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Flow Moon. P.L.G part.7
2003.10.26 00:24
'다음부터 지휘는 하지 마라.'
"젠장!"
살아 있었다는 것에 감사 했다. 신이라는 존재를 믿었다.
"어째서… 어째서."
변해 버렸다.
장난을 좋아하며 당근을 싫어하던 그 친구는 변해 버렸다.
폐도 약해서 몰레 피던 담배 같은걸 배우려 해도 페가 안좋아서 배우지
못했던 그 친구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창밖으로 그의 모습이 보인다.
방금 배식받은 카레의 당근도 남기지 않고 다 먹고 담배나 피고 있다.
자주 하던 야릿한 농담도 늘 여유 있던 그 표정도. 햇빛에 반짝이던 은
회색의 머리카락과 시원 스러운 푸른색 눈도.
무표정한 얼굴. 재미 없다는 듯한 표정. 무언가에 쫒기는 듯한 숨가쁨,
피에 젖을 듯한 붉은 머리카락. 그리고 그것과 같이 사람의 심장을 잡아
먹는 눈동자.
마치 뱀의 그것처럼 그의 눈동자에 움직일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 지언정 너는 그대로군."
"……."
"창밖에서 날 스토킹 하는 취미가 생겼는 줄은 몰랐다. 동시에 니놈의 취
향도 조금씩 의심 스러울 지경이군. 나와서 할말 있으면 하지 그레. 거기
서 날 스토킹 한다 해도 니가 얻을수 있는 정보는 극히 일부분이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리고 자신의 입에 물려있는 그 하얀 종이에 쌓여있는 연초의 가루를
바닥에 버렸다. 갈색의 구두로 그것을 밟고 비빈다.
"어차피 니놈은 거기가 한계지. 니놈은 스스로 알아낼 능력이 없는 거니
까 말이야."
키로이치는 그의 대화를 듣고 싶지 않았다. 거부하고 싶었다. 이미 자신
의 친구는 저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으니까.
그는 일어 섰다. 그리고 그에게 질문했다.
"이넥스는 어디 있습니까?"
이넥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내는 다른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르킨다.
"여기 있지."
"여기?"
"이 머리에 말이야."
그는 능숙하게 불을 붙이고 키로이치를 바라 본다.
그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하는 걸까?
키로이치는 자신의 속마음이 마치 저자에게 읽힌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
만 그것은 불가능 할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여기라는 곳에서 그는 뭘하고 있는겁니까?"
"융합 되고 있지. 나와 함께 말이야. 얼마 안남았어. 그동안 위험하거나
힘들거나 짜증나거나 … 감정의 변화가 크면 클수록 융화 되지."
"사이네도 그런 겁니까."
"그레, 그놈도 자신의 오리지날에게 몸을 주고 있는 거야."
"오리지날?"
"그놈은 클론이니까. 아니 이놈도 클론이군. 그리고 너도."
"무엇의 클론이란 겁니까?"
"훗 사람의 클론이지 100년전의."
"그럼 그 붉은 머리카락은?"
"붉은색 머리카락은 오리지날을 뜻하지."
그가 두손을 모으고 씨익 웃는다.
"자. 여기 왼손을 사이네라고 가정 하지. 그리고 여기 오른손을 사이네
의 오리지날인 사람. 그레 그놈 이름이 리카루 였지. 그러니까 이 오른손
을 리카루 라고 가정하지."
그는 두개의 주먹을 그에게 내밀었다.
"이 두손을 합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떨어져서는 안돼. 두개가 꽉
붙어서 안떨어 져야해."
그는 그 두주먹을 폈다.
"자자 이 걸 이대로 깍지를 끼면."
두손을 깍지 깍지 끼며 그는 키로이치 에서 이 두손을 떨어지게 해보라고
한다. 키로이치는 그의 팔목을 꽉잡고 힘을 주었지면 두 손은 떨어 지지
않는다.
