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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함께하려는 남자

2004.02.23 14:54

말랑군 조회 수:205

이번 소설도 별로군요. 일단 뭔가 연결하려고는 했는데 잘 안된 것 같아요.

뭐... 이래저래... 곳곳에서 막힌 부분이 많습니다. 녜녜

만화책이랑 애니랑 섞어가며 어찌어찌 완성...

아아 뚫어뻥 요정이여 힘으을~(퍼버벅)

...어쩄든 본편입니다.

++++++++++++++++++++++++++++++++++++++++++++++++++++++++++++++++++++++++++++++++++

“밍크씨, 뭘 그렇게 열심히 봐요?”

“오늘자 신문.”

“관심있는 기사라도 났어요?”

“응. 오늘 시내에 있는 마트가 세일이래.”

“...”

“시간도 남고해서, 오늘은 거기서 컴퓨터같은 것들 좀 보고 오려고.”

“...”

“...같이 갈래? 어차피 너 혼자 있어봤자 심심하잖냐.”

“...그러죠.”

“그럼 준비하고 나와.”

“네”

밍크씨는 계속 흥얼거립니다. 사실 어제도 밍크씨는 시장에 다녀왔어요. ‘오늘은 식재료들이 싸다더군’ 이라며 올 때 엄청난 수레에다 먹거리들을 싣고 오더군요. 풍문으로 ‘여자들은 할인점 전단지의 퍼센테이지에 눈길이 간다’라고 듣긴 했는데...으으음.



“자아, 다 왔다.”

“밍크씨는 참 버스를 잘 타시네요...”

“맨날 타는 버슨데 뭐...”

“그나저나 사람들이 많네요...”

“세일이니까.”

“흐으응”

“이럴 땐 우리에게 진정으로 용건이 있는 곳을 빨리 둘러보는 게 좋아.”

“오늘의 타겟은요?”

“2층 전자코너 컴퓨터매장”

밍크씨는 여러 철제 수레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가더니 제일 큰 수레를 그냥 들고 옵니다.

“저...밍크씨.”

“왜?”

“도둑질은 안돼요.”

“무슨?”

“그 수레.”

“풋.”

그러더니 그대로 끌고 올라갑니다.

“저기...”

“이봐. 이건 그냥 쇼핑할 때 편하라고 빌려주는 거야.”

“그래도 주인 허락도 없이...”

“...미치겠군.”

“뭐가요?”

“주위를 한 번 보시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수레를 몰고 있습니다.

“모두 경범죄자들이군요.”

“커헉...”

제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저어...윙크씨.”

“으응”

“원래 이 컴퓨터라는 게 인기가 이정도인가요?”

“글쎄. 하지만 이렇게 많은 거 같지는 않았는데 말이지.”

“왜 그런 걸까요.”

“요즘 인터넷이 인기거든. 다들 외로운 걸지도 모르지.”

“밍크씨는요?”

“모르겠어. 일단은 쇼핑에 열중하기로 할까.”

“뭘 사러 오신 건데요?”

“...말하려면 끝도 없어.”



“...그 말이 많는 것 같군요.”

밍크씨의 수레는 하나 가득 차 있었습니다. 모두 이상한 기계들이었습니다. 신문에서 쇼칭하는 아내를 따라다니는 남편의 고충이 담긴 글을 보았는데, 완전히 제가 그 꼴이로군요. 이런.

“저...이게 전부 쓸모 있는 건가요?”

“글쎄. 하지만 심심하잖아. 이런 걸 써서라도 심심해지지 않으면 좋은 거지 뭐.”

“글쎄요. 동의하기 좀 힘듭니다만...글쎄”

“가끔 남들처럼 놀아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그러는 사이에 계산이 끝났군요. 모니터엔 145000이라는 숫자가 써져 있었습니다.

“윙크. 1000엔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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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왠지 밍크씨가 컴퓨터에 조금 빠진 듯 합니다. 아니, 빠졌다기보다는 뭐랄까요. 표현하기 좀 힘들군요.

“어때요? 컴퓨턴지 뭔지 하는 거 잘 쓰고 있어요?”

“응. 뭐...아직까지는 돈 이상인 것 같아.”

