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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5시 67분

2004.10.25 01:54

Nio™ 조회 수:202

#1

한 소년이 걷고 있다. 가을 저녁의 황혼이 서럽게도 아름다운 빛을 내뿜으며

지고있다. 'Journey'의 'Greatest Hits Live'앨범을 들으며 천천히, 아주 느긋

하게 걷고 있다. 공원에 들어서서도 여전히 느긋하게 걷고 있다. 때로는 세상

을 다 산 것처럼 한숨을 푹푹 내쉬기도 하며 걷고있다. 마치 그의 CDP가 정지

되는 순간 자신의 삶을 끝내버릘 것 같은 그런 우울함이 그에게서 새나오고 있

다. 한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불안한 주행을 하고 있다. 그녀는 처음타는 실력

치고는 나름대로 잘 운전했다. 돌부리에 걸리기 전까지는....... 전혀 예상도

못 하고 있던 돌부리들의 출현에 당황해서 급하게 핸들을 왼쪽으로 돌렸으나,

왼쪽에도 돌부리가 다수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핸들

을 좌우로 흔들다가 돌부리에 걸려서 페달을 놓치고 만다. 마침 돌부리가 있

던 포인트의 바로 앞에서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녀는

당황해서는 이 사태를 어찌 해쳐나가야 할 지를 혼란스럽게 생각하며 비틀비

틀 내려가고 있었다. 처음 타는 자전거라 브레이크의 존재를 몰랐던지 그녀는

브레이크의 존재를 망각한 상태로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살려주세

요.", "비켜요!"라는 둥 급하게 소리만 칠 뿐이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걱정어린

눈으로 바라볼 뿐, 또한 어떻게 손을 쓰지 못하고 내려가는 그녀를 볼 뿐이었

다. 그녀의 눈에 저 앞에 걸어 내려가는 소년이 보였다. 비키라고 소리를 버럭

버럭 질러댔으나 왠일인지 그 소년은 듣지 못하고 그냥 걸었다. 중심을 잃고

종횡무진 길을 따라 돌진하던 자전거는 결국 '꽈 당!' 하고는 충돌하고 말았다.

정적, 순간 주변의 모든 생명체가 숨을 멈춘 듯 매우 고요했다. 바퀴와 페달

은 기름칠이 잘 되어 있는지 소리없이 돌고만 있었다. 그녀는 작은 신음 소리

를 내며 옆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역시 엎어져 있는 소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둘 괜찮냐며 물었다. 소년은 엎어져있는 상태에서 말없이 CDP

를 살펴보고는 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자 그대로 일어나 옷도 털지 않은채 길

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여럿 지나가자 그녀는 서서히 일어나서 옷

을 털었다. 코에서 찡한 통증이 느껴져 오자 곧이어 무언가가 인중을 스치고

입술에 닿는다.

" 으~코피잖아..이 씨!"

한바탕 따지려고 소년이 있는 곳을 향해서 "이봐요!!"하며 고개를 돌렸으나 그

는 없었다. 저 앞에 유격훈련을 바로 마친 군인처럼 지저분한 옷을 걸친 소년

이 걸어가고 있는것을 본다. 재빨리 자전거를 추스려서 그의 느린걸음을 금세

따라잡는다.

" 이봐요. 당신 왜 그리 뻔뻔하죠? 사람이 비키라고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는

데, 들은척도 않고, 결국은 사고가 났잖아요!!"

정면을 응시한채로 그녀는 말했다. 이어서,

"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구요.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지. 이건 엄연히 사고가

없을 수 있는 일이었는데 댁이 피하지 않아서 난 사고란 말이죠. 뭐 이런 사소

한 일로 보상을 바란다거나 하는 쪼잔한 사람이 아닌 나를 만난것 까지는 다행

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따져봤을때 댁으로 인해 난 사고

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주한다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결론이 나오

는데, 댁이 이 일에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는것이 당

연한 일인 것처럼 저도 당연히 알고싶네요."

소년은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CDP에서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Wheel in

the Sky'가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사람이 말을 하면 들은척이라도 해야죠. 안그런가요? 세상에 사람이 조

용히 해결하려고 이렇게 말로 하는데, 이런식으로 나오면 분위기가 험악해 지

잖아요!! 우리 그냥 조용히 해결하고 갈 길 갑시다!"

그녀의 마지막 마디가 시작될 무렵 CDP는 음반의 마지막 트랙을 마쳤다. 소

년은 그녀의 마지막 마디를 듣고는,

"네? 무슨 일이시죠? 제게 무언가 용건이 있나요?"

그녀는 그말을 듣고는 충격에 휩싸여 걸음을 멈춰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이런 건방진 녀석이 다 있지?'하고 속으로 분노를 내뿜고 있었

다. 그녀가 말을 하지 않고 멈춰 서자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 하고는 다시 CDP

의 재생버튼을 누르고는 오른쪽으로 꺾어서 나있는 출구를 통해 나가버린다.

그녀는 발옆에 놓여있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집어들고는 소년의 뒷모습이 보

이는 곳까지 달려가서는 그의 뒤통수를 향해 세게 던졌다. 명중.

소년은 딱하는 소리와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는 뒤로 돌아서서 그녀를 본다.

여전히 말없는 그녀를 향해 알수 없다는 몸짓을 해보이고는 다시 뒤돌아 길을

걷는다. 그녀는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씩씩 댔으나 이미 그녀석에게 따지기는

글렀다고 생각하고는 자전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처음 쓰는 소설입니다. 나름대로 뼈대도 짜고 쓴 것입니다. 흐음...앞으로 아름다운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5시 67분' 많이 기대해주세요. 출판하는 그날까지 아자자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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