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너무 춥고, 여긴 너무 어둡고, 여긴 너무 우울해. 나는 어디로 가야하지.
　무심코 중얼거렸다. 이곳저곳 기웃거려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나쁘다. 좋지 않다. 정말로 좋지 않다. 어디로 향해야 하지……, 중얼거리려다 목구멍으로 다시 삼켰다. 누군가… 방금 스쳐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슬픈 감정을 지닌 어떤 「것」이 옆을 스쳐지나간 느낌이 들어서…


　───아아…, 기분이 좋지 않아.
　무심코 중얼거린다. 아무것도 없고, 어떤 것도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방금 지나간 「그것」은…


　───어째서 보였던 걸까.
　무심코 중얼거릴까… 라고 생각했는데 튀어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걷고 또 걷는다. 계속 걷고, 걷고, 걷고, 그렇게 걷고만 있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걸을 뿐. 그렇게 걷고 있다. 사실은…


　───…투정, 부리고 싶어.
　무심코… 아니, 이제 무심코란 생각은 하지 말자. 확고한 생각이 틈을 비집고 나온 거니깐. 나는 아직 어리고, 약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견딜 수 없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분이 너무 이상해. 「그것」이…


　───따라오는 것 같아.
　작은 반응. 끈끈한 실 같은 것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것」은 아까부터 따라오고 있었나보다. 그래서…


　───나는 슬퍼지기 싫어, 그러니 나를 떠나. 따라오지 마.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들린다. 귀를 막았다. 시끄러워, 어째서 따라오는 거야? 제발 사라져, 저리 가란 말야…,


　───나는 네가 싫어, 그러니 나를 건드리지 마. 빨리 가버려.
　조용해졌다. 묘하게 조용해졌다. 어떻게 된 것일까… 생각하기도 전에 눈앞에 「그것」이 있었다. 작은 실소가 새어나온다. 가슴 한구석에 박혀있던 돌이 굴러서, 굴러서…


　───하하, 하…, 하하핫.
　충돌크기는 2로, 움직임 제어는 35도로. 몸이 기울어지는 소리가 두개나 들린다. 낯설지 않은 얼굴로 같은 행동을 취하는 「그것」, 아니 녀석이 보인다. 그렇게, 마음속에서는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녀석은 천천히 냉정한 얼굴로 가장한다. 어느새 바뀌었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변한 건 없지만──, 얼굴이 변해있어.


하나는, 웃음. 하나는,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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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로 블로그에 써놓은 분량은 다 털어놓았습니당ㅡ3ㅡ
　나름 개운하기도 하면서, 이제 뭘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뭐, 많이 쓰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완성이란 게 나오지 않는 것뿐일지도.


　덧. 제목은 뭐, 에튀드로 쓸 때는, 번호로 표시하면 되는데── 이곳엔 이름이 생겨야 하니깐 즉흥적으로 정하고는 있습니다만, '가위'눌린 기분이다, 라고 누군가 감상해준 적이 있어서 가위로 할까─ 2초 정도 고민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