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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란스

ahaz 2017.05.04 23:03 조회 수 : 22

 지상을 밝게 비추던 햇빛이 저문 쿠즈류시. 기묘한 긴장감이 도는 거리에는 여느때보다 인기척이 적었다. 특히, 석유왕으로 유명한 호텔은 사람은 물론 동물의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아 흡사 유령도시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는 사전에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은 결계의 영향일터. 일반인의 희생보다는 신비의 유출을 꺼려하는 마술사 특유의 조심스러움 덕이었다.
 의도야 어떻든간에 호텔은 오로지 마스터와 서번트가 다소 모여있었다. 적이 오는것을 아는이상 기척을 숨길 필요는 없었다. 하물며 숨어야할 필요성도 없었기에, 그들은 노골적으로 마력을 숨기지 않고 그 기세를 드러내고 있었다.

 호텔 동맹의 일원중 평범한축에 속하는 미코토도 서번트의 기척들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현재 머무르고있는 호텔 엔트란스에는 두 서번트의 기운이 가득차 마치 숨쉬는것조차 가빠지는 듯 한 느낌마저 들고 있었다. 미코토의 옆에는 황금의 모발과 붉은 갑주를 입은 랜서가 천하태평한 표정으로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이 서번트, 진짜로 싸울마음이 없는건가?!
 랜서는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하며 피곤, 잔뜩 긴장해있는 미코토에게 말했다.

"캬캬캬캬 이몸이 현세에 강림하고나서 겪는 첫번째 싸움이로구나 주술사여. 신화의 재현이 코앞에 당도했다."

 라고 말했지만, 랜서의 말을 제대로 신경쓰지 못할정도로 긴장한 미코토였다. 랜서는 그 모습을 보곤 작게 숨을 내뱉으며 미소지었다. 그 두 사람으로부터 조금 멀찍이 떨어진 곳에는, 금발의 미소녀가 조심스럽게 랜서와 미코토를 바라보고 있었고, 붉은 망토를 두른 백발의 소년ㅡ 라이더가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호텔에 감탄하고 있었다.

"...이 신전, 그야말로 신화시대의 재현과도 같군. 어새신.. 대체 정체가..?"
"긴장을 풀거라! 이몸이 존재하는한 그대앞에는 승리만이 있으니까! 캬하하하하!"

 랜서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이샤와 미코토 두 사람이 동시에 깜짝 놀라곤

"흐겍?! 긴장하지 않았어요!"

 설득력없는 항변을 해왔다. 이걸로 미코토가 주위를 둘러볼만한 상태가 되었다고 판단한 랜서는, 이샤와 라이더를 보면서 말했다.

"허나, 네녀석들은 초면인것 같구나. 좋아, 자기소개를 해보거라."

 라고 거만하게 말하며 라이더와 이샤 두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랜서의 선언에 이샤는 주변을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샤나 아르시오네. 라이더의 마스터.. 입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샤.... 이샤? 이샤.. 이샤!!"
"네..?! 네...? 네..!"

 이샤의 자기소개를 듣자마자 수차례 이름을 되뇌어 말한뒤 누워있던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그녀 앞으로 껑충 뛰어간 랜서.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황금의 눈동자를 번뜩이며 그녀의 얼굴은 마주보며

"이ㅡ샤!!"
"?!"

 랜서의 돌발행동. 라이더는 이놈 뭐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이샤는 미코토에게 의문의 표정을 내비쳤다. 미코토는 점차 심장박동이 빨라지는걸 느끼고 있었다.

"보아라 주술사. 거기서 뭐하는거냐? 그대가 매일 바라보던 그 여인이 아니더냐!"
"무무무무슨말을 하는 거에요 랜서!"
"캬하하하하 기묘한 인연이로다. 그대 또한 주술사였던건가?"
"그것보다 어껗게?! 분명 제 방에서만 봤을 텐데!"

 랜서가 호탕하게 웃으며 미코토와 이샤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당황한 미코토가 얼굴을 붉히며 랜서에게 태클을 걸지만 텐션이 오른 랜서는 말을 계속해서 이었다.

