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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몽환록]1장-사망전이-(1-4)[13]

2007.04.16 02:06

울프맨 조회 수:182

“난 능력자가 아니니까......”

‘뭐라고?!’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고 예상은 해왔었지만 막상 듣고 나니 희연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헛수고를 했다거나 시간을 낭비했다는 그런 실망감이나 허전함이 아닌, 분노.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희연은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것이었다.
영준이 아직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연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욱 분명한 것은 어느 쪽으로 생각해봐도 영준은 지금 희연을 놀리고 있었다.
특히 영준이 정말 그 말대로 능력자가 아니라면 희연이 느끼게 될 수치와 굴욕은 이루 따질 수 없는 것.
감히 능력자도 아닌 먹잇감에 불과한 약골이 언제라도 심심풀이로 자신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상대를 기만하며 말장난으로 농락했고, 강자의 입장인 희연은 자신의 착각과 망상에 빠져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영준의 수작에 넘어가지 않았던가!
영준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희연의 모습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위험한고비도 많았고, 실제로 죽을 뻔 하기도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영준의 의도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영준이 위험한 처지라는 현실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그 증거로 공기가 따갑다고 착각할 만큼 희연의 살의는 강렬하게 영준을 향해 폭사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준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직 피니쉬가 남아있어.... 이게 끝이 아니라고.....’

영준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
그것은 바로 분노와 거만으로 가득한 추잡한 살인마의 얼굴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일그러뜨려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희연이 가까스로 분을 참고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 거야?”

“당연하지.”

영준은 일부로 희연의 말투를 따라하며 거만하게 말했다.

“난 나의 목적을 달성했어. 지금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인과관계를 명확히 알게 되었고 당신들의 목적까지 알게 되었지. 그러니까 이제 당신은 쓸모가 없다 이거야.”

‘도대체 이 녀석은.........’

희연은 영준의 정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자신의 입으로 스스로가 약자임을 시인했음에도 태도는 고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스스로 약자임을 위장하며 희연의 빈틈을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뭔가 믿는 것이 있기에 이렇게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인지............. 그러나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상태에서 희연은 이를 악물었다.

‘무엇이 어찌됐건 이 녀석만큼은 죽여 버리고 싶다!’

희연은 영준을 죽이기 위해 방울을 꺼내었다.
방울은 바로 다수의 시체를 간단하게 통솔하기 위한 편리한 도구였으며 동시에 숨어있는 동료들을 부르기 위한 신호이기도 했다.

“너는 이제 끝장이야. 죽여서 네 친구처럼 종으로 부려주지.”

회심의 미소와 함께 희연은 방울을 흔들려 했다.
그러나 희연이 방울을 흔드는 것보다 영준이 입을 여는 것이 먼저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알려주겠어.”

이제 더 이상 영준의 말은 들을 가치도 없었다.
그저 방울을 흔들어 문 뒤의 시체들을 불러내 영준을 찢어 없애면 낭비와 굴욕으로 가득한 하루를 끝낼 수 있는 것........ 하지만 희연은 자신도 모르게 방울을 흔드는 것을 잠시 주저하고 말았다.

“난 이 병원에서 나가지 않은 게 아니야.”

“뭐?”

“나가지 못한 거다.”

희연으로선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지금까지 영준은 무언가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잠복한 동료들도 알고 있었고 나가면 죽는 다는 것을 알거나 혹은 뭔가 믿고 있는 것이 있기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영준이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한 그녀의 추측에 큰 증거로 작용하고 있었는데....... 영준의 말에 따르면 단순히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이는 지금까지 희연이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결과를 불러오는 것이었다.

“그건 분명한 결계였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도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처럼 빠져나갈 수 없는 꼬여있는 공간이었지. 만약 그것만 없었다면 나는 도망쳤을 거야.”

영준은 한번 안경을 고쳐 쓴 다음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이 앞서 말한 앞뒤 정황과 목적으로 봐서 당신은 분명 동료들을 불렀겠지. 왜냐면 강력한 능력자일지도 모르는 나를 혼자서 상대하기에 당신의 능력은 약했을 테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살펴본 당신의 반응으론 당신이 준비한 동료 중에 결계나 환술로 주위로부터 이곳을 격리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없었을 거야. 아니, 필요도 없었겠지 당신의 임무는 시끄러우면 시끄러울수록 적절해지는 임무였으니까. 자 그럼 결론으로 들어가 볼까? 이 결계는 그럼 누가 쳤을까?”

희연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주위는 너무나 조용했고 병원의 인적은 끊기고 말았었다. 분명히 이 대학병원의 위치는 도심한가운데이고, 유명한 병원이었는데도.............
그저 희연은 안일하게 동료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이거나 영준이 주위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능력을 발휘했다거나 한 경우로 생각한 것이었다.

“결론을 말해주지.”

영준은 희연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아마 기다리더라도 그 대답은 영원히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영준은 크게 심호흡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한껏 당당한 자세를 취했지만 만약 틀렸다면, 혹시라도 희연의 동료 중 그런 능력자가 존재한다면 영준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주장도 사실 희연의 태도와 주위 정황을 추측한 심증일 뿐......
영준은 애써 가슴을 진정시키며 또박또박 말하기 시작했다.

“이정도 시간을 끌었으면 충분하잖아. 이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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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연타!-0-;
한 이주일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했는데, 잘하면 4월안에 1장을 끝낼 수 있겠네요.(거봐 너도 하면 되잖아.)
가족과 함께 남이 섬에 가서 봄꽃구경을 했습니다. 덕분에 내일모레까지 과제를 제출해야한다는 현실따윈 잊은채, 맘껏 환상에 취했고 덕분에 소설의 신이 강림하신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도 소설의 신이 강림하길 바라면서~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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