨을 고르지못해 꺽꺽 거리는 소리가 무한히 교차한다. 길을걷던 사람들은 무슨일인가 싶어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사라져 버리는 시선들..화려한 빛의 유흥가는 다시금 돌아가기 시작했다.

얼마간을 그렇게 울어댔을까.

퉁퉁 부은 두 눈을 한 노신사가 길을 걷는다. 몸에는 흰 토가 를 걸치고 붉은색 숄을 한 노신사가 서울유흥가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방금전까지 중년남성의 뒤를 쫒던 청년무리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노신사는 바삐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의 걸음걸음을 타르와도 같은 타락과 퇴폐의 이물이 엉겨붙어 방해한다. 걸음걸음이 힘겨웠지만 노신사는 이를 악물고 걸음을 옮겼다. 금방이라도 토악질이 나올것같다. 한시라도 빨리 그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돌아가서 청소를 시작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를 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그의집에 사는 먼지들은 주기적인 청소가 없으면 끝도 없이 쌓여만 간다는것을 잠시 잊고있었던 모양이다.

노신사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아마도 내일부터는 바쁜 나날이 될것같았다.

당연한 일이다.

청소가 시작될테니까.

아주 기나긴 청소가 시작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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