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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교감(交感) 02

2007.11.08 23:43

Set_Age 조회 수:269

3장
"일본으로 가겠어."
「앵?」

창주는 며칠을 아무것도 하지않으며 방안에만 있었다. 학교는 물론, 식사도 부모님에 나까지 끌어내야 겨우 했다. 거의 폐인같은 생활이었다.
「갑자기 무슨?」
이라고 물었지만 듣지않고 방에서 나간다.
먼저 씻는다. 아, 그러고보니 저녀석 요 며칠간 씻지도 않았군...

창주가 부모님께 말씀드린다.
"저, 일본으로 가겠어요."
......
잠시간의 침묵.
"여자친구 죽고 침울해졌다 이제 겨우 일어났다 싶으니, 처음 한다는 소리가 그거냐..."
무언가 맥이 빠진듯한 아버지의 대답.
"유학 보내준달땐 안가더니, 갑자기 왜...그 애 때문에 그러니?"
그의 부모님 얼굴엔, 그래도 걱정이 보인다.

"유키오가 죽었어요."
창주가 먼저 말을 한다.
"부모님께도 소개 시켜드렸었죠? 좋아보이는 애라고 그러셨잖아요."
"그래. 그랬지만..."
"잊으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그렇게 담고 있어서 해결되는건 없단다."
창주의 얼굴에 슬픔이 돈다.
"유키오가 죽기전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 알 수 없어요. 죽은 이유 같은것도요."
죽은, 이유라...
그러고보니 유키오...
"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에게 죽은 이유라든지, 그런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의미가 없다...이녀석, 뻔히 죽은 사람이 옆에 있는데 그런 소리를...
...
뭐-실제로 이젠 별 의미 없긴 하다.
"유키오와 사귀었지만, 그녀에대해 잘 알지 못해요. 좀 더 알고싶어요. 좀 더 유키오에대해 알고싶어요..."

아아...

"이런걸로 결정할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건 알아요. 하지만..."
"......"
"......"
창주의 부모님들도 말이 없다.

'지금 일...다른 사람들 한테는 비밀로 해주지않을래...?'
유키오와 창주의 약속.

"어쨌든, 전 가겠어요...반드시. 가서, 무언가 원하는것을 얻어서 오겠어요."
창주의 표정은 강하다. 녀석, 이런 표정도 다 지을줄 아네.
"그래. 가라. 유학, 못보내줄 형편도 아니고."
창주의 아버지가 말씀하신다.
"가거라. 가서 네가 원하는것을 얻어서 오거라."
"여보..."
"단, 이것만은 지키거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유학'이다. 가서도 계속 공부해서 좋은 성적으로 고등학교는 졸업해야돼. 넌 일본어 잘하니 문제 없겠지?"
창주가 고개를 끄덕인다.
"대학이야 바로 가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일본에서든, 한국에 돌아와서든, 좋은 대학 갈 수 있더록 공부해야한다."
"네."
...잠깐,
이거 내가 고생해야하는거잖아...
창주씨-그렇게 쉽게 대답하면 곤란한데?!
"그리고 부모님 옆에 없다고 나쁜 길로 빠지지 말고. 이것들만 잘 지킨다면 얼마든지 가도 좋다."
"네, 물론이에요. 고맙습니다, 아버지."
"유학에 관한건 스스로 알아봐라. 우린 지원만 해줄테니."
그렇게, 창주는(거기다 나까지) 일본으로 가게 됐다.

그제서야 창주는 다시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다. 창주는 일본어 공부를 더 하면서 다른 공부도 열심히 했다.(물론 그걸 옆에서 거의 매인으로 하는 나도 고생이었다. 뭐-어렵다거나 싫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그리고-창주가 일본에 가게된건 겨울이 되어서였다.

"잘 다녀오렴..."
"몸 건강하고."
"네, 걱정마세요. 자주 연락 드릴게요."
그리고-우리는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도 탈 수 있네."
비행기 안, 창주가 노트북 컴퓨터에 타자를 쳐서 말했다.
「그러게. 나도 비행기 타보는건 처음이니까. 뭐-차하고 마찬가지겠지. 인간이 '바닥'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곳이면 웬만큼 설 수 있으니까.」
"그랬지. 그래도 유령은 한참 서 있어도 피곤하지 않고 좋겠다?"
「그에대한 대답은 네녀석이 유령이 됐을때의 즐거움을 위해 아껴두겠어."
기분이 풀린건지, 창주와 이런 농담을 주고받으며 일본으로 갔다.

