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FlowMoon 제 1장 흐름의달 5페이지
2003.12.28 03:03
거긴 낮이존재 하지 않는 곳이었다.
제 1장
P.L.G
의 5페이지
-어이~ 형씨 일어나.-
하얀색 벽으로 만들어진 방이 있다.
한쪽에는 각종 프로그의 설계도 같은 교육용 잡지나 해르마 디스크(다오
폰 해르마 라는 15년 전에 존재 했던 트레져 헌터. 자이언트 웨이브 전
의 유적중 어떤 기록장치의 일종으로 보이는 장치를 발견했는데 당시 남
아있는 기록상 이 기록 장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남아 있지 않아 그의
이름에서 따와서 해르마 디스크 라고 불린다.)가 가지런히 책상위에 피
라미드(?)를 쌓았고, 그 옆으로 잘 만들어진 모형 포르테가 도색도 되지
않은 새하얀 몸으로 햇살을 반사하고 있었다.
방안의 중안에 있는 작은 탁자 위에는 식어 버린 홍차와 먹다남은 식빵
의 잔해가 마치 살해 당한 듯이 접시위에 쳐져 있으며 그 옆으로 과자 봉
지 같은게 널부러져 있다. 양말과 드레스 셔츠가 바닦에 구겨진채 방치
되고 있으며 그 위에 붉은색으로 도색된 홍차음료의 캔이 구겨져 있었다.
구겨진 캔으로 3개의 침대가 비춰 보이고 그 침대마다 한명씩 누워 있었
다.
은회색 머리카락의 소년은 이불과 배게를 꼭 안은 채로 자고 있고. 검은
머리의 소년은 마치 김밥 처럼 이불을 둘둘 말아서 자고 있었다. 군청의
소년은 이불을 걷어 차고 배를 내민체 자고 있었다.
-어이~ 형씨 일어나.-
다시 자명종의 알람이 시끄럽게 울고 그들의 신경이 그 알람에 반응 한
다. 군청색 머리카락의 소년은 침대에서 떨어지고 검은색 머리의 소년은
더욱 자신의 이불을 돌돌 말아서 구르고 있었다. 은회색 머리의 소년만
유일하게 일어나서 자신의 배게 안에 있는 총을 꺼내 자명종을 쏴버린
다.
타앙!
"시끄러…."
삼각형의 자명종이 바닦에 떨어지며 유리가 깨지고 바늘이 허공으로 튀
어 버린다. 그는 그저 자명종의 가격은 생각 하지 않고 조용해 졌다는 사
실에 만족한 웃음을 띄며 자시 쓰러지듯이 침대에 골아 떨어 진다.
〃〃〃
"카아아아아아악!!! 지각 이잖아!!!!"
"이넥스! 또 너냐!"
군청색의 소년은 허겁지겁 자신의 유니폼을 챙기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
가 버리고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은 자신의 침대 밑에서 한자루의 칼을
꺼내서 은회색 머리의 소년의 목에 들이 댄다.
"이네에엑스으!!!."
"으앗! 그거 치워!"
검은 머리의 소년은 그 칼을 휘두르며 은회색 머리의… 아니 이넥스를 쫒
아 간다.
"이자식!"
"부쉬고 싶어서 한게 아니란 말이다!"
"오늘로 15번째로 자명종을 새로 사야 하고 지각만 189회를 기록하게 됬
다. 니놈 때문에!!!"
"글세 나도 반사적으로 한거라니까!"
"그 핑계가 10번째다! 이제 좀 바꿔라!"
진검으로 보이는 칼이 여러번 그의 몸을 지나가지만 그는 운인지 실력인
지 아슬아슬 하게 피하고 또 피한다. 그리고 그 과정중에 바닦에 널려있는
것들이 그의 발에 무참히 밟혀 버린다.
"작작좀 해라!"
이넥스의 팔보다 큰 주먹이 이넥스의 머리에 직격을 날리고 무언가 울리
는 듯한 맑은소리(?)와 함께 이넥스가 쭈그러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넥스를 쫒던 검은 머리 소년은 그저 갑자기 일어난 일에 익숙해서 그
런지 바라만 볼뿐이다.
"장난 칠때냐. 빨랑 갈아 입어!"
그는 한손으로 이넥스를 들어서 자신이 나온 화장실로 이넥스를 던저 버
렸다. 그리고 그 곳의 문을 쾅 소리가 나게 세게 닫아 버렸다.
"너도 빨리 준비해! 늦었어!"
검은 머리의 소년 마져 그에게는 한수 접는 모양이다.
〃〃〃
"이넥스 크루이드."
"네에~"
선생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교관 쪽에 가까우며 스스로 교관이라 불리
기 좋아하는 그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들을 교관이라 부른다. 어차피
이곳은 군대다. 어떤 의미로 해석해도 이곳은 전쟁에 소모되는 인제를 만드
는 곳이다. 죽어갈 아이들. 이곳의 대부분은 그런 아이들로 살아 남았다.
