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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Fairly Garden[1-흙의 노무上]

2004.03.05 00:57

T.S Akai 조회 수:316

"음..."

조금씩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의식..
잠에서 깨어났다.언제나 일어나면 느끼는 거지만..목이 말라서 어쩔수 없는것도 있겠지만..그것보다 더 난감한건, 일어나자 마자 혼자서 팔팔하게 주체할수 없는 '힘'일까나.
가족들과 함께 살때 이부자리의 그 포근함은 이미 잊은채, 침대속에 몸을 묻어놓고서 살아가고 있다.뭐, 이제 곧 이런 생활이 하루하루 매일 계속 되겠지만..왠지 모르게 오늘따라 침대가 좁아 보인..

안경을 찾지 않은채, 그저 손으로 주위의 감촉들을 찾고 있었다.
침대 위에 놓아져 있는 이불들의 느낌, 포근한 침대의 느낌, 그리고.물컹한...물컹한?

"앗..."

누워있던, 방금 아무렇게나 슬쩍 상반신을 일으켜 손을 더듬거리던 나는, 알수없는 여자아이의 알수없는 신음소리에 깜짝 놀라 침대 위-.머리 맡에 올려놓은 안경을 급히 찾아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그 신음소리는 곧 다시 목소리를 이어갔다.

"아..저기..아침부터 그런데를..."
"으..아...?"

메이드복 차림을 한 알수없는 소녀가..싱글 침대에 끼어들어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조용히 속삭이고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주인님."
"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저, 평범한 아침인사에.
난 비명을 지를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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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ly Garden,

Chapter.1  흙의 노무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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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반은 화나고 반은 놀란채, 어제부터 이 집이 들어붙어 있는 이 여자아이에게 아무렇게나 말했다.
그래도..너무 빨리 일어나 버린것 같기도 하다.(확실히,  평소보다는)이게 다 그 물컹한...

손끝에 감촉이 아직 남아있다.이건..어떻다고 말해야 할까나.어릴때 엄마 이후로는 여자의 가슴을 만져보는거는 처음.아아, 당황스러운 마음이 반이지만, 역시.이 여자아이를 어떻게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어제 돌아가라고 했잖아!"
"하지만!돌아갈때도 없는걸요...'

서글프다는 얼굴을 하며 그녀는 시선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왠지 모르게 내가 나쁜놈인것 같은 기분.

"아아!그러니까!본가로 돌아가라고."
"아, 안돼요!그것만은..."

말끝을 흐린다.
교복은 이미 다 차려 입었다.그리고 나는, 한마디 다시 내뱉었다.

"자 자!우리집에서 나가라고!안그러면 오늘 학교 다녀와서 본가에 호출해서 데려가라고 할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녀를 부엌을 넘어 현관문 밖으로 내보냈다.나오자 마자 보이는 광경은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마당도 없는 그저 사람 한명 지나갈수 있는 조그만한 골목길.그곳을 살짝히 빠져나가면 대문이고 그 대문을 빠져나가 계단을 올라가면 곧바로 버스가 다니는 큰길이 나온다.
나는 그런, 구석집에서 살고 있다.

현관문 밖에 있는 골목길에 그녀를 내보내놓고서는, 나는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얼른 얼른 돌아가라고.이야기는 내가 나중에 할머니 한테 할테니까..이런건 부담스러운 데다가, 가정부 정도는 없어도 잘먹고 잘 산다고.거기다가 더 결정적인건..."

여자따윈, 증오스러운 뿐이야.
하지만 난 이 말을 할수가..

"아니, 아무것도 아냐.그러니까..어서 돌아가라고."

없다.
그말만을 남긴채..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와 대문을 살짝 열어두고서 학교를 향해 걸었다.







떠들썩한 교실이다.
입학식을 하고 난 후에 처음 시작하는 수업, 그렇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은 별말 하지 않고 앉아있지만..여자들이 떠드는 소리에 난 엎드리고 쉬고있던 의식을 깨워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 마을의 학생들은 하나같다.
하나같이 똑같은 중학교에서 똑같은 고등학교를 거쳐 시내에 있는 대학교, 또는 수도권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 마을에서는 대학교까지는 에스컬레이터식.제단이 돈이 많은지 시내에 명문대 하나정도는 있어서, 같은 제단인 이 학교에서 그쪽으로 '수석입학'하는건 이젠 일상 다반사가 되어버렸다.
뭐, 그래도 그중에서는 이런것 따윈 '우물안 개구리다!!'라고 생각해 다른 학교로 가버리는 경우도 적진 않지..아니, 아주 많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가르마를 멋지게 탄 담임이 들어오고.입학하고 난 후에 첫 출석이 시작됐다.
1번, 2번, 차례차례 불려간다.그렇게 자신의 번호인 22번을 기다리고 있을때...