공항에서 내려, 버스와 택시를 갈아타고 어느 마을로 갔다. 일본 지리는 잘 몰라 어디쯤 위치한진 알 수가 없었지만, 꽤나 한적하다는 느낌의 마을이었다. 겨울이라 밖에 다니는 사람이 적은것일 수도 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은 들지않았다.
"여기가...유키오가 살던 마을..."
도착한건, 시간상으론 늦지않은 저녁때였지만,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어이, 어디서 지낼지는 정했어?」
"걱정마. 이미 구해놨어."
창주는 간단한 약도와 설명이 적혀있는 프린트를 꺼냈다. 큰 짐가방을 들고 걸어간다.
"짐들은 이미 화물로 가있을거고. 돈도 매달 보내주신다고 하셨고, 필요한거 말하면 보내주신다고 하셨으니까. 문제 없을거야."
도착한 곳은 작은 2층 가정집. 문엔 성이 써있는 팻말도 있었지만, 한자를 일본어로 읽을줄 몰라 알 수 없었다.
딩동-
창주가 벨을 누르고, 곧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안에서 나온건 작은 체구의 여성. 인자하게 생긴 아주머니였다.
"저...한국에서 온 이창주라고 합니다. 오늘 여기로 오기로 했었는데..."
창주는 일본어로 말했다. 분명 일본어였다.
그리고 내 일본어 실력은 그다지 좋지않다. 간단한 인삿말 정도만 가능한 정도.
그런데-
알아들었다.
"아아...너로구나."
아주머니께서도 말씀하셨다. 물론 일본어로.
그런데-
또 알아들었다.
창주가 말한것도, 아주머니가 말한것도, 일본어와 한국어가 겹쳐서 들리긴 했지만, 분명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서오렴. 밖이 많이 춥지?"
아주머니는 창주를 집 안으로 맞이하신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아주머니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간다. 크지 않은 집. 일본의 가정집에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창주는 2층의 방으로 안내받았다. 세개의 방이 있었고,
"이 방을 쓰렴."
아주머니는 한 방의 문을 열어주셨다.
침대 하나와 책상 하나. 책꽂이, 옷장이 하나씩 있는, 넓지도 좁지도 않은 평범한 방. 하지만 한국에서 창주가 쓰던 방에 비하면 확실히 작다. 바닥엔 화물로 온듯한 짐들이 여러개 쌓여있다.
창주는 그 방에 짐을 내렸다.
"춥지? 먼저 목욕부터 하겠니? 물 받아놨단다."
"예, 고맙습니다."

창주는 뜨거운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담갔다. 한참을 말없이 그렇게 있다가,
"야,"
「아?」
"여기, 유키오네 집이야."
「하아?」
순간,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집 구할때, 유키오네 부모님께 말씀드렸었어. 그랬더니 홈스테이 형태로 지낼 수 있도록 방 빌려주셨어. 마침 안쓰는 방 하나 있으시다고."
창주의 표정엔 변화가 없다. 감정을...억지로 참고있는것일까.
"아마 2층의 다른 방이 유키오가 쓰던 방이겠지..."
......
그리고 또 말이 끊겼다.
「아, 그나저나-나, 일본어 알아들을 수 있더라?」
"응? 너 일본어 잘 못하잖아?"
「응. 그런데 알아...듣는다기보다, 일본어를 들으면 일본어와 한국어가 겹쳐서 들려.」
"아, 그건가? 이전에 네가 얘기했던 그 사람이 말했다던. '세계에 의한 환경 동화' 랬나?"
「뭐...솔직히 이름은 그사람이 멋대로 붙인거라고 하지만. 그런것 같아. 난 한번도 다른 곳으로 가본적이 없었으니 실제로 겪어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좋네 그거. 굳이 내가 일일이 번역해줄 필요도 없고. 너도 더 편할것아냐?"
확실히
「그렇지. 뭐-나로선 시작은 좋다는 느낌이야. 뭐...딱히 끝이랄것도 없을것 같지만...」
하하-창주가 그제서야 웃는다.
「너도, 너무 혼자 침울해져있지 말고 좀 잘 지내라고. 여기까지 왔으니, 무언가 얻어가는게 있어야할것 아냐?」
"응. 고마워."

나왔을땐, 이미 아저씨가 와 계셨다.
"안녕하세요."
"아, 네가 이창주로구나. 어서 오렴."
그리고 식사를 했다. 아주머니께선 손님이 왔다고 열심히 준비해주신듯 싶지만,
식사중엔 아무도 말이 없었다.
"잘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서도 한참 말이 없었다.
"저..."
창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키오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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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그렇다는것으로 하나

안녕하세요? 세트입니다.
교감, 그 두번째 이야기이자 3장입니다.
이번엔 한 장을 조금 긴 분량으로 늘려서 적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별로 그렇게 늘어난것 같지도 않지만요.
뭐 어쨌든...
사실 한국과 일본 사이엔 고등학생 유학이 발달되어있지 않답니다.
일본어 선생님께 여쭤보니, 한국과 일본 사이엔 미성년자 비자가 아직 되어있지않아, 몇몇 유학생 학교 아닌 이상 거의 불가능이라고 하더군요.(게다가 대부분은 그 학교로 유학을 가도 한국 학생에겐 불리한점이 더 많다더군요.)
하지만 뭐-이건 '소설'이잖습니까? 그냥 질렀습니다.(←)
일본에서 유학온 유키오, 그리고 일본으로 유학가는 창주.
그리고 제가 일본 매채는 많이 접했지만(대부분 애니와 게임으로...) 그렇게 일본 문화에대해 잘 아는것도 아니라 이정도 적는것도 뭔가 힘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힘들것 같구요.

하하-그나저나
이제부턴 창주군의 본격하렘마스터를향한첫걸음과달성이 완성됩니다.(←뻥)
어쨌거나-그냥 지켜봐주세요.
최대한 일상물로 가볼 생각입니다만...
어디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진 저도 모릅니다.(←야)

아무쪼록, 다시한번 잘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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