"손가락 끼리 서로 잡아주기 때문에 이런건 안떨어 지지. 같은 방법이야
갑작스럽게 융화 시키면 서로 정신이 불완전 해지기 때문에 다시 떨어지
거나 2중 인격이 되는 거지. 하지만 감정을 하나 하나 사용 하며 그 감정
의 상호 작용으로 정신을 융화 시켜서 하나의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어 내
는 것. 그것을 위한 신체가 바로 P.G라는 거지."
그는 조용히 웃는다.
"P… G."
키로이치는 그의 말을 되세긴다.
"그럼 지금 당신은 이넥스가 아닌가요?"
"아니지."
"그럼 당신의 이름은…?"
그가 조용히 웃으며 말한다.
"네르발 제라드. 일루갈 제넥스의 창시자 일세."
PART2: P.L.G
2178년 여름 7월 30일
남부 아메리카
LEP군의 육전형 전함 WE-132S의 도크
도크가 열리고 한대의 프로그가 입구에서 쓰러진다.
"선배!"
검은색의 서전트에서 나오는 흰 연기가 도크를 완전히 채우고 허공으로
흐날린다.
"뭐해! 물가져와!"
에르는 자기 자신보다 낮은 신입들을 부려먹으며 그 서전트에 반화 조치
를 취하고 있다.
"무슨 서전트가 이렇게. 출력이 높은거야. 리미트 브레이커가 또 녹았네
으이구~ 이걸 언제 또 설치하라는 거야."
그는 서전트의 콕핏옆의 작은 기판을 보며 중얼거린다.
"시스템은 잘도 견뎌냈구만. 이정도 열따위는 상대도 아니라는 건가."
기체가 열을 받을수록 점점 하얗게 변해간다.
"뭡니까 선배."
그는 자신의 눈앞의 서전트의 장갑을 스다듬어 보았다. 화상을 입을 정
도로 높은 열이었건만 그는 뜨거운 내색도 하지않는다. 그리고 그의 기름
에 더렵혀진 면장갑에서 연기가 난다.
"이 기체는 뭡니까. 설마 일루갈 제넥스의 신무기?"
그는 그 기체의 표면에서 손을 띠고 자신의 장갑을 바라본다.
검게 타버린 부분에 천으로 보이는 조각은 보이지 않고 화상으로 부어오
른 자신의 손바닥이 보였다.
"뭐야 … 화상이… 아니잖아 이건…."
부어오른 손바닥으로 미세하게 배어있는 상처가 보인다.
"이게 I.G인가…?!"
〃〃〃
"사실인가?"
"그레. 그 모든게 사실이다."
"그럼. 이넥스도, 사이네도, 나도… 모두 허구인가."
"기억에 의한 자아일 뿐이야."
그는 다시 담배를 문다.
방금전에 물었던 담배는 이미 재가 돼어 있다.
"피울건가?"
"아니. 필요 없어."
키로이치는 손을 저의며 거절한다.
네르발은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다시 담배갑에 집어 넣는다.
"앞으로 3일안에 놈들은 '알펜'을 탈취 한다."
"그 '제로의 하임즈' 말인가?"
"그레. 속칭 제로하임. 그걸 사이네가 손에 집어 넣겠지."
"하지만 그녀석은 정비할줄 모르잖아."
"훗. '이넥스가 들었으면' 비웃을 소리군."
키로이치는 그의 말에 다시 표정이 일그러진다.
자신의 친구가 완전히 남으로 변해 버렸다는 사실도 문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허구라는 사실이 어찌보면 자신은 존재를 하나 안하나 마찬
가지라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삶이 가치가 없어진것 같다. 의미없는 행위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믿을수 없어."
그것이 틀려야만 자신의 존재가 인정된다.
"그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믿으면 안된다. 믿으면 안된다. 믿으면 안…….
"믿든 말든. 그건 자네 마음이지."
하지만 저 자의 말은 너무 이치가 맞지 않은가?
"그것으로 손해를 보건 이득을 보건 나와는 관계 없다."
그는 그말만 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배고프니 부엌좀 빌려쓰지."
