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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제 13구역』Chapter 1 '진실'(3)

2004.02.07 23:51

신지君 조회 수:272

시리온에서 가장 큰 호수인 '페넷'이 자리잡고 있는 테일러버피스트CT.
호수가 어찌나 잔잔하고 거대한 바다 같은지 사람들로 하여금 바다라고 착각을 빠뜨리기도 해서, 포세이돈의 도시라고도 불리운다.

「후르르륵」

조용한 음식점 안.
한 늙은 남성이 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흰 머리가 풋풋히 난 노인이지만, 뒤로 깔끔하게 꽉 묶은 모습과 시원스럽게 생긴 얼굴이 매치가 잘 되어보인다.

"와- 주인장. 이 국수 상당히 맛있는 걸요?"

"네, 감사합니다. 손님께선 특별한 분이시라 더 공을 들이긴 했는데,
입 맛에 안 맞으실까봐 걱정했던게 말끔히 사라지는군요. 다행입니다."

"특별하다뇨, 무슨..." 노인이 되물었다.

"아닙니다. 저희 테일러 버피스트CT의 사람들은 당신을 매우 존경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꼭 오셔서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시고 다시 먼길을 되돌아 가시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같은 하층민을 위해 주기적으로 봉사하시는 모습은...."

"아아, 거기까지요."

노인이 음식점 주인의 말을 도중에 끊었다.

"그런 말 들으려고 여기 오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이제 저도 다른 먼 지역의 대학교로 전근가야 해서,
가끔씩이라도 왔던 여길 이젠 올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다행히 학교는 내년 쯤이면 공사가 완료될 터이니,
아이들 교육문제는 걱정하시지 마세요. 그 학교만큼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할 테니깐요. 마음 푹 놓으세요."

"아아..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을 사람들도 기뻐할겁..."

「퍼억!」

어디선가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음식점의 문이 깨지며 한 여인이 나뒹굴었다.

"쿨럭 쿨럭 쿨럭 제...발..."

여인이 피를 입에서 토하며 쓰러졌다.
하지만, 근처에 있던 동네사람들 어느하나 그 싸움을 막으려 하지 않고 그저 안타까운 탄성만 지를 뿐이였다.

"저런, 어떻게.. 누가 좀 도와주세요..샤론엄마 죽겠어요."

어디선가 흐느끼며 들려오는 목소리...

"한번만...기회를...자비를...베푸시..."

여인이 애처롭게 쓰러진 채로 말했다.

"퉤- 이 여편네가 미쳤나? 너 이거 얼마 짜린 줄 알아? 그 더러운 손에 닿았으니, 대가는 치뤄야지."

상대는 두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었고, 딱 보기에도 값 비싼 옷으로 보이는 것을 걸치고 있었다.

"야, 말로는 안된다니깐..이런 족속들은 후려갈겨야 해."

한 거대한 청년이 그 큰 발로 여인의 얼굴을 밟았다.
테일러 버피스트CT의 시민들은 아무런 저항을 하지도 못하고, 그 여인이 구타당하는 모습을 안됐다는 눈초리로 볼 뿐이었다.

「또박 또박 또박」

한 빨간 스커트 원피스의 여자아이가 그들에게 접근했다. 손에는 토끼인형과 백합 꽃다발을 가지고 있었다.

"응? 뭐야! 오호라...이 꼬마 좀 봐라...꽤나 당돌한 걸?"

"그만해주세요. 그 분은 제가 자주가는 꽃 집 주인이시란 말이에요."

"훗. 그게 무슨 상관이지? 우리가 누군줄 알고 접근하는거냐?"

덩치 큰 청년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아뇨. 당신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캐리족 중 하나라는 것 쯤은 알아요."

아이는 검은 눈동자를 깜빡거리며 서슴없이 대꾸하였다.
여인을 공격했었던 두명의 청년들은 화가 났는지 얼굴이 새빨개졌다.

"오호, 누가 그러디? 마을의 망할 놈들이 그래? 우리가 캐리족이라고?"

키가 작은 청년이 주먹을 불끈 쥔채로 소리쳤다.

"여기 마을 놈들도 형편없구만, 어린 놈들한테까지 우리를 캐리족이라고 불러? 그건 우리 마을 전체를 모욕하는 단어란 건 알텐데!"

덩치 큰 청년이 따라 소리쳤다.

"이 딴 개 같은 마을 우리마을이 간단하게 밀어버릴 수 있다고!!!"

키가 작은 청년이 소리침과 동시에 아이의 목을 움켜쥐더니 졸라댔다.

「쉬이익」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푹」

바람의 가르는 소리가 멈춰선 지점엔 아까 여자아이의 목을 움켜쥐던 씨뻘건 얼굴이 아닌 자신의 배에 꽂힌 검을 움켜잡곤 하얗게 질린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그 검을 잡고 있는 사람은 웃는 인상으로 국수를 먹고 있던 노인이 아닌 초록 빛깔의 눈이 번뜩이며, 매우 신속한 움직임을 보인 우람한 늙은 사내였다.
노인은 검을 배에 꽂은 상태에서 빼지않곤 상대방의 머리 쪽으로 칼날을 향하도록 돌린다음 그대로 위를 향하여 검을 재빨리 움직였다.