"요모스카와 사이네."
"네."
출석이라도 부르나 보다.
하지만 이넥스의 목소리와 사이네라는 자의 목소리가 같다.
"쿠사가 키로이치."
"넵."
억양은 다르지만 분명히 같은 목소리가 대답을 했다. 이런 경우는 뻔하디
뻔한 일이다.
"이넥스. 사이네. 키로이치는 일어나라."
이럴줄 알았다. 같은 수법만 여러번이다. 잘도 이런 대리출석을 한다는
생각이 교관이라는 작자의 머리속에 지나간다.
그리고 그의 대답에 따라 학생. 아니 프로터(프로그 테스터의 약자)중 한
명이 일어난다. 3명이 일어나야 하지만 군청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프로터
한명만 일어난다.
"키로이치."
"넵."
"누가 너에게 대리 출석을 부탁했으며 허가 했는가?"
"부탁 받은 적도 없었으며 허가받은 적도 없습니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무슨 경우인가?"
교관. 즉 칼텍스 모르테 교관은 지금 자신의 앞에서 순순히 죄를 인정하
는 프로터를 상대로 좀더 대화를 나누고 싶어 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친
구를 위해 대리 출석같이 귀찮은 일까지, 그것도 억양까지 바꿔서 쓰는 놈
은 자신의 복무 시절 빼고는 본적도 없다.
'기특한 녀석.'
웃음이 세어 나오려고 한다. 그런다고 웃으면 안된다. 다른 아이들 에게
영향을 준다. 결국 그는 키로이치 에게 복도에 가서 서있으라는 가벼운
벌을 주고 계속 수업을 했다.
"프로그에는 알다 시피 프레임에 따라 그 프로그의 용도가 달라진다. 특
히 최신기 포르테는 아직까지는 지상전 인 데저트 타입이라는 칭호로 계
발 되어 게속 되어 늘려나갈 전망이다. 공중인 에리어 타입은 3년 안에 계
발 된다고도 한다. 프래임은 제질에 따라. 또는 종류에 따라 분류 된다. 자
이언트 웨이브 전까지만 해도 프로그는 충분히 날수 있는 기종 같은건 존
재 하지 않았다. 현제 신형의 프로그인 포르테의 경우 45톤이나 되는 무게
나 장갑의 형태등으로 날기 위해서는 부적합 적이다. 물론 날수 있는 프로
그에는 …."
〃〃〃
거대한 창문. 아니 대기 보호용 글라스리프가 달을 완전히 보호하고 있
기에 숨을 쉬고 중력이 유지되고 하늘을 바라볼수 있는 이곳. 달에서…
그는 글라스리프 너머의 작은 별을 바라보고 있다. 손톱보다 조금 큰 그
별에 잠들어 있는 소중한 사람들. 처음으로 자신을 도와주고 지금의 자신
을 만들어준 아버지. 때로는 엄마였으면 유능한 간호사 였으면 훌륭한 교
사하고는 거리가 100억 광년은 먼 누나.
뭐 밥은 재때 챙겨 주니까 기억에 남긴 한다.
"이넥스."
"응?"
"우리가 하늘 쳐다보며 궁상떨 시간이 된다고 생각해?"
"아니."
"가자 그럼."
"안 갈레."
사이네는 먼저 가다가 뒤를 돌아 본다. 그 시선에는 여전히 하늘만 바라보
는 이넥스가 조금 멍하니 서있었다.
"왜?"
잘 다니던 놈이 갑자기 안간다고 한다. 프로그에 미쳐 있던 놈이 처음으로
미친짓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보고 싶어."
더군다나 평소의 이기주의자 적인 모습과는 달리 시인이라도 된것인가
싶을 정도로 오늘은 궁상이 심했다.
"헛소리 말고 가자."
"먼저가."
이넥스의 눈의 촛점이 흐려진다. 그 푸른색의 눈동자와 그 푸른 별이 겹쳐
진다.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 지저분 한데, 그렇게 더럽고 치졸한 곳이 지금
여기서 보고 있자니… 슬프다. 우울하다.
"내 이름의 뜻을 아냐?"
"이넥스 말이야?"
"응."
"알지."
사이네는 조금 뜸을 들인 다음 그의 이름의 뜻을 알려주었다.
"후속 이잖아."
"엥?! 후회 아니야?"
"뭔 얼어 죽을. 전에 AHD볼때[애로 해르마 디스크] 이티장모 맞선보네 이
넥스 편 이라고 쓰여 있었잖아. 그게 후속편이라는 거 아니였어?"
"그건 아이넥스 잖아 이놈아…그리고 그건 리메이크 작이지 후속편이 아
니 잖아!."
