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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방패 사계절의 방패 14

azelight 2008.08.16 17:43 조회 수 : 1378


이번 편 보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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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워커

 

후후후

저는 눈을 떴어요. 신체의 감각이 돌아왔죠. 저주와 같은 고통은 아직 건재했지만 무시했어요. 꿈의 세계는 언제나 상상과 인지 그리고 의지로 이루어지는 법. 이런 고통아 저의 본질을 해할 수 있을리 없지요. 그것도 진실한 신체의 고통이 아닌 마법의 고통으로는요.

아직 익숙치않은 세계의 감각을 느끼며 손을 쥐었다 펴 보았어요. 아무 이상도 없는 것 같아요. 아직 여전히 소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지만 여유롭게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묻은 흙을 털어냈어요.

나쁘진 않았어요. 아직 몸이 둔하긴 하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이제 주변의 상황을 살폈어요. 기절해있던 때로부터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은 듯 했죠. 여전히 주변은 소란스러웠어요. 하지만 사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죠. 발에 치이는 돌조각들의 파편만이 굴러다닐 뿐. 어떻게든 이긴 모양이에요. 그리고 애드가 오빠의 목소리가 들여왔어요.

 

“자, 이제 포기하고 항복해라.”

 

시선을 돌리자 사르마스가 제단에 등을 대고 서 있었고 그 앞에 애드가 오빠가 검을 들어 위협하고 있었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죠. 한 발짝만 더 디디면 되는 거예요. 사르마스.

그런 기대를 하고 있는데 베이커드가 제가 깨어났다는 것을 알아챘어요. 그는 제게 다가왔죠.

 

“어, 깨어난 거야? 사태는 다 정리되었으니까 좀 더 앉아 있어.”

 

“괜찮아.”

 

저는 그렇게 말하고 베이커드를 밀쳐냈어요. 왜냐하면 제단 쪽으로 좀 더 가까이 갈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조금 난폭한 행동에 베이커드는 놀란 듯 했지만 어쩔 수 없죠.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니까요.

 

“네놈들 따위에게 항복할 성 싶으냐. 단죄의 처녀의 하인.”

 

사르마스는 그렇게 외치며 애드가 오빠에게 달려들었죠. 하지만 애드가 오빠는 한 걸음 물러서며 대담하게 검을 휘둘러 사르마스가 뻗은 오른 팔을 피하고 연이어 들어오는 왼팔을 잘라냈어요. 번개같이 빠른 동작이었죠.

사르마스는 신음소리도 못 내고 잘려나간 부위를 남은 오른팔로 붙잡으며 황급히 제단으로 물러났어요. 그러다 균형을 잃고 제단 위에 쓰러졌어요. 결말이 다가온 듯싶었죠.

 

“크으. 이렇게 되다니. 이렇게... 하지만 그렇다면... 그렇다면!”

 

사르마스가 외치며 제단을 잡고 힘을 주자 제단의 일부가 떨어져 나왔어요. 그 순간 안에서 찬란한 금색 빛이 뿜어져 나왔죠. 아름답고 고결한자 태양빛을 머금은 단죄의 처녀의 고결한 방패가요. 사계절의 힘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방패가 모습을 드러낸 거죠.

모두가 그 고결한 빛에 시선을 빼앗겼어요. 물론 저는 여전히 사르마스를 보고 있었죠. 꿈의 파편에 비하면 성스러운 신의 광채라고 할지라도 결코 한 없이 고결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아니니까요. 사람의 마음의 색채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는 법이지요. 저는 그렇게 여긴 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빛 속에서도 여전히 사르마스를 주목할 수 있었죠. 사르마스는 남은 오른손으로 단검을 검집에서 꺼냈어요. 그리고 스스로 심장을 찔렀죠.

 

“아아. 이케다시여. 그대의 종이 생명과 피를 받칩니다. 이 고결한 성물을 그대가 바라는 것으로 더럽히나니. 부디 깨어나 주소서.”

 

“막아!”

