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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이였다.
끝이없는 어둠. 하지만 그 어둠은 빛을 더해갔다. 점점 선명해지는 그것. 눈동자가 어둠에 익숙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말 그대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일까. 하지만 확실히 느낀건, 이 눈동자가 느끼는건 슬픔이였다고 한다.

「엘자-!!」

내가보고 있는 눈동자는.
그리운 한 여성을 보고있었다.

「젠장!」

눈앞의 참상을 두고 욕짓거리를 한다. 그것은, 얼마전 보았던 슬픔과도 너무나 비슷한다. 아니, 상황도. 죽어버린 여동생이 눈앞에 있는것도. 그리고 그 여동생이, 피투성이가 된것도.
성 안. 복도의 벽에 쓰러져 있는 나.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금발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붉게 물들인 피.

「오빠…」
「말하지마 엘자!」
「오빠…」

눈앞의 소녀는 말을 듣지 않는다. 하지만, 다르다. 기억과는 다르다. 소녀의 목소리는…죽어가는 사람처럼 꺼져가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당당했다.

「난 오빠를 잃고 싶지 않아. 똑 같은 녀석에게, 똑같이 눈앞에서 잃고 싶지 않아.」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너!」

사라져가는 목소리.
하지만 그것은 꺼져가는 것이 아니였다.

「알고있었어. 내가 오빠를 그렇게 증오한 이유는, 그만큼 좋아했었으니까. 오빠를, 잃고싶지 않으니까.」
「엘자!」
「고마워 클라우스. 의도한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깨닫게 해주었군요.」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피비린내 나는 소녀를 눈앞에 두고, 아무말도 할 것이 없었다.

「오빠, 좋아해.」

피비린내 나는 소녀는.
마지막 미소를 띠우며…사막의 모래처럼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베냐민…」

낯익은 목소리.
장면은 바뀌고 그곳은 이미 냄새나는 시체로 둘러싸인, 성의 화원이였다. 기억난다. 한 소녀와 목숨을 걸고 싸웠던…

「베냐민…넌 내꺼야. 아무도 줄수 없어. 넌 나만이 죽일수 있어. 응? 베냐민?」

아네스.
그녀는 그때와 같이 알몸의 모습이였다.

「베냐민…베냐민───」

꿈이라고 말해줘.
제발 모든 것이 꿈이라고 말해줘. 아네스와 만나버린것도, 엘자가 죽어버린것도. 아니, 애초에 우리들이 발렌타인 성을 빠져나와야 했던것도…모든것을 꿈이라고 말해줘. 그래, 이대로 깨어나면 난 아직 발렌타인 성 안에 있고…어머님이 웃는 얼굴로────




“윽!”

숨이 찬다.
호흡이 거칠다.
가슴은 춤추듯이, 위 아래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온몸은 땀 범벅이. 침대의 시트에게 미안해진다. 눈동자는 굳어있고, 눈꺼풀은 경직된채 움직이지 않는다. 어깨가 떨린다.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리는 없어진것처럼, 흐물흐물 거린다. 아직, 아직이다. 왼팔은 아직 낫지 않았고, 옆구리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것들 보다 더 아픈건…아무래도 머릿속인 것 같다.

아무래도 침대 속. 주위는 조금은 화려한듯한, 백작부인의 방인듯한 곳이였다. 백작부인의 방? 나 자신이 왜 그런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어쨌든 계속 이러고만 있을 수는 없다. 밖으로 나가야───

“으으으음……”

───라는 생각은 알수없는 신음소리에 그만뒀다.
손 끝으로 침대를 더듬는다. 왠지 침대가 커보인다. 아아, 그건 아무래도 백작부인의 침실같아서 그렇겠지. 분명히 재력이 엄철날 테니까, 한사람이 자는 침대의 크기가 크다고 해도 다를건 없을 것 같다. 그래, 이것이 더블베드라고 해도 이상할게 없지. 하지만, 그 더블 베드에 베개가 두개가 있다고 한다면…

“!!”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비명을 두손으로 막하 억누른다. 분명히 있다. 옆에는 분명히 있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분명히 옆에 있다. 이불속에서 흘러나온 새하얀 팔은…분명히 여성의 것이다. 그래, 만지면 시원해 시원해질것만 같은….

