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Fairly Garden[Prologue]
2004.03.03 01:07
"다녀왔습...아참."
아무도 없을텐데.습관이 되어버린 그 말을 중얼 거렸다.
낡아버린 나무문을 열자, 콰광!!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언젠가는 문을 바꿔야지 생각하고 있지만..역시나 귀찮아 버리는 걸까나.
집에 도착했다.
이 아무도 없는 집-, 그러니까 단칸방이다.조그만한 단칸방.평수는 모르겠지만, 대충 조그만한 방이 두개 붙여져 있는 평범한 단칸방, 그래도 혼자서 사는데에는 문제는 없다.거기다가 생활에 필요한건 왠만해선 모두 있으니..역시 문제는 없다고 할까나.
그렇다.이곳은 남의 집 구석에 조그만하게 붙어있는 단칸방이다.뭐-, 그래봤자 소유주는 우리 집안 것이겠지만 말이다.
오자마자 가방을 내던지고 안쪽방(부엌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미닫이 문을 넘어서면 있는 방.옷장과 책장, 책상의 컴퓨터와 침대가 있다)에 있는 침대위로 아무렇게나 몸을 던졌다.
오늘은 입학식-, 그래.고등학교 입학식이다.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지만..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것이다.
저번 배치고사때도 제대로 친것 같지는 않지만...보충수업이라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렘이 있지만.역시 그건 부질없는 소망일까나.
그러고 보니, 침대인가..이것도 내가 이 집에 혼자 남게 됐을때 내 돈으로 직접 산 싱글이다.냄새는...남자 혼자 자는 침대 치고는 좋군.난 침대에 향수 뿌리고 다닌것 같진 않지만 말이야.
아, 내 이름은 이진혁.오늘로 고 1학년생이 된 병아리 고등학생이다.이제부터 얼마나 고된 학교 생활이 시작 될까나..라지만 아직 여자아이에게 면역이 없는 본인에게는 '남녀공학'따윈 걱정의 대상일 뿐이다.그렇게 생각하자면 차라리 남자놈들 밖에 없이 여자를 그리워 하던 중학교 시절이 더 그리웠겠지만.
(난 전혀 그리워 하지 않았어, 정말이야.그때 당시의 여자따윈 없어도 잘 살았었다고)
라지만 그때당시의 여자는 '엄마''누나들' 등, 특정적인 사람을 제외 하고는 모두 증오스러운 존재였다.
증오스러운 존재?뭐, 그런거였다.그때 당시에 나에게 여자라는 것은.....
『헬로 헬로 고슈진 사마~ 와타시 아나타노 메이도상~』
전화벨이 울린다.
그냥 평범한 전화벨이다.뭐, 전화벨 바꾸는 방법은 집안 사람이(삼촌이)어떻게든 가르쳐 줘서 여러가지 시험 끝에 바꾼거지만...어쨋든.그냥 평범한 전화벨이다.나는 안쪽방에서 나와 큰방(부엌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방, TV와 냉장고, 화장대와 옷장서랍이 있다)에 있는 전화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달칵』
"여보세요?"
"여보세요?"
저 전화선 넘어로 들린 목소리는.
경상도 사투리가 지긋해 말의 음정이 확연히 다른 한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아, 진혁이가?"
"아, 네.할머니."
말 그대로.
본가에 있는..현재로써 실질적으로 집안의 권력을 잡고 있는 할머님의 목소리이다.
"밥은 묵었나?"
"네..할머니."
"오늘 입학이제?"
"네."
"맞네? 뭐.입학 선물로 느그 삼촌이랑 내가 선물을 보냈으니께, 앵간이 받거레이.쫌 무거울지도 모르니께..."
"아, 예..할머니."
"뭐, 그럼.밥 잘 챙기 묵고.하여튼 니는 밥쫌 제대로 챙기 묵으라.그러니까 니 할부지 한테 '빼빼로'라는 소리 듣지.진수는 그래 많이 먹어서..하여튼 진수보고 있다가 니를 보면 빼빼 말랐다니까.."
"아하하.."
왠지 모르게 질책하는 목소리에 알수없는 웃음소리가 나왔다.
아, 진수.이진수는 본가에 사는 내 사촌동생이다.나같은 경우에는 체질적으로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타입이지만..그녀석의 경우에는 먹으면 먹을수록 살이 많이 찌는 경우라서.(아무레도 지금쯤이면 내 몸무게를 넘었을것이다)아무튼 꽤나 무거운 녀석.
"그라믄, 밥 잘 챙기묵그레이."
"아, 예.들어가세요 할머니."
달칵.
그렇게.할머님은 똑같은 말을 다시 한번 확인 하면서 전화는 끊겨 버린것 같다.
아무레도 영양가 없던 대화.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는 귀 주변을 떠나버렸고, 내 생각은 이미 그 '입학선물'에 대한 생각들 뿐이였다.
입학선물?그래봤자 집안에서 내려오는 생활비?아니면 김치 한통?아니면 학용품인가?음..아무레도 제일 확실한건 '김치 한통'뿐인것 같다.