"19번 송지은."

담임은 그렇게 읊조렸다.
하지만 학생들 중에서는 대답따윈 없었다.

"19번 송지은, 없어?"

술렁이는 학생들 사이에서, 대답따윈 없었다.
에이, 어차피 그 이름 흔한 이름이니까..동명이인일수도 있다.

담임은 곧 출석부에 무언가를 써놓고서는, 간단하게 조례를 하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이걸로 우리의 첫 수업은 시작됐다.






붐비는 지하철 역이였다.
하교길, 회사원들의 퇴근길과 겹치다 보니 이레저레 괴로운 일이 한둘이 아니다.하지만 흔들리는 버스보다 멀미는 덜나고 어지럽지도 않아서 좋지만..뭐, '좋지만'이 아닌가.버스보다 지하철이 훨씬이야 좋으니 말이다.

내가 있는곳은 맨 앞칸-, 그러니까 지하철 기사 아저씨가 있는 운적대 바로 뒷칸이다.아무레도 이곳은 기댈곳이 많아서..다른 칸 보다야 어지간히 편한게 아니다.구석에도 '노약자석'이 없어서 편하고, 서 있을 자리가 많기 때문에 아무레도 이 '맨 앞칸'을 자주 애용하는 실정일까나.

솔직히 말해서, 여기 이렇게 지하철의 한쪽 구석에 등을 기대고 서 있으며는 저기에 북적이는 인파속들 보다야 편하기야 편하지만..이렇게 사람이 많을때에는 별에 별 광경을 다 보기도 한다.

예를들면...저런.

어느 여인의 치마를 꼼지락 거리는 거 손가락.
음..필시 지하철 치한이라는 것이다.지하철을 타다보면 좀처럼 보기 드물지만 한번씩 나오는 경우가 있어, 이런경우에 드센 여인이 아니라면 가만히 꼼짝없이 당하는게 이야기의 전반일수 밖에 없겠지.

솔직히 말해서 이런 귀찮은 일을 시키는 다소곳한 여자도 좋진 않은데 말이지...


기대어 서있던 지하철의 한쪽 구석에서 몸을 떼어 난 그 꼼지락 거리는 손의 손목을 덥썩, 하고 잡아버렸다.그러자, 그 손의 주인인듯한 멀쩡하게 생긴 회사원은 꿈쩍 놀라더만 내 얼굴을 보고서는.

"앗..."

이라는 알수없는 비명을 지르고서 저 멀리 인파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뭐, '씨익' 웃어준게 역시 효과가 있었던 걸까.일단은 손을 거두고 주위를 둘러보자...
내 시선에는 바로 울것같은 얼굴을 한채 날 바라보는 한 소녀가 있었다.

"아, 이젠 괜찮..."
"변태자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를 위해서 울려퍼지는 목소리일까..
지하철 칸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이쪽으로 집중되고, 난 얼굴이 뜨거워 지는것을 느꼈다.

"어이, 학생.어린것이 벌써 부터..."
"쯧쯧..요즘것들은..."
"풋, 저애 열라 웃겨~"
"할려면 들키지 않게 살짝 할것이지...."

여러가지 질책이 쏟아진다.
이봐요들, 난 아니라고.나 참, 이거 구해줬다가 졸지에 변태 취급 당하는건가?그러니까..그 변태는 지금 저기로 가버렸...

다고 속으로 뭐라고 중얼 거려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걸...

"아, 아니, 저기, 그게 아니라, 전, 그러니까.."
"여보세요?경찰이죠?그러니까..여기 지하철 치한이..."

어디서 속삭이는듯한 목소리로 경찰에 전화거는 목소리가 들렸고, 난 사람들의 눈초리에 점점 할말을 잃어가고, 눈 앞에 있는 소녀는 무서운 눈초리로 날 노려보고..그러니까, 난 아니라니까요..그 변태는 저어기에..

철썩.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더욱 더 부채질 한다.
내 뺨에, 그녀의 새하얀 손이 작렬한다.
그와 동시에 한 칸을 모두 지배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오오~'라는 함성소리.이건..정의가 악을 처단할때나 나는 소리잖아...