"그런가?"
할말 없다.
"쳇. 괜히 니놈 이름만 이상하다고 생각했네."
"그런가…… 그렇겠지."
"어디 아프냐? 평소와 다르게 기운 없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쳇. 맘대로 해 가든지 말든지. 나혼자 갈께."
사이네는 결국 혼자서 가버렸다. 자신이 뭐라할수 있는건 없는데다 저놈
이 남든 말든 그건 저녀석의 자유이니 자신이 뭐라할 저치는 못됐다. 아마
더이상 귀찮게 하면 화낼지도 모르니까 그냥 가는게 최선이다.
"하아…."
태양과의 거리가 지구에 비해 멀기 때문에 날씨는 지구보다 당연 스럽게
춥다. 입금을 불자 허공으로 하얗게 퍼져가는 온기들이 사라져 간다.
옛날 일이 떠오른다. 춥운 밤거리를 누더기 망토 고작 하나 걸치고서 밤거
릴 어슬렁 거리던 그 때가 생각 난다. 언제나 차갑게 불던 밤 바람이 망토를
펄럭 거리며 찢어진 코트를 부여잡고 추위와 싸웠던 시간들….
언제나 쓸쓸하던 그 날밤들이 그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곰팡이가 피고 썩어 문드러진 빵을 허겁지겁 먹으며 냄세나는 하수도 물을
먹고 자랐다. 타인의 것을 훔치며 연명해 오던 삶이 끝나길 기다리는 시간마
저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다릴수만 있을것 같다.
대기의 차이로 인해 불어오는 바람이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하고
언제 부터인가 잊고 있었던 총구의 차가운 감촉이 그의 손가락을 떠나지 않
았던 때가 다시 머리속에 떠오른다.
칼날같은 바람이 불며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린 그 때의 그 바람같은 바람
이 귓가를 스쳐 간다.
"……."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총을 꺼낸다.
탄창을 꺼내고 탄환을 하나씩 배낸다. 그리고 바닥에 그대로 버린다.
"… 이런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리 없잖아."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탄환들이 그의 눈에 비쳤다.
〃〃〃
검은 모니터. 그 정 가운데 하얀 글씨.
-볼 베어링식 자기부상 파츠 정비 실습-
이순간 사이네와 키로이치는 상당히 난감해졌다. 손에 잡고 있는 파이프
렌치와 프론트 드라이버가 심각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기서 가이드 핀을 설치하고 가이드핀 부시를 조절해서 로케이트 링을
고정. 스프루 룩 핀으로 일시적으로 베어링을 반중력 상태로 유지한다.
여기서 가동측 설치구에 볼 베어링을 집어 넣고 스페이서 블록으로 고정
후 스프루 부시를 꺼버리고 거기에 게이프 파이프를 설치해서 배선을 유
지한다. 문제는 베어링의 코어가 실수로 충격을 받으면 자기장이 흐트러
지는데 이점을 유의하여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 리미트 브레이커
설치는 필수다. 그럼 실습 시작!"
'뭔 소리냐."
'저게 어빌 봐서 2학년 정비 실습이란 말이야. 어딜 봐서.'
"거기 두명 뭐하나?!"
"옜! 시작합니다!"
'어딜 봐서 어딜 봐서 어딜 봐서 어딜봐서 어딜봐서 어딜봐서 어딜봐서.'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
야.'
이럴때 이넥스가 있다면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 둘의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머리는 멍청해도 실습은 잘하던데.'
'왜 프로그 오타쿠는 필요할때 없는걸까.'
아무튼 그들은 자신의 눈앞의 거대한 쇳덩어리 다리를 드라이버로 찔러
대기 시작했다.
"이젝터 해제. 로케이트 링 분리. 이젝터 로드 제설치. 사이네 드릴."
"여기."
사이네의 손에서 키로이치의 손으로 작은 전동 드릴이 전해지고 키로이
치의 손끝으로 작은 철조각 같은게 떨어진다.
"브레이커 해치 오픈. 드라이버."
"여기."
조금 커보이는 알류미늄 드라이버가 그의 손에서 몇십번의 회전 끝에 작
은 나사 15개가 떨어 진다. 그리고 키로이치의 손에서 조금 커보이는 실린
더 해드가 나오나 사이네는 그것을 받아서 자신의 오른쪽에 놔둔다.
"실린더가 박살나 있어. 오일 파이프 까지 완전히… 아니 거의 절단인데."
"크랭크 케이스 부터 확인해봐."
"케이스 외관에 조금 금이 간거 뿐이지 이상은 없는데. 교체해주면 되겠
다."
"빨리해. 이넥스 오기전에 끝내야지 그놈 오면 우린 못한다고."
"알아 알아."
그말이 끝으로 키로이치의 손에서 수십게의부품이 사이네의 손으로 옴
겨 갔다.