똑똑.
"저기..이진혁씨 댁입니까아..?"
"아.."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주저하는 듯한 소녀의 목소리, 음.택배회사인가?그런데..아무리 그래도..원래 이런건 대문에서 받아야 하는 거잖아?어째서 현관문 까지 와버린 거냐고?
쿵!
또 알수없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
아아, 정말로.이 낡은 문..얼른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느껴진다.손님이 왔는데도 이런 비신사적인..
"아..!"
뭔가를 알아버린듯한.
열려진 나무문 밖에서 알수없는 차림을 한 소녀.
이거..가정부?뭐라고 해야 하는거야?이게 바로 메이드복인가?뭔지 모르게 수상하잖아?그래도 얼굴은 귀여워.단발에 머리는 하얀색?염색한건가?아니, 염색은 아닌것 같은데?머리카락 한올 한올이 모두 새하얗잖아?거기다가 얼굴도 새하얘?
여러가지 의문들이 교차하면서 육천포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저기..왜 그러시ㅈ...."
"아아!!"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난 알수없는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이제야 알았다, 이 여자아이의 정체를 이제야 알았다.가느다란 다리 옆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는 사과박스.그리고 이 알수없는 메이드 복장.어색하게 웃는듯한 얼굴.이것은...잡상인!!
콰광!!
역시 커다란 소리를 내며(아니, 내게 하며)낡은 나무문을 쾅!하고 닫아버린후 열쇠까지 채웠다.설마, 저 여자애가 이 낡은 나무문을 부숴버릴리는 없겠지.또 다시 생각하지만, 정말로 요란한 문이다.
쾅쾅쾅!!
"저기..제 말좀 들어주세요!!"
문을 쾅쾅 치는걸까.
어이어이, 그러면 부서진다고.
"잡상인 물건따윈 사지 않으니..어서 돌아 가요!!"
"자..잡상인 따위가 아니에요!!"
그 여자아이의 목소리.
그리고 손으로 낡아버린 문을 통통 치는 소리와 함께.그 망설이는 듯한 목소리가 내게 속삭였다.
"그럼 도대체 뭐에요!?"
"저, 전..!그러니까..!!"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문을 넘어 내 귀에 흘러 들어왔다.
"고용인이에요!그러니까..본가에서 고용한 고용인!!"
고용인..?
조그만하게 중얼 거리고.머릿속에 그 의미를 떠올렸다.고용인, 집안일을 돋는 사람, 파출부, 메이드, 기타등등..하지만, 본가에서 본 그 '고용인'이라는 것은 모두 연세 지긋히 드신 아주머님 뿐이던데..이런 조그만한 아이가?
쿵!
문을 아무렇게나 열고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봤다.
은발의 단발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레이스 달린 머리띠.그리고 하얀색과 남색이 잘 어울려 있는 치마, 레이스 달린 새하얀 앞치마, 겉치마와 속치마 사이로 보이는 두 다리는 새하얀 스타킹..
이것이..
할머님 께서 주신 입학선물?
"저기..?"
"아, 아아!본가에서 온...고용인?"
"아아!예에!이름은 송지은이라 합니다!앞으로..잘 부탁 드립니다!"
꾸벅 하고.
그녀는 내 눈 앞에서 약 90도(눈으로 본 측정이다)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아무레도.그때부터 이런 삼류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시작되어 버린것...아니, 이 일이 일어나기 바로 오래 전부터 이것을 위하여 복선을 깔아둔, 운명의 지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개는 지금부터 시작 됐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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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yrly Garden,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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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할일이 없었습니다.
요즘 상당한 슬럼프라서..혈귀든, 월하든, 로렐라이든, 야성의 선율이든, 이것들이 모두 써지지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또 그리고..얼마전 강철의 연금술사를 본 이후에 창작의욕이 급격히 떨어져 버렸습니다.
[네, 강철의 연금술사 7화의 압박은 대단히 큽니다]
그리고 얼마전 꿈을 꿨습니다.
한동안 꿈을 꾸지 못해 굉장히 난감했었습니다마는..아무레도 이런 꿈을 꾼것 같군요.
바로 본 이야기 같은 꿈을.
누군가가 우리집에 찾아와서 '제가 메이드에요!'하는 꿈을 말이죠.[굉장히 모에합니다]
뭐, 설정과 장소를 대단히 바꿔서 이렇게 썼습니다마는...
그렇게 생각하자면 옛날에 완결된 月夏 ~The Moon of Summers~라는 작품도 전개는 꿈이 가르쳐 줬던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조금 더 합쳐서 아무레도 지금부터 이런걸 쓸 작정인것 같습니다.
페어리 가든, 요정 정원.뭐, 앞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건 네타 입니다.
뭐, 간절히 원하는 소망이 있다면.
이 작품으로 내 슬럼프와 여러가지 트러브링 사라져 줬으면 좋겠습니다.
-뭔지 모르게 알수없는 T-
기대하겠습니다.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