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이 잘 되지 않는 곳도 아닐텐데,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뭐, 느낌 탓이겠지만.
얼굴을 붉힌 채 곤란해 하고 있는 녀석에게 가보라고 가볍게 손을 내젓는다.
하루 이틀 일도 아니건만, 영 껄끄러워 하는 모습이 들어온지 얼마 안 되는 녀석인가보다.
"상관 없겠지."
예주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문고리를 잡았다.
노크도 없이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아앙... 하악......"
"으응.... 으으읏... 하아...."
"우응... 조, 조금 더... 더어...."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땀냄새가 섞인 더운 공기가 예주를 맞아주었다.
들려오는 것은 신음, 남자를 자극시키기 위한 과장된 교합의 소리.
저 특이한 취미는 어찌 할 수가 없군, 이라고 생각하며 예주는 문을 닫았다.
"누님 오셨수?"
한 팔로 팔베게를 한 채 누워서 예주를 맞이한 남성은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넸다.
예주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그 것은 남자와 함께 몸을 섞고 있는 여자들 역시 마찬가지.
자주 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미 몇 번이나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처음 보는 얼굴의 두 명뿐 이었다.
"어쭈구리. 철이 네 녀석, 평소보다 둘 이나 늘었네?"
"제가 좀 세잖수. 으하하하"
예주의 말에 철이라고 불린 남자는 크게 웃으며 손을 들어 한 여성의 가슴을 잡았다.
못 보던 얼굴의 여성은 몸을 흠칫 하며 번갈아 예주와 철이의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남자는 딱히 그에 대해 말을 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슨 일이유?"
"일 끝나고 보자. 나도 간만에 좋은 구경이나 하자."
철이의 물음에 예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 뒤 옆에 있던 소파에 몸을 묻었다.
그 모습을 본 철이는 피식 하고 웃더니 예주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누님이 끼실 생각은 없수?"
"Never."
"영어 쓰지 마슈. 머리 아프니까."
킥킥 하는 웃음 소리와 함께 철이는 팔베게를 하던 손도 풀어 자신의 왼쪽에 매달려 있는 여자의 몸을 쓰다듬었다.
흐응 하는 콧소리와 함께 여자가 가볍게 몸을 비튼다.
"그런데 역시 다섯은 좀 보기 안 좋다. 셋이 적당해 보이는데?"
"그렇수?"
"응."
철이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예주는 가볍게 머리를 긁었다.
이전부터 저 녀석의 성적 취향은 유별났다고 하지만 이 정도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뭐, 셋 까지는 봐줄 만 했었지만....
철이의 몸 위에 올라타서 교성을 지르며 몸을 움직이는 여성이 한 명.
예주에게는 가장 익숙한 아이였다.
오래 전부터 보아왔기도 했고...
철이의 양 옆에서 그의 몸을 희롱하며, 또한 그의 손에 농락 당하고 있는 여성이 두명.
이 둘은 못 보던 아이들이다.
지금도 가끔 이 쪽을 힐끔힐끔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입으로는 기계적인 교성을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겠지.
그리고, 그 둘에게 딱 붙어서 몸을 비비고 있는 여성이 또 두명.
이 둘 역시 이전부터 철이를 상대해 오던 아이들이었지.
익숙한 콧소리와 함께 몽롱한 표정으로 연신 신참들을, 또한 철이의 몸을 어루만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에휴..."
"왜 그러슈?"
"그냥 셋 씩 두 번 해라. 아무리 봐도 뭔가 어설퍼."
과장되게 한숨을 예주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음, 하나가 모자란데, 누님이 하실 생각 없수?"
"기각."
"한자 쓰지 마슈. 머리 아프니까."
예주의 말에 철이는 킥킥하고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한 번만 하고 끝낼테니까 잠시만 기다리슈."
"오냐."
남자의 말에 예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위에 있던 여자의 몸놀림이 한층 빨라지기 시작했다.
높아지는 교성, 빨라지는 호흡.