매니폴드. 브레이크 드럼. 미션 케이스. 기어박스. 유압펌프. 플라이휄. 내
산펌프. 밸브시트. 플랜저. 임펠러. 볼트. 트랜스 미션. 컴프레스 케이스.
내열용 체인과 다이어프 벨브. 벌류트 스프링. 스크루 기어. 엥귤러 볼베
어링 까지 나왔다.
그리고 이제 서야 자기 부상용 볼 베어링의 외관을 뜯어 내고 안쪽에 있
는 마그네틱 코어를 분리 시킨다. 코어를 교체한후 파츠를 다시 집어 넣고
조립하기 시작한다. 하이 포이드 기어를 집어 넣고 그 위에 다시 임펠러
와 미션 케이스를 설치. 리미트 브레이커를 일단 설치후 플라이 휄에 전
원을 집어 넣는다. 박살난 실린더와 오일 파이프를 다시 연결 하고 그위에
방압 처리를 한 후에서야 제 1차 장갑을 덮고 2차 장갑을 덮는다.
"다… 다했다."
"후아~."
2차 장갑을 덮은후 관절부에 내산 밸브를 연결해서 내부의 공간을 확보후
내산 기어에 의해 산성 오일의 부식성을 막고 미션 케이스로 실린더를 관
리. 트랜스 미션으로 보정후 다이어프 벨브로 유압을 조절 하여 벨브의 압
력을 조정해서 움직임을 원할히 한다. 이로서 파츠의 프레임에 구동성을
부여 하고 프레임 에 대한 보조 기기들을 장착. 본격적으로 볼 베어링을
설치 한다. 코어가 충격 받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며 커넥터에 접촉 시키자
갑자기 나사가 코어에 달라 붙는다. 강력한 자기장이 나사를 끌어 당기자
키로이치는 코어의 커넥터에 연결된 스위치를 내린다.
그리고 그위에 커버를 씌우고 다시 스위치를 올리자 모터 구동음과 비슷
한 소리가 나며 철컥 소리와 함께 봉해진다.
"다했으면 나가도 좋다."
감시하던 교관이 이제서야 나가도 된다는 소리를 하자 사이네는 고개 끄덕
이며 밖으로 나왔다.
〃〃〃
위이이이이이잉!!!!
풀 한포기조차 없는 거대한 암벽과 흙의 실습장에 한대의 검은 프로그가 다
른 회색의 프로그 들과 싸우고 있다. 그 프로그의 레그파츠에 연결된 유동
케이플이 바람에 휘날리듯이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 레그파츠의 출력이 높아
지자 반 중력 파장이 일어나며 허공으로 먼지가 치솟는다.
뿌옇게 올라가는 먼지들 속에 한대의 프로그가 나와서 거대한 더미 소드를
위에서 아레로 휘두른다. 더미소드가 허공을 가르며 검은색의 프로그를 공격
할때. 검은색의 프로그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스커트의 역추진 부스터로
뒤로 피해 버린다. 그리고 피하면서 더미소드보다 리치가 더 긴 더미랜스를
휘둘러서 회색 프로그의 해드를 박살내고 이번엔 백팩의 부스터를 가동시켜
랜스 차징으로 복부를 찔러버린다. 백팩까지 뚫어 버리고 튀어나온 랜스의
끝이 마치 드릴처럼 회전하면서 뚫린 부분을 완전히 갈아 버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서 이미 박혀있는거나 마찬가지인 프로그를 떨어트리지도 않은체
그것을 마치 창의 일부처럼 휘두른다.
다른 프로그에게 휘둘자 프로그가 허리를 숙이며 창을 피한다. 그러나 창에
매달린 프로그에 부딪치며 넘어지고 그순간 검은색의 프로그가 창으로 넘어
진 프로그를 난도질 한다.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완전히 걸레처럼 너덜해진 프로그를 이젠 마치 찢어 죽이기라도 하듯이 한
손으로 잡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남은 한대를 난도질한 프로그로 쳐버린다.
너덜너덜해졌지만 프레임의 파편이 날카롭게 깍여서 프로그의 장갑의 일부
를 상하게 만들어도 그 프로그로 계속 쳐낸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프로그에서 주행 오일이 새어 나온다.
그리고 그 검은색의 프로그가 멈췄다.
"내가 왜 여기 왔지."
이넥스는 그 검은색 프로그 안에서 조용히 되세기고 있었다.
"왜 온거지. 아버지 처럼 개죽음 당할려고?"
아니였다. 다른 무언가가 있을것이다.
"쉬고싶어."
쉬고 싶다. 누워서 책을읽거나 잠을 청하고 싶었다.
"아버지. 절 여기 왜보넨 겁니까?
변함없이 차갑기만한 하늘은 더이상 기대할것이 없었다.