“흐으음”

“나 이러다가 중독되는 거 아닐지 몰라.”

~~~~~~~~~~~~~♪

“아, 손님이구만.”

...뭐가 그렇게 재밌다는 걸까요.

“아, 윙크. 손님 자리좀 펴주겠어? 난 저녁이나 좀 만들어야겠어.”

“네에...”

‘밍크씨는 외로워. 분명 그래서 저렇게 인터넷에 집착하는 걸거야.’

전 그렇게 생각하며 객실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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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누군가가 대화창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처음 보는 이름이었다.

“누구시죠?”

“저...혹시 자기 아이디로 메시지 보내지 않았나요?”

“그랬죠.”



“...왜 그러세요?”

“아...그냥 장난으로...”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은 걸요.”

“무슨...”

“당신 너무 혼자인 것 같아요.”

“...그래요?”

“지독히 외롭지 않으면 그런 짓을 하기는 힘들죠.”

“장난이라구요...”

“글쎄요. 전 제가 당신을 제대로 진단한 것 같은데요.”

“저기...절 아세요? 혹시 룬? 룬이면 죽인다...”

“...저런. 그러다간 몇 안되는 사람도 떠나보내게 되요.”

“...도대체 누구세요?”

“전...전 이 통신망을 관리하는 호스트 프로그램이에요.”

“...서비스가 좋아졌군요. 근데 프로그램이 뭐하러?”

“서비스. 그렇게만 알아둬요. 당신같은 사람을 위로하는 거죠.”

“...글쎄요. 제 주위엔 친구도 있고...”

“친구가 당신 생각을 해결해 주는 건 아니에요.”

“...”

“당신도 여기에 글을 올리죠. 그러면서 반응을 궁금해 하겠죠.”

“...그렇죠...뭐.”

“여기는 광장이에요. 쓸쓸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 그리고 쓸쓸해지기 싫어서 글을 올리고 반응을 기다리는 거에요. 그 마음을 알기에 공손하게 행동하고요. 아닌가요?”

“...맞는 것 같아요.”

“잠깐 웃옷을 벗어볼래요?”

“...끄아악!”

웃옷을 벗자, 내 가슴엔 이상한 기계같은 것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이게 뭐에요?”

“기계장치죠.”

“...이런 게...언제 내 몸속에 있었죠?”

“아무때나 보이는 건 아니에요. 그나저나 잘 돌아가요?”

“네. 쌩쌩하군요.”

“그건 쓸쓸함을 동력으로 하는 거에요.”

“...”

"쓸쓸하고, 외롭고, 아프고. 과거의 슬픈 기억들이 당신의 마음을 갉아먹은 흔적이에요.“

“...”

“여기는 모두들 이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따뜻함은 없지만 마음만은 서로 전달하고 싶어하는 공간... 당신이 계속 그 기계장치를 달고 살면 당신은 여기서도 쓸쓸해질 거에요.”

“그럼...”

“부디 쓸쓸해하지 마세요. 적어도 이 공간에서만큼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니까.”

“아...저기...”

푸슛.

모니터에는 평범한 대화창이 떠 있다. 내 가슴에 이미 기계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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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윙크.”

“네?”

“...땀을 많이 흘렸네? 무슨 일 있었어?”

“아...저... 조금 놀았어요.”

“그래? 너 혹시 가슴에서 기계장치 같은 거 보여줄 수 있냐?”

“...누가 보여줬어요?”

“...응.”

“환각이에요. 당신의 심리상태를 치료하기 위한 방편이죠.”

“그러냐?”

“그런 환각이 보이다니 밍크씨 많이 쓸쓸했나 봐요?”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앞으론 아닐거야.”

“잘됬네요.”

“저...혹시...”

“뭐요?”

“...아, 아무것도 아냐... 저녁이나 만들까 하고.”

“좋죠. 오늘은 샐러드!”

“...오늘‘도’겠지...”

밍크씨는 모를 테죠. 뭐...어쩌면 모르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요.
아무래도 내일부턴 망크씨가 저한테 자주 말을 걸어오실 것 같군요. 아아~ 그럼 전 어쩌죠. 제가 자초한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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