 

갠 아저씨가 먼저 알아채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곤란해요. 저는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애던 오빠를 막아섰어요. 내찌르려는 침묵시키는 자는 저의 존재에게 주춤했죠. 저는 그 검을 잡은 다음 힘것 잡아당긴 뒤 뒤로 밀었어요. 애던 오빠는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 힘을 줬다가 그대로 저에게 휘둘려 뒤로 넘어졌이요.

 

“루시엔!”

 

저의 그런 행동에 라니아 언니가 놀란 듯 했어요. 하긴 믿을 수 없겠죠. 비록 주춤했다고는 해도 언제나 일격필살의 검격만을 사용하는 애던 오빠의 검을 손으로 잡아 밀어냈으니까요. 그 뒤를 이어 발락 아저씨가 저에게 손을 뻗었답니다. 하지만 소용없어요. 저는 지금 무적이니까요.

텁하고 발락아저씨의 손을 잡은 저는 손에 힘을 주어 발락 아저씨의 팔을 꺾었답니다. 우드득하면서 발락 아저씨의 팔이 부서져 나갔죠. 발락 아저씨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고 저는 몸을 돌렸어요. 드디어 바라는 순간이 왔으니까요.

 

“아아아아아아아!”

 

사르마스의 육체가 타오르더니 사계절의 방패의 금빛이 어둡게 잠기며 이윽고 어둔 녹빛의 안개처럼 변화했어요. 그리고 그 녹빛 안개는 공중에 보이더니 뭔가 문 같은 것을 만들어냈죠.

 

“후후후후후.”

 

너무 기쁜 나머지 웃음이 나왔어요.

 

“너, 루시엔이냐?”

 

애던 오빠가 일어나며 물었어요. 그런 당연한 것을 묻다니. 하지만 친절한 저는 당연한 대답을 했죠.

 

“물론이에요. 애던 오빠. 조는 어디까지나 저예요.”

 

“믿을 수 없는데.”

 

“맞아. 내가 아는 루시엔은 이런 난폭한 짓은 싫어하는 아이라고.”

 

라니아 언니가 덧붙이 듯 말했죠. 하지만 저도 압축 공기탄 같은 것을 펑펑 날리는 편인데 난폭한 짓을 싫어하는 아이라니 그건 도 무슨 오해일까요? 해명할 필요는 못 느끼지만 저는 친근감있게 웃었어요.

 

“저는 언니의 루시엔이 맞아요. 단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제 본성을 유감없이 드러났다는 점이겠지요. 겨우 말이에요.”

 

“본성?”

 

“네, 언니. 느끼지 못하겠나요? 이 모든 것이 저의 꿈속으로 침식되고 있음을. 엘드라린의 특성이라면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자, 그럼 문답은 조금 미루죠. 지금 저에겐 즐거운 만찬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드디어 문이 열리고 이케다의 정신체가 모습을 드러냈어요. 탐스럽게도. 반갑게도. 자신의 미래를 모르는 한없이 약해지고 찢겨진 신의 잔재가요. 자, 저의 꿈이 세계에 가득찰 수 있는 초석이 되어 주세요.

저는 저 자신을 해방했어요. 여태껏 억눌려줘 있던 본성 그 자체. 꿈을 먹는 자는 정신을 먹는 자. 신의 파편을 먹어치우기 위해. 이 세계라는 꿈을 먹어치울 초석으로서. 접촉자로서의 능력을 활용하여 저는 이케다의 정신체에 다가가 그를 끌어들이기 시작했죠. 저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곧 일었지만 이어 일어난 이케다의 현신의 여파와 저의 꿈의 잠식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을 추스르기도 바빴어요.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죠. 이케다의 정신체를 먹음으로서 그에게 아직 파편처럼 남은 신으로서의 능력도 제게 흡수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굉장해요. 기대했던 만찬. 그 깊이란 정말 더할나위 없는 진미.

아아아!

고통이 전신을 뒤덮었죠.

흡수가 진행되는 동안 저에게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거예요. 꿈을 걷는 자. 그리고 먹는 자의 진정한 현상. 스승님의 손에 의해 오래 전에 봉인되어 현실에선 잊혀져 있던 저 자신의 진정한 모습 이 말이에요.

