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우리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이 있었다. 두꺼운 스웨터와 스키니진을 즐겨입는 그는 늘 다리를 꼬고 앉아 에소프레소를 시키곤 했다.
그는 늘 커다란 잔을 두손으로 감싸 홀짝홀짝 마신다. 뜨거운 지 휴지를 대면서도 손잡이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버릇일까? 아니면 손을 좀 데워보려는 걸까?
그는 커피를 마실 때면 늘 어딘가를 응시하였다. TV일 때도 있고 테이블 위에 있는 작은 흠일 때도 있고 가끔은 나일 때도 있다. 살짝 초점을 흐려 무언가를 응시하는 그의 모습은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절로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의 잔이 다 비면, 그는 아쉬운 듯 잔을 천천히 훑어본다. 양손으로 잔을 잡고 그것을 응시하는 그의 모습은 눈 앞에 성배를 본 보였다. 그는 잔이 완전히 식고 나서야 아쉬운 듯 잔을 내려놓는다.
그는 계산대로 걸어가기 전에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을 핥는다. 커피의 강한 맛을 어떻게 달래보기 위한 것일까?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이 절로 웃음이 나도록 만드는 모습이다.
그는 계산대로 오면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동전들을 꺼내 털어내어 내 손에 꼭 쥐어준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스쳐가듯 “잘 마셨어요”라고 말하며 조용히 문을 열고 가게를 나간다.
그 후의 그의 모습에는 알 리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그가 가게에 들어오면 그 특이한 모습에 한번쯤 눈이 갈 뿐이다.
얼마 전 한 손님이 우리 가게에 방문했다. 시원해 보이는 티셔츠에 짧은 청치마를 입은 그녀는 에소프레소를 주문했다. 그녀는 가게 여기저기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 시선은 한참동안 가게를 돌다가 나에게 꽂혔다. 나는 흔히 가게에서 볼 수 있는 미소로 그녀에게 답했고 그녀는 그 미소를 어색한 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그녀는 설탕에 손을 뻗으려다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손을 거뒀다. 그리고 컵에 휴지를 감아 두 손으로 마시려다가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손잡이를 잡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얼굴을 억지로 펴고 홀짝홀짝 마셨다.
그녀는 커피를 다 마시고 난 뒤 이마에 잔을 가져다 대었다. 굳어있던 얼굴이 그제야 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분 좋은 듯 가벼운 한숨을 내뱉었다. 그녀는 잔이 완전히 식을때까지 눈을 감고 잠에 든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계산대를 향해 걸어왔다. 주머니를 뒤지려다가 들고있던 작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내밀었다. “잘 먹었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나갔다. 아마 내가 붙잡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갔다면 나는 그대로 그녀를 잊었을 거고 그녀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나는 그녀를 잠시 붙잡았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무언가를 갈구하는 눈은 숨길 수 없었다. 나는 평소보다 조금 단 카페모카를 만들었다.
“쓴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죠.”
그녀는 내가 내민 커피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잠시 나를 쳐다본 뒤 커피를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달리 그녀는 맛나게 잔을 비울 수 있었다.
“저는 가게 주인입니다. 손님께 맛있는 커피를 드리는 것만이 의무죠.”
그녀는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을 기대한 것일까. 나는 그녀의 표정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가끔 억지로 싫어하는 걸 먹는 사람이 있지요. 무슨 이유에서건 저는 그런 사람들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아요... 이건 당신이 좋아할만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로 앞으로도 자주 올 이유가 생겼지요?”
나는 손님에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몸은 천천히 떨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는 것처럼 보여 당황했지만 그녀는 예상 외로 크게 웃기 시작했다. 처음엔 끅, 끅하고 참는 것처럼 보이던 웃음이 점점 커져 마지막에는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웃었을까. 그녀는 헛기침으로 웃음을 자제하며 웃느라 고인 눈물을 닦았다.
“카페모카 정말 맛있었어요.”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이후의 그녀의 모습은 알 리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이 곳에 손님으로 들어올 때 손님의 비위... 아니, 손님의 마음을 헤아려줄 뿐이다.
