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Maid no Maiden#01 - the past
2005.01.20 21:23
하아, 하아, 하아.
숨이 차 올라온다.
이것이 한계일지도 모른다.
어두운 새벽의 거리를, 우리 가족은 끊임없이 도망치고 있었다.
「녀석들이다!발렌타인 일가다!놓치지 마라!」
방범대장 같은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채찍과 같이 우리의 등을 때려왔고, 그때마다 나는 숨이 차오르는 것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심장이 터져오를듯이 뛰는 것 보다는, 내 손에 잡혀진 한 소녀의 가녀린 손이 놓쳐지는 것이 더욱 두렵다.
여동생과의 보폭의 차이는 분명히 난다.그녀가 내 걸음을 따라올리가 없다.그러기에, 그녀를 위해 보폭을 맞추는 것이 더욱 더 어려운 일.만약 그녀가 넘어진다면…
「아──」
우려했던 일은 일어났다.
잡혀진 손끝으로 그녀의 몸이 순식간에 땅으로 쳐박히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선, 그녀의 손을 잡고있는 팔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일어날 생각 하지 않았다.
「오, 오빠.날 놔두고 가…」
거세게 몰아쉬는 숨소리 속에서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
「바보냐 너는!?」
바닥에 엎어져 있는 그녀의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방범대는 이미 바로 코앞, 아아.이대로 최대한 달리지 않으면…
「민아!엘자!」
낯익은 그런,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간신히 여동생의 몸을 일으킨 내 앞에, 그다지 큰 체형이라고는 할 수 없는 어머니의 몸이 막아섰다.그 어머니는 분명히, 똑바로 멈춰서 달려오는 방범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막을 테니, 민이는 엘자를 데리고 어서 도망치렴!」
「어머니!」
「엄마!」
-우린 진심으로, 당신들을 사랑했습니다.
구차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쫌, 그만 괴롭히라고.
「반란자 발렌타인 공작 부인이다!저항하면 죽여도 좋다!」
「어머니!」
「어서 가!」
틀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니.
그런건.
틀려.
잘못됐단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어.당신들은 분명히, 잘못됐단 말이야!
푸욱
시선이 흔들린다.
왼쪽 배가 굉장히 뜨겁다는 것을 느낀다.아아, 아픈게 아냐.뜨겁다.불타오를 듯이…
「민아!」
「오빠!」
아아, 그런가.
어머니의 등을 밀어내고 내 배가 대신 칼날에 관통당한 것인가.뭐, 어머니는 나보다 키가 작으니 말이야.
「하아…큭」
목구멍에서 참아왔던 숨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수많은 피가 목덜미와 흙길을 더럽혔다.
죽는것이겠지.이젠 슬슬 죽어가는 것이겠지.
날카로운 무언가가 내 배에서 빠져나간다.아아, 칼날이 빠져나가는 것인가.뜨겁고 아프다는 것이 분명히 내 뇌를 지배하고 있지만, 저 칼이 날카롭다는 느낌은 전혀 지워지지 않는다.
「소공작은 죽었다!」
「확인사살은 나중에 하고 먼저 저녀석부터 처리해!」
방범대장의 목소리.
「헤헤, 그냥 죽이기에는 아까운걸?」
입에서 흐르는 침을 흠치는 남자.
「과연.애 둘이나 낳은 아줌마 치고는 아직 젊잖아?」
「어이, 이봐.지금 무슨말들을 하는거야?우린 임무중이라고!」
「이녀석, 하하.웃기네.군인이 이러는 낙이 없다면 어떻게 살겠냐?」
「내가 저 꼬마애를 맡을게, 히히.」
그리고.
「혼자 다 차지하면 안되지!넣을곳 하나정도는 남겨두라구.」
「하하!너덜해질때까지 가지고 놀아줄게!」
나는 그때 무엇을 했을까.
바닥을 기며 한마디만을 원했다.
닥쳐.
입만 그렇게 움직였을뿐, 목소리가 입밖으로 나가는 것은 몸은 용납하질 않았다.그럴때 마다, 배에 난 상처는 더욱 아파져 왔고, 피는 멈추지 않았다.
