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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이름을 얻은 마녀(2)

2004.02.04 01:16

말랑군 조회 수:236

내키는대로 휘갈기고...

뭐 이번편은 원래 '아무런 메시지도 주지 않고 그냥 쭈욱 이어 나갈것'

말도 안되는 모토...

다음편은 중요하니까 노트에 써서 퇴고 좀 하고 옮길 생각입니다.

아아... 슬슬 식상해지겠군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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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 은색의 종이라는 곳은 의외로 가까웠습니다. 정치인이라는 남자가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여관은 여기쯤...

“뭐야...”

“아아...주인 되십니까?”

“응. 무슨 일이니?”

가만히 보니 나이는 18~20세 정도 되어보였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젊군요. 옷은 인간들이 흔히 캐쥬얼이라고 부르는 평범한 면티에요. 굉장히 진한 검은 색 머리는 단정하게 빗었군요. 뭘 바른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눈은 컸고 속눈썹은 제 속눈썹 정도 되는군요(제가 긴 걸지도 모르지만). 약간 나팔끼가 있는 청바지에 흰 망사천으로 허리띠를 두르고 신발은 파란색과 흰색 천으로 만든 것이 굉장히 날렵해 보입니다. 그의 키에 적당해 보이는 보라색 막대기를 들고 있구요. 얼굴은 약간 뽀얀 살색에 눈은 큽니다. 딱히 못난 부분 잡아낼 일 없이 잘 생긴 듯. 그러나 그의 얼굴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입술일 겁니다. 특별히 얇거나 도톰하지도 않고, 각질이 있다거나 매끈매끈한 것도 아니었지만 언제나 엷은 미소를 띄고 있었습니다.

“...젊으시군요.”

“이래뵈도 이런 건 잘 한다고. 어릴 때 아버지 덕에 내내 이런 것만 했으니까.”

“꽤나 실용적이신 아버지군요.”

“글쎄. 하지만 난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걸.”

“그렇습니까?”

“들어볼래?”

“들어보죠. 근데 꽤 자기 노래에 자신감이 있으신 것 같군요.”

“꽤 호평을 들었거든. 들어준 사람한테 말이지.”

“사람들이 아니라?”

“응.”

“썩 객관성이 있지는 않군요.”

“객관성이라면 지금 확보해 가는 중이야.”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밝게 빛나는 한낮의 별
기적적으로 태어나
저 밤하늘의 신성에 둘러쌓여
그 얼마나 놀라운지
모든 존재들이 내게 노래해
육체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며
자유로이... 자유로이...



“브라보.”

“흠. 맘에 든 모양이지?”

“네. 의외군요. 그렇게 높이까지 올라가다니.”

“의외라. 실례군.”

“...”

“아, 근데 여기엔 뭐하러 온 거지? 놀러 온 건 아닐테고...”

“여관에 뭐하러 오다뇨. 먹고 자러 왔죠.”

“지금은 한낮인걸. 해도 화창하게 비추고. 겨울답지 않게 약간 따스하군.”

“...여관은 하룻밤만 재워주는 겁니까?”

“그럼 죽을 때까지 숙식 제공하냐? 가족도 아닌 사람한테.”

“그건 그렇군요.”

“뭐야... 영원히 재워주길 바란 거냐.”

“최소한 여기 있을 때까지만요.”

“...그래? 얼마나 있을 건데?”

“저도 모르죠. 하루가 될 수도 있고 30년이 될 수도 있죠.”

“그럼 뭐땜에 그렇게 오래 있으려는 건데? 그건 알아야겠다.”

“음... 사람 한명을 죽여야 되거든요. 그래서...”

“...니가 뭔데 사람을 죽이려는데?”

“전 마녀에요.”

“에엥? 니가? 난 마녀는 다 노판 줄 알았는데?”

“노파도 젊은 날이 있지요.”

“으음... 마녀가 우리 여관에 산다라...”

“...”

“좋아. 허락하지.”

“...저도 뭔가 해야 할까요?”

“아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원래 내가 하던 일이니까. 어차피 벌이도 꽤 짭짤한데 너같은 식객 한명 둔다고 나쁠 건 없잖아?”

“식객이라.”

“좋지는 않지만 훌륭한 표현이지.”


그는 저를 2층에 있는 작고 아담한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방 문 앞에 걸어놓은 작은 문패는 이 방에 손님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문패는 벽걸이에 걸어져 있는데, 그 벽걸이에 걸린 귀여운 고양이 장식을 살짝 떼어냅니다.

“여기가 니가 쓸 방이야.”

