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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aid no Maiden#12 - He is Swordman

2005.02.28 01:08

T.S Akai 조회 수:183



그곳은 유난히 심하게 흔들리는 마차 안이였다.시각은 아직 자정이 되기 전, 난 로텐부르크 저택의 입구에있는 검은마차를 타고선 현재 발렌타인 성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부의 모습은 검은 모자, 검은 양복을 입고 오페라 가면까지 써 전혀 그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신변보호인가, 아니.얼굴을 안다고 해서 내가 어찌할 생각은 없는데…

마차안은 혼자였다.
붉은 융단이 깔린듯한 마술사의 트릭과도 같은 마차 안.지금 그곳을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흙길이라도 달리나.”

붉은 커튼이 쳐진 창문을 내려다 본다.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은 흙길정도가 아니라, 자갈길을 연상시키는 돌조각의 바다였다.
마차바퀴에 의해 마차의 바퀴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게 들렸다.

그러는 통에도 조용히 내가 그녀에게 뭘 잘못했는지 이야기 기억해본다.분명 8년전에는 내가 우리들을 쫓는 기사들과 함게 어머님을…죽였다.그리고, 엘자의 가슴에도 그 피묻은 검을 꽂아넣었다.그래, 그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하지만 그날이후로 엘자는 살아남아, 갑작스레 발렌타인의 작위를 회복했다.어떻게 된일일까?분명히 작위회복에는 커다란 배후가 있을것이다.그곳에는 분명히, 현 국왕인 샤를의 손이 뻗쳐져 있는것도 가능성이 없진 않다.

“샤를 이 개자식…”

어릴때부터 녀석의 행동은 잘 보고있었다.비열한 녀석이였다.엘자를 산속으로 끌고 들어가 실컷 괴롭힌뒤 그녀석 혼자 산에서 내려온 기억이 난다.그때의 샤를은 전 국왕인 샤를로트 11세에게 엄청 혼났지만, 내가 엘자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울보 찌질이 샤를은 그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자기가 왕자라는 입장을 모르니까, 괜찮아.’

그말은 즉슨, 샤를은 엘자에 대한 커다란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지.그렇다면 현 국왕인 샤를이 엘자에게 손대지 않았다는 보장은 없다.
뭐, 그때당시 어린 엘자는 8~9살의 여자아이답지 않게 심하게 도도했으니까.완전 몸도 마음도 꼬맹이였던 그때당시의 왕자에게는 그녀가 그렇게 높게보였고, 그렇게 질투나 보였겠지.

“뭐, 생각해보면 그때가 좋지만…”

하지만, 난 반역자다.
내 권위는, 아버지의 머리가 단두대에서 떨어질때부터 버렸다.

덜컹!

“뭐지!?”

말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이내 곧 마차가 덜컹, 하고 움직임을 멈추는 것을 느꼈다.아무레도 아직도 자갈돌 밭인듯 하다.벌써 다온것일까?아니, 아무리 로텐부르크의 저택에서 발렌타인 성이 가깝다 해도 이렇게 짧을리 없다.그리고, 더군다나 발렌타인성의 주위에는 자갈밭 따윈 없──

“크아아악!!”

비명소리가 들렸다.
마부의 비명소리다.
그리고 말들이 심하게 떠드는 것을 들었다.불길한 예감.자정은 아직이다.아무리 넉넉하게 왔다고 해도 지금 여기서 정체되며는, 정각에 발렌타인성으로 도착할 수가 없다.

“젠장!”

붉은 커튼이 쳐진 오른쪽 창문 밖으로 두명의 사람이 보인다.자객?도적인가?칼은 들고 있다.그렇다면 이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인가?그리고 왼쪽 창문에 또 한명.더 이상 기척은 없다.그렇다면 총 인원은 3명인가?
그들은 칼을 들고 천천히 마차로 다가오고 있었다.마부는 무사할까?어슴프레한 기억으로 발렌타인 성으로 달릴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길을 아는 마부가…

콰직!!

