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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르시아 제 1 부 1 화 - 심판자 1

2004.02.09 01:07

슈안 조회 수:244

이전의 3화로서 프롤로그는 끝.
여기서부터 본편이 됩니다.
공백이 상당히 컸던 것이 치명적.[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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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시아   제 1 부  Ru Shia = 운명의 이단자 =

제 1 화  심판자 - 1 피보라를 불러일으키는 늑대


얼마전의 그 소동이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 처럼, 사람들의 기억에서 흐려지는데는 고작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대로를 가득메우고 밀려오던 폭도들이 한순간에 재가되어 사라졌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얘기다. 경찰측에서는 사라진 이들을 전원 실종자 처리하고 수색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들을 찾을 수 있을리가 없다.
그들은 모두 죽었으니까. 공식 발표로는 실종자의 수가 700명을 넘는다고 한다. 하룻밤 사이에 700여명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
쥬라. 그녀가 이렇게 만들었다. 유화를 죽였다.
그로도 모자라 그 생명을 가지고 놀았다. 따지고 보자면 나로 인해 700여명의 인간들이 희생된 셈이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아.
그런 것보다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단 한가지.
[쥬라를 죽인다.] 였다.
맥락도 없이 쥬라에 대한 살의만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유화가 살해당해서? 그것도 있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좀 더 단순한, 본능적인 적대감. 살의에 가깝다.
레버넌트, 유화와의 싸움에서 그 것을 온 몸으로 느꼈다. 쥬라를 찾아 없애야 된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 뿐이었다.
유라의 말에 의하면 쥬라가 있는 곳은 이 근방이라고 했다.
레버넌트를 조작하기 위해선 멀리 떨어져선 안된다는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멍청하게 앉아 만화책을 보다 너무 웃어서 상처가 도로 벌어서 고통스러워하는 수아를 보다가 한 숨을 픽 내쉬었다.

"이 봐. 아무리 그래도 넌 입원 환자라고. 만화책은 또 어디서 구한거냐? 그거 보다가 웃어서 죽겠다."


철컥.

등 뒤에서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유라가 뭔가를 한 꾸러미 사서 들고 오더니 그걸 수아의 옆에 탁 놓았다.

"......내가 사왔어."

".................................................."

유라. 너 사실은 수아 녀석 죽이고 싶은거지?
대충 보아하니 어째 장르도 대체로 다 코믹, 폭소물투성이다.
그나저나 병원 입원실에 만화책 들고 와도 되는지조차 의문이다.
...뭐 아무렴 상관없지.
만화책 보다 웃어서 죽으면 그것도 수아 녀석의 운명이려니.
유라는 유라대로 수아보다 더 심하게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흠집하나 없다.
칼 휘두를 때부터 보통 인간은 아니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이 정도 일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나저나...... 너는 상관없냐? 쥬라 녀석. 일단은 네 언니잖아. 이제부터 쥬라를... 그, 죽이러 가는거나 마찬가진데."

"......그다지 언니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아. [자매들]중에 가장 성공적이어서 쥬라와 내가 페어가 된것 뿐. 그리고 지금은 그녀는 적. 제거해야 할 적. 광현을 위협하는 적이니까."

단순한 녀석.
...잠깐. [자매들]?

"자매들이라고? 너랑 쥬라 말고도 쌍둥이 동생이 또 있다는 거냐?"

"...........광현하고는 별로 관계없어. 바꿔 말하자면..."

"...?"

뭔가는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유라. 잠시 후 매우 진지한 눈빛으로 내 쪽을 노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의 집안 문제야. 자네는 신경끄게."

"........................"

뭔가...... 미묘하게 말투가 변하지 않았나?
당혹해하는 내게 유라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라고 얼마전에 상자속에서 나오는 사람이 말했어."

"......잘 알았어. 신경 끌게."

상자야 텔레비전을 뜻하는 것일테고. 아마도 드라마나 뭔가에서 본 내용이려니.
이 녀석도 가면 갈 수록 처음의 그 뭔가 신비로운 이미지가 하나씩 깨져간다.
...아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망가졌던가. 폼 잡고 서 있다가 경비한테 걸려서 허둥지둥 도망치는거나.
무뚝뚝해 보이지만 의외로 웃긴 녀석이다.
나도 모르게 유라를 보다 피식 웃었다.
그런 나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그녀는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선 주위를 둘러봤다.
감정을 표현하는게 서투른거겠지. 하기사 뜬금없이 사람보고 웃은 나도 나지만.
뭔가를 찾던 그녀는 느닷없이 옆에 놓여진 사과를 집어 들고는 그것을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깎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종 잡을 수 없는 녀석.
잠시 그녀에게서 눈을 떼고 옆에 수아가 다 보고 아무렇게나 내던져둔 만화책을 집어들어 대충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눈앞에 뭔가 하얀 것이 불쑥 나타났다.
사과다.
그거야 보면 원숭이도 알아. 다만. 이 사과가...
껍데기가 벗겨졌는데 완벽하게 원래의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문제지.
완벽하게 1mm 오차도 없이 사과 원형그대로 깎긴 사과를 통째로 내게 내밀고는 역시나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유라가 말했다.