매일같이 우리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이 있다. 다들 퇴근하느라 바쁠 때쯤 흐트러진 정장을 입고 들어오는 그녀는 의자를 카운터에 끌고 와 앉아 커피를 받아 이것저것 대화를 하며 천천히 마신다. 그리고 작은 미소를 띠며 “잘 마셨어요.”하는 말과 함께 문을 나선다.
그 이후의 그녀의 모습은 알 리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사람이 이 곳에서 굳은 표정이 되는 일은 없었다.
-----------------------
...약간 판타지끼가 있는 글입니다.
...랄까 그 전에 망쳤네요. 망했어요. 시험까지 포기해가며 썼는데 결과물이 젠장이네요. 과연 이 놈의 슬럼프는 언제쯤 극복될런지
퇴고를 못했더니 펑크난 부분까지... 으으...
흐음... 저는 ts관련 글은 잘 안 쓰는 편입니다. 뻔한 글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더군요. 이번 글도 한번 시선을 꼬아본 이상은 못되네요. (imperfect는 잊으시져)
다음번엔 깔끔하고 기분좋아지는 글을 보여드리겠어요.
그는 늘 커다란 잔을 두손으로 감싸 홀짝홀짝 마신다. 뜨거운 지 휴지를 대면서도 손잡이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버릇일까? 아니면 손을 좀 데워보려는 걸까?
그는 커피를 마실 때면 늘 어딘가를 응시하였다. TV일 때도 있고 테이블 위에 있는 작은 흠일 때도 있고 가끔은 나일 때도 있다. 살짝 초점을 흐려 무언가를 응시하는 그의 모습은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절로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의 잔이 다 비면, 그는 아쉬운 듯 잔을 천천히 훑어본다. 양손으로 잔을 잡고 그것을 응시하는 그의 모습은 눈 앞에 성배를 본 보였다. 그는 잔이 완전히 식고 나서야 아쉬운 듯 잔을 내려놓는다.
그는 계산대로 걸어가기 전에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을 핥는다. 커피의 강한 맛을 어떻게 달래보기 위한 것일까?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이 절로 웃음이 나도록 만드는 모습이다.
그는 계산대로 오면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동전들을 꺼내 털어내어 내 손에 꼭 쥐어준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스쳐가듯 “잘 마셨어요”라고 말하며 조용히 문을 열고 가게를 나간다.
그 후의 그의 모습에는 알 리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그가 가게에 들어오면 그 특이한 모습에 한번쯤 눈이 갈 뿐이다.
얼마 전 한 손님이 우리 가게에 방문했다. 시원해 보이는 티셔츠에 짧은 청치마를 입은 그녀는 에소프레소를 주문했다. 그녀는 가게 여기저기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 시선은 한참동안 가게를 돌다가 나에게 꽂혔다. 나는 흔히 가게에서 볼 수 있는 미소로 그녀에게 답했고 그녀는 그 미소를 어색한 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그녀는 설탕에 손을 뻗으려다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손을 거뒀다. 그리고 컵에 휴지를 감아 두 손으로 마시려다가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손잡이를 잡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얼굴을 억지로 펴고 홀짝홀짝 마셨다.
그녀는 커피를 다 마시고 난 뒤 이마에 잔을 가져다 대었다. 굳어있던 얼굴이 그제야 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분 좋은 듯 가벼운 한숨을 내뱉었다. 그녀는 잔이 완전히 식을때까지 눈을 감고 잠에 든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계산대를 향해 걸어왔다. 주머니를 뒤지려다가 들고있던 작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내밀었다. “잘 먹었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나갔다. 아마 내가 붙잡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갔다면 나는 그대로 그녀를 잊었을 거고 그녀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나는 그녀를 잠시 붙잡았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무언가를 갈구하는 눈은 숨길 수 없었다. 나는 평소보다 조금 단 카페모카를 만들었다.
“쓴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죠.”
그녀는 내가 내민 커피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잠시 나를 쳐다본 뒤 커피를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달리 그녀는 맛나게 잔을 비울 수 있었다.
“저는 가게 주인입니다. 손님께 맛있는 커피를 드리는 것만이 의무죠.”
그녀는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을 기대한 것일까. 나는 그녀의 표정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가끔 억지로 싫어하는 걸 먹는 사람이 있지요. 무슨 이유에서건 저는 그런 사람들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아요... 이건 당신이 좋아할만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로 앞으로도 자주 올 이유가 생겼지요?”