라는 말을 남기면서.
〃〃〃
"아리스토슈크리우져!"
"베르코드디라쿠스 까지!"
하얀 모자와 하얀 옷을 입은 덩치좋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그를 뚫
어져라 쳐바본다. 아니 그가 먹고 있는 디저트를 쳐다본다.
"100년전에 사라져 버린 전설의 디저트를 여기서 보다니 크흑! 요리사로
써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하얀 머리가 유냔히 눈에 띄는 60대 중반의 사내가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주방장님!"
"내 평생 이 두요리를 다시 부활 시키기 위해 몇십년을 허비했는가. 아아
나의 평생의 꿈이 이렇게 쉽게 이루어 질줄 누가 알았는가?!"
"크흑! 55년의 인생이 이렇게 허무할줄이야."
"주방장님! 아직입니다! 아직 부활하지 않은 요리도 많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메슈포트라우스' 라던가 '그리마우코스마가' 라던가,
아니면 '알타비로메르그랑슈' 가 있습니다! 아무리 저자라도 '알타비로메
르그량슈'라면 불가능 할겁니다. 그것이 어떤 겁니까?! 그건 무려 150년
전에 사라진겁니다."
"그렇습니다! 주방장님! '자이언트 웨이브'로 실종된 수많은 요리와 비법
그리고 명인들의 노하우! 그것들은 아직도 이 세상 어딘가에 잠자고 있을
겁니다."
"크흑! 그레! 아무리 저자라도 그 실종된 '알타비로메르그량슈'까지는
불가능 할것이다! 전설의 그 디저트를 아무리 저자라도 해낼수 없어!!"
주방장은 자신감에 차있는 목소리로 그의 귀에 들리게 외쳤다.
그는 그저 피식 웃으며 오븐에 신호가 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띵!
"다됐군."
그는 오븐을 열고 그것들을 하나씩 꺼냈다.
"메슈…포트라우스."
"그리마코스마가……."
그들의 대화에 맞춰 그는 그들의 순서대로 꺼냈다.
"말도 안돼."
"저 디저트를 할수 있는 자가 존재하다니!"
그러나 주방장만은 아직 놀라지 않았다.
"아직이다! '알타비로메르그량슈'가 있단 말이다!"
"맞아! '알타비로 메르그량슈'가 아직은 있어!"
그러나 그들의 기대는 처참하게 박살났다.
"저… 저건!!!!!!"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저것이 그 전설의 디저트. '폭풍속의 천사의 깃털'."
주방장은 자신의 눈을 비볐다. 그리고 다시 비볐다.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비볐다.
눈이 씨벌게질 정도로 충혈되고 눈물이 시아를 가려도 그는 알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타…비로…메르그량슈. 폭풍속에 고고한 천사의 깃털."
그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꼇다.
"폭풍속의 고고한 천사의 깃털. 입안에 넣자마자 느껴지는 맛은 단맛.
그리고 그것이 깃털같은 부드러움으로 이루어 지고 거기서 폭풍같은 기쁨
을 느낄것이다. 그 유명한 루이 14세 마져 그것을 먹기위해 수십일간 잠
도 못자고 발기 불능까지 걸렸다는 그 전설의 디저트. 먹으면 발기 불능이
고쳐지고 밤낮을 잠을 자지 못하며 99세 노인을 60Km장거리 마라톤 까지
시켜 버린다는 그것을……."
주방장은 자신의 머리에 있는 모자를 바닥에 떨어 트렸다.
그의 머리카락이 완전히 하얀색으로 변해간다.
"신의 은총을 받은 요리사 많이 진정한 맛으로 승화가 가능 하다던 바로
그 전설의 디저트. 당신. 누굽니까? 뭐하는 사람입니까?"
그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 주방장에게 모자를 다시 씌워줬다.
"네르발 제라드. 딸자식 에게 빵좀 만드려주료고 제빵 기술좀 배운 작자.."
[필터란 짜증나는 놈]
일단은 그 원인을 찾기 전까진 올리지 못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