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태양이 가깝다. 실제로 태양이 땅에 다가온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느껴진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그저 덥다는 말 한 마디로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상황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비가 오지 않는다. 땅이 갈라지고 초목이 메말라버린 모습이 눈에 와 닿는다. 언제 마지막으로 비가 왔던 것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기우제도 몇 차례. 하지만 제를 받을 대상이 없어서야 아무리 크게 제를 지내도 비가 내릴 리가 없다.

 

덕분에 괜히 욕을 먹는 것은 그 사실을 알고 제를 지내는 쪽으로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한 소녀였다. 물론 그 소녀, 마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콧방귀를 뀔 뿐이었지만.

 

무슨 짓을 해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단 몇몇 뿐. 제아무리 최고의주술사인 마고가 나선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데, 사람들은 그 것도 모른 채 모든 책임을 마고에게로 돌린다. 마고는 마고대로 ‘그 년한테는 고개 숙이기 싫어.’ 라며 뻣뻣한 태도를 고수할 뿐이고.

 

곰방대를 들어 연기를 깊숙이 밀어 넣는다. 타들어가는 속이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다. 창밖에는 이제 사람들의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더위 속에서는 밖에 나가는 것조차 꺼려지는 것이리라. 다시 한 모금. 그리고 곰방대를 허리춤에 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굳이 기다릴 필요는 없겠지. 아마도 그녀 역시 이미 와 있지 않을까 싶다. 거울 앞에서 적당히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에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검은 색의 문은 아무런 저항 없이 열린다. 그 안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앉아있었지만 이쪽으로 눈길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곳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자신을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 보이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고딕 드레스와 한복을 섞어서 만든 것 같은 기묘한 복식을 입은 작은 소녀였다. 술잔을 들어 올리며 가볍게 인사를 건네더니 망설임도 없이 쭉 들이킨다. 빈 잔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앞에 서 있던 바텐더는 다시 그 잔을 채워놓는다.

 

“대낮부터 술 입니까?”

 

그 소녀의 옆자리에 가 앉으며 묻는다. 소녀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왜? 안 될 이유라도 있느냐?”

 

“안 될 이유는 없지요. 보통은.”

 

그래. 보통이라면 이런 작은 아이에게 술을 주지는 않겠지. 보통이라면 이런 대낮부터 술집이 문을 열지는 않겠지. 보통이라면 이런 기묘한 조합의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눈길이라도 주었겠지. 보통이라면.

 

“그런 그대 역시, 이곳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만?”

 

“제가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가장 잘 아실 분이 왜 그리 말씀하시는지요?”

 

“그런가? 하긴, 그도 그렇군.”

 

작은 웃음. 그리고 또 한 잔을 바로 비워버린다. 비어있는 잔에 다시금 술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며 소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는 마시지 않는가?”

 

“딱히, 이쪽 술은 입에 맞지 않으니까요.”

 

“하긴, 척 보기에도 그대는 그럴 것 같이 보이느니라. 그럼 장소를 잘못 고른 내 잘못이겠군.”

 

소녀의 말에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어울리지 않는 것은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은 것을 꾹 참고, 허리춤에 있던 곰방대를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빨아 마신다. 가슴이 꽉 막혀있는 것 같다. 이곳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 답답했다.

 

“불편한가? 깨달았으나 끝에 달하지 못한 자여.”

 

“제 이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냥 하늘비라고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르. 그게 아니면 잊혀진 분이라고 해드립니까?”

 

“과연. 그 이름은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구나. 그렇다면 네가 말 한 대로 하겠노라."

 

미르는 가볍게 투정하듯 대꾸한 뒤 다시 한 모금 마셨다. 그 모습을 보며 하늘비는 다시 곰방대를 들어 입에 물었다.