나는 손님에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몸은 천천히 떨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는 것처럼 보여 당황했지만 그녀는 예상 외로 크게 웃기 시작했다. 처음엔 끅, 끅하고 참는 것처럼 보이던 웃음이 점점 커져 마지막에는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웃었을까. 그녀는 헛기침으로 웃음을 자제하며 웃느라 고인 눈물을 닦았다.
“카페모카 정말 맛있었어요.”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이후의 그녀의 모습은 알 리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이 곳에 손님으로 들어올 때 손님의 비위... 아니, 손님의 마음을 헤아려줄 뿐이다.
매일같이 우리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이 있다. 다들 퇴근하느라 바쁠 때쯤 흐트러진 정장을 입고 들어오는 그녀는 의자를 카운터에 끌고 와 앉아 커피를 받아 이것저것 대화를 하며 천천히 마신다. 그리고 작은 미소를 띠며 “잘 마셨어요.”하는 말과 함께 문을 나선다.
그 이후의 그녀의 모습은 알 리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사람이 이 곳에서 굳은 표정이 되는 일은 없었다.
-----------------------
...약간 판타지끼가 있는 글입니다.
...랄까 그 전에 망쳤네요. 망했어요. 시험까지 포기해가며 썼는데 결과물이 젠장이네요. 과연 이 놈의 슬럼프는 언제쯤 극복될런지
퇴고를 못했더니 펑크난 부분까지... 으으...
흐음... 저는 ts관련 글은 잘 안 쓰는 편입니다. 뻔한 글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더군요. 이번 글도 한번 시선을 꼬아본 이상은 못되네요. (imperfect는 잊으시져)
다음번엔 깔끔하고 기분좋아지는 글을 보여드리겠어요.
댓글 3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8 | 전설과 동화 [1] | pe脫 | 2008.06.11 | 215 |
» | 단편)카페이야기 [3] | 라온 | 2008.06.10 | 284 |
1046 | PathFinder 1-3 [1] | 낙일군 | 2008.06.08 | 240 |
1045 | Depression Wish : 에렐리니아 - 50 [3] | 미에링 | 2008.06.02 | 245 |
1044 | Depression Wish : 마루 - 49 [2] | 카와이 루나링 | 2008.06.02 | 234 |
1043 | Depression Wish : 에렐리니아 - 48 [2] | 미에링 | 2008.06.01 | 247 |
1042 | 雜談. 타심구현자 Part3=外, 새벽 나라에 하얀 연기를 흩날리며─ 中. [1] | Lunate_S | 2008.05.28 | 271 |
1041 | 수필]하나 다를 것 없던 하루 [1] | 라온 | 2008.05.25 | 394 |
1040 | PathFinder 1-3 Side [1] | 낙일군 | 2008.05.17 | 292 |
1039 | Pathfinder 1-2 [1] | 낙일군 | 2008.05.12 | 254 |
1038 | <소설> 광란가족일기 [1] | 낙일군 | 2008.05.10 | 299 |
1037 |
[만화] 판도라 하츠
[2] ![]() | 코드 | 2008.04.28 | 447 |
1036 |
[소설] 紅-KURENAI(쿠레나이)
[1] ![]() | 코드 | 2008.04.26 | 472 |
1035 | [감상]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1권 [6] | 낙일군 | 2008.01.03 | 242 |
1034 | [영화] 나는 전설이다 [3] | 카와이 루나링 | 2007.12.24 | 294 |
1033 | [소설] [스포일링]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1] | 낙일군 | 2007.12.10 | 336 |
1032 | [소설] 하느님의 메모장 - 01권 [2] | 카와이 루나링 | 2007.11.27 | 360 |
1031 | [소설] 에덴의 아이들 - 01권 [1] | 카와이 루나링 | 2007.11.21 | 220 |
1030 | [소설] 보이드 워커 - 01권 [1] | 카와이 루나링 | 2007.11.20 | 240 |
1029 |
[소설] 포니테일 대마왕 - 01권
[2] ![]() | 카와이 루나링 | 2007.10.15 | 429 |
어 용취씨다.
[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