"이몸의 눈은 천리밖을 바라볼 수 있고 귀는 만리밖의 숨소리도 들을 수 있다네. 캬하하하하"

 그는 흥미롭다는듯 작게 낄낄거린뒤 이샤에게 말했다.

"하! 이샤라는 이름의 소녀여. 미코토.. 그러니까 날 소환한 주술사 말이다. 미코토가 언제나 바라보던 이가 바로 그대 아니더냐. 현세에서는 꽤나 유명한듯 하다만."
"어...? 어... 그건, 그.."

 이샤는 당황하여 말을 더듬다가 아, 하고 알아채며 강제로 덕밍아웃당한 미코토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지우며 꾸벅 인사했다. 랜서는 곧이어 빨갛게 상기된 미코토에게 뛰어가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이샤에게 데려갔다. 정확히는 끌고갔다.

"웃헤에?!"
"뭐하는거냐 주술사. 이럴때 가까이 말도 걸어보는것이 어떠냐!"
"저저저저저저 그러니까 그게."

 늘 모니터 너머로 보아왔던 우상이 근처에 있나 싶더니 순식간에 열성팬인걸 알려지고, 순식간에 코앞에 놓여진 미코토는 지나치게 뜨거워진 머리로인해 언어체계에 이상이 왔다. 이샤는 그런 미코토에게

"그... 안녕하세요? 이름이."
"날씨가 참 좋네요!"


...


 순간 정적. 랜서는 그 모습에 있는숨을 전부 토해내듯 배를 부여잡고 폭소했다.

"네...? 네, 아.. 네. 그러네요. 1월치곤 춥지도 않고. 저, 그으... 그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지금은 밤이지만."
"밤도 날씨가 좋을 수 있어요!"

 본인도 긴장했을 터인데, 나름대로 미코토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태클을 거는 라이더에게 반박하는것도 덤.

"네. 네! 긴장하긴요! 저기, 사카키 미코토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처음 뵙겠습니다? 신사에서 살고, 으에, 흐에...?"

 쓸데없이 목소리톤이 높은걸 보아 미코토는 그다지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나마 대화를 할 수 있다는게 다행이다.

"천둥 번개가 치는 날보단 적당한 기온인 날씨가 좋..은 것 같달까 아마.."
"그렇군. 그런 의견도 있지만, 슬슬 준비를 하도록 할까. 어새신이, 슬슬 시작한것 같다."
"캬하하하하하! 신화를 재현하고 전설을 이룩하는데 아름다운 밤이 아니더냐."

 이샤, 라이더, 랜서가 각자 의견을 말하는 순간. 호텔 전체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옷?!"
"으음, 미코토씨..? 사카키씨..?!"
"끼약!"

 미코토에게 말을 걸다가 흔들림에 깜짝 놀란 이샤는 휘청거렸다. 랜서는 한발을 떼곤 균형을 잡으며 재미있어하다가 넘어지려는 미코토를 한손으로 잡아들었다. 마치 지진이 일어나는듯한 소음과 진동속에서 마치 전체 스피커로 방송을 하듯, 어새신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ㅡ 지금부터, 신전은 공중으로 부상한다. 그리고, 적의 접근은 감지했노라. 그대들의 용전분투를 기대하고 있겠다.
 
 그 직후, 호텔 주변으로부터 막대한 마력이 뿜어져나오며 신전이 되어버린 호텔이 지상으로부터 융기하여 점차 하늘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공...중...?"
"캬하하하하 공중이라고? 재미있구나! 주술사여. 잊지말거라. 이몸은 최강이다."

 랜서는 한손에 안긴채 어리둥절하는 미코토를 나름 안심시키려는듯, 연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그 순간, 그들이 바라보고 있던 입구가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조금전까지 문이었던 것이 산산조각나며 사방으로 튀어오르고, 폭음과 폭열이 미코토와 이샤 일행을 덮쳐왔다. 1초도 안되는 찰나, 라이더가 그들의 앞으로 나가 망토를 한 번 휘날리자 그를 기점으로 벽에 막힌것처럼 좌우로 퍼져나갔다.
 매캐한 냄새와 희뿌연 연기가 채 사라지기 전에, 호텔의 입구쪽에서 다수의 인영이 나타났다.

