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Realize  6화  - 어느곳, 어딘가에서 벌어진 일전 -



순간, 환상은 한명의 사내를 꿰뚫어 나갔다.

프슉
듣기싫은 효과음과 함께, 방금전까지 분명 팔이였음에 분명한 부분은, 지금 이순간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게 되어버렸다.

“크...크윽...”

분명, 방금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일부였을 팔이 찢겨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그저 고통스러운 신음성을 내뱉을뿐 그이상의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살아감에 있어서 두 번다시 겪어보기 힘들정도의 강렬한 고통이었지만 그에게 있어서 이런 고통은, 이미 ‘겪어봤던’ 고통에 지나지 않았다.

“후...이거야 원, 이정도로 밀릴줄이야...”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잠깐 내동댕이쳐진 자신의 팔을 실로 유쾌한듯이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듯,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로서 그의 평생동안 가장 듬직한 병기였던 그람을 잡고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존재를 향해 물어갔다.

“아아...이거야 원, 처음이나, 두 번째나 비참한 죽음을 당하는건 마찬가지로구만...뭐, 이것도 내 업보겠지...그나저나 말이야, 이름정도는 알려줄 생각 없나?”

이미 한쪽팔이 산산히 찢겨나가고, 온몸에는 크고 작은 부상이 넘쳐나 더 이상 거동조차 불가능할것이라 생각되는 사내였지만, 그는 자신의 몸 상태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듯, 유쾌하게 웃으며 상대를 향해 물어갔다.

“...”

물어갔다고는 하지만 그도 대답을 기대하고 한말은 아니었는지 상대가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미련은 없어 보이는듯,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손으로 그람을 꼬나잡고는, 최후의 말을 전했다.

“하핫, 문답무용이란건가...뭐 나로서도 싸움전에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니까 말이야, 뭐 내 패배인건 확실한듯 하지만...적어도 한팔정도는 없애줘야겠다.”

말을 마친후 그는 천천히 숨을 고르더니, 잠시간의 휴식동안 축척하고 있던 차크라를 그람을 향해 뿜어냈다.

샤아앙!!

그가 뿜어낸 차크라는 ‘강화형강기류’ 에 해당하는 차크라였던지 그의 손가락에서 알 수 없는 문자가 생성되어서는 다섯 가지 빛깔의 찬란한 섬광을 뿌려대며 그람을 휘감기 시작했다.

슈우웅

이윽고 그람을 휘감던 글자는 점차적으로 희미해져서는 그람의 속으로 녹아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글자가 그람의 검신에 새겨지는것과 같이 녹아들고 있는 마력의 글자들은 하나 하나 녹아들때마다 은회색빛을 발하며 사라져갔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뿜어져 나오던 모든 글자가 그람의 검신 속으로 녹아들자 그는 의외라는듯 눈을 크게뜨고는 유쾌하게 말했다.

“기다려주는건가? 뭐, 나로서는 고마울 다름이지”

그가 차크라를 발하고, 검에 동조시킬때까지 눈앞에 위치한 괴물의 방해가 쏟아져 나올거라 예상했던 그였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괴물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위치한채로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무엇을 노리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기회라고 판단되는 괴물의 행동에, 그는 방금전의 접전에서는 시간상 행하지 못했던 ‘이그드라실과의 동조’를 행하기로 결심했다.


세명 [ World Existence True Name - 깨어나지 않은, 최초의 영웅 ]
신성 - 43번째 좌 ???
동조 개시


이그드라실과의 동조를 끝마친 그는, 방금전의 패색이 짙은 모습과는 달리, 좀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은빛색의 ‘페가수스’ 가 그의 옆에 위치해있었다.
은회색빛을 띄고있는 털실과, 과거 하늘을 누비고 다녔다는 ‘슬레이프니르’ 의 안장까지, 그 모습은 실로 신화에 가까운 형상을 띄고 있었다.
소환된 그라니를 정겨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는 두어번 그라니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이내 그위에 올라타서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로 그람을 집어들었다.