“윽……”

설마.
설마. 무슨일 있는건 아니겠지? 내 기억으로는…그러니까 저택의 뒷뜰에서 시체를 발견한 것 뿐인데. 그 후로 기억이 하나도 없어. 그리고 일어나보니…이런데에 누워있다는 건가? 그러고보니 나 가운만 입고있잖아!?

여자가 덮고있는 이불에 손을 댄다. 그래, 일단은 이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해야해. 아아, 일단은 냉정부터 되찾자. 그리고 이 여자가 누군지 알아내고…그 다음 차례를……

휙.

이불을 걷었다. 시트는 새하얗고, 여성의 피부 역시 새하얗다. 새하얀 잠옷차림의 아름다운 여성. 몸매 역시 보통이 아니다. 나올데는 나오고 들어갈데는 들어간 아주 볼륨있는 몸매. 그 새하얀 몸에…유독 그녀의 붉은머리만이 눈에 띄게 선명했다.

“붉은머리?”

그래.
붉은머리의 시체.

잠시만. 붉은머리의 시체라니. 그건 시체가 아니였어? 살아있었던 거야? 잠시 잠시…그 시체가 살아있었다 치자. 그럼 난 그 시체에게 여기까지 끌려온거야? 이상해. 뭔가 이상하다고. 아…나 그때 정신 잃고 쓰러졌었지. 그럼 쓰러진 나를 이 시체가 여기까지 데리고 온거야? 자신의 집──이라고 추정되는──이곳으로?

“──하악, 윽…”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여자의 얼굴은 한껏 찡그리고 있었다. 나쁜꿈이라도 꾸는것일까. 아니면 나와같이 옛 상처가 다시 아파오는것일까. 하지만 아무래도, 후자가 맞아 버린 것 같았다.
배에서 흘러나온 피가…새하얀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읏!”
“핫!”

내가 놀라 비명을 지르는것과, 그녀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피는 멈추지 않는다. 아무래도 상처가 벌어져 흐르는 피겠지. 입고있는 잠옷을 벗기…기는 뭣 하고 살짝 끌어내린다. 원피스 타입이라서 부분만 볼수 없기에, 어깨에 매달려 있는 끈을 내리고 상반신을 드러나게 한다.
위에 속옷도 안입었다니…조금 난감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배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 붕대에는 붉은 피가 베어져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배에 손을 대려고 했을 때.

“으음……”

눈 앞의 여성이 눈을 침침하게 뜬다.
순간. 목숨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것은 왜일까.

“어?”
“어…”

눈을 완전히 뜨고 알수없다는 표정을 지은건 여자쪽이였다. 그리고 나는……

휙.

어디서 나온것일까.
길고 굵다란 곤봉에 목덜미를 맞고 침대 밑으로 기어 추락하고 있었다.







“저기…쎄실.”

목소리가 들린쪽은 등 뒤였다. 쎄실이라고 불린 소녀는 생각했다. 분명, 내 등 뒤에서 저렇게 무례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이 마을 안에…아니, 이 세계에 딱 한사람밖에 없을거라고.
시선을 돌려, 응답해준다. 그것만으로도 저 바보 밀렌은 납득하며 알아듣는다.

“민씨가 어디에도 없어. 같이 찾아보자.”

그런가.
저택내의 존재밀도수가 줄었다고 했더니, 그남자가 없어서 그런가…하고 납득하며 마음속으로 손바닥을 통, 하고 친다. 정말 정말, 남자 하나의 존재감이 이렇게나 커서는…이곳 여자들도 뻔한 여자들이라는 것이다.
밀렌의 제의에 그녀를 빤히 쳐다본다. 하지만 그녀는 그 모습을 ‘긍정’이라 혼자서 수긍하고서는 쎄실의 팔을 끌고 저택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정말, 어쩔수 없는 아이다.



