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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공지사항. 길 ; 한걸음

2006.08.17 14:00

Lunate_S 조회 수:166

 나는 길을 걸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음껏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길이 한개 있었습니다.
 그곳에선 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신뢰가 흔들렸고, 감정이 흔들렸고, 우정이 흔들렸고, 현실도 흔들렸고, 빛도, 꿈도, 희망도 모두 흔들리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길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도구란 것이 그런 것일까요.

 언제든지, 언제까지나 사람들은 길을 이용했지만,
 흔들리지 않는 길에서 흔들렸습니다.


 자신의 좌절과 자신의 고통과 자신의 눈물과 자신의 고독과 자신의 아첨과 자신의 나약함과 자신의 괴로움과 자신의 지저분한 모습과 자신의, 자신의 부서진 마음이 공존하는 장소였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그곳을 거닐었지만, 누구도 그곳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누구도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나는 걸을 수 없는 사람.
 나는 그곳에서 걷고 싶었기에,
 나는 천천히, 비교적 천천히, 남들보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걸을 수 없는 곳에서,

 나는,
 걸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음껏 걸어보았습니다.

──────────────────────────────────────
 과연─. [응?]
 이만 도망칩니다!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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