“흠, 이것으로 두 번째 동조인가...뭐, 죽음 앞에선 소용없는것이니 말이지...자아, 그럼 간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눈앞에 위치한 흑색의 괴물을 향해 ‘사라졌다.’ 순간, 움직였으리라 생각한 그는 이미 그 회색의 괴물 앞에 서있었다. 도저히 믿을수 없는 속력으로 괴물에게 다가간 그는, 이윽고 그람을 휘둘러갔다.

“하앗!”

그가 휘두른 검은 특별한 빠르기도, 위력도 실리지 않은듯한 검격이였지만 그 검격이 훓고 지나가는 곳들은, 모두 공간 자체가 ‘찢어져 갔다.’

끼리리릭!
무언가가 찢겨나가는 듯한 효과음과 함께 공간의 틈이 찢어발겨 나갔지만, 그와 대치하고 있던 괴물은 그런 상황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듯 손으로 보이는 부위를 이용해 그의 그람과 정면으로 충돌해갔다.

“어리석은 놈!”

허나 그런 괴물의 방어는 오히려 그 사내에게 있어서 기회로 작용했는지 그는 휘두르던 검을 수직으로 전환해서는, 다시금 같은 궤적을 갈라갔다.

“...!”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한 궤적을 가르며 날아오는 검격이였지만, 이 사내에게 있어서 이런 공격은 가장 기본이 돼는 방법중 하나였다. 궤적, 공간의 한계를 무시하는 ‘광선형굴절공격’ 이라고 불리우는 검술의 극에 달한 그로서는 궤적을 무시하는 것쯤이야,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였다.

카카캉!!
괴물의 손과 그의 그람이 충돌하면서 일어난 마찰음은, 그리 오래 지속돼지 않았다. 아까 녹아든 문자로 인해서 그람이 띄고있는 신성력에 의해 괴물의 손은 점차 충돌과 동시에 녹아들더니 순식간에 그 사내의 한쪽 팔과 마찬가지로 고깃덩어리로 변해버렸다.
범인이라면 아무리 고통에 둔감하다고 하더라도 순간의 경직정도는 보여줬을 상처였지만 괴물에게는 통증이란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듯 오히려 하나밗에 남지 않은 팔로 그의 대퇴부를 노려갔다.
너무나도 단순한 공격이였지만 자신을 이지경까지 몰아넣은 상대의 실력은 이정도가 아닐것이라는 본능 적인 감각으로 긴장을 놓지 않고 괴물의 공격을 전력을 다해 방어한 그였지만, 오히려 그것은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크나큰 실수로 작용했다.

“뭣이!?”

그가 막았던 대퇴부의 공격과는 별개로, 이미 그의 그람에 마력에 녹아들어가 존재할리 없는 괴물의 오른손이 그의 등을 시작으로 복부를 가르고 나왔다.
자신의 공격이 녹여버렸던 한쪽팔이 어떻게 재생되어서 자신의 배후를 노렸는지 이해하지못한 상황에서 그는 최후의 의지로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잡고는 자신을 쓰러트린 괴물의 모습을 확인해갔다.

“...!”
그리고, 희미해져가는 의식의 끝에서 그가 확인한 괴물의 모습은, 분명 자신의 공격에 의해서 녹았을것이 분명한 오른팔이 아무런 상처하나 없이 위치해있었다.
그런 믿을수 없는 광경을 끝으로, 그는 평생을 그와 같이해온 애마 그라니의 위에서 쓸쓸히 생을 마쳤다.

챙강.
그리고, 그와 평생을 같이해오며 역사에 한획을 그었던 ‘그람’ 이라는 이름의 검도 주인을 잃고는 쓸쓸히 존재가치를 잃어갔다.
그런 사내의 최후를 지켜보던 유일한 존재이자, 그의 최후를 장식한 흑색의 괴물은 아무말없이 땅에 떨어진 그람을 집어들고는, 어둠속으로 몸을 감췄다.