방은 목조건물로 만든 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방문엔 작은 바구니를 걸어서 약초를 담아 놓았습니다. 약초는 약간 싱싱한 향이 나는 것이 평범한 약초같지는 않았습니다.
창문은 바깥에 있는 호수쪽으로 나 있었습니다. 산은 의외로 높은지 만년설이 펼쳐져 있었고 호수도 근처에 있는 게 꼭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습니다.

“멋있냐?”

“아주. 이런 건 센스가 있으시군요.”

“이런 거 못하면 장사 안돼. 여관도 엄연한 관광업이니까. 나름대로 이 나라 산업의 발전과 국가수입 증대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지. 이 대륙의 나라들은 하도 쪼개져 있어서, 아마 이렇게 높은 산을 한 나라가 소유한 건 우리 나라 뿐일걸. 저 호수도 마찬가지고 말이지.”

“이런 곳을 사람들이 좋아하나 보죠?”

“물론.”

“...그럼 그냥 가만히 놔두지 왜 저런 산을 눌러 밟아서 건물을 세우려고 하는 거죠?”

“글쎄다. 그건 윗사람들한테나 물어봐. 나도 너보다 기껏해야 인생 5년 정도밖에 안 산 것 같으니까.”

“알았습니다. 그럼 잠깐 바깥 구경좀 하고 올께요.”

“...그래라. 호수에만 빠지지 말고 저녁에 제 시간에 들어와.”

“언제쯤?”

“밥먹을 때.”

“6시 반.”

“콜.”


지금 시간은 2시.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군요. 이정도면 여유있게 쇼핑 조금 하고 와도 되려나...
여관 뒤쪽에는 작은 밭이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아무것도 없지만, 아마 야채같은 거랑 과일을 키우고 있나 봅니다. 외모와 달리 수수하고 굉장히 전원적인 취미군요.

“이런 곳도 있구만...”

흙은 부드럽습니다. 냄새로 봐서 딱히 비료를 많이 쓰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렁이도 가끔 밟히고, 하여간 이래저래 야채 키우는 데 나쁘지는 않을 듯 했습니다. 아... 여기서 주는 사라다를 먹고 싶군요.

잠시 후 전 여관에서 5분정도 걸어 나가 도로변의 정류장으로 나갔습니다. 차들은 많이 없고 가끔씩 버스가 지나갔습니다. 오는 버스마다 붙잡고 시내쪽으로 가냐고 물었기 때문에 기사 아저씨들이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아니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37번 버스가 오고 있습니다. 많은 버스기사 아저씨들이 시내쪽 버스로 추천해주신 버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아무 말도 안하십니다.

“...저... 바쁘신 모양이죠?”

“돈이나 빨리 내고 타라.”

“...얼마죠?”

“써 있잖냐. 왜 자꾸 이렇게 귀찮게 굴지 꼬마?”

“...”

썩 기분은 좋지 않군요. 현재 소지금은 50엔씨가 줄어든 상태.
사람들은 모두 바빴습니다. 자고 있기도 했습니다. 무관심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는 않군요. 차창너머로는 만년설에 덮힌 산이 쭉 지나가더니, 없어지면서 슬슬 시내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시내의 정류장은 시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보통은 길거리에 점포를 차려놓고 물건을 팔았지만 세련된 건물 안에서 마치 백화점마냥 서비스를 하는 상점도 있었습니다.
일단 큰 상점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바깥에 작은 철수레가 있길래 2개 정도 들고 갔습니다. 오늘 살 건 좀 많으니까요.

일단 1층에 있는 ‘문화’라는 코너에 가서 50000엔씨 정도의 책을 샀습니다. 그리곤 500엔씨 정도의 종이랑 펜과 연필, 지우개를 샀습니다. 그리고 ‘수성’ 색연필을 샀습니다. 의외로 이 곳엔 좋은 물건이 많군요...

2층에 있는 ‘전자’코너에서는 특별히 볼 게 없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물건은 많았지만 비싸기도 하고 정말 필요할지도 의문이 가는 것들이 많아서 그냥 알람시계 하나만 사들고 왔습니다. 고양이 모양으로 시간이 되면 ‘야아오오오오옹’ 하고 길게 목소리를 뺀다는군요. 시험해 보고 싶어라아~

3층은 ‘식품’코너. 흥미를 끄는 건 별로 없어서 오랫동안 놔둬도 먹을 수 있다는 육포랑 물을 휴대용으로 몇 개 샀습니다.

4층은 마찬가지로 식품 코너. 맛있어 보이는 사과 몇 개랑 과즙기, 그리고 칼을 하나 샀습니다.

일단 이걸로 이 큰 건물은 다 둘러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크고 많은 것들이 늘어서 있었지만 생각보다 필요한건 많이 없더군요. 외화내빈이라고 하나요. 아니면 제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바보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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