"내가..꼭 너 경찰서에 데리고 갈테니까!!따라와!!"

타이밍도 잘 맞다.
따라와!라는 말과 동시에 지하철 문이 개폐되고..그녀의 손에 이끌린 나는 아무렇게나 지하철 밖으로 끌려나와 버렸다.
그런 풍경을 재밌게 지켜보는 구경꾼들.아아, 신이시여, 저에게 정녕 구원이란 없는 것입니까.

주위를 둘러본다.
우르르르, 개미떼같이 타고 내리는 사람들 속에서..난 그녀석을 발견했다.

"어이!아저씨!!"

그 멀쩡하게 생긴 회사원..진자 지하철 치한은.내 얼굴을 슬쩍 보고서 '씨익'웃고서는 곧바로 계단을 올라가 사라져 버렸다.
이런, 한방 먹었다.

개미떼 같이 몰려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가 말을 걸었다.

"너 있지!!몇살이야?"
"올해로 17살."

간단하게 말하고서는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봤다.
전형적인..날라리?

"앗, 나도 17살..어쨋든!!넌 오늘 주거써.."

단단히 각오한 모양이다.그래도 얼굴은 꽤나 귀엽다고 하면 귀여운거겠지만.화장을 한걸까?머리카락은 세븐파마에 노란색으로 약간 염색?그런쪽에는 관심이 없으니..어쨋든 파마머리인거는 그렇다 치고...교복에 뭘 겹쳐입은것 까진...그래, 좋아.그런데 난 저거 정말로 보기 싫더라.발목없는 검은 스타킹?

"이봐요.."

내가 조용히 읊조리자, 내 팔목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가던 그녀가 조용히 뒤를 돌아본다.

"아까 너도 봤지?그 멀정하게 생긴 회사원.그 아저씨가 진짜 치한이야.그러니까..나는 그걸 구할려다가 오해받은 거라고."
"회사원?"
"그래."

그리고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했듯이 다시 말을 이었다.

"여기에 회사원이 한둘이냐"

라며 다시 내 팔목을 잡고 어디론가로 끌고가길 시작했다.
티켓팅 하는곳을 지나..지하철을 막 나가려는 순간,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 난 조금씩 초조해질수 밖에 없었다.

"이런.."

모든것을 포기한듯한 한마디에, 그녀가 갑자기 휙 돌아보고서는 뭐라고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응?할말 없지?그게 바로 네가 치한이라는 증거야."
"아니, 할말이야 많지만..."
"많지만..?"
"네가 믿어줄지가 만무하지."
"흥-, 믿어줄만한 이야기며는 믿어 주지."
"그렇다면..."

몸은 자유다.
현재 상태 이상 없음, 코스에도 방해꾼 따윈 없다.진로를 방해할 장애물 따위도 없고, 바닥도 그렇게 미끄럽지 않는 건조한 상태.좋았어.

"믿어줬으면 좋겠는데.."

난 그녀의 어깨에 두손을 얹히고 얼굴을 가까이 했다.
이거야 말로 완벽한 작전.

눈동자 속에 가득히 비치는 그 얼굴은, 놀랍게도 화장기가 없는 얼굴.그 화장기조차 없는 새하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미안!!"

이라는 이 말을 시작으로.
그녀의 다리를 걸고 지하철 출구를 향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계산은 완벽하다.말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 몸으로 조차 안되니 도망치는수 밖에 없다.진로에 방해되는 사람 정도는 간단히 피할수 있고, 장애물 따위도 없다.계단 정도는 두 세개 정도씩한꺼번에 건너면 되는것.점점 뛰어갈때마다 '아앗..아파라아..'라는 소리와 '거기서엇!!'이라는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는 조금씩 조금씩 없어져 가고 있었다.

그렇게.
지하철을 피해 밖으로 나온 이곳은...

기억에 없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오지의 도시였다.












네,

작가입니다.
글을 쓰다보며는 역시 언제나 자기의 세계속에서만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이 페어리 가든이라는 작품도 그렀습니다.본 작품은 제가 시간이 없어서..[새벽에 급조로 쓰인겁니다]
수정조차 하지 못하고 올라온 작품이기에..오타가 많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금 양해 바랍니다..라는 인사정도 먼저 하겠습니다.

뭐, 이야기가 조금 어지러울 거에요.
언제나의 제 소설이 그랬던것 처럼.

그래도 뭐.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대단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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