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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노을이 있었다.

오래 전부터 보아 왔던 하늘이 그곳에 있었다.
저물어가는 태양 빛을 받은 그것이 붉게 물든 채로 펼쳐져 있었다.
어찌 하여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곳에 있었다는 것 뿐.
그래, 철이 들었을때 나는 여기에 있었고, 여기 이외에는 있을 곳이 없었다.

다시 한번 눈을 감는다.

막히는 것 없이 훤히 트인 채로, 하늘을 볼 수 있는 이곳이 좋았다.
그래서 언제부턴인가, 종종 여기에서 이렇게 하늘을 보며 잠들게 되었다.
그리고는 꿈을 꾸었다. 오래 전에 보게된 그것을 나는 아직도 보고 있었다.

그것은, 하늘의 꿈.

어릴 때에 처음 본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져와, 언제나 나의 등을 밀어주고 있다.
계속 걸으라고. 포기하거나 멈추지 말고 계속 그것을 향에 걸으라고.
계속해서 걸으라고. 그 끝을 향해 걸으라고. 그것에 도달할 때까지 쉬지 말고 열심히, 열심히
걸어가라고.
10여년간, 그것은 나의 등을 떠밀며 나를 걷게 하고 있었다.
강요가 아니기에, 그것에 부담을 느끼거나 압박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맹새한 것이니까.
그것에 닿을 때까지, 쉬지 않고 걷기로 맹새한 것은 나 자신이니까. 그런 꿈을 꾸게 하는 것은,
걷는 것을 계속하기로 한 나 자신의 맹세의 증거일 테니까. 하지만.

'......하늘, 인가.'

그것은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목표로 했다면 애초에 시작이 잘못된 것이다.
그런 것은 어렸을 적의 나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꿈에, 끝을 찾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그렇다면,

과연 나의 그 맹세에, 의미는 있는 것일까.

이런...쓸대없는 생각을 했군.
그래, '쓸대없는 생각'이다. 꿈속에선 맹세니 뭐니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결국에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릴 적부터 봐온 그 꿈이 신기할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그것에 꿈이라 불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두고. 기억하며 되새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나는 그 말을 몇번이나 되새기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걸어가겠다' 라는 그것은, 그저 꿈에서 생각한 것 치고는 오랜 세월동안 마음으로
되새겨지고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나는 지금도, 꿈도 바람도 없는 이 삶을, 그래도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라고 생각한다.

다시, 눈을 뜬다.
눈을 뜨니, 아직도 노을이 있었다.
꽤 오랫동안 쉬었기에, 그 붉은 것은 거의가 어둠에 잠긴 채, 끄트머리의 하늘을 적시고 있었다.

침몰하는 태양 아래로, 뿜어지는 최후의 빛줄기 속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
......
......머리카락?'

노을뿐인 자색의 하늘에, 긴 머리카락이 너울거리고 있었다.

'......여자...애?'

지금 보니, 내 앞에 여자아이의 등이 있었다.
줄곶 긴 의자에서 목을 뒤젖힌 채로 하늘만 보고 잇었기에 눈치채지 못한 거겠지.
하지만, 내가 기척도 느끼지 못한 채로 졸고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하다. 게다가 그녀 또한, 나의
당황을 알아채지 못한 채 무언가를 홀린 듯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내가 앉아있던 우리집 뒷마당의 밴치 앞에.


사그라드는 붉은 공기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소녀가 있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그 길고 검은 머리카락의 흩날림을 정신없이 바라보는 내가 있었다.


......
......
......나도 참, 미쳤지. 정신없이 바라본다니.
그것보다, 이 갑작스런 위화감을 먼저 해결해야 할 터다.
낯선 소녀가ㅡ정확히는 큰 가방 하나와 소녀 한명이 내 앞에 서 있다.
그래... 처음 보는 소녀가 노을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이 장면은, 형용 이상의 압박을 자아내고
있다.
그 이유는...그래, 분명 그것.

이 장소가 내 집, 정확히는 내 집의 뒷마당이라는 것에 있을 터다.
......도대체 문도 안나있는 쪽으로 건물을 돌아 와서 굳어있는 이유가 뭘까.
뭐, 이상하다는 건 저 아이를 잠시동안 정신잃고 쳐다본 나도 포함되는 거겠지.

