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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반전-?

2004.10.28 21:56

T.S Akai 조회 수:188


쉬익.


숲속에서 그것은 모든것을 베어내는 소리를 냈다.
아니, 그것에 소리따윈 없었다.바람 가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그것은 너무나도 빠른 검.음속(音速)의 속도를 가진 그 검은 바람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통과하면서 달리고 있었다.

섬광이 왼쪽 위부터 내려 찍어 온다.다시 말하자면 그 섬광마저도 보이지 않는다.이것은 음속의 검, 볼수 있을리가 없다.볼수 없다, 볼수 없어.그것을 알아챈 순간, 그 음속의 검에 대항하는 남자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짓이 무엇인지 다시 되새겼다.



분명히 그는 한 남자의 암살명령을 받았다.타겟이 된 남자는 산속에서 가족과 조용히 사는 사내.분명히 이웃이 본다면 그저 행복한 가족이였겠지만...그 남자의 과거는 너무나도 피비린내 났다.
검 하나에 몸을 맡기고 수십여명 단숨에 죽였다.이제까지 죽여온 인간들의 수는 헤아릴수도 없을 정도.타겟이 된 남자도 전직 암살자, 하지만 그는 한 여성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낳아 산속에서 조용히 살려고 하였다.

모든 속세와의 연결을 끊고.

하지만 아이를 낳은 순간, 아내는 죽어버리고 산속에는 남자와 그의 아들 하나만이 살아있다.



내가 받은 임무는, 이 남자를 죽이고 이 남자가 가지고 있는 검.음속의 검, 이것을 주군에게 가져다 가는것.

하지만──



남자는 눈을 질끔 감았다.이걸로 끝이다-, 라는 생각만이 들었다.모든것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갔다.어릴때의 일, 첫사랑의 일, 그리고.이 임무를 받을때의 일.모든것이 지나가고...남자는 자신의 목숨을 포기했을때.



아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을 무시하며 달리던 음속의 칼날은 남자의 어깨에 닿자 마자, 피를 흩뿌렸다.하지만 그 검은 암살자의 어깨를 완전시 베어내지 못했다.그것은, 심경의 변화일까.음속의 검의 주인은 내려 치는걸 멈추고 귀를 귀울였다.

아기 우는 소리는 아직도 나고있다.

그래서 남자는, 아이의 아버지는 검을 거두고 주머니에서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천을 꺼내어 검신에 묻은 피를 닦아낸 후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암살자로 부터 등을 돌려 등 뒤에 있던 낡은 오두막 집에 눈길을 돌렸다.


분명히 울고있었다.


그리고 등 뒤의 암살자를 다시 내려다 보았다.


그는, 숲속의 흙바닥에 주저 앉아 두 다리를 떨고 있었다.죽음, 그것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하지만 암살자는, 그리 톡톡히 자신의 신념을 꺾을려 하지 않았다.


"죽여라 이놈!나, 나를 모독할 생각이냐!"
"죽일 필요도 없소.난 이미 살생을 버린 몸..."

남자는 조용히 허리춤에 차있던 검집을 풀고선 자신의 손에 들어올렸다.너무나도 낡은 카타나는 빛을 바라고 있진 않았지만, 처음 보았을때 그 검의 칼날은 푸른 달빛 아래 새하얀 빛을 뿜어대고 있었다.
분명히, 달빛이 은색으로 변할 만큼의 순결한 백색을 가진 그 검은 음속의 검이다.요도, 참풍(慘風).무엇이든지 갈기 갈기 고깃조각 처럼 찢어버린다는 참혹한 바람.그것이 그 검의 이름.
그 칼날의 검신은 너무나도 얇았다.바람에 못이겨 부러질듯한 그 검은, 그저 휘둘러질때 휘어질뿐.더이상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이 이 검을 요도라 부르는 한 근거인가.


눈앞의 남자는 그 참풍을 두손에 조심스럽게 들고서는 암살자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하나 부탁이 있소.이 검과 내 아들을 부탁하오."

남자는 전혀 거리낌 없었다.전혀 거리낌 없이, 주저 앉아 떨고있는 남자에게 그 무서운 검을 주면서 자신의 아들을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꿍꿍이 속을 모르겠다──, 남자는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이 남자, 정말로 진심일까.

"당신과 내가 몇합을 치고 받았는지 알고 계시오?아아-, 모르는게 당연하지.사실은 나도 모르오.그대들이 원하는 이 참풍, 내가 휘두르고 있다고는 하나 그 속도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음의 속도.이 검의 주인인 나 역시도 기억하기 힘드오.그만큼 당신과 나는 수많은 합을 주고 받았다는 것이오."

거기서 분명히 암살자는 순식간에 밀려서 자신의 어깨에 상처가 났지만, 그것 뿐이였다.저 목숨의 은인인, 조그만한 애녀석에게.

"당신은 분명히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소.이 세계의 상위에 올라갈 만큼 굉장한 힘을.그렇기에, 그대가 업을 이룰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내 아들과 이 검을 맡기는 것이오."

암살자는 더이상 떨고 있지 않았다.하지만 남자의 그 제의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그는 이 남자가 왜 자신에게 아들과 검을 맡기는지 모른다.자신은, 암살자라는 인간 자신보다 훨씬 더 정상에 서있는 남자인데.그런 남자가 아직 정상을 바라보고 있는 오늘 처음 만난 타인에게 정상의 상징인 요도를 넘겨주고 아들까지 맡긴다는것은, 전혀 제정신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내가 왜 아들과 검을 맡기는지, 알고 싶고?"

남자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암살자 자신의 마음을 깨뚫어 보는듯 그렇게 말했다.남자는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두손에 소중하고 쥐고있던 요도를 숲속의 진흙위로 내팽겨 쳐놓고, 암살자를 내려다 보았다.


"내가 아들과 검을 맡기는 이유는────"
















20분만에 만들어진 습작.

음, 요즘은 하릴이 없었습니다.거기다가 곧 만들어질 게임의 스토리를 맡아 버렸으니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두뇌를 녹이지 않으면 크닐일것 같아서 이렇게 생각나는대로 써갈깁니다.



과연.


써갈기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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