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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

덜컹.
낡은 나무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왕진 다녀온 클라우스씨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목소리는 분명 아무렇지도 않다는 목소리인데……뭐, 나중을 보면 그 마이페이스인 남자도 얼굴이 일그러질수 밖에 없을 듯 하다.

‘큰 일’이라는 것이다.
개수는 확실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릇의 반 이상을 깨먹어 버렸다.별로 남아있는 듯한 그릇들도 아닌데, 그걸 몽땅 깨버렸으니 혼나는 것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라지만, 그 ‘혼나는 것’이 무서워서 침대의 이불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나는 도대체…

「엘자─, 어딨어?아, 잠자러 갔나.」

저 태연한 목소리가 어떻게 바뀔지 상상이 안가지만, 음.일단 화부터 내고 볼까?아니, 저사람은 마이페이스니까 그래도 화를 안낼수도 있어.하지만 그래도, 얼마 있지도 않는 그릇들을 깨버렸으니 혼날 각오는 해야된다.

「어?」

발견했나 보다.
탁자위에 고스란히 옮겨둔 그릇의 조각들을.아니, 이건 별로.깨뜨린 것들을 그저 몰래 버리는것도 나쁜아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아빠도 잘못한거는 뉘우쳐야 한다고 했다.그런다고 너무 대놓고 보여주면 뻔뻔스럽기도 하고.그러니까 일단 저사람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아, 나 10살주제에 왜이리 생각하는게 많을까.

「됬다.」

응?
뭐가 됬는지는 모르겠지만 클라우스씨는 곧 내가 누워있는 방문의 낡은 나무문을 열고서는 말했다.

「아, 엘자.여기 있었구나.음?자는거야?」
「아, 아뇨.저기…」

솔직히 말해서 잠자는 척이라도 할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가버린 대답.

「그런데 엘자.설거지 말이야…」
「저, 저기..그거!」

변명을 하길위해 몸을 일으키고 입을 열었을 때,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아주 잘했던데?다음에도 잘 부탁할게.」

그 목소리는 비꼬지도 않았고, 일체의 반어도 섞여있질 않았다.

「아…어, 어떻게…」

그릇이 깨진 것을 보고 진심으로 잘했다, 라는 사람은 없다.아니, 극히 이상한 사람이라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이사람은 평범한 의사.그런 사람이 대부분의 그릇을 깨먹었는데도 웃으면서 ‘잘했다’라고 말할수 있다니…
사실 확인을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넘어 부엌을 내다보았다.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던 깨진 조각들은 깨끗하게 원래의 모습[그릇]을 되찾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
「뭐가 말이지?」

헤실헤실 웃으며 자신보다 한참 연하인 10살의 여자아이를 내려다본다.이사람, 도대체 무슨짓을 한것일까.무슨일이 일어난것일까?저것들은 불명 깨져버린 그릇들이 맞다.그런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있다니, 마법이라고 부린것일까?

「그릇이…깨린 그릇들이 모두…」
「신기해?」

‘원래대로 돌아왔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사람이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그 말에 끄덕, 하고 대답하자 클라우스씨는 다시 그릇에 시선을 두며 내게 말했다.

「깨진 그릇들이 있길레 조각을 모아서 마법으로 원래대로 되돌렸어.엘자도 한번쯤은 들어봤을걸?마법이라는거 말이야.」
「마, 마법이라구요!?」

마법.
그것은 대륙 금단의 기술.자연의 신이자 우리의 주신, ‘프리스카’의 가름침에 반(反)하는 주술.‘자연 그대로’라는 여신 프리스카 가르침을 어기고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며 행해지는 금기.그것은 때론 죽은자를 되살릴수도 있는 악마술.분명히 저번 전쟁 전에 모든 마법사들이 학살되었다고 들었는데!
아니, 살아 도망친 사람들도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마법이라니!클라우스씨!그건 모든 대륙, 모든 나라의 금기에요!악마의 기술이라구요!그런걸 쓸수 있다니.이대로라면 클라우스씨는 위험하다구요!!」
「위험한건 도망자인 엘자도 마찬가지야.」

별거 아니라는듯이.
그는 여전히 웃고있었다.

