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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aid no Maiden#00 - Prologue

2005.01.19 20:31

T.S Akai 조회 수:187

「민아..민아!」

목소리가 들렸다.
눈에 익은 목소리.
그것은 다급한 어머니의 목소리였다.몸을 일으켜 보니,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걸까.머리는 그다지 상쾌하지 않았다.

주위에는 그저 냄새나는 쓰레기가 널린 골목길.그 안에 커다란 짐을 베개 및 이불삼아 곤히 잠들어 있는 여동생이 보였다.아아, 저녀석은 평화롭구만.

「무슨 일이에요, 어머니?」
「어서 이곳을 떠나야 한단다!엘자를 어서 깨우렴!」

처음엔 이 이야기의 요지를 몯구 파악하지 못했지만, 정신이 돌아옴과 동시에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것인지 알게되었다.

「설마, 방범단이 이도시까지?」
「그렇단다!이 도시를 떠나야해!어서, 짐을 들고 나를 따라오렴!」

급히 짐을 챙기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금발’을 늘어뜨리고 곤히 자고있는 여동생의 곁으로 갔다.아직 10살밖에 안되는 이 어린아이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크나큰 고난이지만, 어찌되었든 이 아이는 그런 우리에게 불평하나 하지않고 조용히 따라온것이다.

「엘자?일어나!이 도시에까지 방범단이 왔어.」
「우응…」

아직 잠이 덜깬듯이 이쪽을 바라보며 조용히 ‘오빠?’라고 묻는다.당연한걸,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기나 해.

잠이 덜깬 여동생의 손을 잡고 어머니의 등을 따라간다.그리고 또 다른 한손에는 짐가방.이 날은 수없는 도망생활에서 슬슬 지쳐가는 날이였다.





Maid no Maiden





-아델라이드력 672년-

「크리스티앙 드 발렌타인의 공개 처형식을 거행한다.」

처형수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허공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그리고 그 수많은 사람들을 저 높은 단두대 위의 한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남자의 모습은 초췌했다.갖은 고문으로 상처투성이인 몸과, 분명히 황금색으로 빛날 그 금발은 흙탕물에 젖어 더러워 보이기까지 했다.그것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한 남자의 말로.

그렇게, 한 귀족의 집안이 몰락했다.




「도련님!아가씨!어서 도망치세요!이곳은 우리가 맡을 테니!」

어질러진 저택의 홀.그곳에서는 수많은 메이드에 의해 거의 끌려가다 싶히 도망가는 한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집사!그만둬요!당신들이 짊어지어야 할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소년, 베냐민은 메이드의 손을 뿌리치고 젊은 집사를 향해 뛰어 갔다.하지만, 그것은 이내 저택의 또다른 시종인 한 남자에게 말려졌다.
집사인 남자와 몇 명의 메이드가 저택에 침입한 병사들을 막고 있었다.그러나, 그것이 소년은 그리 오래 갈것이라는 기대도 안했다.

「도련님, 아가씨.」

집사가 말했다.
온몸을 써서 병사들을 막고있는 집사와, 몇 명의 젊은 메이드가 등 뒤에서 때쓰는 어린 도련님과 아가씨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우린 진심으로, 당신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는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그만 두렜잖아.
당신들이 한 그짓이 얼마나 의미없는 것인지 알아?

사랑한다고?

웃기지마.

사랑하고 싶으면 먼저 자신의 몸을 지키고 나서 말해.
자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랑은 받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까…그러니까…




“엄마 엄마.이 아저씨 울고있어.”
“얘!그만두렴.함부로 만지면 안돼!”

그 목소리에 졸음이 사라졌다.
골목길에 등을 기대어 쉬다가 깜빡 잠들었는지, 허리가 굉장히 아프다는 느낌이다.목도 뻐근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번화한 시장의 골목길 한 구석이다.바로 옆을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거리.수많은 상점.정말로 평화로운 마을이였다.

“또 그런 꿈을…”

조용히 다시 눈을 내리깔며 덥수룩한 턱을 메만진다.

“수염 깎을때가 된 것 같은데…”

시선 위를 올려보니, 건물 사이로 보이는 조그만한 하늘은 새하얀 구름이 한가득이였다.


조용히 내 마지막 가족인 기타에게 손을 뻗친다.나무로 만들어진 싸구려 기타지만 음색만큼은 좋다고 생각한다.이 기타와 함께 몇 년을 유량했는지는 이제 더 이상 기억도 안나지만, 그런건 아무레도 괜찮겠지.

조용히 기타를 무릎 위에 얹히고.

“엣헴”

목을 가다듬고서, 곡조를 노래했다.

그대가 있을 그곳. 어딘가요.
나는 여기에 있지요. 하지만 만날수 없어.
아름다운 추억, 모두 잊어버려요.
하지만 난 그대를 잊지 않아요.


골목길에 앉아서 읆조렸다.
길가다 잠시 발길을 멈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눈길을 주고 그저 피하는 사람도 있다.그리고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갈길만 가는 매정한 사람도.

