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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아직은 사랑하기 4초전 - 3

2006.01.29 16:15

loveyui 조회 수:184

“하아...하아...”

눈앞에 보이는 일직선의 복도를 질주한다. 아직은 담임이 들어오기 전까지 조금은 시간이 있어서 간간히 사람들이 있다. 이대로 달린다면 무사히 세이프...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 따라 이 건물의 구조가 매우 거슬린다. 정문에서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은 제 1관으로, 끝에서 반대쪽까지 300m나 되는 괴상한 건물이다. (이 학교는 위에서 보면 P자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들 1학년에게 배정된 제 2관은 가장 안쪽. 1관 끝에서 우회하거나 중앙 교정을 가로지르는 수밖엔 없다. 우리 반의 위치라면 연결 통로보다는 가로지르는 쪽이 빠르다.

“하아...하아...정말 유우 너 때문에엣!”

대꾸할 여력 따윈 없다. 숨이 차서 호흡조차 힘겹다.

교정을 가로질러 제 2관으로 뛰어들었다. 1학년 5반...분위기를 보아하니 아직 담임은 오지 않은 모양이다.

“헉...허억...세...세이픈가...”

“아쉽게도 아웃이라네. 연유민군.”

...이 소름끼치는 목소리는...한 사람 밖엔 없다.

“하...하...하... 좋은 아침이죠 선생님...?”

“글쎄다. 난 그다지 좋지 않은데.”

“유우! 혼자만 먼저...!”

하연과 반장이 뒤쫓아왔다. 하연도 지쳐있지만, 반장에 이르러선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운동 좀 하라구.

“아...안녕하세요 선생님...”

담임은 그 둘을 잠시 바라보고는 아주 아깝다는 듯 혀를 찼다.

“쳇. 다음부턴 일찍 다녀라.”

“네~”X 3

시성고 체육 교사이자 우리 1학년 5반의 담임인 괴수 이동현(33세 독신)은 오늘도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고 있다.

...사실 나는 방금 전, 죽음을 각오했다. 다행히도 하연과 반장이라는, 독신남이 약한 여자라는 요소가 있었기에 나도 덩달아 살아 난거다. 일단 둘 다 고마워.

“조례 시작한다~! 자리에 않아!”

손바닥과 출석부를 마주치며 담임은 교탁으로 걸어가고, 우리는 재빨리 자리로 가서 앉았다.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당분간 방과 후 활동은 금지다. 6시가 되면 곧바로 학교 문이 잠긴다.”

“선생님. 올해 축제는 어떻게 되나요?”

크리스마스를 2주 가량 남겨둔 지금, 기말고사도 끝난 마당에 부활동을 하는 녀석들은 축제 준비로 분주할 때다.

“아. 축제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작년과 같이 본관은 개방하지 않고, 공연은 운동장, 전시는 각자 부실에서 한다. 어쩔 수 없으니 준비는 각자 집에서 하도록.”

“으...집에서라니...”

집에서 준비하기엔 부적절한걸 꾸미고 있었던 부도 꽤 있는 모양이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따르는 수밖엔 없다.

“축제에 대한 질문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받고 있으니 자세한건 그쪽에 묻도록. 나도 자세한건 모르니까. 다른 질문 없다면 조례는 이걸로 마치지.”

자연스레 반장이 일어섰다.

“차렷.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모두가 같은 목소리로 하는 인사. 워낙에 개개인이 따로 노는 학교라 그런지 이런 사소한 일에서도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편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괴수, 담임이 나가자마자 거의 반의 모두가 반장에게로 몰려들었다. 예상대로의 전개라 놀랄 것도 없지만, 왠지 신경 쓰이는 건... 내가 바보이기 때문일지도.

앞쪽 창가 자리에는 하연이 이미 엎드려 자고 있다. 겨울이라곤 해도 아침 햇살이 비치는 창가자리니 따뜻하기는 하겠다.

...이대로 있자니 왠지 소외된 느낌. 뭐, 원래 이런 분위기의 반이기는 하지만 반장 쪽으로 시선이 모여 있는 것에 어떻게 할까 고민된다. 뭐, 나야 등교하면서 실컷 봐뒀으니 다른 녀석들에게 양보할까나.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오후를 위해 체력 보충을 해 두자.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며 잠들 자세를 취한다. 이대로 있으면 곧 잠들겠지. 아무데서나 잠들 수 있는 신경이란 건 편하긴 하다.

“야야. 일어나봐.”

...왠 방해냐.

“왜 불러 반장.”

“학생회실 가자.”

