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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4화 - 밤샘 노가다

2006.09.14 22:56

연향 조회 수:165

- 용사, 그의 약점은 여성공포증 -



“제자야, 네녀석이 날 뛰어넘는건 불가능할지 몰라도, 그 불가능에 도전하는건 헛된일이 아니다.”

“느껴라, 그리고 기억해내라, 과거의 자신을”

“혼자서 무리라면, 두명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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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  밤샘 노가다




그렇게, 샤이와 아스타로테가 만난지도 어언 하루가 지났다. 일단, 샤이는 아스타로테에게 2층 짜리(?) 집을 지어주기로 약조를 했기에, 밤새워 건축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숲을 쥐잡듯이 뒤지고 다녔고 결국 밤을 꼬박 새우고서야 목표로 정한 양 만큼의 목재를 구할수 있었다.
그렇게,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 때문에 꼬박 밤을 새운 샤이와는 대조적으로 아스타로테는 샤이의 방에서 아주 편안하기 짝이없는 밤을 지샜다.
기실 숙련된 건축자라면 약 한시간 정도로도 충분히 쓸만한 목재를 구할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샤이는 평소에 건축이라는 분야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고, 그런 쪽에 지식을 쌓으려고도 하지 않았었기에 어떤게 좋은 나무고, 어떤게 좋지 않은 나무인지 알리 없는 샤이로서는 무작정 이것저것 구해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젠장, 잠이라곤 한숨도 못잤으니...뭐, 대신 목표한 만큼의 양을 채울수 있으니 된건가...”

샤이 스스로도 하루를 꼬박 나무를 캐느라 보내고는 눈이 팅팅 부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 한심스러운지 자그마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터벅터벅 걸어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거참, 복스럽게도 자는군”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보이는것은 자신의 방에서 기분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지 아주 편안한 표정으로 자고 있는 아스타로테의 모습이였다.
녀석이 끝까지 자신이 나무 캐는걸 지켜본다고 주장하다가, 이윽고 꾸벅 꾸벅 졸길래 나무를 캐던 도중에 힘겹게 집까지 업어와서는 자신의 방에서 이불까지 덮어주며 재운 아스타로테 였지만, 얄밉다거나, 밉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마 아스타로테 본인이 말하고 싶지 않은듯하기에 자세히 묻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 16밖에 안된 꼬마가 이런 험한 숲속에 들어와서 살 생각을 했다면 뭔가 가볍지 않은 일이 있었을것이 분명하기에 샤이는 가여운 마음에 혀를 두어번 차고는 이윽고 그도 지친 심신을 이끌고 아스타로테의 옆으로 가서 쓰러지듯 누웠다.

“...하암...졸리군, 뭐...나머지는 한숨 자고나서 처리하도록하고...”

그렇게,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견적을 정해두고는 샤이는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물론 여담이지만, 샤이는 방금전까지 목재를 구하느라 흠뻑 땀에 젖은 상태고, 그에따라 당연한 말이지만 샤이의 몸에서는 쉰내가 펄펄 나고 있었다.
...뭐, 아스타로테가 일어난 뒤의 상황은 대충 예상이 가는바다.



.........




그리고 약 30분후, 어제 초저녁부터 잠에 들었던 아스타로테는 슬슬 잠이 깨가는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웅...”

그렇다고는 하지만, 아직 잠이 제대로 꺠지 않았는지 정신이 몽롱한듯한 상태인 아스타로테는 지금 자신이 어딨는지도 제대로 인지가 안되는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주위를 둘러봤다.
허나, 주위를 둘러봐봤자 보이는거라고는 나무로된 아담한 초가의 정경 뿐이였고, 특별한 구색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굳이 특별한 사항을 손에 꼽자면 벽에 걸려있는 한자루 대검 정도랄까...이 점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가정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으음...?”
일단 이리저리 둘러보자 이곳은 평범하기 짝이없는 가정집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아직 가장 큰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았다.
바로, 어째서 자신이 이런곳에서 누워 자고 있는가 였다.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로는 자신은 약 2~3일을 숲에서 노숙했었기 때문에 자신이 이런 평범한 가정집에서 자고 있을 가능성은 전무[全無] 했다.
거기다가, 방금전까지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코를 찌르는 쉰내까지...왠지 모르게 수상쩍기 짝이없는 상황이였다.
어쨌든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아스타로테는 일단 주위상황을 확실히 파악하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
그리고는, 그제서야 자신이 어째서 이런곳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서자 마자 바로 보이는 문 앞에서 한명의 사내가 누워서 곤드레 만드레 퍼질러 자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자신이 어제 만났던 청년인 샤이, 샤이 리플렉션 이였다.
자는 모습으로 보건데 아마 별로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잠이 든듯 보였다.
...그렇게 추론하는 이유는 단하나, 이 미친듯이 심하게 퍼져나오는 쉰내 때문이였다.
본디 땀내는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마련인데 지금은 그 냄새가 이 초목 전체를 진동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강력한 위명(?) 을 자아내고 있었으니 보나마나 샤이가 잠든 시간은 얼마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에휴 땀냄새...좀 씻고 주무시지”

속 편하게 불평을 내뱉는 아스타로테였지만, 샤이가 깨어나 있었다면 그대로 대갈통을 날려버릴만한 언동이였다.
대관절 아무런 인연도 없는 꼬마를 위해 밤을 새가며 나무를 캐온 샤이한테 하는 말이 땀냄새나 난다는 말이였으니, 아무리 사람 좋은 샤이라고 해도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언동이였다.
어찌보면 샤이가 잠들었을때 이런 말을 한게 천행이라볼수도 있었다.

“...에라, 잠도 어느정도 잤으니 밖에나 나가볼까...”

원래는 밖에 나갈생각보다는 이곳에서 뒹굴뒹굴 거릴 생각이였던 아스타로테 였지만 안타깝게도 방안에서 풍겨오는 강력하기 짝이 없는 쉰내에 의해 아스타로테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밖으로 나왔다.

“하아...?”
그리고, 밖으로 나온 아스타로테에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것은 어제까지만해도 울창한 숲이였던 이곳이 모조리 벌목되어서 더 이상 숲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황무지가 되어버린 광경 이었다.  아마 내 예상이지만, 이곳으로 돌아온 동방불패는 한동안 이곳이 자신의 거처지라는것을 믿지 못할것이 분명했다.

“...”

여하튼 그 광경을 보고 난 아스타로테는, 자신이 이곳에 오기로 한것이 과연 잘한일인지에 대해  다시한번 심각한 고찰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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