입을 뻥긋거릴때마다 피에 절은 흝탕물이 다시 입으로 들어온다.불쾌감따위는 잊었다.이 지위는, 소공작의 작위는 아버지의 목이 허공에 던져짐과 동시에 끝났다!
「아아, 쫌 들어봐 이 사발라면들아…」
하지만 소리가 너무나도 작았다.
「이 사발라면들아..!!」
점점.
두 숙녀에게 다가가는 쓰레기들에게 힘것 소리쳤다.
「내 가족에게 손끝하나 대기라도 해봐…그럼 네놈들의 ○두에 철사를 심어줄 테다!!!」
무언가, 방금 저녀석들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 보인듯 하지만 어찌 되었든 신경쓰지 말자.
그런데, 이젠 어떡한다.일을 저질러 버렸으니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할텐데.내 목숨을 바쳐 가족을 구한다?웃기지마.생물의 본능은 살아가는것이다.난 당신들처럼, 스스로 목숨을 내놓을 만큼…
「바보가 아냐…!」
몸을 일으킨다.
아프다는것을 잊는다.내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은 실패했지만, 어느정도의 안정은 되었다.이 아픔이, 너무나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지 않았다.붙잡으며는, 다시 무너질것만 같았다.
「난 너희들처럼──」
그리고 말을 이었다.
「쓰레기가 아냐.」
「하아…」
그것은 새벽 동이 틀 무렵이였던가.
소년은 아픈 배를 억누르고 끝없는 거리의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다른 손으로는, 피투성이의 묵직한 검을 쥐고있었다.
「녀석들은 바보야.아아, 그래.바보녀석들.실력을 모르고 덤비니 말이야.」
소년이 돌아본 등 뒤에는.
진홍의 피바다와.
복숭아빛의 살갗들이 널려있었다.
「아버지에게 배운 검술이 이런데에 쓰이다니.참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어머니?」
소년은 피바다의 가운데, 발기발기 찢겨진 고급천이 뒤섞인 한 핏덩어리를 내려보며 말했다.
「당신들은 너무나도 바보야.남을 위해 그렇게 헛되이 목숨을 낭비할 바에는, 내손에 죽는게 더 나아!」
그 사이에 머리라도 다친것일까.그 눈은 분명히 제정신이 아니였다.미친자의 눈은 그랬다.
「난 너희들과는 달라.너희들처럼 인간쓰레기가 아냐.남을 위해서 목숨을 버릴만큼 난 여유롭지 않아.만약 내 목을 노리는 자가 있다면, 내가 먼저 그 목을 베겠다.」
그 입가는 묘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엘자」
「아, 아악!」
소년은 땅을 내려보고 있었다.
길다란 ‘금발’의 앞머리가 눈을 가리기에 자세히는 어디를 보는지 몰랐지만, 분명히 소년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자신이 이제까지의 죄를 지은듯한 죄인처럼.그 죄를 속죄하는듯한 목소리로.
소년이 말했다.
「……엘자도 죽고싶어?」
구석에 앉아 뒷걸음질을 쳤지만, 금발의 소녀는 자신이 가야할곳은 그저 피의 새벽이 끝나는 건물의 구멍에 앉아서, 조그만한 신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내저을뿐.
「아니야?」
소녀는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유감이네.」
그 목소리는 아주 명확하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럼, 나와 함께 이 더러운 삶을 계속 살아가고 싶어?」
그 물음에.
소녀는 질린듯이.미치도록 울어대며 고개를 저었다.몇번이고, 몇번이고.피에 절어버린 그 금발이 미치도록 울고있었다.
「유감이네.」
반면에 소년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그럼」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그 얼굴은.
오금이 서리도록 무섭게도 표정이 없었다.
「여기서 죽는게 나아─」
푸욱
“엘자!!”
가슴이 크게 뛰는걸 억지로 누른다.
자신이 거리의 거지라는 것을 잊는다.자신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것도 힘든 바드라는것도 잊는다.
그저, 그 발렌타인 저택에서 살아가는 자신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다시 느끼며, 그 이름을 불렀다.
사랑하는 여동생의 이름을.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했다.
그저 웨이브 진 ‘또다른 금발’을 향해 손을 뻗치며 소리쳤다.