"광현. 조금전에 웃는거 실수 했어."

"?"

뭐라 반문하기도 전에 그녀는 사과를 내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만화책은 무참히도 내팽겨쳐졌다.)
처음, 그녀의 영혼을 개방했을 때의 그 눈부신 미소와 함께.

"웃는다는 건, 이럴 때 하는 거에요. 광현씨."

루비처럼 투명한 붉은빛의 두 눈동자가 내 두 눈을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유라의 이미지라고 하면 대체로 칼이라거나 좀 더 투박한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봤던 그녀의 모습이라고는 칼을 휘두른다거나 싸우는 모습뿐이었으니까.
이런 여성적인 모습은 이게 거의 처음이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한 줄기의 산뜻한 바람을 연상시키는 하늘빛의 머리카락. 눈처럼 하얀 피부.
어디에 내 놔도 뒤쳐지지 않는 그런 미인이었지만, 여태껏 그런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이제서야 그녀를 '여성'으로서 인식하게 된 것일까.

"웃는다는 건, 일방적으로 하는게 아니에요. 뭔가를 주고 받을 때. 서로 마음을 주고 받을 때. 이렇게 웃어 보이는 거에요."

그래. 그녀는 지금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그리고 지나치게 여성스러웠다.
그게 너무 지나치니 오히려 위화감마저 생길 정도로.
잠깐. 위화감? 그러고보니...... 미묘하게... 말투가......

"...라고 얼마전에 상자속에서 나오는 사람이 말했어."

촛불이 한 순간에 훅 꺼지듯, 그녀의 미소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남은 것은 여느때와 다름없는 무표정한 무뚝뚝 강철 전투 머신의 잔뜩 굳은 얼굴뿐.

"............................"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윽...! 꺄하... 아하하하하하!!! 아하... 아하하... 아악...!"

그때까지 만화책을 보던 수아가 우리가 하는 꼴을 언제부터 봤는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명인지 웃음소리인지 분간이 잘 안되는 소리를 내며 자지러졌다.

"아하하하하!! 귀, 아야... 귀, 귀까지 빨갛게 되가지고!!! 꺄하하하하!! 꺄아아아악!"

풀썩.

그렇게 자기 자신이 귀까지 빨갛게 될 정도로 웃음소리인지 비명소리인지를 열심히 질러대던 수아는 웃음 뒤에 밀려오는 격통에 실신해버렸다.
바보.
그리고 나 역시 이래저래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째서인지 유라와 눈을 마주치는게 뭔가 머쓱해져서 그냥 고개를 돌리고 유라에게 말했다.

"먼저 집에 가 있을테니까, 적당히 있다가 바로 와. 수아 녀석도 이제야 겨우 잠(?) 든 것 같으니까."

"사람하고 말할 땐 그 사람을 보면서 말하는 거에요. 광현씨."

".......................아무튼. 적당히 정리되거든 저 녀석 냅두고 와."

또 말려 들것 같냐!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면서도 또 말려들지 않을 자신이 없었기에 재빨리 문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병원 문을 막 나온차에 손에 뭔가 위화감을 느껴 바라보니 아까의 사과가 그대로 쥐어져 있었다.
물론 손은 사과즙으로 범벅이 되어 끈적끈적한 상태.
그렇지만 그다지 불쾌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것을 들어 먹으며 집으로 향했다.
가로등이 없어 상당히 어두운 길이었지만, 어릴때부터 익숙한 길이었기에 별달리 문제는 없었다.
집에서 병원이 가까우면 이래저래 편해서 좋다. 어디 조금 나쁘다 싶으면 바로 와서 진찰 받을 수도 있으니까.
어릴때야 그 정 반대였지만. 주사 맞는 걸 끔찍하게 싫어했던 어린 시절에는 병원이 가까운 탓에 극성맞은 누나의 손에 이끌려 몇번이고 끌려와 그 싫어하는 주사를 맞아 한 때 왜 이렇게 가까운데 병원을 차린거야! 라며 병원 원장을 원망하기도 했었지.
잠시 딴 생각을 하던중, 저쪽 골목길 끝에서 누군가 이쪽으로 오는게 보였다.
그 얼굴은 잘 안 보였지만, 상당히 키가 큰 사내였다.
어림잡아 190은 되지 않을까. 매우 잘 다져진 체격. 그리고 머리카락은 물들인 것인지 지나치게 환한 가로등 불빛에 새빨갛게 반사되어 보였다.
거기에 안경... 아니 선글라스. 거기에 뭔가 길다란 장대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이 남자를 보고 나는 느꼈다.
.....................................수상한 사람이다.
라고.
그야 당연하지. 무엇보다도 그 남자가 똑바로 나를 향해 오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뒤로 그 남자에 가려 있던 뭔가 하얀 물체가 그 남자 옆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온통 하얀색으로 도배한 듯한 차림의 십대초중반의 여성이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쪽 세계]의 인간은 절대 아닌 듯 싶군.
그렇게 생각한 이유. 그건...
그 하얀 여자가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맞아. 분명 가로등은 '없었거든'. 갑자기 없던 가로등이 생길리도 없고. 왠지 모르게 가로등 불빛치고는 지나치리만큼 환하다 싶었어.
그래. 스스로 빛을 내고 있다. 심해 물고기가 발광(發光)한다는 얘긴 들어봤어도 사람이 빛을 낸다는 얘기는 들어본적도 없으니까.
그나저나... 뭔가 둘이 다투는 것 같은데?

