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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장편] 쿵후보이 친미 1-1

2006.03.16 22:16

풀피리 조회 수:260

안녕하세요? 제가 이번에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 '쿵후보이 친미'를 소설화 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차마 민망스런 글 솜씨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의 평을 들어보고자 이렇게 낮선 사이트까지 와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많이들 읽어보시고 평을 남겨주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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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찬 바람이 텅빈 절간을 새차게 뒤흔들자 이제 막 울긋불긋 물이 들기 시작하던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초가을, 어제 내렸던 비 때문에 유난히 매섭고 차가운 칼바람이었지만 친미는 옴짝달싹도 하지 않은체 눈 앞의 긴장된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대결은 결코 팽팽한 그것이 아니었다. 흥림사 주변의 밭에서 배부르게 먹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들쥐를 잔뜩 독오른 고양이가 몰아새우고 있던 것이었다. 들쥐는 날랜 동작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활로를 찾았지만 고양이는 재법 노련하게 길을 내주지 않고 계속해서 구석으로 몰았다.


"......음."


고양이의 사냥하는 모습을 긴장되게 지켜보던 친미가 자신도 모르게 신음했다. 고양이는 무서울 정도로 냉정하게 들쥐를 몰아가고 있었다. 들쥐가 이리뛰고 저리뛰어보지만 도무지 활로가 보이질 않았다. 그래도 죽음을 앞에두고 용케 오금이 저리지 않는 모양인지 전혀 포기할 줄을 몰랐다.

이런 기묘한 대결을 지켜보던 친미의 손에 땀으로 미끈거리기 시작했다. 혹여나 방해가 될까 숨도 조용히 몰아쉬었다.

차츰 몰리던 들쥐가 마침내 돌계단 구석에 갇히고 말았다. 고양이는 그 특유의 울음소리를 한번 길게 지르고는 재법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했다. 이제 마무리를 지을 순간이었다.


"캬아아앙~"


고양이가 번개처럼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의외의 변수가 생겨났다. 고양이가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해 발을 내딧는 순간 무른 돌 계단 모서리가 부스러지며 균형을 잃고 기우뚱 한 것이었다. 들쥐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순간 구석에 몰렸던 들쥐가 마치 전광석화같은 동작으로 뛰쳐오르며 균형을 잃은 고양이의 입술을 꽉 깨문 것이었다. 그러자 깜짝 놀란 고양이가 비명을 자지러지게 지르며 펄쩍 물러나자 들쥐는 그 작은 틈을 활로삼아 쏜살같이 빠져나가고 말았다.


"이야~ 그것 참 기가막히다!!"


가만히 그 장면을 보고있던 친미가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들쥐의 그야말로 기가막힌 역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 것이다.


"그야말로 일격필살이로구나 일격필살."


생각없이 가볍게 중얼거렸던 친미가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일격필살. 그 한마디가 친미의 뇌리를 강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 이것이 일격필살이로구나! 방금전 들쥐는 도망칠 수도 없는 위기에 몰려있었어. 그런데 고양이의 단 한번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습해서 살아날 수 있었던 거야. 만약 그 기회를 놓쳤다면 들쥐는 꼼짝없이 죽었을거다. 죽음 속에서 살길을 찾은거야!!'


친미는 모골이 송연해지고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순간적으로 들쥐와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였던 것이다. 이제서야 실전에서 일격필살의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중압감이 뼛속까지 느껴졌다. 단 한번의 순간, 단 한번의 기회가 삶과 죽음을 구분지었다는 사실에 몸서리를 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외국인과 싸울때의 그 일격. 그 일격이 요센도사님의 일격필살의 순간이었던거야...'


벌써 2주전 그 사건이 친미의 기억속에 생생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친미가 대림사에서 대승정의 명을 받고 동림사에 수련을 왔던 그날, 그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요센도사? 주점에 가보지 그래? 아마 거기서 또 술 퍼마시고 있을 걸?"


사내의 말에 친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대낮인데 수련은 안하고 왠 술타령이실까? 이런 생각으로 고민을 하는데 사내는 돌아서며 한마디를 더 남겼다.


"그런 표정 지을꺼 없잖아? 그 양반 언제나 취해있으니까."

"그, 그런..."


  친미는 난처해졌다. 대림사에서 대승정님의 말씀으로는 분명 요센도사가 중국 전 지역을 통털어 손에 꼽히는 고수라고 들었는데 이곳 흥림사 주변의 마을에 와서 들은 요센도사에 관한 것은 모두 형편없는 주정뱅이에 술꾼이란 소리였으니 친미가 난처할만도 했다.