「솔직히 이제까지 수도없는 위험도 있었어.죽을뻔도 했고 고독에 빠질때도 있고.그것이 우리들 ‘마법을 쓰는 자’들이야.우리는 처음부터 이 기술을 배울 때 목숨을 걸었어.」
「하지만!」
「말했잖아.」

난 도대체 이사람에게 무엇을 설득할려고 하고 있을까.하지만 이것만은 알고있다.그가 쓰는 그 ‘마법’이라는 것이 굉장히 나쁘다는 것을 알고있다.그것을 저사람도 알고있다.그런데도 난 도대체, 그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그는 여전히 여유로운듯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곳은 아무도 못찾는다고.」

그 말은 불변의 확신이였다.




저녁밥을 먹고나서 클라우스씨가 핫쵸코를 끓여주었다.홍차라거나 녹차는 그다지 입에 맞지 않다고 하니, ‘녹차가 더 몸에 좋은데…’라고 투덜거리며 결국은 핫쵸코를 끓여주는것이다.
슬슬 일주일이 클라우스씨의 집에서의 생활이 일주가 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클라우스씨는 내 맞은편의 테이블 의자에 앉아 조용히 찻잔안에 든 홍차를 들이키면서 말했다.

「엘자는 10살주제에 여러가지 많이 알고있구나.이런걸 맹랑하다고 해야하나?」
「풉」

그 말과 동시에 입안에 조금 머금고있던 핫쵸코가 입밖으로 튀어나올뻔 했다.아아, 이모습을 아빠가 봤으면 아무레도 된통 혼났을것이다.

「어쩔수 없는걸요.엄격한 아빠와 너무 과보호의 엄마, 그리고 바보 멍청이 같은 오빠와 함께 살다보면 나라도 똑똑해 져야지, 라거나 빨리 어른이 되야지, 라고 생각하니까 어느세 이런 성격이 되어버린 걸요.별로 10살이 되서 의도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말이지.그 또래의 요자아이들이라고는 해도 보통은 남자애들 사이에 끼어서 놀 나이야.엘자같이 이렇게 집안에 틀어박혀서 핫쵸코 마시며 애늙은이 같이 신세한탄 하는게 아니라고.」
「뭐, 그런고 그렇네요.하지만 나가서 놀아도 놀아봤자 오빠하고만 놀아서.거기다가 그런데에 별로 흥미도 없구요.」

다시 따뜻하게 데워진 핫쵸코를 담은 머그컵에 입술을 살짝 댄다.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후룩, 하는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렸다.

「하지만, 요즘 시장길가에 뛰어다니는 엘자 또래의 아이들은 마법이라고 물어보면 굉장히 좋아한다고. ‘우와, 그거 신기하다’라거나 ‘나도나도 하고싶어!그거 막 하늘 날아다니는거죠?’라고 말이지.엘자처럼 ‘그런거 위험하니까 관둬요!’라는 10살은 이 세상에 없다고.」

음, 하며 자기 자신 멋대로 납득해 버리는 클라우스씨.아무레도 그런 그의 행동이 더 어린애 같다.

「그 아이들은 몰라서 그래요.마법이 얼마나 무서운건지.저도 마법사나 마법 쓰는 것을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봤다던 아빠나 오빠가 말하기를, ‘마법은 굉장히 무서운거다’라고 했는걸요.책에서도 ‘금단의 기술’이라고 적혀있기도 하구요.」
「음, 그건 맞는말이야.착한 아버지랑 오빠네?하지만 엘자도 실제로 마법이 어떤건지는 제대로 보지 못했잖아?」
「안봐도 알수있는건 알수있어요.마법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마음만 먹으면 인간을 단번에 죽일수 있는 병기.그렇죠?」
「그런 종류의 마법도 있어.그래도 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마법도 있다고.예를들면…」

그는 홍차를 담고있는 찻잔을 손끝으로 조용히 두드렸다.