 

그 말 그대로였다. 불편했다. 옆에 앉아있는 소녀, 미르와 함께 있는 것도 불편했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공기가 머리 위에 추를 올려놓은 것 마냥 자신의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쪽빛의 한복을 입은 작은 소녀가 서양식 바에 앉아 곰방대를 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 이미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눈치 챈 것이지만 이곳은 완전히 그녀의 공간이다. 설령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이 오더라도 이 안에서는 한 수 접어줘야 하겠지.

 

“무슨 일로 절 찾으신 겁니까?”

 

“아, 별 일은 아닐세. 단지 돌아가기 전에 잠시 얼굴이나 볼까 하고 말이지.”

 

“당신과 저의 사이가 그리 좋았던 것 같지는 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매정하구나. 그대는. 우리는 서로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니더냐.”

 

나누기야 했지요. 칼과 창으로. 덕분에 이런 몸이 되었지만.

 

씁쓸한 기억에 하늘비는 하릴없이 곰방대를 입에 문 채 몇 번이고 피워댔다. 이 정도로 빨아들였다면 속이 좀 편안해 질 법도 하건만 어쩐지 더 속이 쓰리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기껏 억눌러 놓은 검은 피가 뱃속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것 같다. 본래의 주인을 만나서겠지.

결국 속을 달래는 것은 포기했다. 미르의 곁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무슨 짓을 해도 소용이 없겠지. 곰방대를 옆에 내려놓으며 하늘비는 조용히 물었다.

 

“돌아간다고 하셨습니까?”

 

“그러하니라. 곧 미리내가 열릴 것이니 돌아가야겠지.”

 

“다행이군요.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갈망의 처녀가 제를 지내준다면 조금 더 일찍 돌아갈 마음이 생겼을지도 모르느니라.”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하늘비의 말에 미르는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 아이, 마고라면 제를 지내기는커녕 칼을 들고 와서 협박을 할 아이겠지. 당장 비를 내리지 않으면 껍질을 벗겨 구워먹겠다고. 아니, 어쩌면 지금 당장 그리할지도 모르겠군. 미르는 한참이나 웃다가 슬쩍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 뒤 말을 이었다.

 

“이 곳은 재미있는 곳이니라.”

 

그 말에 하늘비는 딱히 답을 하지 않았다. 미르 역시 답을 기다린 것은 아닌지 혼잣말을 하듯 죽 말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존재가 다 한 이들이 이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느니라. 그 망할 할망구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실로 불쾌한 기분이었지.’ 라고 중얼거리며 미르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황금빛의 눈동자. 그 안에 담겨있는 무언가에 하늘비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것입니까? 미르.”

 

“그리 큰일은 아니니라. 그저 재미있는 아이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돌아갈 때를 놓친 것뿐이니라.”

 

“설마…….”

 

“착한 아이더구나. 힘들어하는 척, 연극을 했더니 모든 것을 제쳐두고 도우러 오는 것이. 과연, 모두의 소년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더군.”

 

“어찌, 하신 겁니까?”

 

“해치지는 않았느니라. 그런 짓을 하면 너희가 가만히 있겠느냐? 아무리 나라 하여도 너희들 중 둘, 셋만 모여도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느니라.”

 

미르는 가볍게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파란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하늘비의 눈을 어지럽힌다. 입을 다문 채 자신을 노려보는 하늘비를 바라보며, 미르는 짧게 한 마디를 내 던질 뿐이었다.

 

“그저, 나의 피를 한 방울. 나눠주었을 뿐.”

 

그 순간, 하늘비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용의 피. 그 것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훌륭한 약이었다. 단 한 방울을 가지고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 없으며, 수명이 몇백년이나 늘어난다고 하는 최고의 영약. 용의 오줌만 해도 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사용했던 보약이건만, 그 생명의 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피는 어떨까?

 

하지만 그 것도 바르게 사용할 때의 이야기이다. 보통은 용의 피에 닿는 것만으로도 몸이 망가져버린다. 정확히는 그 힘에 삼켜지는 것. 깨달은 자라고 칭송 받던, 거믄바리 중에서는 손에 꼽히는 힘을 지닌 하늘비조차도 미르의 피에 의해 이런 몸이 되어버렸다. 하물며 아직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그 아이는 어떠할 것인가?