"어쩌지..."


친미는 울상이 되어 힘없이 중얼거렸다. 동림사에서 반드시 수련을 받아 훌륭한 무도인이 되겠다고 대승정님과 굳게 약속까지 했던 친미였다. 그런데 이런 소문대로라면 수련은 고사하고 주정꾼의 술 심부름이나 하다가 돌아가게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면 처음 동림사에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상적으로라면 잘 정돈되어 깔끔해야 할 법당은 얼마나 오랫동안 청소를 안했는지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었고 절간 주변은 잡초가 무성해서 마치 갈대밭을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친미는 멍청하게도 혹시 요센도사님이 수련에 너무 열중이셔서 청소를 소홀이 했나 싶어 오늘 반나절동안 허리가 휠 정도로 청소까지 해 놓고 마을에 내려 온 것이었다.


"그래도 한번 가봐야지. 혹시 무슨 일이 생겨서 술을 드시는 걸지도 몰라."


항구 마을에 주점은 한 두 군대가 아니었다. 저잣거리부터 부두까지 보이는 곳만 대 여섯군대였다.


"술이라... 쩝, 어쩔 수 없지."


어려서부터 술맛을 알아버린 친미였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입맛을 한번 쩍 다신 친미는 불이나케 뛰어 가까운 주점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만약 저녁 늦으막이었다면 붐비는 사람들로 요센도사를 찾기 힘들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제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의 주점은 사람이라곤 몇몇 건장하고 젊은 선원들이 전부였다. 덕분에 친미는 세 번째인가 네 번째인가의 주점에서 요센도사로 보이는 노인을 찾을 수 있었다.


"요센도사? 저기 구석에서 홀짝거리는 노친네 말이지?"


덥석부리 선원의 말처럼 구석에서 혼자 얼큰히 취한체로 술을 홀짝거리는 노인이 눈에 띄었다.


'저 분이 요센도사님? 하지만...'


친미가 보기에 저 노인은 그저 술주정뱅이 늙은이로 보일 뿐 대단한 무술의 고수처럼 보이진 않았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실망하고만 친미는 심각해졌다. 정말로 저런 술주정꾼 밑에서 몇년 씩이나 술 심부름을 해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눈에선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대림사로 돌아가고 싶지만 대승정님과의 약속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노인에게 다가갔다.


"저... 요센도사님이시죠?"


친미가 조심스래 물었다.


"요...센 도사? 응? 아, 그래... 맞아. 내가 요센도사였지?"


이건 또 무슨소리인가. 자기가 요센도사인지 누군지도 깜빡하는 이 노인이 요센도사라니. 갑자기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꼬맹이 넌 누구냐?"

"전 대림사에서 온 친미라고 합니다. 대승정님께서 동림사의 요센도사님 밑에서 수련을 받으라 해서 이렇게 왔습니다. 대승정님 말씀으론 미리 편지를 보내셨다고 했는데요?"

"편지?"

"예, 미리 보내셨다고 했습니다."


요센도사는 이건 또 뭔 소리인가 가만히 앉아서 머리를 긁적이는 듯 했다.


"글쎄... 편지인지 뭔지 이틀전에 누가 종이조가리를 주긴 줬지만, 그건 그날 바로 뒷간에서 써버렸는 걸? 헤헹... 으음..."


친미는 이제 기가 막히다 못해 화가 났다. 대승정님께서 손수 써 보내셨던 편지를 똥닦는데 써버리다니! 이번에는 감정이 겉으로 드러났지만 요센도사는 술에 취해서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지껄였다.


"너 말이야. 돈좀 있냐? 대림사에서 왔다고 했지? 그럼 여비도 두둑히 받았겠구나."


물론 대림사에서 여비를 받아왔지만 그 돈은 인근 주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서 기부한 것이었고 친미의 수련에 도움이 되라며 대승정님께서 마련해주신 것이었다. 결코 요센도사의 술값이나 계산하라는 돈이 아니었지만 친미는 화를 꾹 참고 챙겨뒀던 돈의 일부를 내어놓았다.


"에잉~ 이것 뿐이냐? 대림사도 요즘 많이 안좋은가?"


돈을 움켜쥐고 하나 둘 새어보던 요센도사가 액수가 별로 크지 않자 오히려 역정을 냈다. 그러면서도 어느새 주인장을 불러 세워놓고 술을 시키고있는 것이었다.