제 1장
P.L.G
의 5페이지
-어이~ 형씨 일어나.-
하얀색 벽으로 만들어진 방이 있다.
한쪽에는 각종 프로그의 설계도 같은 교육용 잡지나 해르마 디스크(다오
폰 해르마 라는 15년 전에 존재 했던 트레져 헌터. 자이언트 웨이브 전
의 유적중 어떤 기록장치의 일종으로 보이는 장치를 발견했는데 당시 남
아있는 기록상 이 기록 장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남아 있지 않아 그의
이름에서 따와서 해르마 디스크 라고 불린다.)가 가지런히 책상위에 피
라미드(?)를 쌓았고, 그 옆으로 잘 만들어진 모형 포르테가 도색도 되지
않은 새하얀 몸으로 햇살을 반사하고 있었다.
방안의 중안에 있는 작은 탁자 위에는 식어 버린 홍차와 먹다남은 식빵
의 잔해가 마치 살해 당한 듯이 접시위에 쳐져 있으며 그 옆으로 과자 봉
지 같은게 널부러져 있다. 양말과 드레스 셔츠가 바닦에 구겨진채 방치
되고 있으며 그 위에 붉은색으로 도색된 홍차음료의 캔이 구겨져 있었다.
구겨진 캔으로 3개의 침대가 비춰 보이고 그 침대마다 한명씩 누워 있었
다.
은회색 머리카락의 소년은 이불과 배게를 꼭 안은 채로 자고 있고. 검은
머리의 소년은 마치 김밥 처럼 이불을 둘둘 말아서 자고 있었다. 군청의
소년은 이불을 걷어 차고 배를 내민체 자고 있었다.
-어이~ 형씨 일어나.-
다시 자명종의 알람이 시끄럽게 울고 그들의 신경이 그 알람에 반응 한
다. 군청색 머리카락의 소년은 침대에서 떨어지고 검은색 머리의 소년은
더욱 자신의 이불을 돌돌 말아서 구르고 있었다. 은회색 머리의 소년만
유일하게 일어나서 자신의 배게 안에 있는 총을 꺼내 자명종을 쏴버린
다.
타앙!
"시끄러…."
삼각형의 자명종이 바닦에 떨어지며 유리가 깨지고 바늘이 허공으로 튀
어 버린다. 그는 그저 자명종의 가격은 생각 하지 않고 조용해 졌다는 사
실에 만족한 웃음을 띄며 자시 쓰러지듯이 침대에 골아 떨어 진다.
〃〃〃
"카아아아아아악!!! 지각 이잖아!!!!"
"이넥스! 또 너냐!"
군청색의 소년은 허겁지겁 자신의 유니폼을 챙기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
가 버리고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은 자신의 침대 밑에서 한자루의 칼을
꺼내서 은회색 머리의 소년의 목에 들이 댄다.
"이네에엑스으!!!."
"으앗! 그거 치워!"
검은 머리의 소년은 그 칼을 휘두르며 은회색 머리의… 아니 이넥스를 쫒
아 간다.
"이자식!"
"부쉬고 싶어서 한게 아니란 말이다!"
"오늘로 15번째로 자명종을 새로 사야 하고 지각만 189회를 기록하게 됬
다. 니놈 때문에!!!"
"글세 나도 반사적으로 한거라니까!"
"그 핑계가 10번째다! 이제 좀 바꿔라!"
진검으로 보이는 칼이 여러번 그의 몸을 지나가지만 그는 운인지 실력인
지 아슬아슬 하게 피하고 또 피한다. 그리고 그 과정중에 바닦에 널려있는
것들이 그의 발에 무참히 밟혀 버린다.
"작작좀 해라!"
이넥스의 팔보다 큰 주먹이 이넥스의 머리에 직격을 날리고 무언가 울리
는 듯한 맑은소리(?)와 함께 이넥스가 쭈그러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넥스를 쫒던 검은 머리 소년은 그저 갑자기 일어난 일에 익숙해서 그
런지 바라만 볼뿐이다.
"장난 칠때냐. 빨랑 갈아 입어!"
그는 한손으로 이넥스를 들어서 자신이 나온 화장실로 이넥스를 던저 버
렸다. 그리고 그 곳의 문을 쾅 소리가 나게 세게 닫아 버렸다.
"너도 빨리 준비해! 늦었어!"
검은 머리의 소년 마져 그에게는 한수 접는 모양이다.
〃〃〃
"이넥스 크루이드."
"네에~"
선생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교관 쪽에 가까우며 스스로 교관이라 불리
기 좋아하는 그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들을 교관이라 부른다. 어차피
이곳은 군대다. 어떤 의미로 해석해도 이곳은 전쟁에 소모되는 인제를 만드
는 곳이다. 죽어갈 아이들. 이곳의 대부분은 그런 아이들로 살아 남았다.
