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숨결은 거칠고, 뺨도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몸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 건 딱 봐도 알 수 있는데, 그녀한테 말을 건네는 사람 한명 없네요.

그 중에는 소녀가 아예 안 보이는 것처럼 가뿐히 즈려밟고 지나가는 사람까지 있을 지경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녀는 당신의 부축을 받아 무사히 양호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컨디션이 많이 괜찮아졌어요.

도와주신 것만 아니라 간병까지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실은...

교사의 분위기가 평소랑 다른 기분이 들었어요.

상황을 보려고 복도를 지나... 입구 쪽에 도착하니 갑자기 현기증이 나서.

......그 후에는 선생님께서 아시는 대로예요.

학생 분들에겐 말을 걸어도 제가 있다는 걸 모르더라구요.

그때 정말 난 잊혀졌구나 싶어서

정말 불안했어요.

그때에요.

선생님께서 제게 말을 걸어주셨던 게...

기뻤어요...

선생님이 절 발견해주셔서."

소녀는 건강하게 그을린 뺨을 살짝 물들이면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목 언저리까지 짧게 자른 흑발은 마치 비단을 연상케 할 정도로 부드러워보여요.

예의바르고 차분한 몸가짐이 어딘가 규중처녀를 연상케 하네요.

그 때, 양호실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안으로 들어옵니다.

머리카락이 땅에 닿을락 말락할 정도로 긴 여학생인데요.

백의를 걸친 그 여학생은 당신들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어라, 양호실에 무언가 볼일이 있으신 건가요?

죄송해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이쪽을 쳐다보는 백의의 여학생과 자신이 데리고온 소녀.

설마, 하는 생각이 잠시 뇌리를 스친다. 

'이 두명, 설마하니《경쟁자》인가?'

타인에게 인식당하지않고, 서로는 인지한다.

아마도 참가자 또는 NPC의 부류겠지만 여기서 제거하는 것 또한 그리 나쁜 선택지는 아닐터. 그렇게 생각을 유지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소녀에게 손을 뻗으려는 순간,

[뭐여,《동업자》양반.

설마하니 이런 쬐깐한 아들을 처리하려고 손을 쓰는 거여?]

비웃듯이, 차갑게 내뱉어진 말에 손을 멈추며 대꾸한다.

'..저는 혹시나 훗날의 화근이 될지도 모르기에 이 아이들을 미리 처리하려는 겁니다, 《어새신》. 

당신도 딱히, 죽일 상대를 세세히 선별하는 부류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 혀도 니처럼 지레짐작으로 겁먹고 손을 쓰지는 안제.

만약에 나중에 이를 드러낸다 케도 그때가서 베어버리면 그만인 것이여.

설마하니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것지?]

'농담을.. 당신의 시대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산전수전 겪을만큼 경험했습니다.'

[그러쿠먼. 그럼 아직 발톱도 드러내지 못헌 사냥감에게 겁부터 지래 먹을 필요 있나 니는?]

굳이 약한 사냥감을 해치울 필요가 있냐는 어새신의 말에 이내 살의를 줄인다. 딱히 납득한 것은 아니지만 프라이드가 강한 그와 처음부터 마찰을 일으킬 필요는 없겠지.

기척차단으로 몸을 숨기고 여길 비웃으며 지켜보고 있을 그를 애써 무시하며 백의를 입은 소녀와 쉬고있는 소녀를 향해 통성명과 함께 몸상태가 괜찮은지 물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