여하간에
좋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
조그마한 마을이다. 자칫하면 이상한 오해를 사기 쉽고, 좋지 못한 소문이 돌면 살 수 없게 되는 곳이다.
굉장히 닫혀 있으면서도, 시골 마을인 주제에 인심이라고 말할 것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야박한 곳.
살기에 좋지 않은 마을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 아이를 저대로 내버려 둘 수 도 없는 노릇이겠지.
뭔가 이유가 있어서 내 집을 찾아 온 거라면, 대충 짐작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어이... 야!"
초면에 야 라는 호칭은 쓰는 쪽도 거북하지만, 별다른 호칭이 없기에 크게 불러본다.
그럼에도 소녀는 쉽게 나를 알아차려주지 않았다.

"야아~!!"
"와앗!"

주변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본 얼굴 위에 내려앉은 머리카락은 놀랍게도, 정말 검은색의
곧은 머리였다.
외국인 - 아마도 동양인 인가.

상황이 더 나빠졌다.
이런 시기에 동양인이라니, 누구에게라도 좋은 시선으로 보일 리 없다.
어찌되었건, 무심코 들어온 동내 아이는 아닌 것을 확인했으니, 정확히 물어본다.

"너, 환자니?"

이건 비유나 욕하는 의미로 던진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뜻으로 질문한 것이다.
나는, 이 작은 스코틀랜드의 산골 마을에서, 조그마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자영 병원이라고 해도, 따로 건물을 차린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집에서 그의 뒤를 이어
의사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지만.

아마도 처음 보는 사람이 여기 내 집을 찾아왔다면, 아마도 용건은 그쪽이겟지. (물론, 뒤뜰로 찾아온
손님은 단 한명도 없었다.)

"......저...전, 미친여자 아닌데요?"

...'너 미쳤냐?'로 들렸단 말인가.
조금 돌려서 물어볼 수밖에.

"그럼 왜 밤중에 남에 뒤뜰에서 놀고있냐"

이런, 실수(?)로 '너 미쳤냐?'를 돌려 말해 버렸군.
뭐, 이건 이것 나름대로 재밌으니.

"그...그게, 넋을 잃고 보는 바람에..."
"넋을 잃었다 라..., 역시 그쪽의 문제인가."
"미.. 미치지 않았다구요!!"

얼굴을 붉히더니, 이제 울먹이려고 까지 한다.
필사적으로 자신의 정신적 건강을 증명하려 하는 듯 하지만, 이쪽은 그쪽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즐기고
있을 뿐이다.

뭐, 그것도 이 정도로 해둘까.

"이 병원을 찾아온 게 맞느냐고 물은거야."
"....???"

대화가 돌아간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어지간히도 얼빵한 기집애다.
그대로 잠시후 허둥대던 것을 멈추고, 고게를 끄덕여 긍정을 표현했다.

"좋아, 따라와."
"...누구.. 세요?"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데, 무진장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뻔한 것을 물어본다. 의사 집에 찾아와 그
뒷마당에서 만난 사람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걸까.
유괴범이나 도둑놈으로 오해받고 있지 않나 두렵다.

"...누구 신데요?"

어쭈? 재차 물어온다.
설마, 정말로? 약간은 짜증이 나버렸다.


"퍼특 온나 정신나간 가스나야, 집 주인인게 당연하잖냐!"
라고 스코틀랜드 사투리로 말해주려던 것을, 꾹 참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을 찾아온거라면서. 빨리 들어오라고."
"아..."

그때에서야, 자신이 있는 곳과 현재의 상황을 눈치 챘는지,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힌 채 가져온 큰
가방을 찾았다.





허둥대는 소녀의 검은 머리 위로는, 어느새 뜬 저녁달이 흰 빛을 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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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무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게다가 마지막부분 퇴고가 덜됬읍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공책에 잔뜩 써두고 옴기기가 귀찮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5화분정도 공책에 썩혀두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빠르면 2화까지 하곘지만, 아니면 3주후에 또 쓰게 될 듯 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댓글달아주시고 기대를 끊지 말아주세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염지가 없네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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