마차의 나무문이 힘없이 부숴진다.그리고 부숴진 나무조각 사이로, 달빛을 받은 새파란 칼날이 서있었다.
부숴진 문은 오른쪽 하나, 그렇다면 아직 부숴지지 않은 왼쪽문으로 뛰어나가……

창문을 내다본다.왼쪽에서 들어오려고 하는 또다른 1인은 바로 문앞에 있다.지금 문을 열고 도망치며는 이 마차 안에서 개죽음 당하지는 않는다!!

왼쪽문을 박차고 그대로 뛰어나간다.그곳은 무수한 돌조각의 바다.바지와 구두가 더러워지는건 개의치 않는다.그리고 자세를 고쳐잡고 녀석들이 있는곳을 바라보자…

“이야아아아압-!!”

왼쪽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머리위로 크게 칼을 휘두른다.움직임이 너무 커!

휘익.

내려 찍어오는 칼날을 간단히 피한다.이녀석들, 자객이로군.아니, 자객이라기 보다는 매수당한 뒷골목 깡패라는 표현이 더 알맞을지도 모른다.검파도 없고, 검술은 초보수준에 가깝다.도대체 이녀석들은 왜 나를……

“이놈…”
“동네 삼류 깡패 수준이로군.네놈들은 누구에게 매수당한거냐?”

그렇게 묻자, 아까 마차의 문을 부쉈던 두사람 역시 마차를 돌아 나왔다.그들도 마찬가지로, 행태를 보니 분명한 뒷골목 깡패.도적질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매수당한 것이 틀림없다.

“이제 곧 죽을놈이 알거없잖아?”

푸히히, 라고 비웃는 녀석들.

“뭐, 그래.그런건 아무레도 상관없지.”

그래, 생각해보면 아무레도 상관없다.누구에게 매수를 당하든, 자기들이 직접 도적질을 하는 것이든.녀석들이 내게 싸움을 걸어온 것은 변함 없다.하지만 저녀석들 말로는 매수당한게 확실히 맞는가 보군.

“너희들의 목적은 뭐냐?”
“베냐민 드 발렌타인, 네놈의 목숨이다!”

본명을 알고있다.그렇다면 누구의 자객인가?샤를인가?아니, 샤를은 내가 살아있는지 어떤지도 모른다.난 분명히 행방불명으로 처리되었을 테니까.그렇다면 역시, 남은 가능성은 하나인가?

“설마, 발렌타인 성에서 보낸 자객들이냐?”
“그렇다면 어쩔건데?”

아니, 어쩔거냐고 물으셔도.

“아니, 뭐, 어쨌든.난 그다지 싸움하고 싶지 않은데.지금 일이 바쁘기도 해서 말이야.빨리 가야되거든?”
“이자식이, 지금 장난하냐?”
“아니, 난 진심인데…”

녀석들, 화나버렸나.
발렌타인 성에서 온듯한 자객들은 자신들이 쥐고있는 검을 다시 고쳐잡고서는 이쪽을 노려다 봤다.어이어이, 그렇게 무서운 물건 가지고 있으면 다쳐…

“크크큭, 네녀석 목만 딴다면 그 꼬마계집이 유산을 나눠준다고 했단 말이야…큭, 그러니까 조용히 죽어줘야 겠어, 발렌타인 도련님!”

꼬마계집?엘자가?
세명이 동시에 칼을 들고 나를 향해 달려온다.그것은 성난 황소와도 같았다.눈에는 초점이 잘 맞질 않았고, 뛰어오는 걸음마저 자갈밭을 아무렇게나 짓밟고 있었다.달빛은, 오페라 극장 무대의 스포트 라이트는 나를 비추고 있었다.

“이런!”

위에서 밑으로 내려찍어오는 칼날을 살짝, 하고 피한다.그리고 그 뒤로 왼쪽 대각선으로 그어오는 칼날 역시 허리를 숙여 피하지만, 다음 머리 위로 날라오는 칼날은 위험하다.하지만 믿어주마!

휘익!