「이 찻잔, 아까 엘자가 깨뜨린거야.아까도 말했듯이 그 깨진 그릇들의 조각들을 모아서 마법으로 원래대로 되돌려 놓은거지.」
「그정도는 아까 들었어요.하지만 그걸 당당하게 ‘마법으로 되돌려 놓았다’라니.아무리 ‘10살의 꼬마여자애’라고 해도 너무 믿는 것 같은데요?」
「흥, 나도 그건 예상외야. ‘10살의 꼬마여자애’ 주제에 마법이 무엇인지 알고있다니.보통은 ‘우와, 신기하다~’라고 감탄하는거라고.어쨌든 이렇게 깨진 물건을 원상태로 되돌릴수 있는것도 마법이지.」
「그래도 위험한건 위험한거라구요.」

한방 맞은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든 무시하고 그를 쏘아붙였다.

「그리고 또한가지 있어.」

그는 찻잔을 테이블의 접시위에 놓으며 검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얼굴을 테이블 가까이로 하고선 말했다.

「넌 이 집에 들어올때부터 마법에 걸렸어.」

그말은 이해할수 없었다.난 이집의 들어온 기억이 없으니까.클라우스씨의 말에 의하면 난 그때 기절해 있었다고 하던데, 도대체 이사람은 내가 기절해 있을 때 무슨짓을…

「마, 마법이라니!!설마!!」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서 클라우스씨를 무섭게 노려봤다.

「설마, 설마 설마 설마!!당신, 내가 기절해 있을 때 이상한짓 한건 아니죠!?」
「아니, ‘설마가 사람잡는다’라던가 ‘믿는도끼에 발등 찍힌다’등 같은 속담도 있잖아?」
「저, 정말이였구나!!」
「농담이야.」

그 말을 끝으로 맥이 빠져 털썩, 하고 다시 의자에 앉아버린다.힘없이 두팔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서는 조용히 핫쵸코가 든 머그컵을 쥐었다.아, 점점 식어가네.얼른 마셔야겠다.

「하지만 엘자가 이집에 들어온 이후로 마법에 걸려있는건 사실이야.」
「도대체, 그게 무슨뜻인지 말해주실레요?그렇지 않는다면 나 정말로 울어버릴지 몰라요.」

솔직히 말하자면 방금의 그 ‘농담같지 않는 농담’으로 울어버릴뻔 했다.

「내가 말했잖아.이곳은 아무도 못찾는다고.그 이유는 이집 자체가 마법에 걸려있기 때문이야.이집은 내가 마법으로 만들어낸 집, 그러니까 결계 같은 거지.이정도의 결계를 만들 정도면 고위마법사 정도는 되야되지.암!」
「그거 참, ‘10살의 꼬마여자애’한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자랑하는걸로 보이는데요…」
「아니, 뭐.어쨌든…」

요컨데.
그의 말은 이 집은 자신의 마법으로 만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이 집안에 들어온 사람 말고는 이 집의 존재를 눈치 못챈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결계’라는 말은 다소 처음들어 보지만 아무레도 이런, 마법으로 만든 공간일것이다.
그런 고위마법사께서 왜 의사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어쨋든 걱정되는건 걱정되는 것이다.

「그래도 클라우스씨.클라우스씨는 한번씩 마을사람들 한테 왕진하러 가니까 조심해야 해요.누군가가 이미 ‘클라우스씨는 마법사!’라고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구요.샤를국왕은 마법사를 신고하는 사람한테 현상금까지 지불한다고 했으니……」
「괜찮아.그럴때는 마을을 옮기지 뭐.」
「하지만 그때가 되면 이미 전국 방방곳곳에 현상금 수배지가 붙여진 후일걸요.」
「흐음, 그런가.그래서, 엘자.나에게 하고싶은 말이 뭐야?」
「네…?」

그 물음에 나도 모르게 당황해버렸다.