얼핏얼핏 보이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남성은 여자의 몸 안에 삼켜졌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비명을 질렀다.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몸이 조금씩 반응하는 것은 예주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모습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그렇기에, 슬쩍 입가에 미소를 띄운채 예주는 여유를 잃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여자가 큰 비명을 지르며 철이의 위로 무너졌고 몇 번 호흡을 고르던 여성은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과 동시에 다리를 타고 흐르는 유백색의 끈적한 액.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예주는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것 같다는 생각에 재빨리 말을 돌렸다.
"뭐, 그럼 슬슬 본론을 말해도 돼?"
"급하구랴 누님. 조금 쉬면 안되우?"
"조금 있으면 나 퇴근 시간이다.":
"난 영업 시간이유."
예주의 말에 철이는 쓰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한 여성이 가져다 준 수건으로 적당히 몸을 가리며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는다.
"그래서, 무슨 일이유?"
"뭐, 별 것 아냐. 그 녀석 있지? H대학 다니는 녀석."
"신이 말이유?"
철이의 물음에 예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 연락처 또 바뀐 것 같더라? 그거 때문에."
"그 녀석 연락처 바꾸는게 하루 이틀이유? 밑에 놈이 누님한테 보고도 안했수?"
"안했으니 왔지."
"하암.. 요즘 군기가 좀 빠진건가..."
철이는 가볍게 하품을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뒤 예주에게 한쪽 손을 내밀었고, 예주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 전화를 꺼내어 건네주었다.
"뭐, 곤란한 일 생겼나보우? 신이를 다 찾고."
"귀찮은 일이지 뭐. 학생들 사이에서 일 터지는게 제일 귀찮아."
과장된 표정으로 기운이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예주는 철이에게 휴대전화를 받아 들었다.
화면에 떠 있는 번호를 저장. - '시다' 그룹에 '코난' 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던 번호를 바꾼다.
"마침 일 터진 곳도 H 대학이라서 말이지."
"이미 처리 다 해놓고 놀고 있는거 아뉴?"
"그럴지도 모르지."
고개를 끄덕이며 예주는 몸을 일으켰다.
철이는 그에 적당히 손을 들어 인사하며 말했다.
"배웅은 안 하겠수다."
"좋을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적당히 손을 들어 보인뒤 문 밖을 나선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의 안내를 받아 건물 바깥으로 걸어나간다.
"아아, 정말... 이 녀석한테 손 벌리기 싫은데..."
건물 밖에 나온 예주는 투덜거리며 휴대 전화를 꺼내들었다.
유신.
실력 하나만은 확실한 친구.
굉장히 어렸을 때 부터 조직에 들어가 그 조직을 키운 천재.
실제로 유신이 있었기에 이 조직은 법에 걸리는 일이 없이,
심지어 경찰과도 거래를 하며 그 크기를 키워왔다.
오히려 지금은 이 조직이 없어지면 경찰쪽이 피해가 더 크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처음 선배에게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 했지만
유신을 직접 만나보고, 그에게 몇 번 도움을 받으면서 결국 예주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녀석은 천재다.
단지 대가가 좀 비싸서 문제지, 어떤 일이든 맡기면 해결해내는 천재다.
이번에 일어난 H 대학의 추락 사고.
별 다른 증거도, 증인도 없는 그 사고는 자칫 잘못했다가는 살인 사건으로 발전했을지도 모르는 사건이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사건 현장에 가 본 뒤에 예주가 내린 결론은 아쉽게도 그 것이었다.
도저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유신에게 연락을 해 보았지만 없는 연락처라는 기계음 뿐.
"아아, 정말... 왜 쓸데없이 사고를 치고 난리야. 어떤 녀석인지 정말..."
투덜거리며 전화를 건다.
멋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평범한 수신 대기음.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저 쪽에서 누군가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네,]
"유신아. 나다."
[..... 현주.... 아니, 예주 누님이었죠?]
"현주라고 하든지, 어차피 조직에는 현주로 알려져 있으니. 뭐, 그나저나 부탁할 일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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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도 뭔가 찝찝한 이유는 뭘까... [..........]
음.. 어쨌든 다음 지령.
유신을 이용해 민주, 주연, 예주를 만나게 할 것.
H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고
..... 내 지령은 소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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