 

“후. 후후후후. 드디어 해방되었어요. 설마 아무리 신의 파편일지라도 이토록 완벽하게 저 자신을 꿈으로부터 불러내올 수 있다는 이름값은 하는 군요.”

 

“음. 네가 정말 루시엔이냐? 이제는 외견도 완전히 변했는데.”

 

베이커드가 물어왔어요.

 

“나는 루시엔이 맞아. 대체 몇 번이나 똑같은 대답을 하게 만드실 거죠?”

 

“그렇다면 그 이상한 날개와 뿔은 뭐냐? 복장도... 갑자기 성장한 몸도 말이야.”

 

라니아 언니가 따지듯이 말했어요. 의외로 긴장감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이 정도로 변모하며 제법 적대적인 행동도 했는데 이렇게 미적지근한 반응이라니. 발락 아저씨의 팔도 뜯어냈는데 말이죠. 하고 보니 어머나 재생되어 있네요.

 

“어라? 그거 어떻게 나았어요?”

 

“뭐, 코어만 무사하다면 돌과 흙으로 얼마든지 가능하지. 그보다 그래, 네가 루시엔이라고 치자면 대체 뭘 할 생각이냐? 그 모습. 이 행동. 하는 말로 봐서는 결코 좋은 일을 할 생각은 아닌 듯한데.”

 

“제가 뭘 할 것이냐고요?”

 

“우후훗.”하고 저는 웃었어요. 생각만 해도 기쁘니까요. 웃지 않을 수가 없는 거예요. 오랫동안 꿈 에서 바랐던 것을 이루게 되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 세상의 모든 꿈을 먹어치우고 저의 세계로 잠식할 거예요. 이것이 꿈을 걷는 자의 운명이자 욕망. 절대 거스를 수 없는 본성. 1차로 동료였던 여러분들을 섭취해 드릴게요. 물론 아프진 않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말하고 저 자신을 전개했어요. 파문처럼 퍼지는 자신의 감각. 세계를 침식하는 제 꿈의; 잔재들. 세계를 변용하며 실제 물체에 까지 영향을 끼쳐 그 형태를 변화시켰죠. 그리고 저는 이 이케다의 신전을 이끼와 덩굴로 찬 공간으로 바꿔버렸어요. 천장에는 따뜻하게 햇살이 비치고 고개를 들면 태양을 볼 수 있는.

 

“루시엔이 맞건 아니건 어쨌든 저지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군. 뭔가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부터 말이야. 미안하지만 루시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으니 잠시 재워주마. 머리를 식혀야 할 것 같다.”

 

드물게 길게 말하며 애던 오빠가 검을 겨눴어요. 확실히 망설임이 없은 애던 오빠라면 방금 전처럼 쉽게 제압이 가능하진 않겠죠.

 

“음. 그거 맞는 이야기로군. 일단 재우고 생각해보자는 건가.”

 

갠 아저씨가...

 

“미안하다, 루시엔.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네게 뭔가 사정이 있겠지. 어떻게 되던 원래의 너로 되돌려 주마.”

 

애드가 오빠가,

 

“그러네. 그런 고로 쪼오끔 아플지도 모르겠네.”

 

라니아 언니가,

 

“나는 네게 씌인 뭔가를 볼 수 있어. 그게 네 본성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가 아는 루시엔이 아닌 것은 분명하니... 각오해라.”

 

네린 언니가,

 

“이거 참 소스를 잘못뿌린 건가? 이상한 맛이 되 버린 것 같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안 그래?”

 

베이커드가,

 

“음. 그렇다는 군. 하지만 우리 쪽은 너와 달리 좀 아플거다. 그렇게 요령이 좋지 못해서 말이야.”

 

발락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말했어요. 저는 웃었죠.

 

“쿡쿡쿡. 뭐, 좋아요. 어째서 저를 분리해서 생각하시려는 건지 모르겠다면 더 이상 말이 안 통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는 수밖에 없네요. 하지만 그렇다면 저의 일부가 되어 진실을 깨닫도록 하세요.”

 

이 이상 그들을 납득시키기도 귀찮은 저는 양팔을 들었어요. 그리고 저의 *세계*를 이 현실 속에 풀기 시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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