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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雜談. 자해패턴-3

2007.12.10 04:08

Lunate_S 조회 수:191

 ───1.
 문든 이상한 생각이 떠올라서 책상 틈 사이로 고개를 밀었다.

 어째선지 모르지만 잘게 잘게 조각 난 칼날이 붙어있었기에, 조심스러운 행동으로 땅바닥 가까이 얼굴을 붙였다.

 순간─ 피가 흘렀다.

 바닥에 숨겨져있는 희미한 압정에 찔렸기 때문이다.

 흡사 고양이가 할퀸 듯이 보이는 붉은 실선이 얼굴을 찌릿하게 쑤셔대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바닥의 틈 사이로 고여 드는 핏물을 할짝, 소리 내어 맛보았다.

 쌉싸름하면서 달콤한 그 맛에 흠뻑 취한 채, 정신없이 혀를 내밀었다.

 핏내음의 바다에 빠져들어, 압정이 파고드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며 정신없이 핥았다.

 틈새에 고인 진홍색 액체가 상당히 줄었을 무렵, 갑자기 눈앞에 고여 있던 핏물이 사라졌다.

 피의 달콤함을 잊지 못하고 정신없이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이상한 것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가느다란 핏줄이 표면에 걸려있는 하얀 놈이.

 그제야 틈새로 고인 핏물이 없어진 이유를 알아차렸다.

 세상모르고 핥다가 눈을 압정에 찔려버렸고, 눈알이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2.
 하루는 꿈을 마셨습니다, 아주아주 달콤한 꿈을──.

 밤을 삼킨 사람들이 항상 말하는 그런 꿈 말입니다.

 하지만, 설탕보다 더 새하얀 꿈을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곱씹고 말았습니다.

 그것의 맛이 너무나 달고, 입안을 마비시켰기 때문입니다.

 단 맛이 나는 녀석들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줄 순 있겠지만······
 ···미각을 멈춰버리게 합니다.

 덕분에 다른 것들을 접하게 될 경우에 아무 느낌도 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대단히 위험한, 밤을 만진 사람들이 '상관없어'라는 자세를 취하지만, 갓 꿈을 마시고 밤으로 들어선 사람들에겐 마약이나 다를 바 없는 독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마약이나 다름없는 독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나의 입에선 정신없이 꿈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표정은 굳어버리고 말았습니다.


 ───3.
 마치 리조트같이 보이는 곳을 스쳐 지나가는데 이상한 사람이 튀어나왔다.

 텅 빈 동공 사이로 투과되는 빛줄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멍한 눈동자라든가······,

 반고리관 깊숙이 울려 퍼지는 고함을─
 들리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멈춰버린 귀라든가······,

 정신마저 아찔하게 만드는 지독한 향내를─
 건강한 마음에서 나오는 바람 향기라고 생각하는 코라든가······,

 자기 자신을 찌그려 만든 것 같은 음식을─
 이미 찢어지고 갈라져 입 안으로 넣어도 씹을 수 없는 혀라든가·········.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튀어나왔다.

 괴상한 놈, 그렇게 소리치자─ 내게 달려온다.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일그러진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로.

 평균 이하 길이의 짧은 손보다 더 짧은 다리를 괴상하게 놀리며, 달려오는 사람이 튀어나왔다.

──────────────────────────────────────
 요, 펑크.
 이제 잠 속으로 바이바이.

 일어나서 카니발의 (未)를 지워주겠습니다. (다 쓴다는 가정 하에)

 이건 별 거 아니고, 시간벌이용.
 글이 왜 이리 이상하고 정신없냐─ 이렇게 묻는다면 군용 100자삶쓰기 책자에다가 지껄여놓은 것을 정리해놔서 그렇다고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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