".................벌써 저쪽에서 눈치 채지 않았습니까! 자기 자신에게 발광 마법을 거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습니까!"

"......에... 그치만... 빨간 아저씨가 어둡다고 하길래......"

"하아...... 당신을 제 서포트로 붙여주신 마슈드님이 대체 뭘 생각하고 계신지 감이 안 잡히는군요."

그런식으로 둘이서 뭔가를 쫑알쫑알 입다툼을 하던 두 남녀가 이윽고 내 앞에 당도했다.
도대체가... 저쪽 세계인간들이라는 것은 다들 이런가?
내 앞에 당도한 붉은 머리의 사내가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하얀 머리의 소년. 뭔가 물어도 될까요?"

바로 가까운 곳의 조명 덕분에 상대의 이목구비가 훤히 보였다.
얼굴을 가로지른 두개의 큼지막한 흉터와 그걸 감추려는 듯 낀 선글라스. 그 뒤로 어슴푸레 보이는 눈동자는 붉은 빛이었다.
그리고 역시 흉터를 가리려는 듯 얼굴을 반쯤 덮은 지나치리만치 붉은 머리카락. 피를 연상시키는 심홍빛.
그리고 그와 셋트인것 마냥 붉은 빛의 창신을 가진 창. 아까 봤던 장대는 이 창이었군.
어찌됐건 상대가 뭔가 물었으니 대답하는 것도 인지상정.

"안 돼."

"음. 알았습니다. 그럼 다른 사람에게......"

"아저씨! 뭐하는 거야! 확실히 물어야지!"

붉은 남자를 윽박지르는 조명기구. 그녀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그녀는 조명기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냥 빛 덩어리로 보이니까.

"......라는데.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맘대로."

이 인간들 다루는 법이 왠지 모르게 몸에 밴 듯 한 느낌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인정해버리면 왠지 모르게 슬퍼질 것 같으니까.

"그럼 묻겠습니다."

"얼른 물어. 나 졸리니깐."

"음. 화장실은 어디지요?"

".........................................................................."

"왜 그러십니까? 제가 뭔가 못할 말이라도?"

"아니... 그냥. 갑자기 무지하게 피곤해져서."

그 순간,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던 붉은 머리의 사내의 표정이 팍 굳었다.
그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폭발적으로 터져나가는 마나의 폭풍을 느낌과 동시에 왼쪽 가슴에 뭔가 이물감이 들어 내려보았다.
빛에 반사되어 시퍼렇게 빛나는 창날이 내 왼쪽 가슴에 박혀있었다.
뒤 늦게 가슴전체로 퍼져나가는 격통.

"끄..........."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그저 날 찌른 상대방을 올려다 볼 뿐.
남자는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애송이 놈. 적인지 아군인지도 확실히 구분하지도 않은 상대 앞에서 방심하다니. 이런 삼류 연기에 걸려들 정도니 더 볼 것도 없다만."

어느새 빛을 발하던 소녀의 몸의 빛은 사라지고 없었다. 덕택에 두 남녀의 어슴푸레한 윤곽만이 보일뿐이었다.
사내는 나를 찌른 창을 쥔 채로 내 가슴을 걷어찼다.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창날이 뽑히자 나는 힘없이 뒤로 넘어졌다.
숨이 가빠졌다.
바닥에 길게 누운 나를 내려다보며 사내가 말했다.

"나는 심판자 크림슨 울프. 이 광현. 배신자 유라와 죄인 쥬라를 처분하기에 앞서 네 놈을 먼저 없앤다.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정확히 심장을 꿰뚫었으니 그리 고통이 길게 끌일도 없겠지. 에루아. 가자."

그 말을 남긴 사내는 에루아라고 부른 하얀 소녀를 이끌고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제 1 화 - 2 사투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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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와서 할일도 없는 관계로 내일부터는 여기 밀린 소설들이나 읽어보는게 좋겠네요.
파판만 접속이 된다면.................[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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