일부러 땅으로 쓰러진다.칼날은 허공을 가르고, 달빛은 아직도 나를 비추고 있다.아아, 방금 그 일격 조금만 늦었으면 머리가 두동강 날뻔 했어.뭐, 덕분에 머리카락 끝자락이 조금 잘려나갔지만…

“이놈이!”

이번에는 한꺼번에 온다.어이, 그렇게 칼들고 한꺼번에 달려오면 다친다고!
동시에 내려쳐지는 칼날 셋을 뒤로 살짝 물러나며 피한다.칼날은 자갈밭의 돌조각을 아무렇게나 갈랐고, 그들은 다시 나를 노려봤다.

젠장, 위험하다.일단 수부터 안되는데다가 난 지금 맨손이다.만약 칼 한자루라도 있었더라면………칼 한자루?
검은 조끼품에 손을 넣어본다.역시, 있다.그 남자에게 받은…

품속에서 그 물건을 꺼낸다.그것은 그다지 크지않는 정도의 크기.얇기는 얇으며, 폭도 얇다.그것은 황금의 십자가와 같이 4개의 길을 가지고 있으며, 제일 긴 마지막 길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서있고, 4개의 길이 교차하는 그곳에는…뿔달린 황소가 수많은 보석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위대한 한 남자에게 받은 선물.그야말로 보검(寶劍).
그 단검을 꺼냈을 때, 자객들은 잠시 놀랐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이 다시 원래의 표정을 되찾아놓고 있었다.

“헤헹, 뭘 꺼내나 했더니 장난감이잖아?”
“그걸로 우리를 이길수 있다고?”
“그건, 해봐야 알겠지?”

조용히 오른손으로 황금검을 쥔다.감촉은 역시 금속을 쥐는 느낌.손잡이부터 칼날까지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고, 아무것도 덧되어 붙여져 있지 않다.아니, 덧붙여져 있는 것이 있다면 장식을 위해 사용된 다이아몬드 뿐인가?
남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온다.그 방식은 아까와도 같다.학습할줄 모르는 녀석들.그것이 너희들과 나의 커다란 차이다!

대각선으로 찍어내려오는 칼날을 단검으로 막고 왼팔로 남자의 옆구리를 가격한다.그리고 두번째 남자의 종단베기를 간단히 허리를 숙여 피한후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다.자갈밭이라서 조금 아프겠지.
그리고 마지막 남자를 허리를 숙인채로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어가 간단히 그 배를 찢어버린다.

황금의 단검은 피로 물들었다.

“크윽…”
“이 개자식!잘도!!”

먼저 자갈밭에 쓰러졌던 남자가 일어나 칼을 다시 쥔다.그리고 나역시, 피투성이인 황금검을 다시 쥔다.하지만.

“그만둬!”

만도를 쥐고서 나에게 달려들려던 남자는 그 목소리에 멈칫, 하고 움직임을 멈추고서는 그 목소리가 들린 등 뒤로 돌아본다.목소리의 주인은 아까 옆구리를 가격당한 남자.그는 옆구리를 쥐어잡으며 괴로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무슨짓이야?”
“네놈, 정체가 뭐냐!”

옆구리를 가격당한 남자가 말했다.하지만, 정체를 물어봤자…너희는 이미 알잖아?

“그 검은 옥시타니아 가(家)의 보검(寶劍)…리샤르 드 옥시타니아 대공의 검이 아니잖느냐!?네놈이 어떻게 그 물건을…”
“아, 이거?”

나는 피묻은 황금검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 리샤르 드 옥시타니아 대공이 주던데?뭐, 이야기 하자면 길어지지만…”
“네놈, 설마.대공을 쓰러뜨린거냐!?”
“아니, 이기지는 못했지만.그냥 이거 주던데?”

그렇게 말하며 단검을 한번 손가락만 이용해 돌려본다.아, 피튄다…

“젠장!상대를 잘못 골랐어.그 능구렁이 계집의 유산따윈 탐낼게 아니였어!이봐, 돌아가자!”