"요모스카와 사이네."
"네."
출석이라도 부르나 보다.
하지만 이넥스의 목소리와 사이네라는 자의 목소리가 같다.
"쿠사가 키로이치."
"넵."
억양은 다르지만 분명히 같은 목소리가 대답을 했다. 이런 경우는 뻔하디
뻔한 일이다.
"이넥스. 사이네. 키로이치는 일어나라."
이럴줄 알았다. 같은 수법만 여러번이다. 잘도 이런 대리출석을 한다는
생각이 교관이라는 작자의 머리속에 지나간다.
그리고 그의 대답에 따라 학생. 아니 프로터(프로그 테스터의 약자)중 한
명이 일어난다. 3명이 일어나야 하지만 군청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프로터
한명만 일어난다.
"키로이치."
"넵."
"누가 너에게 대리 출석을 부탁했으며 허가 했는가?"
"부탁 받은 적도 없었으며 허가받은 적도 없습니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무슨 경우인가?"
교관. 즉 칼텍스 모르테 교관은 지금 자신의 앞에서 순순히 죄를 인정하
는 프로터를 상대로 좀더 대화를 나누고 싶어 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친
구를 위해 대리 출석같이 귀찮은 일까지, 그것도 억양까지 바꿔서 쓰는 놈
은 자신의 복무 시절 빼고는 본적도 없다.
'기특한 녀석.'
웃음이 세어 나오려고 한다. 그런다고 웃으면 안된다. 다른 아이들 에게
영향을 준다. 결국 그는 키로이치 에게 복도에 가서 서있으라는 가벼운
벌을 주고 계속 수업을 했다.
"프로그에는 알다 시피 프레임에 따라 그 프로그의 용도가 달라진다. 특
히 최신기 포르테는 아직까지는 지상전 인 데저트 타입이라는 칭호로 계
발 되어 게속 되어 늘려나갈 전망이다. 공중인 에리어 타입은 3년 안에 계
발 된다고도 한다. 프래임은 제질에 따라. 또는 종류에 따라 분류 된다. 자
이언트 웨이브 전까지만 해도 프로그는 충분히 날수 있는 기종 같은건 존
재 하지 않았다. 현제 신형의 프로그인 포르테의 경우 45톤이나 되는 무게
나 장갑의 형태등으로 날기 위해서는 부적합 적이다. 물론 날수 있는 프로
그에는 …."
〃〃〃
거대한 창문. 아니 대기 보호용 글라스리프가 달을 완전히 보호하고 있
기에 숨을 쉬고 중력이 유지되고 하늘을 바라볼수 있는 이곳. 달에서…
그는 글라스리프 너머의 작은 별을 바라보고 있다. 손톱보다 조금 큰 그
별에 잠들어 있는 소중한 사람들. 처음으로 자신을 도와주고 지금의 자신
을 만들어준 아버지. 때로는 엄마였으면 유능한 간호사 였으면 훌륭한 교
사하고는 거리가 100억 광년은 먼 누나.
뭐 밥은 재때 챙겨 주니까 기억에 남긴 한다.
"이넥스."
"응?"
"우리가 하늘 쳐다보며 궁상떨 시간이 된다고 생각해?"
"아니."
"가자 그럼."
"안 갈레."
사이네는 먼저 가다가 뒤를 돌아 본다. 그 시선에는 여전히 하늘만 바라보
는 이넥스가 조금 멍하니 서있었다.
"왜?"
잘 다니던 놈이 갑자기 안간다고 한다. 프로그에 미쳐 있던 놈이 처음으로
미친짓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보고 싶어."
더군다나 평소의 이기주의자 적인 모습과는 달리 시인이라도 된것인가
싶을 정도로 오늘은 궁상이 심했다.
"헛소리 말고 가자."
"먼저가."
이넥스의 눈의 촛점이 흐려진다. 그 푸른색의 눈동자와 그 푸른 별이 겹쳐
진다.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 지저분 한데, 그렇게 더럽고 치졸한 곳이 지금
여기서 보고 있자니… 슬프다. 우울하다.
"내 이름의 뜻을 아냐?"
"이넥스 말이야?"
"응."
"알지."
사이네는 조금 뜸을 들인 다음 그의 이름의 뜻을 알려주었다.
"후속 이잖아."
"엥?! 후회 아니야?"
"뭔 얼어 죽을. 전에 AHD볼때[애로 해르마 디스크] 이티장모 맞선보네 이
넥스 편 이라고 쓰여 있었잖아. 그게 후속편이라는 거 아니였어?"
"그건 아이넥스 잖아 이놈아…그리고 그건 리메이크 작이지 후속편이 아
니 잖아!."
"그런가?"
할말 없다.
"쳇. 괜히 니놈 이름만 이상하다고 생각했네."
"그런가…… 그렇겠지."