"호오... 주술사여. 이 광경을 똑바로 목도하거라. 이 모든것이 그대의 양식이 될것이다."

 랜서는 미코토를 내려놓으며 팔짱을 끼며 말했다. 크고작은 서번트의 기척이 여럿. 누가보아도 그들이 폭발의 원인이자 어새신을 습격한다는 그 무리인것이 틀림없었다.
 연기가 서서히 걷히고 '침입자'들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며 미코토와 이샤에게도 그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버서커, 어벤져와 합류. 직후 호텔로 달려왔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신전화한 저 문을 돌파할 수 없을터. 그렇다하여 소중한 서번트의 전력을 소모할수도 없었다. 고로, 고안한것은 룬을 새긴 바주카. 1회용이긴 하지만 문을 뚫기에는 충분했다. 이왕이면 그 안의 적도 정리했으면 하는 소망도 있지만.
 돌입후 처음 만나는 적은 로한나와 어새신이 맡기로 사전에 약속되어 있었다. 허나, 문 안쪽으로 느껴지는 강대한 마력 둘은 어새신이 정면승부로 어찌할 수 없는 서번트임을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누가봐도 이는 버림말이다. 이미 받은것이 있기에 약속을 어길수는 없었다. 대비책은 있다. 그러므로, 승산은 있다.
 호텔이었던 것은 이미 거대한 신전의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이정도 규모라면 분명 서번트의 보구일터. 가지고 있는 바주카로 입구를 폭발시켰다. 역시나 안쪽에 느껴지는 기척에 이상은 없었다. 입구로 걸어들어가, 잔열과 연기가 빠져나가며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 서번트와 마주하게 되었다.
 은발과 적섹의 망토를 두른 소년. 붉은 갑주를 입은 황금의 서번트. 마스터인 로한나의 눈에는 그들의 기초 스테이터스를 바로 볼 수 있었다. 저정도라면 분명히 최상급의 영령들이다. 둘 다 거의 모든면에서 어새신을 능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부가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걸 상대로 내가 발목이 붙잡혀있으면, 승리는 물건너 갈것같네. ...로한나 양. 여기, 맡겨도 괜찮아?"
"여기까지 온 이상 선택의 여지가 더 남아있던가요? 게다가 이미 받은것도 있으니 몰염치하게 도망칠 순 없죠."
"..철퇴후에는 내 거점에서 만나요. 거기서 정보교환 부탁하죠. 그럼... 당신들의 상대를 할 여유는 없으니까. 돌파하겠어!"

 디아도라가 로한나에게 다시 한 번 역활을 확인하였고, 라이더와 랜서 사이를 달려나가고 그 뒤를 이어 흑발의 여성 서번트가 뒤따라나갔다.

"흐앗, 막아야...!"
"지나가게 두어라 주술사. 어차피 다시 마주치게 되어있다."

 달려나가는 그들을 막으려는 미코토. 랜서는 여전히 팔짱을 끼고 그들이 지나가게 두었다. 하지만 라이더는 다르다. 즉시 무구를 꺼내어 그들을 방해하려 하지만ㅡ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되겠네요. 후후후... 자아, 이건 선물."

 디아도라 옆의 어벤져가 달려나가며 양손을 좌우로 펼치자... 사방에서 거미줄이 나타나며 랜서와 라이더. 이샤와 미코토의 몸을 묶었다. 랜서와 라이더에게 있어서 그것은 단지 손짓 한번만으로도 떨쳐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그 찰나의 순간이 랜서와 라이더가 그들을 놓치는 기회가 되었다.

"캬악! 이딴걸로 이몸을 더럽히게 하다니. 용기하난 가상하구나!"