 

“영웅 학생!”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머뭇거릴 틈은 없었다. 거칠게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시큼한 땀 냄새, 피 냄새, 그리고 비명 소리였다.

 

“아, 아아아아아아아악!”

 

“영웅 학생! 정신 차리세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영웅의 몸을 잡아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한계를 넘어선 몸이다. 죽는 것이 차라리 나을듯한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하늘비의 작은 몸으로 막아낼 수 있을리가 없었다.

 

이 것이었습니까? 당신이 바라던 것이? 어째서 이렇게 변해버린 것입니까? 미르. 대체 무엇이 그토록 여리던 당신을 이렇게 바꾸어 버린 것입니까?

 

하지만 곧 하늘비의 상념은 또 다시 터져 나온 영웅의 비명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몸을 쥐어 뜯어내고 발버둥을 쳐 보아도 사라지지 않는 고통. 통제할 수 없는 힘의 난동에 부서져 내리는 이성. 그 모습을 보며 하늘비는 입술을 깨물었다.

 

별 수 없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올해로 아흔 일곱. 겉보기에는 겨우 열두어살 밖에 먹은 것 같지 않지만 자신은 이미 살만큼 산 삶이다. 무엇보다 이 아이가 이렇게 망가져서는 안 된다. 미르는 영웅을 보고 모두의 소년이라고 말했지. 그 말 그대로였다. 다른 모두를 위해서라도 여기서 꺾이게 할 수는 없었다.

 

술식을 짜 올린다. 몸 안에 잠들어 있던 용의 피가 다시 끓어오르며 뱃속을 쿡쿡 찌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것을 꾹 참아내며 눈앞에 있는 소년에게 손을 뻗는다. 영웅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고통으로 인한 괴로움을 분노로, 그리고 광기로 토해낼 수 있도록 바꾼다.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눈앞에 있는 작고 여린…….

 

주술이 제대로 들어간 것일까? 영웅의 비명 소리가 천천히 사그라진다. 그와 반대로 숨소리는 점점 더 거칠게 변해간다. 총기가 넘치던 선한 눈동자는 사라지고 흰자위가 가득한 눈동자만이 남는다. 하늘비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한숨을 쉬었다가 손에 들고 있던 곰방대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옷고름을 풀었다.

 

하지만 영웅은 아무래도 기다려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하늘비의 가녀린 몸을 잡아 침대 위로 난폭하게 내던진다. 출렁거리는 침대 위에서 영웅은 하늘비의 몸을 덮치듯 내리누르며 난폭하게 입을 맞추었다.

 

몸을 누르는 무서운 힘. 의도적이라고는 하나 이성을 잃어버린 영웅은 그저 본능에 따라 소녀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고삐가 풀린 것처럼 날뛴다. 아직 다 벗지 못한 한복을 무지막지한 힘으로 찢어내 내던져 버린다.

 

“네. 그리 하면 됩니다.”

 

수컷 특유의 본성으로 하늘비의 덜 여문 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잡은 채 그 끝의 수줍은 둔덕을 괴롭힌다. 그 모습을 보며 하늘비는 쓰게 웃었다. 어떤 저항도 없이 자신에게 몸을 맡긴 어린 소녀의 거의 없다시피 한 유방을 움켜쥔 채 당기고, 그 끝의 유두를 깨문다. 그 거친 애무에 약간의 신음이라도 토해낼 만 하려만 하늘비는 입을 꾹 다문 채 천천히 술식을 준비했다.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내려 하늘비의 몸 위로 미끄러뜨린다. 거침없이 나아간 손을 가느다란 허벅지를 벌리고 그 사이에 숨어있던 치부를 더듬는다. 애정이나 배려 따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손길.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거칠게 소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그 안의 비부를 빠르게, 그리고 거칠게 문지르며 혀를 이용해 가슴을 핥는다. 계곡을 따라 목덜미로 올라오며 마치 살결의 맛을 음미하듯 핥아낸다. 동시에 하늘비의 몸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그 속을 헤집기 시작한다. 그제야 움찔하고 떨리는 하늘비의 몸. 하늘비는 잠시나마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지만 자신의 혀를 물며 다시 정신을 추슬렀다.

