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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건물의 2층에서 누군가 자신에게 권총을 들이 대고 있었다.
분명히 보이는 은회색 머리카락.
그녀는 그의 이름을 나직히 부르며 허리의 권총을 꺼낸다.

"이넥스…"
"총버려 누나!"
"너나 버려!"

두 남매가 서로에게 총을 겨루고 있었다.





제 1장

P.L.G

의 10페이지



탄환은 천천히 가늠해 본다. 역시 꿈에서 봤던 것처럼 7발이 가지
런히 들어 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다. 이대로 쏴봤자 누나는 죽지 않는다. 역
시 '그놈들'이 총알 받이가 되겠지. 그렇다고 그놈들을 죽이는 것은
찝찝하다. 자신과 완전히 같은… 아니 머리색만 다를뿐 사고의 방
식과 생각의 영역이 완전히 같다.
아마도 자기 자신 같으면 맞은편 건물의 사각에 숨어 있겠지.
역시 관둘까… 지금이라도 관둬 버릴까.
이넥스는 총을 내리기전에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했다. 그레봐야
정리는 안되고 더 복잡해져 버렸다. 이넥스의 눈이 다시 그녀를 향
한다. 지금의 누나의 생각을 읽고 싶다는 것이겠지만 그의 초조한
표정이 더눈에 띈다.

'누나….'

아마도 꿈에서 처럼 비장한 표정으로 투척용 나이프를 물고 있으리
라 생각 했건만.
거의 울기 일보직전의 표정이다. 눈물이 흘러 내리려는 것을 겨우
참고 있는것이 완전히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넥스…."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린다. 무언가 나올듯한 그런것. 토해버릴 듯
한 감정이 자신을 움직이고 있다.
지금의 감정은 그저… 울고 싶다.

"…으흑… 으…."
"이넥스…."

이젠 너무 지쳤다. 만약 자신의 눈앞에 거울이 있다면 울어 버릴것
이다. 그러나…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거울들의 마더.

"으흑흑… 아… 흑…흑 흑…."

꿈에서는 울지 않았다. 근데 이제 와서 왜 우는 걸까?  진짜라서?
가족이니까? 아니면… 무언가 비참해 져서?
아직은 어리다고 밖에 할수 없는 그가 울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
위해 '크루이드'라는 가짜 성을 쓰며 살아 왔다.  '제라드'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지금의 자신은 어리고 약하던 제라드가
되어 버렸지 않은가.
이넥스 '제라드'와 이넥스 '크루이드' 사이에 있었던 장벽을 그녀
는 아무렇지도 않게 허물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젠장! 젠장! 젠장!!!"

혼란 스럽다. 음침하며, 어두웠고, 고집만 쌔며, 사람을 아물렇지
도 않게 죽이는 '제라드'와 열혈파에 자존심만 높고 끈질기며 이기
적인 '크루이드'가 서로 만나 버렸다.

"거기까지!"

그때였다. 누군가 이넥스의 뒤에서 나타났다.

"총 버려!"

루나 였다. 손에들린 총은 그 렌즈가 깨져 버린 라이플… 이런 거
리라면 쉽게 맞출수 있겠지.

"당장 버려!"

그는 떨고 있다. 귀족이… 총을 들고 남을 협박한다.
처음으로 느끼는 살인애 대한 욕구적 흥분과 그에 따른 결과의 공
포가 그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총구는 그녀르 향해 있었다.
이넥스는 그걸 보고 자신의 총을 들어 그에게 겨눈다.

"당신이나 버려!"

마더를 지킨다. 그것은 거울들의 법칙. 그는 자신의 꿈에 나온 거
울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머리속에서 지나간것을 아고 있다.
자신은 지금 무의식중에 이용 당하고 있으며 생각의 자유를 잃어버
렸다. 지금의 자신의 몸은 왠일인지 뻣뻣하다고 느껴진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지지 않는다.

"젠…장 버릴수 없어 이쪽은 목숨이 걸렸다고!"
"그러다 나한테 죽을거야!"
"너한태 죽으나 저쪽에게 죽으나 마찬가지다!"

결국 루나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 간다. 그것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이넥스의 몸이 자동으로 그 총구를 가로 막는다.

"비켜!"
  
그러나 이넥스는 미동도 하지 않은체 그저 그만 바라본다.
단지 그때 처럼 머리색이 변해 버린것뿐. 붉은색 머리카락과 눈동
자가 매섭게 응시하고 있다.

"왜 당신도 날 방해하지."

