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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저기 저 하늘을 봐[1. MEETs(1)]

2006.09.20 17:13

크크큭 조회 수:196

1. MEETs (1)






윤형은 삼각대와 파인더를 짊어지는 것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역시 박스에 넣어서 한꺼번에 옮기는 게 좋을까 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세 달 치 용돈에다가 명절날 받아두고 쓰지 않았던 돈까지 탈탈 털어서 산 비싼 천체망원경인 것을 떠올리고는 곧 그 생각을 접었다. 번거롭기는 해도 삼각대와 가대를 연결한 뒤, 자잘한 물건들은 편의점에서 주는 자사의 마크가 새겨진 봉투에 넣어서 들고 옥상에 옮기고 마지막으로 경통을 가지고 오는 게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윤형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고자 삼각대를 짊어졌다가 왠지 어깨가 배기는 느낌이 들어서 삼각대를 옆구리에 끼고 봉투를 팔목에 끼워 넣는 것으로 자세를 마무리지었다. 후우―하고 한숨 돌리고는 17층 아파트의 옥상을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지잉 하는 소리가 한차례 들리고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서 '7층입니다.' 라는 여자의 음성이 2차로 들려왔다. 윤형은 삼각대를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의 왼쪽 벽에 기대놓고는 17이라 새겨진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조금 전의 일을 생각했다.

할 짓도 마땅히 없으면서 책상머리에 앉아서 연습장에 낙서를 하던 도중 갈증을 느끼고 방 문을 나섰을 때, 이 시간대면 아버지가 항상 보고 계시는 아침 뉴스를 문득 보게 되었다.

[내일부터 지구에 혜성 초접근. 일주일 가량 오리온자리 근처에 머물것으로 예상됨.]

윤형은 그 뉴스를 보는 것으로 침이 바싹 마르고 피가 솟구치는 느낌을 받았다. 물을 마시는 것도 잊고 방으로 달려 들어와 방 한구석에 고이 모셔둔 천체망원경의 경통을 삼각대와 분리 시켰다.

띵동.
'17층입니다.'라고 엘리베이터의 여자목소리는 말해줬다. 윤형은 세워놨던 삼각대를 다시 옆구리에 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옥상 입구로 가는 사다리 앞에 섰다. 잠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는 봉투를 왼팔목에 끼고, 삼각대를 오른손으로 부여잡았다. 사다리를 올라가는게 조금 힘겨웠지만 유성을 볼 수 있다는 기대심 때문에 그는 믿을 수 없는 스피드로 사다리를 타기 시작했다. 옥상 뚜껑을 열고 고개를 빼꼼히 내다보자 보이는 건 동료들과 거리를 두고 팽글팽글 돌아가는 벤츄레타였다. 어떤 놈은 부상을 당했는지 끼이익 하는 소리를 내서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저러다 말겠지 라고 생각하며 윤형은 그대로 기세좋게 옥상 뚜껑에서 훌쩍 튀어올라와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하는데 성공했다.

"바람이 조용하네."

윤형은 잠시 옥상에 불어닥치는 산들바람에 앞으로 일어나게 될 신나는 일을 잠시 머리 뒤편으로 밀어내고 몸을 맡겼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윤형은 삼각대를 주위가 탁트인 옥상 한 가운데에 착―하고 펼쳤다. 한차례 부스럭 하는 소리와 함께 봉투를 내려놓았다.

"남은건 경통하고 무게추인가."

윤형은 너무 들뜬 나머지 추봉 가져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필사의 다짐을 했다. 윤형은 다시 한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자신이 사는 712호 아파트 현관문을 열었다.

"망원경 들고 어딜 나갔다왔니?"

"옥상이요."

티비를 보고 있어선지 어딘가 무신경해보이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굳이 자세하게 대답할 필요가 없음을 느낀 윤형은 단지 옥상이라고만 대답하고 다시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경통과 무게추, 추봉을 챙겨왔다. 반사망원경이라 아무래도 한손으로 들고 가는게 버거운건지, 윤형은 학교에도 잘 매고 가지 않는 커다란 배낭가방에 경통과 무게추, 그리고 추봉을 구겨넣었다. 꽤나 무게가 나감에도 불구하고 윤형은 그저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그리고는 쏜살같이 달려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    ※    ※







윤형은 파인더를 끼우고 초점을 조절하는 것으로 망원경의 설치를 마감했다. 처음으로 우주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건 언제일까. 만약 우주에 끝이 존재했다면  이토록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모으고 모은돈을 망원경 사는데 투자할 수 있었을까. 고작 혜성 하나가 지구에 접근하는데 이렇게나 감격에 겨워할 수 있었을까.

미지.

미지의 세계.

'미지의...'라는 단어는 윤형을 감동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어렸을때 부터 그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된 날, 다른 아이들은 무서워서 못가는 길을 기필고 찾아내어 굳이 그쪽으로 등교하는 것을 시작해서 4학년때쯤엔 이 지구에 콜럼버스도 발견해내지 못한 신대륙이 있을것이라 굳게 믿고 그것을 발견하겠다고 부모님께 떼를 쓴 적도 있었다. 윤형의 부모님은 비상식량까지 베낭에 집어넣는 외동아들의 귀여운 행동을 보며 헛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더 이상의 신대륙이 없다는 것을 알게된 윤형은 방에 쳐박혀서 한시간이 넘도록 울었다. 윤형의 부모님은 아들을 불러 토닥토닥 달래주며 우리가 사는 지구에 더이상 발견할게 없다면 우주를 꿈꾸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우주.

그에게 있어 우주는 유토피아였고 자신의 전부이기도 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우주와 관련된 쉽고 재미있게 풀이된 책을 구해다 보기 시작했다. 졸업할때쯤엔 고등학생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서적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앗! 알바시간!"

시계의 짧 바늘은 어느덧 1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주 5일제가 일상화된 지금, 학교를 나가지 않는 토,일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주말아르바이트를 하는 윤형이었다. 그는 설치해놓은 망원경을 한번 쓰다듬고는 서둘러 옥상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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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마무리 참 귀찮아써여

그래서 너무 날림해써여

너무 죄송해써여

그래서 이번엔 제대로 써볼까 생각해여.

정말 죄송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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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튼;;

관심 가져주십사...하고 PS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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