 

바보 같으니,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건가?

 

쓴 웃음. 이 나이가 먹어서 무슨 주책인지. 설마 남자가 무섭다는 것은 아닐테고, 그렇다고 해서 이 어린 남자 아이에게 발정해서 헐떡대는 것은 더 우습다. 그리 생각하며 하늘비는 가볍게 영웅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자신의 목덜미와 어깨에 머리를 묻은 채 자신의 몸을 탐하는 소년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술식을 완성시킨다. 몸 안에 있던 용의 피가 완전히 깨어난 것인지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지만 그 고통을 참아내며 웃어 보인다.

 

“자, 저는 준비되었습니다. 영웅 학생. 어디 한 번 마음껏 해 보시지요.”

 

그 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영웅은 바지를 끌어내린 뒤 하늘비의 하반신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두 허벅지를 양 팔 사이에 끼운 뒤 두 손을 하늘비의 허리 아래로 집어넣어 살짝 들어올린다. 흉폭하게 보일 정도로 달아오른 물건의 끝을 하늘비의 비부에 대고 억지로 밀어 넣는다.

 

“하읏!”

 

자그마한 몸에 맞지 않는 커다란 물건이 힘으로 밀고 들어온다. 참아보려 했지만 꽉 다물어진 입술 사이로 짧은 비명이 새어나온다. 하늘비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영웅의 몸을 세게 끌어안았다. 하지만 하늘비의 비명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영웅은 야수처럼 하늘비의 허리를 잡고 자신의 몸을 거칠게 밀어붙였다.

 

침대의 시트를 찢어낼 정도로 움켜쥔다. 어울리지 않는 것을 받아들인 아래에서는 붉은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데에만 정신이 팔린 것인지 영웅은 하늘비의 몸을 부숴버릴 것 같은 기세로 허리를 밀어 붙인다. 이미 다 커버린 남자의 체중에 밀려 작은 소녀의 몸뚱이가 짓이기고, 밀려나간다.

 

“흑, 그, 그렇게, 아윽! 그러면 나중에 연인…… 읍! 에게, 미움 받을…… 겁니다. 읏!”

 

억지로 여유를 가장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영웅에게 한 마디를 던진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하늘비는 자신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용의 피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 마수를 사방으로 뻗치며 자신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사내의 뜨거운 몸을 받아들이는 것에 맞추어 몸이 달아오른다.

 

“으, 앗! 으응……, 아읏!”

 

입을 다물어보려 했지만 터져 나오기 시작한 신음 소리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었다. 사내를 맞이한 몸은 어느새 젖어가고 붉은 피는 끈적한 점액에 섞여 흘러내린다. 소년의 물건이 자신의 몸을 휘저을 때 마다 몸은 달아오르고 아래에서는 그 몸을 받아들이기 위해 연신 물을 토해낸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자신마저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채근해 보지만 하늘비의 몸은 점차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아흐윽! 읍! 어, 어째서……. 이, 이건!”

 

영웅의 몸놀림에 맞추어 하늘비의 자그마한 몸이 움직인다. 이미 자신의 몸을 지배하는 감각에 쾌락을 찾아 그 몸을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는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교성을 내뱉고, 그에 맞추어 영웅이 입을 맞추자 능동적으로 혀를 섞는다.

 

“아흐읏, 그, 그만! 아읏, 하응! 응!”

