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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체Arche를 집으로 데려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나── 내 생각보다도 더 많이, 나를 주목하고 있던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자네가 맡고 있는 임무가 얼마나 비밀스러운 일인 줄 모른단 말인가? 제국의 새로운 염탐 도구일지도 모르는, 출신도 불분명한 아이를 데려오다니! 이게 말이나 될 법한 소린가?! 게다가 그 아인··· 앞도 볼 수 없는 계집애라 들었네만─, 쯧쯧.' 테르미도르를 탄생시킨 군사부의 떠들기 좋아하는 늙은 살쾡이들은 내 자리를 빌어 있는 대로 지껄였고, '카야, 치고이너Zigeuner에겐 치고이너만의 규율이 있는 법이다. 여자는 자신의 아이가 아닌 부족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울 수 없다는 규율 말이다. 하물며 결혼도 하지 않은 네가 부족에 속해있지도 않은 아이를 입양하려 하다니! 더군다나 그 아이는 치고이너도 아닌 아이 같더구나! 차기 부족의 어머니 후보인 네가 이런 잘못을··· 뭐, 좋다. 너도 생각하는 바가 있겠으니 긴말은 하지 않겠다. 그 아이를 부족에서 쫓아내거라.' 태어나면서부터 내 가족이었던 치고이너의 수장은 자신의 권위와 부족의 규율을 교묘히 이용하며 주장했다. 내게 남은 단 두 명뿐인 직계가족―고모와 그의 아들은 '수장님의 말씀이 옳다. 넌 아직 시집도 가지 않았잖니, 카야야. 눈도 병신인 아이를 키워서 어쩌려고 그래! 그런 아이는 평생의 짐덩이만 될 뿐이란다. 너만 믿고 살다간 네 아비를 위해서라도 생각을 바꿔보렴. 고모가 이렇게 부탁한다.' 라든가, '누님, 이래서는 안 됩니다. 불쌍한 아이 같기는 하다만··· 장애를 가진데다가 소름끼치는 칼까지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저 아이를 거둔다면 우리 부족의 커다란 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생각을 좀 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누님?' 이라느니─ 아체가 내 곁에 붙어 부들부들 떨고 있는 데도 스스럼없이 더러운 말을 뿌려댔다. 그 외에도─── 카야라는 여자를 아는 사람들,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아는 것 없이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그런 인간들 던지는 씁쓸한 말을 입 안에 넣고 천천히 굴리다가, 어금니로 힘차게 깨물어 부수면서 대답했다.
 "그런 생각 밖에 할 줄 모르는 게 당신들이라면─ 나는 이 나라를 적으로 돌릴 것이고, 부족을 떠날 것이며, 가족이라 부르짖는 이들을 버릴 겁니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난 할 수 있어요, 반드시."

 물론 그런 이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테르미도르의 어리고 천진난만한 대원들은 '꺄악, 너무 귀여워! 특히 올망졸망한 눈동자가! 저 멍한 눈빛은 보기만 해도 지켜주고 싶어!', '인형 같아서 납치해버리고 싶잖아!' 등의 수식어와 함께 여동생이 생긴 것 같다며 좋아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이 통한 소중한 친구 바티는 '아체의 마음은 너무 불안정해. 갑자기 가족을 잃을 것과 실명의 후유증이 겹친 공황 상태랄까···? 어떤 멍청이들이 무슨 소리를 했는지는 몰라도, 타인의 대한 거부감··· 아니, 일종의 공포감도 있고. 이런 것을 떠나서라도 네가 가지고 있는 「타흘룸」의 영향을 피할 수 있을 지가 걱정이야. 고삐 풀린 망아지한테 가까이 가지 않는다고 안전한 건 아니니깐 말야. 그리고 그 아이가 가지고 있던 단도──. 이질적인 기운이 서려있긴 한데 그다지 위험한 기운은 아닌 것 같아. 되려 그 아이를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달까···? 이 모든 문제가 내게도 다가온다 해도─ 나는 믿겠어. 네가 선택한 아이니깐. 부끄러운 실력이긴 하지만, 아체의 대인공포증도 치료해볼게. ···그러니깐 잘 부탁해요, 꼬마 아가씨.' 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로 걱정을, 한편으로는 나와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내게 다가온 모든 어구가―마음 깊이 우러나온 진심 어린 충고든, 무절제한 분노의 폭발이든 간에, 그들의 머릿속엔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내가 어째서 아체를 입양했는가─.' 라는 문제가.

 모두의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내가 뱉어낸 건 고작 두 문장이었다.
 "당신들은 결코 상상도 못할,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을 그 아이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문장이 모두의 숨소리를 아기의 새근거리는 소리보다 낮게 만들었고─ 나는 말을 이었다.

 "그 아이는··· 아체는 가족이 한명도 없다는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돌아섰고, 등 뒤로 쏘아지는 멍한 눈길을 느끼며 나는 아체에게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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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정의 백 그라운드 스테이지Back Ground Stage. 요란스럽게 말했다만, 그냥 배경 이야깁니다.
 뜻으로만 따져본다면 스테이지보다, 신Scene이나 시나리오Scenario가 더 나았을 지도.

 솔직히 고쿠씨한테는 항상 죄송한 마음 200%.
 이번엔 남중이한테 주려고 쓴 게 아니라── 카야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어? 아체는 안타레스형 아르케인데, 흠좀무.' 뭐, 이런 결론? 왜 이런 식으로 도출되냐고 물어봐도 전 대답해드릴 수가 없죠 ㅎㅎ;;;;;

 일종의 설정이자, 짧은 글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카야란 캐릭터 설정을 전부 쓰게 된다면 남중이한테만 비밀 우편 고고싱.

 고쿠씨에겐 당장 힘드니 다른 선물을 드리도록 합죠. (복귀 전까지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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