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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雜談. 타심구현자 Part1, 33.8℉

2007.06.23 06:19

Lunate_S 조회 수:152

아주 멀리, 저 멀리, 한 사람이 서있었습니다.
그녀는 강했고, 그녀는 똑똑했고, 그녀는 아름다웠고, 그녀는 온화했으며, 그녀는 자부심이 있었고, 그녀는 언제나 맑은 웃음을 띠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고, 그렇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내 자신이 보이시나요.


 
나는 그렇습니다. 아주 보잘것없이 서있었습니다.
한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나는 아주 보잘것없이 서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는 보았습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두 사람이 어느덧 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나는 흥미를 잃었습니다. 그렇게 흥미를 잃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도 아닌, 세상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도 아닌, 스스로에 대한 흥미를 잃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타락이라고, 누군가는 말하겠지요. 인간의 형상을 탈피하고 싶었던 누군가가 말했겠지요.


애초에 한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내 자신은, 작고 보잘것없는 추한 생물이었습니다.



 작고, 비참하게 버려져서, 바닥에 몸부림치고, 다시 상처 입은 몸을 바닥에 긁히고, 피가 흐르고, 고통으로 쓰라리고,
 그런 내게 우산을 씌어준 것이── 그녀였습니다……….


 나는 소유라는 개념을 모릅니다.
 나는 그래서 소유라는 개념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하나가 하나를 얻어서, 그것을 간직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가져본 적이 없는 내게 아주 사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래서, 소유를 배우고 말았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이 소유라고 불렸는지, 나는 아직도 기억할 수 없습니다.
 지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기록 중에, 아주 작은, 하지만 기억하고 싶은 가냘픈 조각.

 나는 그래서, 소유를 배웠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훗날, 그러니깐 지금─ 나는 깨닫게 되겠지요.
 내가 배운 것은 소유가 아니라, 단순히 이기적인 독선, 그러니깐 독점욕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소유하다라는, 서로간의 동의가 필요한 부드러운 말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대를 강제로 억압하는 방식이란 것을 말입니다.

 
 나는 독점이라는 개념을 모릅니다.
 나는 그렇다고 독점이라는 개념을 배우고 싶진 않았습니다.
 하나가 하나를 얻으려고, 강제적인 힘으로 취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가져보지 못한 나일지라도 건방지고 상처받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래서, 소유를 배우고 말았습니다.
 어째서 그것을 소유라고 불렀는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과거에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아주 작은, 하지만 잊고 싶은 흠집이 난 조각.

 나는 그렇게, 독점을 배웠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훗날, 그러니깐 앞으로─ 사람들을 깨닫게 되겠지요.
 내가 배운 것은 독점이 아니라, 단순히 이타적인 사랑, 그러니깐 아가페라는 것을 말입니다.
 독점이라는, 힘의 강제가 필요한 가슴아픈 말이 아닌, 어느 누구한테도 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방식이란 것을 말입니다.



오늘도 내 자신은 걷습니다.
이곳은 무덤, 저곳도 무덤, 그리고 여기는 무덤, 그리고 저기는 무덤.
향기로운 흙내임은, 스스로를 감상적으로 만듭니다.


오늘도 내 자신이 울고 있습니다.
이곳은 연옥, 저곳은 지옥, 그리고 여기는 천국, 그리고 저기는 지상.
울고 있는 영혼들은, 스스로를 지치게, 지치도록 슬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
 왠지 수정할 것이 없었다기 보단, 귀찮아서 습작 그대로 따서 업로드했습니다. [퍽!]

 Part2를 기대해주세요── 랄까. [...]


 덧. 본래 33.8℉ → 1℃가 순서이긴 합니다만, 어떤 걸 먼저 읽어도 상관은 없어요ㅡ3ㅡ
 덧2. 양편에다가 반대로 추신을 달아놓은 건, 혼란스럽게 하려는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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