 

거칠어지는 숨소리. 발갛게 달아오른 피부가 부딪치며 음란한 물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늘비의 안에 있는 사내의 물건이 한층 더 단단해진다. 동시에 영웅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그 입에서는 숨길 수 없는 정복의 기쁨을 토해내는 수컷의 외침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하늘비는 한 줄기 남은 이성을 이용해 자신의 온 몸을 조였다. 사내의 물건을 꽉 움켜쥐는 질. 그 뜨거운 피부에 감싸인 물건이 크게 팽창한다. 그렇게 자신을 찔러오는 물건에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고 하늘비의 몸이 크게 튀어 올랐다. 동시에 자신의 아랫도리가 강하게 수축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비명 같은 교성이 튀어나온다.

 

“우, 으으읏! 하아아아아앙!”

 

동시에 커다란 외침과 함께 영웅은 자신의 물건을 최대한 깊숙하게 찔러 넣었다. 온 몸이 부서질 것 같은 쾌감에 하늘비는 피가 나올 정도로 입술을 깨물었다. 영웅이 몸을 빼낼 수 없도록 다리를 이용해 영웅의 몸을 강하게 안았다.

 

“크, 크아앗!”

 

욕망의 액체가 하늘비의 몸 안에 뿌려진다. 마치 뿌리를 끊어낼 정도로 강하게 조여드는 질 안으로 한 방울도 남김없이. 몸 안을 때리는 정액의 느낌, 시트를 움켜쥐는 손톱, 엉덩이를 조여드는 허벅지. 작고 가녀린 몸을 더럽히는 하얀 액체는 음란한 격류가 되어 흘러내린다. 그리고,

 

 

동시에 이미 완성되어 있던 주술식은 하늘비의 몸 안으로 영웅의 안에 있던 고통을 빨아들인다.

 

 

“큽!”

 

눈앞에서 불꽃이 튄다. 조금 전 까지 쾌락에 잠겨있던 몸이 비명을 지른다. 자신의 몸 안에 있던 용의 피가 동료를 만나 더욱 거세게 날뛴다. 괴성이 튀어나오는 것을 억지로 막아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몸 안에서 용이 난동을 부리고, 당장이라도 살을 찢고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허리가 들린다. 뒤로 넘어간 입에서 검은 피가 솟구쳐 나온다.

 

“커, 으윽!”

 

간신히 몸을 돌린다. 빠져나오는 살덩이에서 선홍빛의 끈적한 액체가 꼬리를 끌며 딸려나온다. 비부에서 액체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 것에 신경 쓸 틈은 없었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침대 아래쪽으로 손을 뻗는다.

 

“캬악! 크, 아아아!”

 

손끝이 부들부들 떨린다. 잘 움직이지 않는 손에 아까 내려놓았던 곰방대가 닿는다. 하지만 다시 한 번 피를 토해내며 곰방대를 놓쳐버린다. 숨이 막힌다. 꺽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한다. 더 이상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이자 간신히 곰방대에 손끝이 닿는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비의 몸이 들어 올려 진다.

 

“크, 쿨럭!”

 

피를 토해낸다. 하지만 상대는 그 것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저 멀리 팔을 뻗으려는 하늘비를 거꾸로 눕힌 채 허리를 잡아 들어올린다. 엉덩이를 높게 들어 올린 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다시 자신의 물건을 집어넣는다. 주인의 의지와는 반대로 질 안에 남아있던 정액이 윤활류가 되어 사내의 물건을 부드럽게 받아들인다. 하늘비는 기다시피 하며 그 몸을 벗어나려 해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영웅은 그런 하늘비의 머리를 찍어 누르며 거칠게 허리를 놀릴 뿐이었다.

 

“쿠, 쿨럭! 이, 이건, 가, 강간이라, 흐극! 라, 구, 요. 영웅…….”