저택을 활보한기 근 2시간. 저택 안에는 없다…라는 판단하에 저택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저택 밖은 분명히 비가온다. 후두둑…하고. 그것은 자연의 멜로디이며 랩소디겠지. 밀렌이 그런 비를 싫어하는것도 이해야 하긴 하지만…

“아 정말!”

그런다고 짜증까지 부려서는 안되는거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저택의 뒷뜰. 그 멍청한 레아의 말에 따르면 자기가 그남자에게 뒷뜰청소를 시켰다고 한다. 정말. 집사주제에 술만 퍼마셔서, 그게 확실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마땅한 정보도 없으니 믿어보도록 하자.

하지만, 그 말은 진실이였던 것 같다.

‘마나가 흐르고 있어’

잔디의 어딘가, 마나가 흐르고 있다. 조금만 더 집중하면 어디쯤에서 흐르는지도 알수있을 것이다. 어느 멍청한 마법사가 이렇게 마나를 흘리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짐작가는 사람이 약 두명있다. 그것 역시, 이 마을 근처에 사는 ‘바보 마법사’와 ‘바보 마녀’였지.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녀석들…하지만 뭐…

‘밀렌한테는 말하지 않도록 할까.’

마나가 흐르는곳은 저쪽 잔디숲 어딘가쯤. 그쪽에서 마나의 흐름이 약간 흐트러진곳이라도 찾으면 그남자를 찾을수 있다. 아무래도 마나가 엮여있는걸 보니까 그남자는 또 마법사라거나 마녀 같은 이상한 족속들과 얽혀버렸나 보군.
나중에 혼자서 다시 와야겠다. 그때부터 제대로된 추적이 시작하겠지. 평범한 인간인 마스터, 레아, 밀렌에게는 폐 끼칠수가 없다. 이건 단순한…우리들──마녀──의 싸움이니까.
───하지만 굳이 의문이 생겼다고 하면…이 마나의 고유성은, 어제 본 벙어리 소녀의 몸에 휘감기는것과 비슷했다. 아니, 똑같다. 분명히…

‘이상한거에 얽혀버렸나 보군, 민.’

그렇게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밀렌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뒷뜰을 뒤로했다.





“무, 무슨짓이야!!”

날아갈뻔한 사고를 되찾아 끌어온다. 이러다가 정말로 죽는다. 목덜미라니, 정신이 완전히 나가버린다고 맞으면! 도대체 이 여자는 뭘 생각하고 있는거ㅇ…

“윽…!”

땡그랑.
곤봉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방바닥에 떨어진다. 그것은 너무나도 경쾌한 소리. 하지만 그와함께 들려온 신음소리는 전혀 경쾌하지 않았다.

“저기, 저기요! 상처가 심하잖아요?”
“신경쓰지마, 이정도야───”

그렇게 말하며 여자는 오른손에 푸른 빛을 두른다.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는 못했다. 하지만, 곧 알수있게 되었다. 그 기괴한 빛은 마법의 빛이라는 것을…그리고 이사람은───

“뭐, 뭐야?”

여자는 놀란듯한 얼굴로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본다. 왼손은 아직도 출혈을 멎게하기 위해 배를 움켜쥐고 있다. 하지만 그걸로 아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자의 오른손을 휘감고 있던 빛은 점점 사라진다. 그 빛을 잃으며…여자는 몇번이고 그 마법을 시전하는 것 같지만, 가면 갈수록 그 불빛은 사라질 뿐이다. 무슨일일까. 저건 치료마법이라도 되는것일까? 그리고 이 여자는……

“으…정말! 아까 오면서 다 흘렸나 보군…”

체액──피──라는것에는 마나가 섞여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정액에도 마나가 있어, 그 정액──마나──를 밀봉한 상태로 마법사들끼리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항간의 비도서로 그런 이야기를 읽은 것 같지만…역시, 이 여자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마나를 소진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땅한 대처법은……

“상처가 심해요. 붕대를 갈고 상처를 봉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데.”
“지금 하려고 했는데 안되잖아!”

