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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천로역정~★ - 당고마기 (3)

2008.08.17 11:03

비렌 조회 수:684

천로역정~★ - 당고마기 (3)





"... 7월 6일이야. 미리내가 열리려면 아직 하루 남았는데, 어째서 이곳에 있는거지? 미르."
"몸주를 사용해서 내려왔을 뿐이란다. 설마 이 미르가 미리내 속에 갖혀 있다고 생각했니?"

마고는 피식 하고 코웃음치더니, 거대한 암흑의 기운 속에서 발걸음을 내딪었다.

"지저분한 짓을 했군, 잊혀진 주제에."
"그 입은 변하지 않았구나. 지금의 너는 부정한 존재라는 걸 잊었느냐."
"뭐?"

마고의 눈꼬리가 수직 상승한다. 미르는 마고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굳이 내가 말해야하느냐, 갈망의 처녀... 네 '살'이 언제 끝났는지 너도 모르지 않을텐데?"
"닥쳐!"

마고의 일갈에, 거대한 암흑이 따라 그 날카로운 파괴 의지를 내보인다.
칼날처럼 변한 그 의지는, 마고의 머리 위에서 그 거대한 위용을 드러냈다. 미르는 춤추는 듯한 동작으로 옆으로 돌아오더니, 내 팔을 살짝 안았다.

"이 아이, 다쳐."
"... 칫."

마고가 표정을 잔뜩 찌푸리며 주먹을 움켜쥔다.
마고라면 내가 다치던 말던 공격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짓말 처럼 멈춰버린 칼날의 움직임에 어안이 벙벙했다.

"후훗, '그 곳'에서는 몸도 마음도 다 내어준 주제에. 여기서는..."
"... 그건 말하지 마."

마고가 목소리를 낮춘다. 미르는 빙그레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에게도 이해와 관용이라는게 있으니 말이다."
"너랑은 제일 안 어울리는 말 같은데?"
"후후, 끝내 한 마디도 지지 않는 네 성미, 여전히 견딜수 없을 정도로 귀엽구나."

미르는 방긋 방긋 웃더니 내 볼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댔다. 마고의 몸이 흠칫 떨리는 것이 보였다.

"소년, 너는 알고 있구나. '진실'을."
"지... 진실?"
"나는 미르, 용이다. 내 눈에는 네가 말하지 않는 진실도 보인단다. 넌 이미 이 학원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어. 그렇지?"

몇일 전에 능손희 선배에게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죽었어야 했을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두려웠지요. 대체 이 곳은 어떤 곳인가 하고..."

급히 마고의 얼굴을 바라보았을 때, 그 눈에 맺힌 절망을 느꼈다.
언제나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마고가, 왜 지금은 저렇게 다급한 얼굴이 되어 있는 것일까.

"어째서, 이미 존재를 다했어야 할 너희가 이곳에 걸어다니고 있는걸까? 수호령을 멸망시켰던 홍몽이 뭔가 변덕이라도 부린 것이니...? 나는 너희들을 바라보면서 견딜 수 없는 불쾌감을 느꼈다. 그래서 하루도 참지 못하고 급하게 내려왔단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것이 내 볼을 훔친다.
미르는 내 볼을 햝으며, 마고의 일그러진 표정에 조소했다.

"너희를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맹렬히 바람이 맴도는 소리가 들린다. 미르의 손에 맺힌 예리한 바람의 칼날이 내 목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만 둬!"
"그만하세요!"

깨져나갔다. 좀 처럼 듣기 힘든 그녀의 노성에, 지역을 꽉 채우던 마고의 검은 영기도, 미르의 손에 맺힌 바람의 기운도 무너져 내렸다.
능손희 선배는 어느새 열린 뒤쪽의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평화를 종용하는 반가족의 호소... 능손희인가."
"그렇습니다, 미르. 싸움을 멈춰주세요."
"네가 존재하는데 투쟁이 존재 할 리 없지 않느냐. 그렇게 자신의 능력에 신뢰가 부족한거니?"

미르의 조소에 능손희 선배는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꺾었다.

"제가 이것을 싫어한다는 것,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 넌 착한 아이니까... 강요하는 것에 익숙치 않겠지."
"미르, 당신도... 이런 역할을 맡기에는 너무 여립니다."
"... 실례되는 말을 하는 구나. 반가족의 여인."

처음으로 미르의 말투에 주저함이 생겼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미르는 내게서 뒷 걸음으로 멀어졌다.

"원래 목적은 다른 것이었지만, 충분한 다른 이득이 있었으니 돌아가도록 하마."

미르의 주변에 바람의 기운이 휘감기기 시작했다.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본 미르는 여전히 천진하고 순한 웃음을 방긋 웃더니. 내게 부드럽게 윙크했다.

"네게 해를 끼칠 생각은 아니었단다, 믿어주겠니? 모두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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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을 수 있을리가...



나는 별거 아냐
난 카루가 만든 설정이 가진 약점을 역이용할 뿐이라구.

하 하 하 하 히 후 헤 후 호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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