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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방패 사계절의 방패 6

azelight 2008.08.08 15:23 조회 수 : 1170


6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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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해진 몸으로 기분 좋게 온천을 나왔어요. 그리고 바로 남자들이 모여 있는 방으로 향했답니다. 2차로 대책회의를 하자고 했거든요.

 

“들어간다.”

 

네린 언니가 문 너머를 향해 선언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드디어 도착한 마지막 일행이 식사를 하고 앉아 있었죠.

 

“애던 오빠.”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네.”

 

“그러게. 놔두고 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딱 시간을 맞추게 됐다. 그보다 이야기는 애드가에게 들었다.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는데...”

 

“그렇습니다.”

 

애드가 오빠는 진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어요.

 

“2주나 차이가 있었는데도 그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리고 저 리딘 숲 속으로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성물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떤 위해도 받지 않고요.”

 

“그렇군. 그렇다면 네가 굳이 우리와 함께 일주일을 기다렸다는 것은 그것을 시험해본 건가?”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확신을 얻었단 말이군. 그들 멤버가 어떻게 되지?”

 

애던 오빠의 물음에 애드가 오빠는 대답했어요.

 

“글쎄요. 일단 목격한 바로는 양손에 도끼를 휘두르는 전사와 마법사로 추정되는 두 남녀라고 합니다. 직접 그들과 싸우고 살아남은 사람의 증언이니 틀림없을 겁니다.”

 

“뭔가 수가 있는 건가? 애던.”

 

발락 아저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 건지 애던 오빠에게 물었어요. 하지만 저로서는 별로 좋은 수가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우리는 너무 불리해 보였죠.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말이에요.

“순수하게 마법적인 함정이라면 걱정 없다는 정도 밖에는...그런 마법적인 함정은 내가 감지하고 해석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것보다 우리 쪽에서 알고 있는 정보가 너무 적군. 저 리딘 숲이란 곳에 뭔가 전설 같은 거라도 존재하나? 그들이 힘을 빌릴 만한 존재에 대한 전설 말이야.”

 

“게울트의 전설이라는 것이 있지.”

 

라니아 언니가 오늘 낮에 했던 축약된 이야기를 더욱 축약하여 애던 오빠에게 들려주었어요. 애던 오빠는 대충 알아들은 듯 했죠.

 

“탑과 상의해보는 수밖에 없군. 연락이 지금 될진 모르겠지만 시도해 보지.”

 

“탑과 상의 한다고?”

 

발락 아저씨가 놀라서 물었습니다. 그럴 것이 상아탑의 의뢰비용은 끔찍하게 비싸기로 유명하니까요. 마법적인 서비스를 한번 받는 데 최소한 100헤너는 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었지요. 애드가 오빠도 놀랄 정도였죠.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비용이 엄청 날텐데...”

 

“비용은 문제없다. 애초에 나도 그들에 대해 흥미가 있어서 뛰어든 것이니까. 협조해주지.”

 

애던 오빠가 어째서 그들에게 흥미가 있는 가에 대해서 저는 눈치 채고 있었어요. 확실히 오빠는 그것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겠지요. 그것은 애던 오빠를 현재 지탱하고 있는 힘이니까요. 그래서 애던 오빠를 동정하는 것이지만요. 결코 미래가 없을 텐데...

 

“내일 새벽까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독촉해 보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도 없을 테니까.”

 

애던 오빠가 그렇게 선언한 것으로 회의는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끝이 났어요. 적어도 애드가 오빠와는 달리 애던 오빠는 설명 함정이 있고 위험이 있더라도 치고 들어갈 듯한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애던 오빠의 태도에 우리는 반론을 될 수 없었죠.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조금 허탈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아까 전 떨쳐낸 것 같았던 불안감이 다시 몸을 타고 오르는 것 같아요.

 

“자, 못해도 내일 점심 후에는 출발할 것 같네. 푹 자자. 마지막 잠일지도 모르니까.”

 

라니아 언니가 침대에 몸을 던지며 짓궂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네린 언니는 베게를 던지며 “재수 없는 소리 마.”라고 외쳤죠. 그게 곧장 베게 싸움이 되어버렸고요. 저는 그런 소란스러움 속에서 이불을 끌어안고 누웠어요. 한참의 소란이 있은 후. 등불이 꺼지며 어둠과 정적이 찾아들었답니다.

 

리딘 숲

그것은 넘쳐 보였죠.

이런 곳에 갇혀 있어야 할 것이 아니었어요. 비록 불길하지만 세상 전체에 널리 퍼져 있어야할 가공할 어떤 것이었죠.

또아리를 튼 거대한 뱀. 백색으로 빛나며 좁은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그것을 저는 볼 수 있었어요. 저는 그것이 저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죠. 아니, 해방되길 바라며 무엇이든 그의 응답을 들을 수 있는 모든 존재를 부르고 있었어요.

꿈을 거니는 저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이곳에 머무는 모든 이의 진실한 정원을 거니는 저 만은.