...이거 또 불길한 느낌이다. 자폭하러 가는 기분이 든다. 직감적으로 위험하다는 신호가 온다.

“에...? 지금 거길 왜?”

곧 1교시 시작인데, 왜 지금 거길 가자는 걸까.

“어차피 지금과서 수업은 안 되니까 가서 조용히 일이나 할까 싶어서. 너도 딱히 할 거 없잖아?”

...그런 거라면 딱히 여기라도 문제 없을 텐데. 어차피 일거리는 가지고 다닐 테고... 게다가 할 일 없이 따라가는 나는 뭘 하라고. 그래도 따라가지 않으면 반장이 조종하는 태민 선배에게 괴롭힘 당한다. 알고 지낸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아침의 사건에서 보듯 나는 그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음...어떻게 할까나...”

“고민하지 말고 따라와.”

반장은 나의 볼을 잡아당겼고, 나는 별 수 없이 따라나섰다.

중앙 교정을 지나 제 3관으로 이동한다. 학생회실은 이곳 5층에 있다. 2층의 교무실을 지나자, 아무도 없는 조용한 복도만이 보인다. 나와 반장은 단 둘이서 그 복도를 걸었다.

평소에도 자주 겪던 일이지만, 오늘은 왠지 긴장해버린다.

“...? 왜 그래? 표정이 굳어있는데.”

역시나 날카로운 반장.

“그...그런가.”

아직도 그녀의 바뀐 이미지에 적응하지 못했다. 게다가 등교 때와는 달리 지금은 하연조차 곁에 없다.

고작 단 둘 뿐.

복잡한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다른 소재를 입에 올렸다.

“왜 굳이 학생회실까지 가는 거야?”

“헤헷. 역시 너에겐 안 통하네. 아무래도 애들 반응이 너무 기대 이상이라... 꽤 부담스럽더라고.”

“하아...그야 그렇지...”

“역시 공부나 좀 하다 내려갈까 하는데, 넌 어쩔 거야?”

...어차피 대답은 한 가지뿐.

“난 딱히 할 게 없으니 좀 자둘까나...”

그리고, 순간 떠오른 의문에 곧바로 질문했다.

“...라기 보다 그럴 거면 나 왜 온 거지?”

“헤헷. 혼자 가긴 좀 그렇잖아.”

...하기야 그렇긴 하지만...하필이면 나를 데려오는 건 뭐냐. 같은 간부라면 하연 녀석도 있는데. 조금은 강하게 말해두는게 좋을까.

“이봐...아무리 그래도 난 남자라구... 단 둘이 있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나의 위협에 반장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후훗...의식하고 있었구나. 그런 건 걱정 마. 네가 그럴 것 같으면 태민 선배처럼 던져 줄테니까.”

...무리다. 나로선 이기지 못한다.

다소 위험한 대화가 끝난 건 학생회실에 도착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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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초전 3편입니다.

...이번엔 좀 짧습니다. 그래서 월요일에 올리는 거고요.(무려 3일만에...!)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부득이하게 여기서 잘랐습니다. 덕분에 금요일 타이핑 분량은 어마어마합니다...어깨가 아플듯.

시간이 길게 걸리면 토요일과 나눠서 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한번 더 자르게 되겠죠.


이번엔 정말 이야기도 별거 없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소재는 확실히 집어넣고 있습니다. 부디 눈치채 주세요.


또다시 등장한 새 캐릭터 담임 이동현(33세 독신...혹시 마법사?).

아무래도 학생회에 속한 주인공이니 만큼 또 나오게 될듯 합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서울대 출신. 보통 체육 교사들과는 다르게 상당히~ 지능적입니다. 이런 사람은 무서워요...(지능적인데다 행동력까지...)

구릿빛 피부에, 근육은 탄력이 넘칩니다. 명실공히 교내 최강의 존재.


방과후 활동이 금지된 이유는 일부러 빼뒀습니다.

나중에 점심시간에 만담거리로 쓸테니, 좀 더 기다려 주세요.


학교의 구조는 참...터무니 없습니다.

등교중에 언급했던 대로 체육관이 2개, 천문대까지도 있죠.

...이런 학교 다니고 싶어요. 정말로.

게다가 특목고라(명목상은) 가산점까지 잔뜩...!

멋진 곳입니다요...

학교의 전경은 구상차 그려둔게 있지만... 언젠가 생각나면 올려볼까나요.

정말로 P자로 생긴 건물이니까요.


본편은 짧고 후기가 길면 곤란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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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선 짧아서 죄송합니다.

후기엔 뭐...따로 쓸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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