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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이름을 얻은 마녀(1)

2004.02.03 00:36

말랑군 조회 수:279

드디어 처음 쓴 소설로 이어지게 되었군요.

이제 시간가지고 장난치는 건 그만 해야겠습니다.

제가 너무 어지러워요...

어쩄든 즐겁게 본편을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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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침. 눈부신 햇살 비치는 아침. 할아버지는 일찍도 일어나셨습니다. 그새 간단한 청소와 서가 정리를 끝내시고는 가볍게 달력 한 장을 뜯어 내셨습니다.
12월 5일. 읽어놓고는 자버린 모양이군요. 아...어제 책은 잘 읽은 듯. 아직도 뇌에 남아 있으니까요. 하긴 읽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잊혀지겠습니까마는.

“잘 잤나?”

“네. 아주. 단단한 바닥이라 불편할 줄 알았는데 뜨뜻하고 좋군요.”

“그런가? 다행이군. 난 자네가 좀 귀하게 자란 줄 알고 말이지. 이런 건 자네한테 안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편히 잤다니 다행이군.”

“뭐 어때요. 잘수만 있으면 돼죠.”

“그럴 지도 모르겠군.”

“현실적이죠.”

“밥이나 먹지.”

“...자신감 있으신 모양이군요. 오늘 반찬이 뭐길래...”

“샐러드.”

“워이.”



“음... 한가지만 물어볼께요.”

“샐러드에 대해?”

“그럴리가. 그 ‘시험’이란 책에 대해서 말이죠.”

“뭔데?”

“그게 왜 금서죠?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데.”

“아,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거기엔 성년식에 대한 부정과 반항, 기존 질서에 반항하는 14세 소년의 자아 갈등이 드러나 있지.”

“지극히 교과서적인 문학 분석이군요.”

“하지만 말이지. 그건 우리 국민들한테는 중요한 이야기야. 우리 국민들은 워낙 그런 데 민감하거든.”

“아, 알겠습니다.”

어제 본 그 아저씨의 반응이 생각났습니다.

“근데...그게 다인가요?”

“물론이지. 그럼 뭐가 있을라구. 잔인한 묘사? 그게 어딜 봐서?”

“하긴 XXXX가 XXXXXX한다던지 XX를 XXXXX한다던지 하는 것보다야.”

“잘도 아는군.”

“헤헤. 조숙한 거죠.”

“동의하기 힘든데.”

“...칫.”

“어쨌든 좋아. 우리 나라에는 14세 전까지의 사람들은 특수 관리하고 있어. 그렇기에 성년식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건 철저히 훈육시키지. 그런 걸 용납하지도 않고 말이야.”

“그럼 그 성년식은 얼마나 좋은 건가요? 효과는 탁월?”

“...효과라. 용어가 썩 좋은 것 같지는 않은데. 어쨌든 좋아. 효과는...있을 리가 없지. 종교적으로는 믿음이 강해질지 몰라도 그게 결코 성년의 자격을 결정할 수는 없지. 생각해 봐. 춤추고 잔치하는 것만으로 성인이 된다면 우린 아마 성년 이상으로 수백개 이상의 등급을 결정해야 할 걸. 뭐, 신이 진짜로 가호를 일으킨다면 혹시 모르겠지. 하지만 신이 원하는 게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군.”

“?”

“이걸 읽어 보게. 36페이지 17줄.”

“음...‘신은 그대들이 하늘을 감동시키길 바란다. 그대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 다음이다’라고 쓰여 있는데요.”

“그래. 신은 인간이 노력하는 걸 바라는 걸지도 몰라.”

“으흠. 하긴 신은 인간이 만들어 낸 존재니까요.”

“그렇겠지. 종교는 인간을 계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니까. 신이라는 걸 만들어서 인간이 원하는 사회로 인간들을 유도하는 걸지도 몰라.”

“으흠. 말씀 감사했습니다. 이제 좀 먹기로 하죠.”

“...그럴까나.”



“고마웠습니다. 어르신. 덕분에 많이 알고 읽고 신세지고 갑니다.”

“후후.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군. 그 책은 자네한테 주지.”

“돈은 돈대로 받으신 주제에 생색이 좀 심하시군요.”

“우리 가문 전통이지.”

“...역시. 인간은 전통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해.”

“뭐라는 건가.”

“아닙니다. 고마웠어요. 그럼...”

“그래. 잘 가라. 가는 도중에 불량배 만나지 말고. 넌 얼굴이 좀 반반하니까 납치해서 사창가에 끌고 갈지도 몰라.”

“누가 그렇게 덮쳐준다면 냉큼 한 명 죽이고 뜨겠습니다만.”

“뭐어?”

“흠흠. 아닙니다. 그냥 제 개인적 사정이에요.”



그렇게 빠져나온 뒷골목. 아저씨 말과는 달리 불량배라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절 공격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대뜸 죽이고 돌아갈 법도 한데... 오히려 이 곳은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더 많더군요. 어째서...?

“언니. 물어볼 게 있는데요.”

“뭔데?”

“이 근처에 여관 있습니까?”

“여관이라면 모르겠지만 자고 가는 데라면 이 주위에 널렸잖아?”

“...여기가 다 여관이란 말인가요? 말이 틀린데.”

“후훗. 아무것도 모르는 애네. 너 나랑 같이 일해 볼까? 의외로 벌이가 괜찮거든.”

“으음. 전 바쁘답니다. 여기서 돈 벌고 할 시간은 없군요. 빨리 여관이나 하나 알려 주세요.”

“흥. 여관이라면 저기 저 다리를 넘어가면 있다고 들었어. 거기서 다시 한 번 물어봐.”

“네. 감사합니다아.”

길거리에 널부러진 신문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으음... 뭔 소린지. 역시 여기에 대해 뭔가 많이 알아보아야 겠습니다.

‘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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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생각은 그만 하자...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올 리는 없을 테니까.

어제는 어떤 여자가 대뜸 들어와서는 자기 소개를 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마녀라고 소개했다. 아직도 이해는 가지 않는다.

과연 저 여자가 마녀일까? 마녀는 세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데 그녀는 통 아니었다.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마녀처럼 늙고 추한 노파처럼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봐왔던 여자들 중에서도 꽤나 상위 랭크였다. 이런 말 하면 이상하려나?

아무튼 흔히 말하는 사악하고 무서우며 지식이 많고 퀘퀘한 실험실에 이상한 항아리를 가져다 놓고 녹색의 부글부글 끓는 액체에 파충류와 양서류 중심으로 채취한 재료를 집어넣어 수상한 언어를 지껄이면서 약이나 마법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틀린 것이었다.

가만히 보니 나이는 13~16세 정도 되어보였다. 그냥 평범한 여자들이 입는 캐쥬얼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 굉장히 연한 분홍색 머리는 희한하게 한쪽만 희고 투명한 리본으로 묶었다. 눈은 컸고 속눈썹은 나정도 되었다(내가 긴 걸지도 모르지만). 약간 나팔끼가 있는 청바지에 역시 희고 투명한 천으로 허리띠를 둘렀다. 신발은 주황색으로 천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녀의 키에 약간 버거운 듯한 주황색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얼굴은 약간 뽀얀 살색에 눈은 컸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이뻤던 건 역시 입술일 것이다. 그녀의 입술은 특별히 얇거나 도톰하지도 않고, 각질이 있다거나 매끈매끈하지도 않았지만 언제나 엷은 미소를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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