친미는 기가막혔지만 그래도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요센도사님, 절 제자로 받아주십시요."

"으음? 뭐, 제자?"

"예, 요센도사님 밑에서 수련을 하라는 대승정님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절 제자로 받아주세요."


그러나 요센도사는 들은 척 만척 술잔에 술을 가득 붓기만 하다 귀를 후비적거렸다.


"싫다."

"예? 방금 뭐라고..."

"싫단 말이다."


너무나 뜻밖의 말에 친미는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아니 주정뱅이에게 수련(?)을 받아야 하는 것도 억울할 지경에 대승정님께서 마련해주신 여비까지 털어 술값마저 냈는데 제자로 받아주지 않겠다니?


"난 제자를 받아드릴 생각이 전혀 없다. 으음... 딸꾹. 그러니까 볼일 다 봤으면 그만 가보거라."

"하, 하지만 대승정님께서..."


친미가 당황해서 말하는데 요센도사가 중간에서 끊고 들어왔다.


"대승정님께서 내가 허락했다고 말씀하시던?"

"예, 예? 아... 그,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승정님께서 말씀하신..."

"대승정님이 뭐라고 하셨던 간에 나하곤 상관없다. 그리고 대승정께서 말씀 안하시던? 난 제자를 안받기 시작한지 벌써 10년이라고."

"하지만 도사님! 전 대승정님과 약속을 했는데요."

"그런것 내가 알게 뭐냐. 볼일 없으면 그만 가봐라. 대림사에서 수련이나 하라구. 물론 가기전에 남은 돈으로 내 술값이나 내고 가주면 좋고."


그야말로 술주정뱅이에 뻔뻔하기까지 했다. 이게 무슨 대무도인에 기공의 고수란 말인가? 갑자기 대승정님이 얄밉게 느껴졌다.

친미는 몇번이나 더 부탁을 했지만 요센도사는 요지부동, 술이나 홀짝거릴 뿐이었다. 부탁을 하다가 지친 친미가 마침내 포기를 하고 구석자리에 앉아 턱을 괴었다.


요센도사는 저녁해가 뉘엇뉘엇 질때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친미가 주점에 들어섰을때도 취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아주 몸을 가누기도 힘든 모양인지 연신 비틀비틀 거렸다. 친미는 그런 요센도사의 뒤를 따라 주점을 나섰다.


"에잉~ 글쎄 제자같은건 안받는다니까 왜 자꾸 귀찮게 따라오는게냐. 음? 윽...꺼억"


요센도사가 길게 트림을 하자 입에서 지독한 악취가 세어나와 친미는 저도 모르게 코를 싸쥐었다.


'나도 술 취했을때 저랬을까?'


요센도사의 지금 꼴을 본 친미는 이제부턴 술을 반드시 끊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제발 그만둬요!"


소녀의 간곡한 외침이 저잣거리에 울려퍼졌다. 외국 선원 여럿이 어느 소녀의 과일가게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 선원들은 마치 장난치듯 사과를 한손으로 쥐어짜듯 으깨버렸다. 소녀가 울먹이며 말렸지만 외국선원들은 오만하면서도 매우 거칠었다. 인정사정없이 소녀를 뿌리치고는 다시금 사과 하나를 집어들어 으깨버렸다.


"그만둬요, 제발 그만..."


소녀의 울먹이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누구하나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그저 주변에서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며 분개할 뿐이었다.


"헤헤헤, 이게 여덟개 째야."


갈색머리의 털복숭이 선원이 징그럽게 웃으며 사과를 으깨버렸다. 그러자 마주선 금발의 백인 선원이 지지않겠다는 듯 하나를 집어들었다."


"좋아, 나도 여덟개 째... 음? 뭐야 이 영감은."


누구하나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가 치만 친미가 나서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요센도사가 끼어들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요센도사는 술에 잔뜩 취한듯 했지만 어느새 술이 깬 듯 말짱한 얼굴에 취기라고는 조금도 보이질 않았다. 친미는 놀라해하며 일단 뒤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에헤헤, 어린애를 울리고 이번엔 힘없는 노인까지 괴롭힐 샘인가? 좀 비켜주지 그래?"


요센도사가 느긋하게 웃으며 말하자 선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하하하하... 이건 또 무슨 광대지? 이 노친네가 죽으려고 환장을 하셨나."

"이봐, 딕. 그 노친네 손좀 봐줘. 이 동양 원숭이들에게 본보기좀 보여야 해. 그래야 다음에 올땐 대우가 달라지겠지."