옆구리를 가격당한 남자는 칼을 버리고 천천히 등을 돌려 사라질려고 하고 있었다.뭐, 그다지 도망가는 녀석들을 싸잡아 죽이는 취미는 없으니까 방해는 않겠지만, 이거 굉장히 황당하다고 해야하나…

“거기서, 겁쟁이.”

남자가 말했다.다리를 걸려 자갈밭에 넘어졌던 그 남자는, 등 돌아 사라지려는 남자의 등을 아무렇게나 칼로 베었다.
붉은피가 자갈밭을 물들인다.

“크, 윽!무, 무슨…!!”
“유산을 포기하자니, 지금 제정신이냐?그리고 네가 뭔데 우리한테 명령이야?네가 대장이냐?”

그렇게 말하며, 그는 쓰러진 남자의 머리를 짓밟으며 말했다.

“우린 돈이 필요하다고.알겠어?그 거대한 성을 못봤냐?그 성은 유산이 썩을대로 넘쳐나는 꿈의 궁전이야.그 유산중 얼마를 가져가는게 그렇게 아니꼬와?고작 어린애 한명 죽이는데?”

그의 칼날이 남자의 머리를 찍어내고, 남자는 단발마의 비명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자갈밭에서 살해당했다.

“바보 아냐 이새끼?우린 때부자라고 이제.저 꼬맹이만 잡으면 때부자야.알겠어?저 꼬맹이를 잡고 그 계집애한테 목을 가져다 준뒤 그 발렌타인성의 아가씨라는 계집애를 몇번이고 범하고, 범하고, 죽인다.아니, 죽일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죽을때까지 가지고 놀아줄 테니까.그럼 그 성의 모든 유산은 우리거라고?알겠어?여자애 하나가 얼마나 힘이 있을 것 같아?그러니까 저 꼬맹이만 죽이면………”

그는.
그 말을 잇질 못했다.
아니, 내가 잇게하지 않았다.절대로, 용납못한다.그 말을 잇기도 전에, 나는 자갈밭을 뛰어 남자의 목에 피투성이인 황금칼날을 들이대었다.

“한번만 더 얘기해봐 이 찌질이 새끼야, 뭐라고?”
“무, 무슨짓이야!”
“엘자를 어떻게 한다고?”
“하, 하하하!”

남자는 건조한 목소리로 웃었다.
그 목소리는, 분명히 떨고있었다.

“어쩔거냐?죽일거냐?너 같은 꼬맹이가?어디 죽여봐?죽여봐!꼬맹이, 손떨리는거 보인다?긴장되지?사람 죽이는건 처음이지?하하하!죽일수 있으면 죽여………”

푸슈웃.
그것이 남자의 마지막 말이였다.

조용히 그의 목을 황금칼날로 그었고, 남자의 목에서는 무수한 핏빛의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죽여보라고?”

죽어가는 시체를 자갈밭으로, 돌조각의 바다로 내던지고서는 말했다.

“죽였다.어쩔레?”

남자의 옷을 찢어 더러운 피로 물든 칼날을 닦아낸다.그리고 조용히 그 피묻은 천쪼가리를 바람에 태워 보낸다.배를 갈린 한 녀석은 이미 전투의욕 상실인듯, 배를 움켜쥐고서 도망가기가 일이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달빛은 여전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밤은 아직 모두 지나가지 않았다.자정은 지났을까?시계가 없어 모르겠지만, 아직 밤은 지나지 않았다.시간은 아직 있다.

“기다려라, 엘자.”

황금검을 다시 품속에 집어넣으며 말했다.그리고 엘자가 보낸 자객들중 동료에게 머리를 잘린 녀석, 검성 리샤르 드 옥시타니아의 이름을 알고있던 남자의 검을 든다.

“이정도면 쓸만하겠군, 저녀석꺼는 불길하니까…”

목에서 피분수를 뿜고 죽어간 어떤 쓰레기를 내려다 본다.벌레보다 못한 녀석.네놈은 대지여신의 품에 돌아가야 할 쓰레기다.

칼날은 달빛에 반사되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월광은, 오페라 극장 무대의 스포트 라이트는 언제나 나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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