 랜서가 신경질적으로 툴툴거리면서 미코토와 이샤의 몸에 붙은 거미줄을 털어내었다.

"앗, 감사합니다..!"
"읏, 고마워요 랜서."

 라이더와 랜서가 거미줄을 정리하는 동안, 어새신은 로한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 손해네요. 어떻게 하겠어요, 마스터? 지금이라도 의뢰같은건 버리고 도망쳐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딱 봐도 어느쪽도 괴물... 우리가 상대해서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승률이 남아있을지도 의문이네요."
"하핫. 본인의 입장을 잘 아는구나. 좋다. 어디 고해보거라. 이몸이 그대를 봐줘야 할 이유를."

 어새신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로한나에게 전했고, 랜서는 그 어새신의 모습에 기분이 좋은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실 모습이라 해도 그다지 뚜렷히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실루엣 정도. 성배로부터 얻은 정보에 의하면 어새신의 기척차단이란 기술은 눈앞에 드러난 모습조차 가리는게 아니다. 분명 어새신이 가진 고유의 능력으로 인한 영향일 것이다.
 
 "봐줄 이유, 인가요. 글쎄요, 이 이후의 판도를 스스로 생각해 보시죠."

 로한나는 랜서의 말에 대답하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랜서는 로한나의 말을 비웃듯 말했다.

"뻔한것을 물어보는구나. 캬하하하하"

 노골적으로 그들을 하대하는 랜서와, 자신의 마스터인 로하나 앞으로 어새신이 걸어나왔다. 그녀는 양손으로 포권을 만들어보이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우선, 이름을 입에 담지 못하는 비례를 용서해주시길, 대영웅님들. 이렇게 암살자의 위를 부여받고 소환되었습니다. 이번에, 어벤져 마스터의 공투 제안을 받고 이렇게 참전하였습니다. 필경 이름을 날리는 대영웅들이라 뵙고, 한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어새신은 랜서와 라이더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선, 그쪽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요."

 호칭을 묻는 어새신. 미코토는 혹여나 랜서에게 속삭였다.

"랜서, 여기선 클래스명 정도만 말하는거에요... 절대로...!"
"캬하하하하. 알겠다 주술사. 그 바램, 들어주지."

 이 서번트. 사실 진명을 말할뻔했다.

"이몸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천하제일의 무장. 랜서로서 소환되었다. 뇌리에 새겨두거라. 하지만 걱정말거라 암살자. 이 빌어먹을 규율덕에 약화되어 현계하였느니라. 이몸으로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클래스명만 말하랬잖아요!"
"...이몸이 천하제일인건 당연한게 아니냐 주술사."

 미코토의 바램과 달리 장황하게 자기소개를 늘어놓는 랜서. 그에 태클을 거는 미코토지만... 이 서번트로서는 그나마 간추려서 말한 모양이었다.

"그럼, 그쪽의 분은...?"

 어새신이 이샤와 라이더에게 물었다.

"서번트 라이더. 구세의 사명을 가지고, 이 땅에 현계했다, 그대가 어떤 카르마를 끌어안고있는지는 모르나, 우리 둘을 상대로 싸워서 승산이 있지는 않겠지. ....보아하면, 그대는 싸움에 걸맞는 능력을 가진 무사도, 호풍환우하는 술수를 부리는 술사도 아니다. 아마도 그대는, 무언가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나왔을 뿐이겠지."

 라이더는 어새신의 '격'을 느낀 있는그대로를 말한뒤 말을 이었다.

"나쁜 말은 하지 않겠다. 어떠한 대의가 있는지 모르나, 이 싸움에서는 얌전히 물러나면, 나는 쫓지 않을 생각이다."

 랜서와 달리 이유 불문하고 물러나면 쫓아가지 않겠다는 권유. 어새신과 로한나로서는 나쁜 제안이 아니었다.

"호오. 그대도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있군. 기쁘구나. 저 예의바를 암살자를 보거라 주술사. 이몸은 기분이 좋다. 어떤가 주술사. 그대의 생각은 어떻지?"
"이길 수 있다면 쓰러뜨려야 해요. 언젠가는 싸워야 하니까. 소원을 이루려면."