 

검게 물든 피가 침대 시트를 더럽힌다. 하지만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끈적이는 물소리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짐승처럼 어린 소녀의 몸을 탐하는 사내의 움직임과 쾌락에 젖은 교성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하늘비의 장례는 학원의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운동장 한 가운데서 제단을 쌓아놓고 불을 붙이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마치 자신이 죽을 때를 알고 있었다는 듯, 깨끗한 이불과 옷가지를 입은 채 정갈한 자세로 잠들듯이 누워있던 마지막 모습에 모든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 중에서도 그 모습을 처음으로 발견했던 영웅은 마치 세상을 다 산 것 마냥 타오르는 불길 아래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울부짖고 있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려보려 했지만 그 불이 다 꺼지고, 재만 남아 바람에 흩날릴 때 까지도 영웅은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몰랐다.

 

 

‘자책하지 마세요. 영웅 학생. 언젠가 이리 될 몸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보인 것은 엉망이 된 채 자신의 몸 아래 깔려있던 하늘비의 모습이었다. 피와 정액이 섞여 더럽혀질 대로 더럽혀진 하반신을

그대로 내 놓은 채,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던 영웅에게 하늘비는 자리에 누워서 쓰게 웃으며 힘없이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도 이 모습은 보기 좋지 않겠군요. 부탁이 있습니다.’

 

그 말에 따라 하늘비를 방으로 옮기고 몸을 닦아낸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혔다. 어째서인지 아무런 문제없이 주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된 몸. 하늘비의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그에 대한 설명을 들은 영웅은 결국 울음을 터뜨려야 했고, 그런 영웅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은 하늘비의 손이 결국 힘을 잃고 떨어졌을 때는 피가 나올 정도로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자신이 이런 일의 한 가운데에 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만을 남긴 채.

 

 

==============================================================================================

 

간만입니다~

 

근 1년만에 글을 써 보는 것 같군요. 우와아아..

 

그리고 그렇게 쓴 글이 19금. 야호. 그 것도 취향에는 전혀 맞지 않는 성향의 19금이군요.

 

컨셉은 천로역정 - 당고마기의 if 스토리, 그 것도 bad end.

 

생긴 것과는 정 반대로 테크닉이 화려하신 하늘비 선생님을 묘사하고 싶었으나 스토리가 스토리인지라 묻혔네요. 애도.

 

어쨌든 간만에 좀 써 보았습니다. 데헤헷. 역시 제 취향은 순애...

 

뭐, 그렇다구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8 나락 ImImImch 2022.11.14 25
1307 산다이바나시-주인, 노예, 사랑 [1] 라온 2016.02.29 862
1306 천로역정 컨셉 #금비은비 [1] 비렌 2014.04.15 885
1305 산다이바나시-겨드랑이, 에로망가, 질내사정 [1] 라온 2012.10.28 5554
1304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 팬픽 라온 2012.10.28 1915
1303 [멀티노벨「하트헌터」] 5일-1일째(1) 라온 2012.03.16 1380
» 천로역정 if... - 하늘비 bad end [1] 카와이 루나링 2012.03.13 1689
1301 멀티노블[하트헌터]5일-서장 라온 2012.03.01 1590
1300 사랑은 픽션이다 악마성루갈백작 2011.05.15 1801
1299 "세상에 그 어떤 상황에서 화 안 낼 여자 없어." 악마성루갈백작 2011.05.02 1473
1298 [H.C SS] 오빠가 있으니까 괜찮아 [3] 心吾 2011.03.24 2478
1297 당신에게 보내는 유서 [1] 악마성루갈백작 2011.03.18 1198
1296 [HC SS] 그렇게 검을 거머쥔다. [4] 사이네 2011.03.13 1224
1295 HC S.S 기억의 단편 [1] 니츠 2011.03.13 1121
1294 기묘한 이야기-Repetition(반복) 번외편 [1] 악마성루갈백작 2011.03.12 1222
1293 [HC SS] 그녀만의 사정 [2] 낙일군 2011.03.11 3150
1292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건 언니야 [2] 악마성루갈백작 2011.03.04 1445
1291 환세동맹-사신의장2막 [3] 사이네 2011.02.28 1083
1290 환세동맹-사신의장1막 막간. [3] 사이네 2011.02.28 1205
1289 귀로(歸路) [1] 악마성루갈백작 2011.02.28 132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