손을 뻗어 그것을 만지려고 했지만 그것이 결코 가깝지도 멀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아마 의식으로는 갈 수 없는 장소. 탐욕스럽게 하나의 과실을 따먹은 저는 그 사랑스럽고 먹음직스러운 것을 한참을 지켜보았답니다.

먹고 싶다고 생각했죠. 적어도 저것은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먹어도* 상관없는 것이었으니까요. 무언가 거대한 존재의 깨어져 나온 꿈의 파편. 손에 닿을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일어나렴. 루시엔. 어서.”

 

누군가가 저의 몸을 흔들었기에 저는 꿈에서 깨어났어요.

 

“드물게 늦잠이네. 흐흥. 이런 모습도 처음이니 신선하긴 한데 계속 그러고 있으면 안 된다.”

 

아마도 라니아 언니가 깨운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든 의식을 차려볼려고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었죠. 긴 머리카락이 살갗을 따갑게 스쳤어요.

 

“으음... 하아암~.”

 

크게 하품을 하고 아직 잘 떠지지 않는 두 눈을 양손으로 비비고는 저는 일어났어요. 아무래도 늦잠을 잔 모양이에요. 어제 이상한 느낌 때문에 좀체 못 잤거든요. 그리고 또 꿈속에서 이상한 것을 본 것 같긴 한데...

 

“으음... 대체 뭐였을까?”

 

“뭐가?”

 

혼잣말을 네린 언니는 들었는지 제게 물어왔어요. 과연 라셰일림. 감각기관이 인간과는 차별화 되었네요. 저는 설명하기에는 곤란한 내용이라 황급히 변명했어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럼 저는 세수하고 올게요.”

 

또 한 번 하품을 하고 길어놓은 물을 퍼 적당히 세면을 했어요. 오늘 리딘 숲으로 성물을 찾는 추적을 개시하기 때문에 준비할 것도 많아서 서둘렀죠. 어제 미리 준비해 두긴 했지만요. 특히나 이번 일은 워낙 불길한 기분이 들어서 좀체 진정할 수가 없으니 그냥 끊임없이 움직이기로 마음먹은 거였어요.

“후.”

 

한숨을 쉬며 방으로 돌아가려는 데 발락 아저씨가 서 있는 것이 보였죠.

 

“발락 아저씨.”

“음? 루시엔이냐.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났구나.”

 

“헤헤, 어쩌다 보니까요. 그보다 어제 일은 어떻게 되었어요? 게울트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아본다고 했었죠?”

 

“그거라면 이야기가 끝났어. 상아탑 놈들 비싼 만큼 일처리는 빠르더군.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그 게울트란 자는 잊혀진 신을 모시던 자라더군.”

 

“잊혀진 신요?”

 

의외의 이야기였기에 저는 조금 당황했어요.

 

“그래, 이케다라는 신이 라더군. 예지마법으로 알아낸 것이라서 실제와 완전하게 부합하진 않을 수 있다는 소리따윌 하던데... 그걸 떠나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신이라서...”

 

“저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그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나요?”

 

저의 질문에 발락 아저씨는 부정의 표시를 해보였어요. 마법에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식의 이야기였죠. 이미 제가 일어나기 전에 이야기가 끝났나 봐요. 직접 듣고 싶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문제고요. 제가 그 점을 말하자 발락 아저씨는 웃으시며 말하셨어요.

 

“언제나처럼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면 되겠지.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면 결국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거란다. 물론 잔잔한 대책들도 준비해 놓았고 위기에 대해 충분히 각오도 되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너 어제부터 표정이 영 좋지 않더구나.”

 

“티나 났었나요?”

“대충은. 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미 여러 가지 위기들을 넘겨 왔으니까 말이지.”

 

발락 아저씨는 제 머리를 쓰다듬고는 아침부터 먹으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미 준비는 다 마쳐 두었다면서요. 하지만 저 자신도 준비해야 하니까 저는 일단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네린 언니는 이미 나갔는지 방에는 라니아 언니만이 혼자 앉아 있었어요.

 

“응? 루시엔. 식사는 했어?”

 

“아직요.”

 

“위험에 대책 없이 뛰어들다 보니 긴장되고 불안한 것은 이해하겠지만 밥은 챙겨 먹어둬. 안 그려면 결정적일 때 힘을 못 내니까.”

 

“네.”

 

“뭔가 준비할 거라면 하고 있어. 내가 하나 시켜서 받아올게. 뭐 먹을 건데?”

 

“그냥 스튜정도면 될 것 같아요.”

 

저는 라니아 언니의 제안에 고마움을 느끼며 말했어요. 하지만 정말 제가 불안을 느끼는 부분은 그런 것이 아닌데. 뭐라고 설명할 길도 없고 한 것이 안타까워요.

 

“알았어. 그럼 다녀올게.”

 

라니아 언니는 윙크를 하고는 방을 나섰어요. 라니아 언니가 나가고 나서 저는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부터 하나씩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곧 언니가 돌아올 때 쯤 리딘 숲으로 가기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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