 랜서는 라이더의 발언에 감탄했다. 그 느낌을 말하며 미코토에게 물었으나, 그녀의 생각은 다른듯했다. 미코토의 의지에 랜서는 어쩔수 없다는듯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가, 그러하면..."

 랜서가 무구를 꺼내들고 앞으로 나섰다. 그는 묵직한 황금빛 무구를 땅에 쿵 내려찍으며 어새신과 로한나에게 고했다.

"지금 이몸은 기분이 좋으니 고통엇이 일격에 쓰러뜨려주마. 더물어, 암살자의 주인. 그대는 무사히 돌려보내도록 해주지."
"과연,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이 싸움에서, 어새신의 마스터의 편을 드는것에 있어서 여러분은 어떤 대의를 가지고 참전하였는지?"

 어새신을 이대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랜서의 선언. 어새신은 그다지 원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는 전투 전, 마지막으로 한가지 확인할 이유가 있다는듯 랜서와 라이더에게 질문을 던졌다.

"도움을 주셨던 분한테 빚 갚기.. 은혜 갚기에요! ... 이걸 대의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진 모르겠지만요.."
"마스터의 의향에 따랐을 뿐."

 이샤는 은혜라고 하였다. 그녀의 말대로 대의라는 단어에 비하면 사소한 일로 보일수도 있었다. 라이더는 그런 이샤의 결정을 따를뿐. 랜서는 이샤의 대답에 기쁘게 웃고는 말했다.

"캬하하하하 재밌는 질문이로군. 전쟁에있어 대의란건 그저 살육과 생존을 위한 핑계가 아니더냐. 이몸은 네놈들의 악순환이 인간들에게 끼치지 않도록 막을 뿐이다."
"대의 같은 건 없어요. 참여한 건 사고같은 일이었지만."

 네 인물의 대답이 끝나자, 장막에 드리워진 듯 불투명한 어새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희열이나 쾌락이 아닌 조소에 속한 미소를 지으며, 어새신이 말했다.

"예,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얄팍한지'를. 그리고,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이, 지금 저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는것 자체도. 자신의 길에, 자신의 정의에, 자신의 대의에 취해, 발밑을 보지 못하는 영웅나으리들. 비록 무력하나마, 이 비천한 여자가, 그 나아가는 길을 더럽혀드리지요."

 이전과의 태도와는 달리 그들을 도발하는듯한 어새신의 반응. 랜서는 웃는건지 화내는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호오... 그 혀 한번 잘 놀리는구나. 걱정말거라 암살자여. 그대같은이를 처리하는것이 이몸의 존재 의의이니라."
"누가 얄팍하다는 거야..."

 미코토 또한 어새신의 조롱에 기분이 적잖이 상한듯, 중얼거렸다. 그와 더불어 무구를 굳게쥐고 으르렁거리는 랜서. 라이더는 이샤를 뒤로 물러나게 하며 응전태세를 갖추었다.

"마스터, 전투 준비를 부탁합니다. 비록 바위에 달걀을 던지는 꼴이 되더라도, 발버둥은 치고싶습니다. 어벤져와는 이미 상관없이, 이 제가."
"전투라며 말이 많구나."
"랜서. 쓰러뜨려요. 절대 지지마."

 어새신과 로한나 또한, 응전태세에 들어갔다. 미코토는 금방이라도 적을 잡아먹을 기세인 랜서에게 말했다.
 랜서는 미코토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용수철처럼 어새신과 로한나에게 튀어나갔다.

"..애초에 전투를 피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맹호와도 같이 돌진해오는 랜서에 맞서 어새신이 외치며, 그들의 전투가 개시되었다.




-------------

....

"애초에 전투를 피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랜서가 로한나와 어새신에게 돌진하며 육중한 곤봉을 휘둘렀다. 어새신이 로한나를 안고 재빨리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그 자리로 공기를 가르는 궤적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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