「마법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있어.그건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목숨을 걸고 이 기술을 배운것과도 같은거야.난 목숨을 걸었기 때문에 위험한건 당연한거야.그건 엘자도 알고있잖아?그런데 도대체 엘자는 뭘 더 말할려고 하는거야?」

나는 도저히, 그 물음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저사람을 알고있다.이 일이 위험하다는 것을.그런다고 지금까지의 생활을 모두 포기하고 새로이 살아라, 해도 그것은 잘못된 말이다.난 저사람의 환자고, 저사람의 나의 의사다.환자는 자신을 돌봐준 의사의 삶을 부정할만큼 대단한 인물이 아니다.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그의 얼굴이 조금은 붉게 물들어진 것을 본 것 같다.
처음 보는듯한 분위기.하지만, 이 분위기는 나중에 있을 일에 대해서는 비교도 안되는 일이였다.





똑똑.

「엘자, 잠자는거야?」
「아, 아뇨.아직, 잠이 안와서요.」

어둠이 내려앉은 방.밤에 다 되어서 나와 클라우스씨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각자 할일을 하기로 했다.책상과 침대, 옷걸이 밖에 없는 이방에서 뭘 하냐고 해봤자.잠자는 일밖에 없지만.막상 잠들기 위해 누우면 잠이 오질 않았다.
그것이 요 1주일간의 상태였다.

「음, 잠시 들어가도 되겠지?」

노크를 하고 대답도 듣지 않곳는 문을 맘대로 여는 클라우스씨.뭐, 그것도 이사람의 집이니까 가능한 일이라.대충 이해하고서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방문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여느때의 웃는얼굴인 클라우스씨가 언제나의 새하얀 가운을 입고 서있었다.

「무슨일이에요 클라우스씨?」
「음, 할말이 있어서 말이지.」

클라우스는 그말과 함께 방의 불도 켜지않고 침대에 걸터 앉았다.
불빛은 부엌에서 비추어져 오는것만이 전부였다.

「무슨 할말이?」
「엘자.내일이 되면 퇴원해야 할때야.이제 곧 배에 상처도 아물었고 여기저기 긁힌 자국도 딱지가 모두 벗겨졌잖아?여자애 주제에 회복력은 좋은거야.그러니까 이렇게 빨리 퇴원할수 있는것이라고.」
「퇴, 퇴원이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퇴원이라는 것을.이 집을 나가게 되는 것을.그리고 이 집을 나가서의 생활을.이사람과 있는동안 완전히 잊고있었다.내가 이곳에 오게 된 계기와, 이 집을 나가면 어디서 살아야 될지를.
난 환자니까.이사람의 환자니까 곧 퇴원해야 된다는 것을 완전히 잊고있었다.

「그래.내가 엘자를 처음 만났을 때 분명히 그 사연이 있는듯 했지만.병이 다 나으면 퇴원되는 것은 당연하잖아.」
「있기야…있지만…」

사연, 분명히 있다.
‘오빠’라는 사람의 내 배를 찌른 사연.
하지만 퇴원이라니, 전혀 생각치 못한 단어였다.

「그래서, 먼저 퇴원하기 전에 짐정리부터 하라고 이렇게 찾아온거야.요 일주일동안 엘자가 입고있던 옷이라거나 생활용품정도는 샀으니까, 그런거 다 가져가도 좋아.여자아이거는 이런데 있어봤자 쓸일은 없으니까 말이지.」

바보같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지만, 그 말투의 분위기는 아까와는 전혀 달랐다.

「그런가요…」

그래도 어쩔수 없는 일이다.난 환자니까 병이 나 나으면 병실을 떠나야 한다.거기다가 그다지 이사람의 덕도 그만큼많이 봤으면 만족이고 말이지.그러니까…

「클라우스씨.」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그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그사람은 웃으며 돌아봐 주었다.그 얼굴은, 묘하게 쓸쓸해 보였다.
이제까지 보여준적이 없는 표정.