「사사사삭」

옆에 있던 덩치 큰 청년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보았을 땐, 이미 그의 동지의 상체는 반쪽이 나 있었다.
그 덩치 큰 청년은 놀라서 뒷 걸음질을 치며, 그 노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초록빛 눈동자에 검과 옷 모두 피범벅이 도니 상태인 노인은 검을 자신의 허리춤에 차더니, 짧은 기합과 함께 사라졌다.
다만, 그 곳엔 똑같은 두 명의 거대한 몸집의 남자가 있을 뿐...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들인다더라!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잖냐!"

변신한 노인이 화가 난듯 소리쳤다.

"이, 이 마을 사람들은 ESP에 제어를 받고 있는데..너, 넌 누구야!"

"나? 지금 네 모습이지...걱정마라. 곧 끝난다...국수 불겠다."

"아, 내가 돈..돈을 주지! 어때? 땅도 줄께..."

그 덩치 큰 청년이 당황한 듯 말을 했으나 동시에 덩치 큰 재빠른 남자는 떨고 있는 청년의 목덜미를 한손으로 잡더니 주문을 외웠다.

"록테브롬."

주문을 당한 그 청년의 얼굴은 생기를 띄지 않게 되었다. 그의 목엔 칼 세자루가 꽂혀 있었고, 덩치 큰 청년은 그 상태에서 무릎을 꿇더니 쓰러졌다.
모든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침묵을 지키다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여자아이에게 다가갔다.

"괜찮니?"

여자아이는 끄덕였다.

"이름이 뭐니?"

노인이 인자한 얼굴로 자신의 키를 낮추며 아이에게 물었다.

"...."

"말하기 싫다면 안해도 돼."

"...호문클로스." 아이는 어조의 변함없이 대답을 하였다.

"...아, 네가 M이로구나. 그렇다면 로건님도 여기 근처에 있다는 소린데..."

여자아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노란 빛 손수건을 꺼내더니 피 묻은 노인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노인은 천천히 그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멀리서 지팡이를 짚고 터벅터벅 오는 사람을 보곤 슬쩍 일어났다.

"오랜만입니다. 로건 테일러 군주님."

"허허허, 아닐세...난 더이상 군주가 아니야, 그저 직업을 잃은 촌장일 뿐.."

촌장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나저나, 내가 없는 동안, 또 무슨 일이 있었나 보군..."

"그래븐 허스트CT의 캐리족들이 아직도 테일러 주민들을 괴롭히나 보군요...."

피 묻은 칼을 닦으며 노인이 안타까운 듯 물어보았다.

"그런 셈이지...하지만 어느 누구도 아까 그 여인 꼴이 날까봐 함부로 나서지 못한다네...
뭐, 자네 덕분에 한동안 조용하겠나만...허허허."

촌장은 털털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이 아인 언제 연구실에서 빠져나왔나 모르겠군."

이상하다는 듯 촌장이 말했다.

"...역시 아시는 군요. 저는 오늘 이 아이를 처음 봤습니다."

노인이 신기한듯 아이를 다시쳐다보더니 말했다.

"나던 그대던, 모두 지옥의 문 후에 인조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이 아니던가..
처음보다니...하긴, 그렇겠지...이 아이가 완성될 때 자네는 없었으니..."

촌장은 아쉬운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이 아이가 우리가 실시 했던 프로젝트에서 최초이자 최후의 아이였었죠?..상당히 예쁜 아이군요."

노인이 다시 그 아이 앞에 앉더니, 아이의 보라빛이 나는 머리결을 만지며 말했다.

"...당신...로리콘?"

촌장은 음흉한 눈빛을 보냈다.

"뭐라구욧!"

노인이 당황한듯 소리쳤다.

"아닐세...장난이야 장난...오랜만에 만났으니, 농담 쯤으로 받아주게나..그나저나, 이제 그대는 어디로 갈껀가?"

"내일 사비우론CT에서 할 일이 좀 있으니, 오늘 떠날 겁니다."

공손하게 노인은 대답했다.

"그래, 그럼 잘 가게나..아, 그리고 이 아이 좀 맡아 줬으면 하는데...신분증이나 그런건 문제없다네."

촌장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네? 무슨 연유로?"

"사양할 필요없다네. 자네 젊었을 때부터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지 않은가? 테스트도 끝났으니, 양녀로 삼게나.."

"....고맙습니다...그럼."

노인은 시선을 아이쪽으로 옮겼다.

"자, 그럼 갈까?"

노인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저기요...할아버진 누구세요?"

호문클로스가 쭈삣거리며 물었다.

"에...이제부터 네 진짜 할애비 되는 사람이겠지...이제 네 가족은 내가 되는 거란다..알겠니?"

"네...그런데, 제가 물은 건..할아버지 성함 말이에요. 성함."

노인은 서서히 해가 지는 하늘을 보곤 다시 아이를 바라보더니 대답했다.

"배사 폰 테일이란다... 배사...배사 할아버지라고 불어주렴. 하하하하하"

촌장은 말없이 그 호탕하게 웃는 그의 그림자와 조그만 어린아이의 그림자를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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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를 받은 컴퓨터...
...더 느려지다!!![쿠웅]

...언제든 시간나면 윈도우즈를 다시 깔아야지...[에효..]

조언 항상 달게 받습니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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