여자는 히스테릭하게 소리친다. 그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나 역시 말했다.

“이곳은…성 안인가요?”
“그래. 툴루즈 백작부인의 성. 그리고 내가 그 발레리 푸시안 드 툴루즈.”
“아아…처음 뵙겠습니다 툴루즈 백작부인. 전 로텐부르크 저택의 시종 민·리코스트라 합니다만…이 성 안에는 응급 물품이라거나 없습니까?”
“없어 그런거…보통은 마법으로 모두 대처하니까. 붕대라면 있지만…”
“어디에?”
“저쪽 찬장.”

저쪽 찬장이라는곳은, 방의 한쪽 구석에 있는 서랍과도 같은 곳이였다. 왠지 그곳만 엄청 소외되어 있는듯한 느낌이였지만 아무래도 좋으니…서랍을 뒤지자 붕대는 손쉽게 나올수 있었다.

“툴루즈 부인. 소독약이라거나 다른 약품들은 있나요?”
“없어…마법으로 대처한다고 했잖아.”
“그렇군요.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라고 하며 부인의 원피스를 완전히 벗겨버린다. 상반신은 완전히 드러나있는 상태. 다행이라면 하반신이 가려져 있다는 것이겠지만…나 자신은 나도 모르게 암묵적으로 최면을 걸고 있었다. 저것은 엄마몸이다 엄마몸이다 엄마몸이다───
그녀의 허리를 두손으로 감싸고 피묻은 붕대를 풀기 시작한다. 갑자기 껴안는걸로 생각했는지, 부인은 작은 비명소리를 내고서는 이내 곧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돌렸다. 윽, 그런 표정 지으면 이쪽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갑니다만.
붕대를 모두 풀자, 들어난것은 새하얀 피부에 붉음을 더해가는 핏덩어리 들이였다. 붉은 선혈 가운데 약 손가락 마디 두개만한 크기의 상처.

“안아파요?”
“…아파”

음, 이거 마땅히 소독할것도 없네. 일단 번져 흐르는 피부터 닦아야 할것 같다. 그런건 주위에 질 씻어놓은 타올이 있었기에 일단 흐르는 피는 멈추게 했지만…소독하는게 쫌 많이 문제다.

“음…소독 어쩌지.”

아직 배에 핏자국은 확실히 남아있다.
이것들을 모두 소독하고 붕대를 다시 감아야 될텐데……

“────줘…”
“…에?”
“───핥아 달라구…”

핥아달라니…무엇을? 이것을? 뭘 핥아달라는 거야? 야, 야아…잠시만. 나 설마 얼굴 빨개진건 아니겠지? 확실히 열이 올라오는것 같아 보이지만, 분명히 빨개지진 않았을거야. 음. 그런데 이사람은 핥아달라고 했다. 뭘? 지금 내 눈앞에있는 가슴은? 아니면 이 상처를? 아니아니, 상황으로 봐서는 분명하 상처를 핥아달라는 소리겠지만 아무래도 이 사람이라면 상터따윈 뒷전이고 가슴을 핥아달라고 할듯 하다.

“소독, 해야하잖아…”

휙.
그녀의 얼굴도 새빨갛게 물들였다. 그런 얼굴을 보이기 싫은지, 순식간에 고개를 돌려버린 발레리 푸시안 드 툴루즈 백작부인. 거기에 나는.

“그건 부탁인가요. 명령인가요?”

자신이 해야할 행동에 한번 더 확인해 정당화 시킨다.

“……명령이야.”

백작부인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 한마디와 함께, 나는 두손을 그녀의 허벅지 위에 올렸다. 보드라운 느낌이 전해지는 그곳은 천국이였다. 그리고 몸을 낮추고, 입을 열어…
그녀의 상처을 혀끝으로 농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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