「당신은 정말로 좋은사람이였어요.」

이런말을 했을 때 지금의 내 표정은 어떨까.웃고있을까?아니면 무표정일까?그것은 거울을 봐야 알 것 같지만, 지금은 아무레도 웃고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엘자도 나중에 크며는 굉장히 멋진 여성이 될거야.」

그런 말을 남기고서는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그는 조용히 말했다.

「응, 지금 짐 싸놓는게 좋을거야.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되니까.그렇지 않으면 이집이 들키거든.」

그 말인 즉슨, 이집의 문이 열릴때는 아침 일찍.그렇지 않는다면 집의 결계가 사람들에게 들켜 자신이 ‘마법사’라는것 마저 들킨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말도 업이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을 향해 걸어간다.그곳에는 나도 모르게 집에서 도망치던 날에 가지고 나왔던 짐가방이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는데…이것도 마법일까?

조용히 가방을 쓰다듬어 본다.
이젠 이 가방을 들고 다시 방랑을 해야한다.엄마는 죽었고, 오빠는 행방불명.이젠 혼자서, 새로운 집을 찾아 도망자 생활을 해야한다.

「윽…」

괜시리 눈물이 흐른다.
억지로 참는다.여기서 울면 바보취급 당할것만 같았다.이제까지 그렇게 꼬마애 같은 모습을 안보여 줄려고 했는데.
‘꼬마애는 시끄럽고 짜증나.툭하면 울고 싫증내지.’
그래서 어른이 될려고 했는데.어서 어른이 되어 ‘난 너희들과 달라’라는 것을 보여줄려고 했는데.

「흐…윽…」

타인에게 보여주는 겉모습이 어른이였지.
아직 몸과 마음은 꼬마애였나 보다.

「아, 으, 흐윽…」

멈출수가 없었다.
멈추려고 하면 더욱더 눈물이 흐를려고 했다.
그것은 왜일까?난 왜 우는것일까?멈출려고 애쓰는 동안에도 내가 우는 이유를 찾고있었다.왜일까?앞으로의 생활에 희망이 안보여서 그럴까?아니면 돌아갈곳이 없어서?무서웠기 때문에?

「엘자, 우는거야?」
「아, 아니..윽, 우는거 아니..흑, 요...」
「우는거 맞네!왜그래?또 상처가 아픈거야?」
「그런게, 흑.그런게 아니에요…그런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코가 막혀온다.그렇기에 말을 모두 잇질 못했다.정말, 우는것은 싫었는데.다른사람 앞에서 이렇게 추하게 우는건…정말로 사양이였는데.
어린애는 어쩔수 없나보다.

「으, 하윽…」
「엘자!왜 우는거야?」

나는 내 자신이 눈물에 젖은 얼굴을 볼수가 없다.그것만은 너무나도 다행인 것 같다.지금의 내 얼굴은 굉장히 추하니까.
눈물에 젖은 얼굴과 같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었을 때, 내 입은 아무런 말이나 지껄이고 있었다.

「가, 가고싶지 않아…!!」

몇번이고 말했다.

「윽…클라우스씨랑 같이…여기서…흑, 살고싶어…….」

몇번이고.

「다, 당신은 너무 상냥해요…그렇기 때문에, 흑.같이 있고 싶어…클라우스씨는…겉은 어른이라도 아직 속은 어린애 같으니까…내,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

그런가.
이 눈물은.

이별에 반(反)하려고 하는 눈물인가.


「나 아무레도…크, 클라우스씨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아아!어린애 주제에 그런말 한다고 하지 마세요!그, 그래도 나…….」

하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말은 한데도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진심일까?아니면 멋대로 떠들어댄 헛소리일까?그 목소리기 진실이든 거짓이든, 이곳을 떠나기 싫은건 매 한가지인 것 같은 느낌이였다.

「엘자..」

그 말을 끝으로.
클라우스씨는 무릎꿇고 앉아 내 허리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뺨까지 흘러내린 그사람의 머리카락이 내 뺨에도 닿아있었다.
황홀한 냄새.

그의 입술이 포근히 내 입술에 겹쳐지고.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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