“엘자-!!”
잘못된 과거를 갈망하며──
숨이 차 올라온다.
이것이 한계일지도 모른다.
어두운 새벽의 거리를, 우리 가족은 끊임없이 도망치고 있었다.
「녀석들이다!발렌타인 일가다!놓치지 마라!」
방범대장 같은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채찍과 같이 우리의 등을 때려왔고, 그때마다 나는 숨이 차오르는 것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심장이 터져오를듯이 뛰는 것 보다는, 내 손에 잡혀진 한 소녀의 가녀린 손이 놓쳐지는 것이 더욱 두렵다.
여동생과의 보폭의 차이는 분명히 난다.그녀가 내 걸음을 따라올리가 없다.그러기에, 그녀를 위해 보폭을 맞추는 것이 더욱 더 어려운 일.만약 그녀가 넘어진다면…
「아──」
우려했던 일은 일어났다.
잡혀진 손끝으로 그녀의 몸이 순식간에 땅으로 쳐박히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선, 그녀의 손을 잡고있는 팔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일어날 생각 하지 않았다.
「오, 오빠.날 놔두고 가…」
거세게 몰아쉬는 숨소리 속에서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
「바보냐 너는!?」
바닥에 엎어져 있는 그녀의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방범대는 이미 바로 코앞, 아아.이대로 최대한 달리지 않으면…
「민아!엘자!」
낯익은 그런,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간신히 여동생의 몸을 일으킨 내 앞에, 그다지 큰 체형이라고는 할 수 없는 어머니의 몸이 막아섰다.그 어머니는 분명히, 똑바로 멈춰서 달려오는 방범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막을 테니, 민이는 엘자를 데리고 어서 도망치렴!」
「어머니!」
「엄마!」
-우린 진심으로, 당신들을 사랑했습니다.
구차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쫌, 그만 괴롭히라고.
「반란자 발렌타인 공작 부인이다!저항하면 죽여도 좋다!」
「어머니!」
「어서 가!」
틀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니.
그런건.
틀려.
잘못됐단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어.당신들은 분명히, 잘못됐단 말이야!
푸욱
시선이 흔들린다.
왼쪽 배가 굉장히 뜨겁다는 것을 느낀다.아아, 아픈게 아냐.뜨겁다.불타오를 듯이…
「민아!」
「오빠!」
아아, 그런가.
어머니의 등을 밀어내고 내 배가 대신 칼날에 관통당한 것인가.뭐, 어머니는 나보다 키가 작으니 말이야.
「하아…큭」
목구멍에서 참아왔던 숨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수많은 피가 목덜미와 흙길을 더럽혔다.
죽는것이겠지.이젠 슬슬 죽어가는 것이겠지.
날카로운 무언가가 내 배에서 빠져나간다.아아, 칼날이 빠져나가는 것인가.뜨겁고 아프다는 것이 분명히 내 뇌를 지배하고 있지만, 저 칼이 날카롭다는 느낌은 전혀 지워지지 않는다.
「소공작은 죽었다!」
「확인사살은 나중에 하고 먼저 저녀석부터 처리해!」
방범대장의 목소리.
「헤헤, 그냥 죽이기에는 아까운걸?」
입에서 흐르는 침을 흠치는 남자.
「과연.애 둘이나 낳은 아줌마 치고는 아직 젊잖아?」
「어이, 이봐.지금 무슨말들을 하는거야?우린 임무중이라고!」
「이녀석, 하하.웃기네.군인이 이러는 낙이 없다면 어떻게 살겠냐?」
「내가 저 꼬마애를 맡을게, 히히.」
그리고.
「혼자 다 차지하면 안되지!넣을곳 하나정도는 남겨두라구.」
「하하!너덜해질때까지 가지고 놀아줄게!」
나는 그때 무엇을 했을까.
바닥을 기며 한마디만을 원했다.
닥쳐.
입만 그렇게 움직였을뿐, 목소리가 입밖으로 나가는 것은 몸은 용납하질 않았다.그럴때 마다, 배에 난 상처는 더욱 아파져 왔고, 피는 멈추지 않았다.