"어디 아프냐? 평소와 다르게 기운 없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쳇. 맘대로 해 가든지 말든지. 나혼자 갈께."
사이네는 결국 혼자서 가버렸다. 자신이 뭐라할수 있는건 없는데다 저놈
이 남든 말든 그건 저녀석의 자유이니 자신이 뭐라할 저치는 못됐다. 아마
더이상 귀찮게 하면 화낼지도 모르니까 그냥 가는게 최선이다.
"하아…."
태양과의 거리가 지구에 비해 멀기 때문에 날씨는 지구보다 당연 스럽게
춥다. 입금을 불자 허공으로 하얗게 퍼져가는 온기들이 사라져 간다.
옛날 일이 떠오른다. 춥운 밤거리를 누더기 망토 고작 하나 걸치고서 밤거
릴 어슬렁 거리던 그 때가 생각 난다. 언제나 차갑게 불던 밤 바람이 망토를
펄럭 거리며 찢어진 코트를 부여잡고 추위와 싸웠던 시간들….
언제나 쓸쓸하던 그 날밤들이 그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곰팡이가 피고 썩어 문드러진 빵을 허겁지겁 먹으며 냄세나는 하수도 물을
먹고 자랐다. 타인의 것을 훔치며 연명해 오던 삶이 끝나길 기다리는 시간마
저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다릴수만 있을것 같다.
대기의 차이로 인해 불어오는 바람이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하고
언제 부터인가 잊고 있었던 총구의 차가운 감촉이 그의 손가락을 떠나지 않
았던 때가 다시 머리속에 떠오른다.
칼날같은 바람이 불며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린 그 때의 그 바람같은 바람
이 귓가를 스쳐 간다.
"……."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총을 꺼낸다.
탄창을 꺼내고 탄환을 하나씩 배낸다. 그리고 바닥에 그대로 버린다.
"… 이런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리 없잖아."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탄환들이 그의 눈에 비쳤다.
〃〃〃
검은 모니터. 그 정 가운데 하얀 글씨.
-볼 베어링식 자기부상 파츠 정비 실습-
이순간 사이네와 키로이치는 상당히 난감해졌다. 손에 잡고 있는 파이프
렌치와 프론트 드라이버가 심각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기서 가이드 핀을 설치하고 가이드핀 부시를 조절해서 로케이트 링을
고정. 스프루 룩 핀으로 일시적으로 베어링을 반중력 상태로 유지한다.
여기서 가동측 설치구에 볼 베어링을 집어 넣고 스페이서 블록으로 고정
후 스프루 부시를 꺼버리고 거기에 게이프 파이프를 설치해서 배선을 유
지한다. 문제는 베어링의 코어가 실수로 충격을 받으면 자기장이 흐트러
지는데 이점을 유의하여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 리미트 브레이커
설치는 필수다. 그럼 실습 시작!"
'뭔 소리냐."
'저게 어빌 봐서 2학년 정비 실습이란 말이야. 어딜 봐서.'
"거기 두명 뭐하나?!"
"옜! 시작합니다!"
'어딜 봐서 어딜 봐서 어딜 봐서 어딜봐서 어딜봐서 어딜봐서 어딜봐서.'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야 뭔 소리
야.'
이럴때 이넥스가 있다면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 둘의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머리는 멍청해도 실습은 잘하던데.'
'왜 프로그 오타쿠는 필요할때 없는걸까.'
아무튼 그들은 자신의 눈앞의 거대한 쇳덩어리 다리를 드라이버로 찔러
대기 시작했다.
"이젝터 해제. 로케이트 링 분리. 이젝터 로드 제설치. 사이네 드릴."
"여기."
사이네의 손에서 키로이치의 손으로 작은 전동 드릴이 전해지고 키로이
치의 손끝으로 작은 철조각 같은게 떨어진다.
"브레이커 해치 오픈. 드라이버."
"여기."
조금 커보이는 알류미늄 드라이버가 그의 손에서 몇십번의 회전 끝에 작
은 나사 15개가 떨어 진다. 그리고 키로이치의 손에서 조금 커보이는 실린
더 해드가 나오나 사이네는 그것을 받아서 자신의 오른쪽에 놔둔다.
"실린더가 박살나 있어. 오일 파이프 까지 완전히… 아니 거의 절단인데."
"크랭크 케이스 부터 확인해봐."
"케이스 외관에 조금 금이 간거 뿐이지 이상은 없는데. 교체해주면 되겠
다."
"빨리해. 이넥스 오기전에 끝내야지 그놈 오면 우린 못한다고."
"알아 알아."
그말이 끝으로 키로이치의 손에서 수십게의부품이 사이네의 손으로 옴
겨 갔다.
