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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의 부속물 Prologue

2007.10.24 18:40

Set_Age 조회 수:327

"내 오른팔에 10발의 탄환을 장전한다."

"그 탄환은 마음을 베는 검, 감정을 막는 방패, 감각을 가르는 화살."

"맹세하노니, 지키고픈 바를 이루고 신에게 경배드릴것을."

...
...
...


어렸을적. 늘 함께하던 아이가 있었다. 금발이 초록색 눈을 가진 여자아이. 이질적인 외모. 하지만 모두들 출신이 불분명한 가난한 마을이었기에 그런건 중요치 않았다. 빈민촌.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마을, 혹은 거리. 모두가 먹고 살기 심든 곳이었기에, 목숨을 부지하며 무언가 먹을것을 하나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선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위를 경계하며 지내야했다. 아이들은 아이들같의 집단이 있었지만, 그것도 모두 일시적인것. 약한 아이들이었기에 혼자 있는것보단 여럿이 있는게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안전의 이야기이지, 먹을것에 관해선 아이들 사이에서도 치열했다. 무언가 이익이 될 것이 생기면 금방 깨어져버릴, 그런 구조의 집단이었다.
그 아이가 처음 왔을땐 10세경. 이름은 없었다. 기억상실인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어색하게 존재하지않는 기억.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고의로 기억을 지운다는게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은것 같았다. 그래서 난 그 아이를 지선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별로 의미는 없다. 그냥 그때 생각난 이름이었을뿐. 지선과 난 항상 함께 다니며 먹을것을 구하고, 함께 잠들며 함께 지냈다.
금발의 머리칼은, 물론 가꾸지못해 평소엔 더러웠지만, 그래도 신기하게도 머릿결이 상하지않고 매끄러웠다. 굉장히 눈에 띄는 외모였기에, 항상 큰 천조각을 머리까지 푹 덮어쓰고 다녔다. 이 위험한 곳에선 최대한 눈에 띄지않고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게 좋다. 지선이는, 작은 몸집에 재빨라서 언제나 도움이 됐다.
하루는 오랜만에 몸을 씻을 기회가 돼서 함께 씻는데, 지선이의 어깨에 무언가 있는것을 보았다. 날개와 벼락 모양같은 문신. 지금도 그 문신의 모양은 확실히 기억해 보지 않고도 그릴 수 있다. 무슨 문신인지 물어보니,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아마 이 부분은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모양이다.) 난 그녀가 무언가 신비하고 굉장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어느날인가. 마을에 큰 차가 왔다. 검정색 매끄러운 세단. 창문까지 검은색으로 선팅이 되어있어 내부가 보이지않는 그런 차였다. 그 안에서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여럿 나와서 총으로 무장을 하고, 마을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무언가 위험하다고 느껴,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선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달리던 중, 지선의 천조각이 벗겨지고 그녀의 금발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저기있다! 저 금발 아이를 잡아! 잡아오는 사람에겐 10만골드를 주겠다!!"
마을 사람들이 술렁였다. 돈의 의미가 없는 빈민가지만, 그 정도의 돈이 있으면 시내로 나가서 한동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쉴 틈 없이 달렸지만...
"자, 여기까지다. 꼬마야-그 아이를 우리에게 넘겨라."
어느새 그들은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총의 위협 앞에서 무력한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것은 없었다. 그랬음에도 나는, 지선이를 빼앗기지 않기위해 그들에게 덤벼들었다...이겨낼 수 있을리가 없다.
손에서 어깨까지 큰 상처를 입고, 내 이름을 부르는 지선이를 무력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상처는 깊었다. 거의 한달간 아물지 않았다. 계속 열이 오르고 고름이 나왔다. 두달이 다 되어서야 겨우 아물었지만, 셋째, 넷째 손가락에서 어깨까지 이르는 긴 흉터가 그대로 남았다.

지선이가 사라지고나선 무력한 나날이었다. 마을에서 떠나진 않았지만 전처럼 먹을것에 달려들 기운도 없었다. 며칠이나 식사를 못한적도 있었다.

그리고 1년 쯤 뒤.
내 앞으로 편지가 왔다.
「기환에게」라고 작은 글씨로 쓰여져있는 편지봉투. 난 단번에 누구의 글씨인지 알아봤다. 이런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향수가 뿌려진듯 좋은 향기가 나는 고급 편지지. 그곳엔 그녀가 이곳을 떠나간 뒤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자세히는 아니지만, 그녀가 잘 지내고 있다는것은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등에 있던 문신도 귀엽게 그려놓았다.
다행이다...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XXXX년. XX월. XX일
                    케이진


케이진...?

분명 그녀의 글씨였다. 몇번 본적은 없어도, 확실히 그녀의 글씨를 본 적이 있었다. 게다가 문신까지 그려져 있지않은가?

괜찮았다, 그녀가 잡혀갔어도. 참아내기로 했다.
잘 지내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잘 있다는 편지를 보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정말 별것 아닌것
내가 불러주던 그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이 편지에 써 있는것을 본 순간

모든게 무너지는듯한 기분이었다...


A.O.G(Appurtenance of GOD) Prologue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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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신의 부속물 프롤로그입니다.
사실 '전능의 오른팔'은 'n번째 세계' 본편 캐릭터 '라딘 더 이노센트 데빌'의 '매장의 왼팔'에 세트로 맞춰 만든 설정이었습니다. 그런게 이렇게 따로 스토리를 만들게 되네요.
주인공 이름은 '김기환'. '교감(交感)'의 서술자와 이름이 같다만, 동명이인일 뿐입니다. 그냥...한국 이름 생각해내기가 귀찮았거든요(←)
여기선 '케이진'이라는 여성이 나오고, 'n번째 세계' 본편에서도 '케이진'이라는 남성이 나오는데, 둘의 관계는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어쨌든 동일인물은 아니에요.
뭐...이전 시리즈 완성은 안하고 계속 새로운 글만 늘려가고 있군요...안좋은데...
그래도-언젠간 모두 완결날테니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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