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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雜談. 축제

2006.03.20 06:39

Lunate_S 조회 수:185

 한순간에, 주위로 미묘한 소란스러움이 전달된다. 여기서 미묘한 소란스러움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현상이나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야릇하고 묘하다, 고 말하는 미묘함의 사전적 정의하고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나 할까─. 말하자면, 한명, 한명, 『개인』의 주위에 물결이 퍼지는 그러한 현상, 그러니깐, 파문波紋 같다고나 할까─. 그런 면에서 미묘하다고 할 수 있지.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일종의 『축제』랄까, 뭐, 그와 비슷한 분위기. 싫지만은 않은 싫음이다. 진탕 마시고, 신나게-무엇에 대해서 신나는지는 거론하지 않겠다- 떠들고 있는 개인들의 모임을 그런 식으로 부를 수 있으려나─, 좋아, 앞으로는 그렇게 정의하겠다.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한복판에 서서, 내게 주어지는 무언가를 받고, 또 받고, 또 받는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가만히 서서, 그것을 받고 있는 나조차도 느낄 수 없는 그런 것, 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니, 사고라는 단어 쪽이 맞겠지, 라는 것조차 또 하나의 생각. 그런 것에 둘러싸인 채, 축제의 분위기에 둘러싸인 채, 개인에게 둘러싸인 채, 가만히 서있을 따름이다.
 시끄러운 생각이란 건, 때론 그런 거라 생각해, 스스로 사고한다. 시끄러운 주변과, 시끄러운 자신과, 시끄러운 이 머릿속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그런 의문 따위는, 잠시 접어버리자, 라고 사고한다고 해서, 접혀진다면, 그건 사고가 아니겠지.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들은, 생각이라 불릴만한 자격이 충분히 된다. 그리고─ 아직도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개인들조차. 그럴 땐, 시끄러운 개인이라고 불리는 자격이 생기는 거겠지만.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그럼 여기가 어디인지 설명을 조금 해야겠지. 내가 서있는 ‘이곳’은, 하나의 구성이자, 하나의 마음이고, 하나의 토양이자, 하나의 대지이자, 하나의 대륙이며, 하나의 삶의 터전이다가도, 하나의 과거속의 속박된다. 그런 곳이 어디냐, 라고 되묻지 마시길. 그런 건, 우리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정확히는, 알고 있을 따름이다. 여기서 따름이라고 묘사한 것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지, 라고 또 한번 사고, 그리고 다시 다른 생각으로 패스. 그렇게, 내가 서있고, 살아가고, 감정을 느낀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이정도면 대충 알겠지.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여기 있는 개인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조금 해야겠지. 내가 바라보고 있는 ‘개인’들은, 하나의 구성이자, 하나의 마음이고, 하나의 무리이자, 하나의 사회이자, 하나의 개체이며, 하나의 삶을 살아가다가도, 하나의 현실속의 속박된다. 그런 것이 무엇이냐, 라고 되묻지 마시길. 그런 건, 우리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라고 말을 해도, 했던 말을 반복하는 것뿐이잖아, 라고 또 한번 사고, 그리고 다시 다른 생각으로 패스. 그렇게, 내가 바라보고, 비웃고, 불쾌함을 느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개인이다. 이정도면 대충 알려나─.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그렇다. 이곳은 내게, 상당한 불쾌감을 안겨주고 있다. 어디서부터 출현한 것인지, 어디서부터 나타난 불쾌감인지는 나도 도무지 알 수가 없긴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지금 불쾌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여기라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보고 있는 개인들에 대한 생각 때문일 듯싶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도록─, 이라고 말해봤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이라는 것도 생각. 하지만, 그것은 내가 개인들 중 하나이기 때문, 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여기서 바라보고 있는 개인들 때문이 아니라, 내 자신이 개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고나면, 나 역시 미묘해질 수밖에 없다. 나도 개인이고, 그들도 개인이기 때문에, 결국은 그들이나 나나 같은 존재이고, 같은 생활을 영위해간다, 라는 것이 그것의 결론.
 그리고, 그러한 결론으로 인해, 나의 생각은 죽는다.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미묘하게 웃는다』, 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참으로 궁금하지만, 나는 실제로 미묘하게 웃고 있다. 그것이 바로 ‘미소’라고 불리는 것이겠지─, 라고 스스로 한번 사고. 미소는-그러니깐 나의 미묘한 웃음은- 참으로 세상을 역겹게 만든다.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는 개인들로서는, 자신의 미소 따위, 볼 수 없으니깐. 그렇다, 그건 볼 수 없다. 볼 수 없기 때문에, 누구나 지을 수 있고, 누구나 꾸며낼 수 있다. 자신의 속내 따위,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깐. 여기, 이곳에 있는 개인들은, 누구나 미소를 짓고 있다. 나와 같은 미묘한 웃음. 아마도, 나도 저런 모습으로, 저런 웃음의 형태를 띠고 있겠지. 미묘하다. 생각조차 미묘하다. 그것은 나의 생각일까, 내가 사고하는 것일까. 그것도 이젠 알 수 없다.

 『그런 현상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슬그머니 뒤로 돌아서고, 살며시 미소를 거두며 생각한다.
  역시─, 시끄러워.

──────────────────────────────────────
 역시 짧은 문장가지고, 급조해서 써버리고 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러한 이상한 녀석이 출현. (맨 처음과, 맨 마지막만 처음 써놨던 문장이로군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팬 픽에서 축제 장면을 구상하다가, 괜스레 떠오른 생각을 문장으로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서 슬그머니 긁어댔다, 정도의 설명.

 내면에 숨어있는 어둠이 꿈틀, 댔다고 말해드릴 수 있습니다아.
 일종의 단어 놀음이지요. 귀찮을 땐, 꽤나 재밌습니다. (어떤 면에서 재밌는지는 말할 수 없어요) 그렇게 재밌기 때문에, 이러한 글을 자주 쓰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걸 쓰면서도, 소설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어요, 도무지.
 뭐, 반만 소설이라고 해두죠. 줄여서, 반소설. [퍽!]

 P.S : 징하게도 다시 컴백홈 했다가, 오늘 다시 내려가는군요. 그럼 다음번 글은 피시방에서 쓰려나─. (오래간만에, 새 글을 썼더니-그것도, 10분도 안 걸린 것 같군요 OTL-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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