매니폴드. 브레이크 드럼. 미션 케이스. 기어박스. 유압펌프. 플라이휄. 내
산펌프. 밸브시트. 플랜저. 임펠러. 볼트. 트랜스 미션. 컴프레스 케이스.
내열용 체인과 다이어프 벨브. 벌류트 스프링. 스크루 기어. 엥귤러 볼베
어링 까지 나왔다.
그리고 이제 서야 자기 부상용 볼 베어링의 외관을 뜯어 내고 안쪽에 있
는 마그네틱 코어를 분리 시킨다. 코어를 교체한후 파츠를 다시 집어 넣고
조립하기 시작한다. 하이 포이드 기어를 집어 넣고 그 위에 다시 임펠러
와 미션 케이스를 설치. 리미트 브레이커를 일단 설치후 플라이 휄에 전
원을 집어 넣는다. 박살난 실린더와 오일 파이프를 다시 연결 하고 그위에
방압 처리를 한 후에서야 제 1차 장갑을 덮고 2차 장갑을 덮는다.
"다… 다했다."
"후아~."
2차 장갑을 덮은후 관절부에 내산 밸브를 연결해서 내부의 공간을 확보후
내산 기어에 의해 산성 오일의 부식성을 막고 미션 케이스로 실린더를 관
리. 트랜스 미션으로 보정후 다이어프 벨브로 유압을 조절 하여 벨브의 압
력을 조정해서 움직임을 원할히 한다. 이로서 파츠의 프레임에 구동성을
부여 하고 프레임 에 대한 보조 기기들을 장착. 본격적으로 볼 베어링을
설치 한다. 코어가 충격 받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며 커넥터에 접촉 시키자
갑자기 나사가 코어에 달라 붙는다. 강력한 자기장이 나사를 끌어 당기자
키로이치는 코어의 커넥터에 연결된 스위치를 내린다.
그리고 그위에 커버를 씌우고 다시 스위치를 올리자 모터 구동음과 비슷
한 소리가 나며 철컥 소리와 함께 봉해진다.
"다했으면 나가도 좋다."
감시하던 교관이 이제서야 나가도 된다는 소리를 하자 사이네는 고개 끄덕
이며 밖으로 나왔다.
〃〃〃
위이이이이이잉!!!!
풀 한포기조차 없는 거대한 암벽과 흙의 실습장에 한대의 검은 프로그가 다
른 회색의 프로그 들과 싸우고 있다. 그 프로그의 레그파츠에 연결된 유동
케이플이 바람에 휘날리듯이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 레그파츠의 출력이 높아
지자 반 중력 파장이 일어나며 허공으로 먼지가 치솟는다.
뿌옇게 올라가는 먼지들 속에 한대의 프로그가 나와서 거대한 더미 소드를
위에서 아레로 휘두른다. 더미소드가 허공을 가르며 검은색의 프로그를 공격
할때. 검은색의 프로그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스커트의 역추진 부스터로
뒤로 피해 버린다. 그리고 피하면서 더미소드보다 리치가 더 긴 더미랜스를
휘둘러서 회색 프로그의 해드를 박살내고 이번엔 백팩의 부스터를 가동시켜
랜스 차징으로 복부를 찔러버린다. 백팩까지 뚫어 버리고 튀어나온 랜스의
끝이 마치 드릴처럼 회전하면서 뚫린 부분을 완전히 갈아 버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서 이미 박혀있는거나 마찬가지인 프로그를 떨어트리지도 않은체
그것을 마치 창의 일부처럼 휘두른다.
다른 프로그에게 휘둘자 프로그가 허리를 숙이며 창을 피한다. 그러나 창에
매달린 프로그에 부딪치며 넘어지고 그순간 검은색의 프로그가 창으로 넘어
진 프로그를 난도질 한다.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완전히 걸레처럼 너덜해진 프로그를 이젠 마치 찢어 죽이기라도 하듯이 한
손으로 잡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남은 한대를 난도질한 프로그로 쳐버린다.
너덜너덜해졌지만 프레임의 파편이 날카롭게 깍여서 프로그의 장갑의 일부
를 상하게 만들어도 그 프로그로 계속 쳐낸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프로그에서 주행 오일이 새어 나온다.
그리고 그 검은색의 프로그가 멈췄다.
"내가 왜 여기 왔지."
이넥스는 그 검은색 프로그 안에서 조용히 되세기고 있었다.
"왜 온거지. 아버지 처럼 개죽음 당할려고?"
아니였다. 다른 무언가가 있을것이다.
"쉬고싶어."
쉬고 싶다. 누워서 책을읽거나 잠을 청하고 싶었다.
"아버지. 절 여기 왜보넨 겁니까?
변함없이 차갑기만한 하늘은 더이상 기대할것이 없었다.
으음. 솔직히 말하면 잘 이해 안갑니다. 부품 이름들을 다 모르니까요.
부가 설명을 바라면 전 맞아 죽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