"그래 그래. 그것도 좋겠다."


선원들이 자기들끼리 영어로 지껄이며 요센도사를 깔보고 이리저리 밀쳐댔다. 요센도사의 몸은 마치 힘이 하나도 없는 듯 늘어져서 선원들이 밀어대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며 툭툭 걷어차이기까지 했다. 주변에서는 안타까운 한숨이 터져나오고 몇몇 분노한 청년이 부르르 떨었지만 역시 선뜻 나서지는 못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친미는 못참겠다는 듯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려 앞을 가린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런데 갑자기 요센도사를 밀친 선원이 비명을 지르며 팔을 움켜쥐었다.


"으아아악... 파, 팔이."


선원의 팔은 마치 피가 잔뜩 몰린 듯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리저리 힘 없이 밀쳐지던 요센도사가 어느샌가 선원 팔의 중부혈(中府穴)을 점혈한 것이었다. 중부혈은 폐경의 요혈로서 쇄골 끝 아랫쪽에 있는데 이곳을 찌르면 극심한 고통과 함께 잠시동안 팔을 쓰지 못하게 된다.

친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형편없이 당하기만 하던 요센도사가 어느새 점혈을 했는지 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점혈을 그토록 정확하게 하는 사람을 여태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점혈이란것은 혈도의 위치를 알고있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그 혈도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눈으로 봐서는 그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고 또 안다손 치더라도 어지간한 힘으로 찔러서는 효과를 보기 힘들었다.


"이 노친네가 무슨짓을..."


그제서야 요센도사가 무슨 짓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다른 선원들이 험악해졌다. 조금전은 장난치듯 밀쳐댔지만 이번에는 정말 사납게 요센을 걷어찼다.

하지만 요센은 몸을 빙글 돌려 그것을 피하고는 검지와 중지를 세워 선원의 발 부근을 찔렀다. 바깥복숭아뼈 밑에있는 구허혈(丘墟穴) 이었다. 혈도를 찔린 선원이 마치 벼락을 맞은 것 처럼 요동치더니 뻗뻗하게 굳어서 쓰러지고 말았다.


"이, 이자식이! 죽여버릴태다!"

"전부 덤벼~!!"


벌써 두명이 쓰러지자 나머지 선원들은 이제 아예 죽일 심산으로 덤벼들었다. 게중에는 품속에서 칼을 뽑아드는 녀석도 있었다.


"조심해요!"


소녀의 외침과 동시에 요센도사가 마치 폭풍처럼 몰아닥쳤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든 요센도사가 칼을 뽑아든 녀석의 중부혈을 찌름과 동시에 명치부근을 내가권법 같은 것으로 후려쳤다. 그러자 선원 녀석은 우웩하고 저녁에 먹을 것들을 토하고 말았다.

방금전 요센도사의 움직임은 마치 사나운 대호마냥 대범하고 강력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그 덩치의 선원의 안쪽까지 파고들어 제압을 하다니, 정말 엄청나다고 밖에 설명 할 수 없는 솜씨였다.

친미를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겁을 집어먹은 마지막 선원이 뒤돌아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딜 도망쳐?"


요센도사가 머리털 하나를 뽑아들더니 달아나는 선원을 향해 홱 던졌다. 가볍고 하늘거리는 머리카락이 무슨 위력을 발휘할까 생각됐지만 놀랍게도 도망치던 선원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던 자세 그대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친미가 급히 달려가 살펴보니 다리 오금쪽의 위중혈에 요센도사가 던진 머리털이 박혀있었다. 맞으면 벼락을 맞은 것 처럼 전신이 마비가 되는 혈이었다. 하지만 친미가 놀란것은 바로 요센도사의 머리털이었다. 그 힘없이 하늘거리던 머리털이 지금은 마치 바늘처럼 빳빳해져서 꼽혀있던 것이었다.


"이, 이럴수가..."


친미는 너무 놀란 탓에 말을 재대로 이을 수가 없었다. 뭘 모르는 사람들은 마냥 좋아서 환호성을 질렀지만 정작 요센도사는 여유로운 모습이었고 친미는 놀라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이게 바로 기공술!! 기로 머리털을 강하게 감싸서 찌르다니!!!"


친미는 희미하게 떨리는 자신의 손을 볼 수 있었다. 실로 무시무시한 솜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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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재미있게 봤던 만화 '쿵후보이 친미'를 소설화해본 것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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