붉은색 눈동자에서 흐르는 그 액체는 붉은색이 아니였다.

"나는 가족과함께 있으면… 이런일이 일어나냐구."

너무 어린나이에 배워버린 세월의 막막함 그리고 그속에 숨겨진 사
람의 행복이란것….
나가고 싶다. 이런 사람을 죽이는 사람을 만드는 곳따위.
사람을 살리며 살고 싶건만… 세상이 그리 만만한것 일리가 없다.

"어쩔수 없어… 나도살아야 한다구!"

저 여자를 죽이지 않으면 저 여자가 자신을 죽인다.

"살고 싶어! 살고 싶다구!"

결국 손가락의 힘이 조금더 들어가게 되었다.



〃〃〃



"이자식은 어디 간거야. 아픈놈이 침대에나 쳐밖혀 있을것이지."
"침대의 온기는 남아 있고 배게 밑에 놓은 총이 없는걸로 보아. 조
만간 사고 시겠어."
  
그들의 예상은 불행이도 맞고 맞았다.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이네와 키로의 귀에 명확히 들려오는 그
소리가 불길하게 들려온다. 하긴 평소에 들리지 말아야 하는게 들려
오는 판국에… 더군다나 이넥스의 총은 소음기가 내장된 형태의 총
이라 파괴력이 그지 세지 못했건 것이 아닌가. 아무리 이넥스의 총
이라도 들릴리가 없는 소리. 더군다나 자신이 있는 공간은 밀폐된
병실 이라면 이건….

"다른 총소리?!"

사이네는 창문에 목을 빼고 주변을 바라 본다.

"어디?! 어디?!!"

고개를 돌릴때 마다 보이는 풍경이 그의 눈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
고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하는 순간 그의 눈에 비치는 붉은 머리
카락의 소년. 그가 찾는것은 은회색이다. 하지만….

'붉은 머리의 이넥스?!'

머리색이 다르다 해도 입고 있던 옷과 체형, 그리고 그에게 느껴지
는 인간 같지 않은 그 분위기.  

'저기다!'

사이네는 그대로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

"키로 이쪽이다."
"불길한데. 니가 이넥스를 단.번.에 찾는것을 보면."




〃〃〃



꿈틀.
근육이 움직인다. 숨 쉬고 있다. 나와 다른 존재처럼.
꿈틀.
심장이 꿈틀댄다. 심장근이 터져버린 구멍을 막는다.
꿈틀.
피가 다시 만들어진다. 자신의 시신경이 자신의 피를 응시한다.

"…괴물."

손에 느껴지는 따뜻한 피의 느낌이 기분 나쁘다.
살아 있는가. 나.

타앙- 철컥… 타앙-

"아아…."

아프지 않다. 아프지… 않다. 눈앞에서 나를 향해 총을 쓰는 그가
보인다. 기분 나쁘다 죽여 버리고 싶다. 죽여서 갈기 갈기 찢어 버리
고 싶다.

"아아…."

심장이 빠르게 뛴다. 아까와는 다른 속도로….

"죽어! 다 죽어 버려!"

그의 살기 위한 몸부림이 추하게 보인다.

"너희 둘다 죽어!"

또다시 탄환이 그의 몸에 박혀 버린다. 그러나 그는 쓰러지지 않았
다. 피가 계속 쏟아 진다. 살수 없을거 같은 그런 그의 몸부림이 계
속 추하게 그를 움직이며 손가락의 그것을 당긴다.

"그만해…."

이윽고 그가 말한다. 그러자 그는 멈칫 거리며 총을 떨어 트린다.

"아프잖아…. 무진장 아파. 아파서 죽을거 같아."

흐르던 피가 계속 흐르고. 쏟아지는 피는 계속 쏟아진다.

"하아… 하아… 하아…."
"날… 죽일 셈이야?"
"하아… 하아… 하아…."

눈앞이 어두워 진다. 시력이 떨어진걸까? 아무레도 조금 있다가 안
경 이라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 죽여…서 어쩔…건데."
"난…  나는… 살고 싶을…."
"살고 싶다면 총 버려. 해치지 않아."
  
못 버티겠어. 너무 힘들어. 서있는것조차 다리가 후들 거리고 정신
이 오락 가락 해서 버틸수 없어 이대로 서있는것은 불가능….

"공격 하지 않으니… 까…."

해.

"그러니까…."

털썩.

"이넥스!"
"아!… 이봐!"

쓰러지며 바닥에 내린 피가 마치 비처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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