그렇게, 시대를 풍미했던 한명의 영웅은, 이름 모를 대지에서 스러졌다.




용어 설명
광선형 굴절공격 :
궤적, 방어, 회피라는 개념을 무시하는 단지 자신이 원하는 결과만을 이루어내는 의미의 공격 그 위력은 실로 대단하여, 물질계 공격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정도의 위력을 발휘한다. 그 실체는, 궤적, 방어등 자신을 가로막는 물질과 닿는 순간 반물질로의 변화를 이루어내어 ‘통과’한뒤 공격을 이뤄내는 회피의 개념에 가깝다.

강화형 강기류 :
공격이나 방어, 혹은 보조등에 주안점을 둔 마법이나 술법이 아니라 오로지 기나 차크라 등에 형태를 씌워내어 반물질 혹은 술법등의 영적 존재에 데미지를 주기위해 사용하는 영법.

이그드라실과의 동조 :
세명이라고 하는것은 호칭이 아니라 '공간에서 벗어난자' 라는 의미하에 점으로 이루어진 3차원의 세계 자체의 근원을 뛰어넘어‘사영공간’내로 접근이 가능할 때 생성돼는 일종의 ‘접합체’이다.
예를들어 일반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3차원 세계는 면으로서 구성되어있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이 면 자체를 ‘가른다’라고 하는 측면을 이룰수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이 면을 갈라, 무한히 늘여져 있는 원직선의 세계인‘사영공간’에 진입할수 있다면 이미 그 존재는, 차원이라는 개념을 초월한 세계수‘이그드라실’에 점차, 접근해 나갈수 있다. 이그드라실이라고 하는 초월적 객체에 의해서 차원을 넘나드는 그자는, 그 정도에 따라서 각각 하나의 ‘키워드’를 부여 받게 돼는데 그것이 세명인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8 Antares[0.5막] - Follow me 06 - [4] 히이로 2006.04.15 201
» Realize 6화 - 어느곳, 어딘가에서 벌어진 일전 - [5] 연향 2006.04.08 142
586 realize 5화 - 태현의 역습 - [3] 연향 2006.04.07 150
585 W.I.N.C-새로 강림하신 위대한 자의 머리털 DNA가 포함된 둥글넙적 악세사리 [4] 말랑군 2006.04.06 174
584 인간. [5] とうぢょうあや 2006.04.02 191
583 Antares[0.5막] - Follow me 05 - [5] 히이로 2006.03.31 184
582 꿈에서 보았을 하늘은 - 2. [5] -Notorious-G君 2006.03.31 169
581 꿈에서 보았을 하늘은 - 1. [7] -Notorious-G君 2006.03.31 153
580 과거로 부터의 청산[외전] [4] Gp 2006.03.31 181
579 雜談. 나는 당신을 지켜보는 자입니다; 33.8℉ [5] Lunate_S 2006.03.29 166
578 과거로 부터의 청산 [6] Gp 2006.03.29 155
577 雜談. 나는 당신을 지켜보는 자입니다; 1℃ [3] Lunate_S 2006.03.28 165
576 [단편] 주의! 흉폭한 드래곤이 있음. [5] Lich 2006.03.26 185
575 Realize 4화 - 현대판 램프의 요정 지니(?) - [3] 연향 2006.03.26 172
574 칸. -설정- [4] とうぢょうあや 2006.03.26 151
573 Realize 3화 - 글쎄, 실수일까? - [3] 연향 2006.03.24 145
572 허공으로 부터의 마중(외전) [5] Gp 2006.03.24 207
571 Realize 2화 - 오차, 그리고 만남. - [3] 연향 2006.03.22 146
570 [단편]허공으로부터의 마중 [3] Gp 2006.03.21 164
569 RealIze 1화 - 영웅과, 신화 - [4] 연향 2006.03.20 14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