입을 뻥긋거릴때마다 피에 절은 흝탕물이 다시 입으로 들어온다.불쾌감따위는 잊었다.이 지위는, 소공작의 작위는 아버지의 목이 허공에 던져짐과 동시에 끝났다!
「아아, 쫌 들어봐 이 사발라면들아…」
하지만 소리가 너무나도 작았다.
「이 사발라면들아..!!」
점점.
두 숙녀에게 다가가는 쓰레기들에게 힘것 소리쳤다.
「내 가족에게 손끝하나 대기라도 해봐…그럼 네놈들의 ○두에 철사를 심어줄 테다!!!」
무언가, 방금 저녀석들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 보인듯 하지만 어찌 되었든 신경쓰지 말자.
그런데, 이젠 어떡한다.일을 저질러 버렸으니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할텐데.내 목숨을 바쳐 가족을 구한다?웃기지마.생물의 본능은 살아가는것이다.난 당신들처럼, 스스로 목숨을 내놓을 만큼…
「바보가 아냐…!」
몸을 일으킨다.
아프다는것을 잊는다.내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은 실패했지만, 어느정도의 안정은 되었다.이 아픔이, 너무나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지 않았다.붙잡으며는, 다시 무너질것만 같았다.
「난 너희들처럼──」
그리고 말을 이었다.
「쓰레기가 아냐.」
「하아…」
그것은 새벽 동이 틀 무렵이였던가.
소년은 아픈 배를 억누르고 끝없는 거리의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다른 손으로는, 피투성이의 묵직한 검을 쥐고있었다.
「녀석들은 바보야.아아, 그래.바보녀석들.실력을 모르고 덤비니 말이야.」
소년이 돌아본 등 뒤에는.
진홍의 피바다와.
복숭아빛의 살갗들이 널려있었다.
「아버지에게 배운 검술이 이런데에 쓰이다니.참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어머니?」
소년은 피바다의 가운데, 발기발기 찢겨진 고급천이 뒤섞인 한 핏덩어리를 내려보며 말했다.
「당신들은 너무나도 바보야.남을 위해 그렇게 헛되이 목숨을 낭비할 바에는, 내손에 죽는게 더 나아!」
그 사이에 머리라도 다친것일까.그 눈은 분명히 제정신이 아니였다.미친자의 눈은 그랬다.
「난 너희들과는 달라.너희들처럼 인간쓰레기가 아냐.남을 위해서 목숨을 버릴만큼 난 여유롭지 않아.만약 내 목을 노리는 자가 있다면, 내가 먼저 그 목을 베겠다.」
그 입가는 묘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엘자」
「아, 아악!」
소년은 땅을 내려보고 있었다.
길다란 ‘금발’의 앞머리가 눈을 가리기에 자세히는 어디를 보는지 몰랐지만, 분명히 소년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자신이 이제까지의 죄를 지은듯한 죄인처럼.그 죄를 속죄하는듯한 목소리로.
소년이 말했다.
「……엘자도 죽고싶어?」
구석에 앉아 뒷걸음질을 쳤지만, 금발의 소녀는 자신이 가야할곳은 그저 피의 새벽이 끝나는 건물의 구멍에 앉아서, 조그만한 신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내저을뿐.
「아니야?」
소녀는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유감이네.」
그 목소리는 아주 명확하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럼, 나와 함께 이 더러운 삶을 계속 살아가고 싶어?」
그 물음에.
소녀는 질린듯이.미치도록 울어대며 고개를 저었다.몇번이고, 몇번이고.피에 절어버린 그 금발이 미치도록 울고있었다.
「유감이네.」
반면에 소년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그럼」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그 얼굴은.
오금이 서리도록 무섭게도 표정이 없었다.
「여기서 죽는게 나아─」
푸욱
“엘자!!”
가슴이 크게 뛰는걸 억지로 누른다.
자신이 거리의 거지라는 것을 잊는다.자신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것도 힘든 바드라는것도 잊는다.
그저, 그 발렌타인 저택에서 살아가는 자신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다시 느끼며, 그 이름을 불렀다.
사랑하는 여동생의 이름을.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했다.
그저 웨이브 진 ‘또다른 금발’을 향해 손을 뻗치며 소리쳤다.
“엘자-!!”
잘못된 과거를 갈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