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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雜談. 시간의 세계

2006.03.18 05:24

Lunate_S 조회 수:175

 ─우리의 세계엔 많은 시간이 흐른다. 세계의 시간을 축으로 하는 나무 가지처럼 뻗은 많은 시간의 경계이다.
 그럼 우리는 시간의 경계를 한번 보자. 그곳은 여기완 다른 시간이 흐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과 비슷할 수도, 전혀 다른 곳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엔 무수히 많은 차원이 있어.
            정말로 굉장히 많지. 지긋지긋하게도.

 우주의 존재하는 별의 수만큼이나 존재하고 있을 거야, 아마도─. 그렇게 차원이 많아도 전부 『관리자』들이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 나도 그중에 하나고 말야. 관리자가 하는 일이 궁금하다고? 사실 하는 일 같은 건, 그다지 없어. 관리한다는 차원으로 조금 ‘건드릴 수’ 있어서 심심찮게 지낼 수 있다는 것 정도? 어쨌든 정말 할 일은 없어. 이런 우리를 사람들은 『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모르는 것뿐이지 한사람, 한사람이 각자 자신의 차원을 관리하고-말하자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은 드물어. 그렇기에 나 같이 깨달은 사람을 『각성자』라 부르는 거겠지만─. (뭐, 이렇듯, 관리자가 많기에 차원은 많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거지)

 나의 차원-앞으로 이 단어를 부르기 쉽게 ‘세계’라 지칭하자-은 다른 세계들 중에서도 약간 독특한 편이지. 그저, ‘약간’말이야. 세계는 많고도 많으니깐, 이곳보다 더 신기한 곳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 나야 잘은 모르겠지만 말야. 나의 세계는…, 음──. …아! 말하자면 시간의 세계라고 할 수 있지. 이 세계의 축은 ‘시간’이거든. 시간이 축이라고 하니 조금 이상한가? 사실 세계는 모두 자신의 기본 틀을 가지고 있어. 그걸 우리 관리자들은 ‘축Axis’이라고 부른다고오─, 알겠어? 축이란 건 형태를 갖춘 무언가일수도, 아닐 수도 있어. 이러한 축 덕분에 세계는 존재하고, 움직일 수 있는 거지.
 …….
 갑자기 딴 얘기로 넘어가도 이해해줘. 내가 좀 수다쟁이라서 말이야. 킥킥. 아, 내가 어디까지 설명했더라? 으음……, 아하, 축이 시간이라고 까지 말했지. 나의 세계는 축이 시간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시계Watch’라는 것의 영향이 굉장히 커. 시간이 축인 다른 세계도 시계의 영향이 크겠지만, 나의 세계는 특히 그것이 심하지. 커다란 범위내의 시간을 나누는 ‘거대한 시계Colossal timepiece’들이 존재하고(대략, 한 국가 정도의 땅을 관장하는 것들이랄까), 거대한 시계 구역 안에 ‘작은 시계Trivial watch’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한 집에 있는 방과 방사이의 시간마저 ‘시계’란 녀석들이 좌우할 정도야.

 예를 들자면, 안방의 시계가 6시라면, 거실의 시계는 10시.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수치로 나타나는 ‘시간만 다르다’가 아니라, ‘시간의 속도마저 다르다’라는 것이지. 그래서 굉장히 복잡한 세계야. 관리도 힘들 뿐더러……. (아까 말했다시피 관리할 일은 별로 없지만…)

 관리자인 내가 이곳의 간섭할 일은 별로 없지만, 가끔 문제가 발생하곤 해서 골치야. 그건 나의 능력 밖에 범위에서 일어나는 거라서 우울해지곤 한다, 랄까. 시간이 한 차원의 너무 많이 존재하다보니(내 생각엔 수백억 개는 넘어 갈 듯한데…) ‘틈’이 생기곤 하거든. 이 세계의 사는 사람들로선 가장 위험한 ‘천적’이랄까. 이곳 사람들이 『시간의 크레바스』라고 부르는 녀석은 나도 건드릴 수 없는 정말 굉장한 녀석이지. 정말 소름끼치는 녀석이 아닐 수가 없어. 녀석을 밟은(밟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은 시간의 틈새로 빨려 들어가서, 찢겨지고, 영원히 이별. 일명, 굿바이라고 할 수 있지. 수시로 일어나는 ‘잘못된 죽음’은 나도 복구할 수 있는 형태지만, 이 녀석으로 인해, 이곳의 사람이 사라질 경우엔, 이 세계의 저편으로-즉, 다른 차원을 말하지- 날아가기 때문에, 나의 ‘관리’가 닿질 않아. 정말 우울한 일이지 뭐야.

 나름대로 나의 세계는 즐거워. 시간의 경계면-을 나누는 것은 시계이지만 말야-을 따라서 가다보면, 어느 곳은 이제 막 문자가 만들어 졌는데 바로 옆은 고도로 발전한 미래인 경우도 있고 말이지. 그렇다고 시간이 더 빠른 곳에서, 시간이 더 느린 곳으로의 전쟁을 일으킨다, 따위의 일은 불가능하지. 타임머신 같은 게 아니라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 진보된 곳에 사는 사람이 시간이 느린 곳으로 오면 말 그대로 ‘느려지기’ 때문이랄까. 가끔 그렇게 넘어와서 멈춰있는(사실, 넘어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대단한 거야. 난 관리자라서 경계면을 볼 수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볼 수 없거든) 바보들을 다시 옮겨주곤 해야 하지만, 나로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어. 시간의 크레바스 녀석만 조심하면 되니깐, 귀찮은 일이 하나 줄었다고. 으음.

 뭐, 수다는 여기까지 해야겠다. 이제 다시 나의 생활로 돌아갈 때라서…. (관리자라도 보통 사람처럼 살아가야 한다는 무언가의 행동 규범이 있어서 말이지, 그것도 누군가가 관리하는 다른 세계에서─, 굉장히 좌절스러운 일이야)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나로선 잠시 흥미로운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 조금 일방적이긴 하지만─. 다음번에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그럼 난 이만… 아참! 너의 세계도 분명히 존재할 테니깐, 한번 찾아보는 건 어때? 그럼 난 진짜로 사라져야 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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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묘합니다, 미묘해요.
 요즘은 통 써놓은 것만 올리는 군요. 저번에 각오로 인해, 앞으로는 써나가는 글만 올리려고 했는데, USB 메모리 디스크가 생겨버려서, 춘천 내려가도 예전 글을 불러와서 쓸 수 있다는─. [...]

 이건, 일종의 자서전(?)식의 일기중 한편과 연계되는 녀석이랄까요.
 모티브는 나이트 워치 시리즈.

 그런데 즉석으로 옮긴 글이 아니라, 하룻동안 머리를 썩히고 쓴 글이라서, 기억에서 회귀 실패. 복구란 건, 애초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원래 생각한 내용하고 많이 핀트가 어긋난 글이지요. [...]

 뭐, 뭐, 즐겁게 바라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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