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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冬海의 남자 - Man's Diary

2006.01.29 00:10

도야지러쉬 조회 수:184

冬海의 남자 - Man's Diary (1) 
  이 글은 짧은 일기 형식의 글입니다. 편하게 읽어주세요  冬海의 남자라는 주인공의 맘을 느껴주시기를.. 약간의 내용전개도 있지만. 구절구절 하루하루 최대한 분위기가 담긴 문장을 쓰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같은 시기에의 한 여성의 이야기도 쓰고 있답니다. 그분은 편지로 갈것 같네요. 그럼 冬海의남자그의 일기 속으로.....
                                                                       by.도야지러쉬
 
 
2月 12日
  혼자서 오는 겨울바다는 쓸쓸하기 그지 없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또 다른의미로는 즐겁기 까지 하다. 파도, 이토록 시기적절하게 백사장을 때리는 녀석을 보고 있으면 정말 계산적이라는 놈 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든 세상살이 만치 힘들게 팔을 뻗어 손길을 갈구하는 그녀석은, 정말이지 몇 안되는 진실한 친구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곳에 앉아 있다보면 정말이지 아무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니, 날 수가 없다. 할짓없고 무료한 짓이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난 그게 좋다. 단지 좋을 뿐이다. 그렇게 좋은 바다에 나의 친구를 보러 갈 수 있다는것이 나에겐 또하나의 작은 행복인 것이다.
 
 
2月 13日
  내 생각에 바다는 2월경에 오는것이 제일 적절하다. 12월,1월 이 시즌은 사람도 너무많고 남자 혼자 와서 서 있노라면 초라해질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약간은 아이러니 한 것이, 이시기의 바다에는 커플만큼이나 솔로들도 많이 온다는 것이다. 뭔가 건져보려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다짐의 의미인 것일까. 2월 중순쯤의 바다는 정말 한눈에 들어 오지 않는 넓직한 가슴을 피고 날 부른다. 마치 그가 모두 내것같고 아무도 방해하지않는 그런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편한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나에게 꾸준히 손을 뻗어오던 녀석은 어느새 지쳤는지 돌아간다. 멀찌기 떨어져서는 흘낏나를 처다보곤, 곧있으면 어느새 몸을 돌려 다시 나에게 다가온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그는 날 원하고 있었고. 나도 아직은 그를 버릴 수 없었다.
 
 
2月 14日
  맘같에서는 그냥 노숙을 하고 싶지만ㅡ돈도없고 난 밖을 더 좋아한다.ㅡ 역시 겨울에의 노숙은 미친짓이다. 어디 병원에서 신세질 일 있나.  역시 싸구려 단칸 여인숙이나 잡고 쉬는 편이 돈을 아끼는 지름길이다. 한손에는 맥주 반대편엔 펜을들고 일기를 써 내려간다. 실상 나의 일기는 일기 라기 보다는 고백에 가깝다. 누군가에게 쓰고는 있지만. 누구도 받을 리 없는... 그렇게 나의 서랍속에 고이 잠들기 위한 그런 용도의 것 인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누군가는 그걸 받아주리라... 일말의 가능성을 끌어 안아본다.
 
 
2月 15日
  잿빛 하늘에 떠있는 회색구름은 날 깨워주지 않았다. 그의 역할은 물론 나의 기상을 방해 하는 것 일태지만. 그나마 나는 그가 날 깨워주리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 굳게 닫은 그 입으로 한줄기 태양빛을 보내 줄 때에면. 그것이 태양이 아니라 구름이 한 일이려니 하고 마는 나였다. 대강 씻고 밖으로 나가본 나는 소금기 가득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담배를사러 '달린다'. 빨리 사서 피려는 것은 아니다. 운동은 더더욱 아니고. 단지 난 그게 좋다. 단지 좋을 뿐이다. 그렇게 도착한 슈퍼에서 250ml 우유 한팩과 담배한갑. 그리고 라이터를 구입한다. 라이터는 언제나 한개씩 사 모으지만. 집에 그리 많이 보관되어 있지는 않다. 그 많던 라이터는 어디로 간 것인지... 집에서도 담배를 태우려면 언제나 20여분은 찾아야 한다. 우유를 빠르게 들이키고는 우유를 입에 가득 담은채로 여인숙으로 달려간다. 아침의 우유가 풍겨오는 비릿할정도의 진한 향내. 그것이 아직 잠에서 덜깬 나의 두뇌를 움직여 주는 듯 했다. 가만히 담배에 불을 붙이고. 눈을 감아본다. 의외의 짜릿한 행복이다.
 
 
2月 16日
  전에 같이왔던 그녀가 떠오르곤 한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러나 결코 이쁘진 않았다. 말없이 조용히 같이앉아 한아름의 바다를 끌어 안아보았다. 그리곤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의 바다를 가지고 그렇게 떠나버렸다. 원망 해 본적도 없다. 좋은 시절에 좋은 추억으로 열심히 사랑 했으니까. 그렇게 보내주기로 했고, 그래 지금의 나에겐 이 바다와 파도와 바람이 더 소중한 걸 지도 모르겠다. 기억의 단편들을 소중히 붙잡고 있으면 추억이 된다.
그래서 난 추억이 없다. 
 
 
2月 17日
  얼마전에 여인숙에 한명의 손님이 더 찾아 왔다. 나이를 가늠 할 수는 없었지만. 일단은 여자라는 것에 조금씩 꺼려진다. 남자였다면 같이 술자리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녀는 나와는 좀 다르게 움직인다. 저녁의 바다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아님 자살하려는 생각일지도 모르지.  '치, 뭐 신경쓸게 있겠나.' 난 나의 친구에게 던지듯이 내뱉는다. 말없이 손을 뻗어 그 말을 낚아채 버리는 녀석. 그래서 난 이녀석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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