조용히 곡조를 마친다.
아아, 목메여 노래 부른후 밀려오는 이 느낌이 정말로 느낌이 좋아서 나 역시 노래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혼자서 감상에 젖어있을 때, 소녀가 온것이다.

“수염부터 깎아야 겠군요.”

소녀의 목소리는 굉장히 예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귀족 아가씨라면 상황이 다르다.

“방금의 노래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골목길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역광 덕에 소녀의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치마자락의 세련된 레이스와 선명한 색은 그녀가 분명히 귀족집 자제정도 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웨이브 진 아름다운 ‘금발’




“..엘자?”

조용히 그렇게 물었다.
한 소녀의 이름을 그렇게 중얼거렸다.
살아있을리 없는 하나뿐인 여동생의 이름을 조용히 입에 담자.

“무슨 소리인가요.제 이름은 막셀 폰 론테부르크(Marcel von Rothenburg) 입니다.”
“아…”

앞머리가 시선을 가리고 있지만 그녀의 시선이 약간 다른곳으로 옮겨지자, 그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엘자가 아니다……

나는 조용히 한숨지었다.
내가 아는 엘자보다 더 세련된 얼굴이다.그 얼굴에는 나름대로의 카리스마도 느껴진다.그녀와 같은 ‘금발’이지만, 그 금발이 의미하는 뜻이 엘자와는 전혀 다르다.

“다시 소개하지요.전 베레니스 왕국에서 이곳으로 관광차 온 막셀 폰 로텐부르크입니다.”

그녀가 정중히 인사했다.

“아아, 그런가요.그런데 그 귀족부인께서 이 누추한 시장의 골목 구석에는 어인일로?”
“당신의 노래에 반했습니다.저와 함게 베레니스 왕국으로 가실 생각은 없으신지?”

베레니스 왕국.
그곳은 절대 굶어죽는 이 없는.거지가 없는 부유하고 평화로운 나라.그쪽의 귀족이란 것은 이 프랑크 왕국의 귀족과는 성격이 많이 틀려, 그들은 오만하지 않고 양민의 식량을 빼앗지 않으며, 귀족이란 그저 사회적 이름만 있을뿐.절대로 그 지위가 서민의 머리위에서 서민보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그 서민들은 이 이름뿐인 귀족에게 스스로 그 예를 갖추며 함께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그 나라.
그 나라의 한자리를 차지하는듯한 귀족부인.

“무슨 말씀이신지?”
“그러니까 아가씨는, 당신의 노래에 반해 두고두고 당신을 곁에 두고 싶은것입니다.”

그 목소리가 들렸을 때, 눈 앞에는 황금의 귀족아가씨가 아닌 안경낀 사무여성 같은 여자가 있었다.언젠가 사창가에 갔을 때 이런 모습의 여성들을 자주 본 기억이 있지만, 그런 여자들 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아아, 그 귀족 아가씨는 살짝 뒤로 물러난 것이군.그럼 이 여자는, 이 아가씨의 메이드 정도인가?

“아아, 그거 참.귀족 아가씨의 묘한 취미로군.”
“풉, 재밌는 분이시군요.”

눈앞의 세련된 아가씨는 조용히 웃었다.

“그러고보니, 아가씨의 이름은 어떻게 되죠?아아, 제 이름은 베냐민…아니, 민·리코스트라 합니다.보시다시피 정처없는 음유시인이죠.”
“제 이름은 레아·슈나이더.로텐부르크 저택의 집사를 맡고 있습니다.그리고 저기 계신 분은 막셀 폰 로텐부르크.로텐부르크 저택의 주인마님이시죠.”

자신의 주인까지 모두 소개하고서는 그녀는 정중하게 인사했다.

“만약 안간다면 어떻게 되는거죠?성의 지하감옥에 갇혀서 썩어 문드러질때까지 노래를 불러야 하는건가?”
“설마. 저레뵈도 우리 아가씨는 악취미가 아니라구요.”

쿡쿡, 거리며 웃는 아가씨.그런 아가씨의 조심성에서 귀족집안의 집사라는 느낌이 어쩔수 없이 밀려온다.

“죄송하지만, 아가씨께는 잘 말씀해주시지 않겠나요?전 결코 아가씨의 뜻을 받을수 없습니다.어느 귀족이 어떤 골목길에서도 볼수있는 부랑자를 데려가 살수 있겠습니까?그리고 그다지 한곳에 속해있는 성격이 못되서요.그래서 이런 자유로운 음유시인이 된 것이 아닙니까?그러니 아가씨를 잘 타일러 주십시오.”
“그런가요.그거 참 유감이군요.그럼…”

후회없이 등을 돌리는 그녀, 그리고 이내.그 ‘금발’의 소녀는 인파속으로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골목길의 입구에 기대서서 그 뒤를 본다.

“엘자…”

‘금발’의 귀족아가씨의 등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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